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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4,947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0.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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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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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글자
13쪽

2화 빈민가 괴물

DUMMY

2화 빈민가 괴물


난설헌은 분류상 A급 헌터였다.


실전 경험은 백 회 이상이고, 폴리스를 나가 딥 헌팅도 해보았다.


키메라로 가득한 나이트메어를 뚫고 희귀 의약품을 구해온 경험도 있다.


베테랑인 그녀는 서울 폴리스 내 유일한 A급 헌터였다.


그녀보다 등급이 높은 헌터는 없었다.


방금 전 까진 말이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 설헌이 생각했다.


이 녀석을 제대로 키우면 희망이 되지 않을까?


좁아터진 돔 안에 몸을 숨긴 쥐새끼처럼 물건을 훔쳐오는 생활.


자존심 문제였다.


인간은 쥐새끼가 아니라 모든 만물의 정점에 달한 영장이었다.


설헌은 새로운 세계로 나갈 기회가 왔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S급이라.”


나이트메어조차 우습겠지.


개척을 위해선 보다 강한 헌터가 필요하다고 설헌은 생각했다.


그리고 이 녀석에겐 충분한 잠재력이 있었다.


누군가 깨워주기만 한다면 말이다.


“강한이라.”


설헌이 말했다.


“이름처럼 강했으면 좋겠군.”


악마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


*


의료팀 도움으로 응급치료를 받은 설헌이 일어섰다.


꿰맨 자리가 아팠지만 이런 부상이야 늘 몸에 지니고 살았다.


지금도 몸 여기저기에 철심이 박힌 상태였다.


샤워를 할 때면 스스로가 봉제인형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상처면 평범한 정도지.


생살을 꿰맸지만 꾹 참은 설헌이 계단 아래를 보았다.


쿵쿵 거리며 올라오는 방만덕이 보였다.


이마 위에서 육수가 뚝뚝 떨어졌다.


소매로 이를 헐레벌떡 닦은 방만덕이 눈앞에 섰다.


예민한 코로 퀴퀴한 냄새가 느껴졌다.


땀 냄새였다.


방만덕이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설헌이 인상을 쓰며 방만덕을 노려보았다.


역겨워.


살집에 묻혀 보이지 않는 눈과 코로 모인 기름이 번들거렸다.


연신 허리를 굽히며 아부하는 폼이 전형적인 아첨꾼 스타일.


제일 싫었다.


거기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인신 매매업을 한단다.


여자와 아이를 팔아넘기는 일도 서슴지 않는 쓰레기.


좋은 말투가 나갈리 없었다.


설헌이 말했다.


"신경 꺼."


냉기를 잔뜩 담은 목소리였다.


외모와 이력 둘 다 혐오스런 남자였다.


방만덕이 그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


“아니 저는 그냥 안위가 걱정이 돼서.”


설헌이 반쯤 쪼그라든 방만덕을 외면했다.


비대한 몸에 숨겨진 욕망과 추악함이 느껴졌다.


더 이상 보기 싫었다.


명령만 아니었다면 도와주지도 않았을 거다.


젠장.


설헌이 서둘러 자리를 떴다.


임무를 완수했으니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더 이상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튼튼한 몸이 도움이 되는 군.


꿰맬 수 있는 외상쯤은 자연 치유된다.


헌터 능력 중 하나였다.


두툼한 턱을 흔든 방만덕이 그런 설헌을 따라오며 말을 걸었다.


“저기, 설헌님. 저 녀석을 시장님께 바로 데리고 갈까요?”


계단을 내려가던 설헌이 고개를 돌렸다.


“따라오지 마.”


방만덕이 계속 말을 걸었다.


“사실 좋은 조건이 있어서요.”


조건이라는 말에 설헌이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또 무슨 신박한 개소리인가 하는 표정이었다.


설헌이 물었다.


“그게 시장님 지시 아니었나?”


방만덕이 눈을 가늘게 뜨며 설헌을 쳐다봤다.


무언가를 거래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미친놈.


어디다 코를 꿰려고 해?


설헌이 그런 방만덕을 똑바로 쳐다봤다.


방만덕이 우물쭈물 하더니 헤헤 하고 비굴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그렇죠, 시장님께선 그러길 바라시죠. 하지만 녀석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는 게 어렵지는 않으실 것 같은데.”


“시간?”


“꼭 시장님이 바라시는 데로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융통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설헌이 혀를 차며 코를 찡그렸다.


방만덕이 하는 말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폴리스는 강력한 힘을 가진 시장과 그 아래 세력이 권력싸움을 하는 구도였다.


방만덕은 시장에게 충성하는 척 하며 다른 세력가들 똥구멍을 핥아 주고 있었다.


설헌이 말했다.


“다시 한 번 헛소리하면 네 거시기를 때서 입에 쳐 넣어주마.”


방만덕이 되물었다.


“네?”


"닥치라는 소리다."


설헌이 그 말을 끝으로 멀찍이 앞서 나갔다.


방만 덕이 주변에 있으니 공기가 오염되는 기분이었다.


*


딥 헌팅


지원과 구조를 기대하기 힘든 나이트메어로 진입하는 행위를 뜻한다.


실전경험이 100회 이상 되는 숙련된 헌터에 한해 허락하고 있다.


-국제 헌터 연맹 (League of Hunter) 용어 설명서 참조-


*


방만덕이 멀어지는 설헌을 멈춰서 바라보았다.


통통 튕기는 맛이 있는 여자였다.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내 스타일이란 말이야?


매력적이었다.


소유욕이 돋는 여자였다.


헌터만 아니었으면 벌써 한번 품었을 법한.


입맛을 다신 방만 덕이 손을 비볐다.


어차피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였다.


자신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으면 되니까.


방만덕이 입술을 비틀며 음흉하게 웃었다.


저들은 폴리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바보 같은 자식들.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에도 큰일을 위해선 자신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


더럽고 치사한 일을 대신 해주는 사람 말이다.


방만덕은 모든 일을 마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설헌이리라.


취향대로 마음껏 가지고 놀다 망가트릴 생각에 방만덕은 벌써 몸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


강한이 눈을 떴다.


익숙하지 않은 천장이 보였다.


매일 보던 우울한 콘크리트가 아닌 깔끔한 석고보드였다.


여긴 어디지?


분명 옥상에서 쓰러졌는데?


두통 때문에 눈을 찡그린 강한이 몸을 일으켰다.


어지러웠다.


덕분에 침대에 달린 손잡이를 붙잡고 헛구역질 했다.


-우욱!


“일어났어?”


헛구역질 하던 강한이 깜짝 놀라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수상한 여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짧은 흑발에 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였다.


외모가 상당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분위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옷차림이 익숙하다.


상의에 걸친 저 검은 자켓.


다리를 꼰 채 단검으로 사과를 깎는 중이었다.


“큭!”


그 모습을 보자마자 강한은 허벅지가 아파왔다.


자신을 공격했던 여자도 저런 차림이었다.


젠장.


강한이 침대 반대쪽으로 서둘러 내려왔다.


사과껍질을 발라낸 여자가 말했다.


“이것 좀 먹어.”


강한이 사과와 여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수상했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예쁘장한 얼굴 뒤에 악마 같은 본성을 감추고 있는 여자다.


설마하니 반항하면 저 사과처럼 껍질을 발라버리겠다 협박하는 걸까?


아니면 두 쪽으로 갈라버리겠다고?


강한이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사과를 건네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여자가 다시 물었다.


“안 먹을 거야?”


강한이 대답하지 않자 어깨를 으쓱한 여자가 사과를 작게 잘라 입에 넣고 씹었다.


아삭아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강한이 마른 침을 삼키며 생각했다.


허기와 갈증을 이용한 고문인가?


치사하고 비열하군.


자고 있을 때 처리하지 않은 걸 보니 이런 쪽으로 즐기는 타입이 확실해.


여자가 한쪽을 다시 잘라 입에 넣으며 말했다.


“달아.”


태연한 목소리였다.


강한이 소리쳤다.


“죽일 거면 어서 죽여!”


설헌이 피식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나보고 하는 소리야?”


“그래!”


여자가 대답대신 일어나 가까이 왔다.


강한이 움찔했다.


“이, 이!”


강한 턱 끝에 단검을 겨눈 여자가 왼손을 내렸다.


마른 침을 삼킨 강한이 두 눈을 꽉 감았다.


그래, 죽여라.


하지만 여자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슨 영문인지 허벅지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했을 뿐이다.


“역시 순식간이네.”


말을 마친 여자가 멀어졌다.


턱 아래를 겨누던 서늘한 감각이 사라지자 강한이 눈을 떴다.


두발자국 정도 떨어진 여자가 보였다.


강한이 물었다.


"뭘 한 거지?"


여자가 대답했다.


“상처가 아물었는지 확인한 거야. 근육이 반쯤 잘렸지만 지금은 멀쩡해.”


강한이 황당해하자, 여자가 허벅지를 가리켰다.


“확인해봐.”


우물쭈물하던 강한이 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여자 말대로 아문 상태였다.


어떻게 된 일이지?


혼란스런 얼굴을 한 강한이 바지를 걷어 올렸다.


피식한 여자가 따라 상의를 걷어 올렸다.


검은 색 브래지어 아래로 하얀 옆구리가 보였다.


“뭐, 뭐야?”


여자가 말했다.


“나도 너랑 같아.”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던 강한이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 보니.


쓰러지기 직전 옆구리를 잡아 뜯으며 치명상을 가했었다.


축축한 살과 피의 감촉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평범한 상처가 아니었다.


그런데 착색된 피부를 제외하면 흉터 하나 없이 멀쩡했다.


상의를 내린 여자가 검지로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이름은 난설헌이야. 넌 강한이지?”


강한이 마른 침을 삼켰다.


설헌이 말을 이었다.


“앞으로 잘 해보자.”


더욱 혼란스러워진 얼굴로 강한이 생각했다.


무엇을 잘해보자는 걸까?


*


시장은 생각했다.


S급 헌터라면 살려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고.


책상 구석에 있는 붉은 파일을 노려본 시장이 검지로 표지를 두드렸다.


세상은 감정대로 억지를 부릴 수 없고, 명분과 실리가 가장 중요한 법이다.


때론 싫은 일도 좋은 척 해야 했다.


반드시 그 살인자를 아군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였다.


자신이 살려면 그리해야 했다.


*


방만덕은 불만이 가득했다.


시장이 공을 치하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범죄행위를 눈감아 줄 테니 그걸 다행으로 알라며 자신을 협박했다.


이에 화가 난 방만덕은 다른 끈을 당기기로 했다.


아무래도 시장은 썩은 밧줄이 아닐까 싶었다.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다니.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쓰러질 고목이었다.


*


헌터 훈련소는 과거 수방사 시설을 개조해 사용 하고 있다.


필요 없어진 군대를 해체했기 때문이다.


돔으로 숨어든 상황에선 돈 잡아먹는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그 모든 비용과 힘을 헌터에게 집중하는 편이 이득이었다.


그래서 헌터는 절대로 밥을 굶지 않았다.


우수한 헌터를 더 많이 영입하고 싶어 하는 컴퍼니가 많은 자본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일부 상위 헌터는 컴퍼니와 결탁해 유명인사가 되기도 했다.


그들에게 헌터란 돈을 벌어다 주는 존재이자 권력 유지 수단이었다.


[가능하면 더 많은 헌터를, 더 우수한 헌터를 영입하자]


모든 컴퍼니 모토였다.


그만큼 세력가와 자본가는 헌터에게 목말라 있었다.


*


컴퍼니


자본과 권력을 이용해 헌터를 영입하는 집단.


규모는 천차만별이며 컴퍼니 대표는 주주와 헌터를 대변한다.


폴리스 외부에서 물품을 들여오는 모든 집단을 표현하기도 한다.


-폴리스 백과사전 중 발췌-


*


헌터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일반 사람보다 강하고 이능을 부리는 존재가 돔을 들락날락 거린다고 했다.


자신이 그런 헌터가 되었다는 말에 강한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과를 모조리 먹은 설헌이 말했다.


“헌터가 아니었다면 넌 추방당했을 거야. 다행인 줄 알아.”


어느새 침대에 앉아 자초지종을 들은 강한이었다.


자신이 면책특권을 적용받았단 소릴 들었을 땐 소름까지 돋았다.


덤으로 얻은 목숨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으니까.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정당방위가 적용되다니.


설헌이 퇴원 절차를 밟기 전 강한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 어디로 갈 거야?”


강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잘 모르겠어요.”


설헌이 다시 물었다.


“집은 아니겠지?”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지?”

“네.”


잠시 생각하던 설헌이 물었다.


“그럼 훈련소로 갈래?”


강한이 되물었다.


“훈련소요?”


설헌이 대답했다.


“그래, 집보다 훨씬 좋은 장소야.”


*


강한은 설헌 추천에 따라 헌터 훈련소에 입소하기로 했다.


삼시세끼 꼬박 나오고, 기술 익히는 일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거란 소리에 혹했기 때문이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바로 가난이니까.


외벽에서 살던 강한은 가난이 지닌 두려움을 너무 잘 알았다.


배를 쫄쫄 굶던 옆집 청년이 도둑질을 하다 사람을 죽이고,

일부 어른들은 아이와 여자를 납치해 인신매매를 하고 돈을 빌어먹기도 했다.


가난은 사람을 짐승으로 만든다.

가난은 사람을 괴물처럼 만든다.

가난은 사람을 광인으로 만든다.


그러니 정당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왜 못할까?


강한의 각오였다.


다시는 빈민가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기회가 온 김에 떵떵 거리며 살겠노라.


덤으로 얻은 목숨을 최대한 즐기고 싶은 강한이었다.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을 해주신 모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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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반항아 18.11.06 1,862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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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반항아 +1 18.11.04 2,230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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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새로운 시련 18.10.30 3,613 34 11쪽
6 6화 개화 18.10.30 4,077 45 13쪽
5 5화 개화 18.10.29 4,242 46 11쪽
4 4화 개화 18.10.29 4,647 46 10쪽
3 3화 빈민가 괴물 +1 18.10.28 5,345 48 11쪽
» 2화 빈민가 괴물 18.10.27 8,043 57 13쪽
1 1화 빈민가 괴물 +3 18.10.26 14,792 6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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