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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최근연재일 :
2020.10.22 06:34
연재수 :
1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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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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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9,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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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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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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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6쪽

초헌각 1

DUMMY

남채화는 사뿐사뿐 걸어서 마당 가운데로 걸어나왔다. 은행나무의 잎사귀가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발아래 부숴졌다. 칼칼하면서 뾰족한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 철괴리! 낮에 두정만이 찾아왔었지?”


“ 그렇다!”


철괴리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 사실을 종리권에게 알렸나?”


철괴리가 남채화를 쏘아보았다.


“ 일을 처리하고 알려도 늦을 것 없으렷다.”


“호호! 과연 그럴까? 류사라는 자가 그리 만만한 줄 아는가? 그자가 한상자를 죽인 자일세! ”


“ 그래서 내가 그 자를 제물로 삼을 생각이다!”


“ 아니야! 그자는 쉬운 자가 아니다! 내가 그를 처치하려 하였지만 실패했어! 물론 너를 돕겠지만 종리권을 부르는 것이 어떠냐?”


철괴리가 가래침을 마루 밖으로 뱉으며 마당으로 내려섰다. 벌건 핏물이 시신의 몸에서 똑 똑 떨어졌다.


“ 종리권과 내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이정도의 일로 소란피울 것 없다!”


“ 아니아. 아니야! 류사 그자만이 문제가 아니라. 배교의 사람도 와 있어!”


“ 배교? 누구 말인가?”


철괴리가 코웃음을 쳤다.


“ 그게 확실하지는 않지만! ”


하고 남채화가 더듬거리자 철괴리가 말을 잘랐다.


“ 걱정하지마라! 나에게는 12 추명살(追命殺)이 있다. 초헌각에 몰아넣고 사로잡을 것이니 구경이나 하라!”


어느새 문밖에 가마가 대령하고 있었다. 푸른 옷을 입은 장한들이 4인교를 메고 철괴리의 명을 기다렸다. 철괴리는 천천히 걸어서 시신을 들고 가마에 탔다. 오르기 전 힐끗 남채화를 살폈다.


“ 내일 혼례를 치를 것이니, 주례를 보아주겠나?”


남채화가 철괴리를 흘겨 보았다.


-------------------------------------

다음날 저녁 초경이 되기 전에 날은 어두워졌다. 초헌각은 훤하게 불을 밝히고 오색 천을 사방에 걸어놓고 있었다. 문은 닫겨 있어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경사스런 장식은 하였는데 뜻밖에 조용했다. 시간이 흘러 달이 떠오르자 우차 한 대가 마을에서 나와 초헌각으로 향하였다.


짚을 쌓아놓은 마차 위에는 거대한 몸을 가진 젊은 사나이와, 중년 농부가 비스듬히 누워있고, 그 앞에는 채찍을 든 소몰이꾼이 가끔씩 건장한 소의 등짝을 때렸다. 우차는 똑바로 초헌각을 향하다, 거리가 백보쯤 가까워지자 마차 위의 두 사내가 갑자기 급해졌다. 그들은 짚을 걷어내고 그 안의 상자를 끄집어냈다.

상자 안에는 둥근 화약이 쟁여져 있었는데 심지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급하게 부시를 쳐 심지에 불을 당겼다.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심지에 불이 다 붙자 중년 농부가 짐칸에서 뛰어 내렸다. 그리고 사내를 불렀다.


“ 인거신! 어서”


사내가 뛰어 내리려는데 대숲에서 화살이 날아왔다. 화살은 소의 잔등을 격중했다.


“ 우워억 !”


소가 두발을 펄쩍 뛰며 날뛰었다. 수레가 흔들렸다. 소를 몰던 갈첨이 겁을 먹고 수레에서 뛰어내렸다.


“ 갈첨! ”


호조한이 외마디를 치며 소를 붙잡으려 하는 것을, 인거신이 달려가 소고삐를 잡았다.


“ 어서 가시오!”


인거신은 강한 눈빛으로 고함쳤다. 그는 애매한 노동자의 죽음을 바라지 않았다. 그가 따라온 것은 이런 위기에서 그들의 희생을 막아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일을 성공시키려 함이었다. 특히 갈첨은 믿을 수 없었다. 그가 마지막 순간에 겁을 먹고 달아난다면 만사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초헌각 안에는 많은 수의 적과 함정이 있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한 사람의 무공이 아무리 강하여도 좁은 장소에서 많은 적을 대적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화약으로 집을 부수고 적이 준비한 함정들을 흔들어 놓아야했다. 화약으로 치자고 제안한 것은 사실 인거신의 생각이었다. 그는 괴물 같은 몸체에, 버려진 사생아였다. 그를 구한 것은 비충편이었다. 그를 따라다니며 거짓과 사기와 협박으로 사는 법을 배웠다.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고, 점점 환멸이 깊어졌다.


무언가 다른 세상이 있을법했다. 육신의 들척지근한 쾌락보다 무언가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고 싶었다. 그것이 도라고 불리든 아니면 무공이라고 불리든,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야 이 버림받은 더러운 기분이 사라질 것 같았다. 류사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강한 무공에 놀랐고, 겁박하지 않는 초탈함에 마음이 끌렸다. 그의 길을 따르면 후회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류사에게 청했으나 몇 번 거절당했다가 이제야 도라는 것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그러고 보니 알 것 같았다.


누군가를 위해 싸운다는 것! 그 자체가 통쾌했다! 혈관이 용솟음칠 정도로 쾌했다. 이것이 도라고 하면 도일까? 아니라도 좋았다. 이 기분은 남의 것이 아닌 온전한 내 것이니까! 아! 이것이구나! 내가 나인 것이 도로구나!


인거신은 갑자기 흥이났다. 힘줄이 뻗치고 콧김이 황소처럼 뿜어져나왔다. 신이나서 소를 잡아 끌었다. 갈첨이 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 호반장! 어서 오시오!”


호조한이 망설이며 다가오려하자 인거신이 다시 고함쳤다.


“ 가시오!”


그러면서 날뛰는 소의 코뚜레를 확 움켜잡았다.


“ 가자! 소야! 황소야! 어서가자!”


화살이 다시 날아왔다!


“ 투두둑!”


이번에는 인거신의 등짝에 살이 한 대 꽂혔나 보나! 불에 지진 것 같다! 아프다! 그래 아프지만 시원하다. 소에게도 화살이 다시 몇 대 꽂히자 미쳐 날뛰는 것을 인거신은 코뚜레를 확 끌어당기며 앞으로 뛰었다. 소가 질질 끌려오다가 인거신의 완력에 이끌려 뛰기 시작했다.


이제 얼마 안남았다. 이십보 ! 다시 십보 앞이다. 조금만 ! 그래 조금만! 화살 세례가 멈췄다. 대나무 숲에서 뛰어나온 검은 장삼을 입은 사람이 칼을 휘둘렀다. 류사였다. 그의 칼질에 궁수들이 낫질당하는 풀처럼 픽픽 쓰러졌다!


되었어! 인거신은 바위를 들어올리듯 소를 잡아채며 정문 앞으로 돌진했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창수 몇이 뛰어나와 인거신을 찌르려하였다.


“폭약이다! 이놈들! ”


인거신은 한 손으로 창을 잡아채며 고함쳤다.


“시간이 다 되었다! 다되었어!”


창 한자루가 깊숙이 인거신의 아랫배를 찔렀다. ‘좋아.좋아!’ 인거신은 중얼거리며 정신이 아뜩해지는 것을 느꼈다. ‘안돼’ 이를 악물고 소를 문안으로 몰았다! ‘다왔어! 이제 다왔어!“


“ 폭탄이다!”


창수들이 소리치며 뿔뿔이 흩어져 가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류사의 고함이 들렸다.


“ 인거신! 피해!”


수레가 문안으로 들어섰다.


‘괜찮아 사부!’


인거신은 미소지었다. ‘이제 도를 안 가르쳐줘도 돼! 난 그때 다배웠어! 위수독조의 자식들을 구하려하던 사부를 보고 다 배웠어! 그거면 됐어 ! 사부 ! 난 버림받았던게 아냐! 난 !’


뒷말을 잇지 못했지만 인거신은 무언가를 알 것 같았다. 인거신은 빗줄기처럼 피를 뿜으며 소리쳤다.


“ 야! 이 개자식들아! 그만 좀 해쳐먹어!”


이층 난간에서 교만하게 자신을 내려다 보는 남채화가 보였다. 우와좌왕 밖으로 도망가는 졸개들의 모습이 눈에 비쳤다.


“ 개자식들! ”


인거신이 씨익 웃었다. 그와 함께 수레에 실린 화약이 폭발했다. 인거신의 몸이 걸레처럼 찢겨져 나갔다. 탁자와 식기가 날아가고 사람이 종이조각처럼 날아갔다. 계단이 무너지고 벽에 구멍이 뻐엉 뚫렸다. 피와 살이 범벅이 되고 먼지가 뽀얗게 일었다. 아우성이 일었다. 살점과 뼈와 피가 흩뿌려지고 신음소리가 낭자한 중에 철괴리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등불이 다시 켜지며 이층 부숴진 낭하가에 철괴리의 모습이 보였다.


“ 시체 한 두 번 보나? 빨리 제자리에 서지 못해? 다친 사람은 한쪽으로 치우고! 뭐하나?”


철괴리는 머리에 사모를 쓰고 몸에는 단령을 입고 각대를 차고 있었다. 예식을 하는 차림이었다. 방 중앙에 주목(朱木)으로 짠 관이 놓여 있고 그 옆에 남채화가 서있었다.


1층 한쪽 구석에 숨어 있던 무리들이 슬금슬금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철괴리가 다시 소리쳤다.


“ 하객이 곧 나타날 것이니, 고수는 북을 치라!”


그는 큰 눈을 부릅뜬 채 부서진 문을 내려다보았다. 부연 먼지 속에서 유령처럼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쪽 구석에서 북소리가 ‘두웅’ 울렸다. 이어서 나팔소리가 들렸다. 먼지가 가라앉으며 칼을 빼어든 헌칠한 젊은 무사의 모습이 나타났다.


“ 여기 철괴리가 있는가?”


“ 그는 왜 찾는가?”


철괴리가 큰 목소리로 답했다.


“ 나는 태허도관의 류사라고 하네! 특별히 그대의 목을 가지러 왔네!”


류사가 담담히 말하자 철괴리가 호탕하게 웃었다.


“ 내가 혼인하는 날에 참 경사스런 말이로세! 우선 손님 접대로 우리 아이들의 인사를 받도록 하게!”


소매를 떨치며 안으로 들어가자, 일층 구석에서 거지 복장의 무리들이 몽둥이와 창칼등을 들고 주섬주섬 나타났다.그들은 류사를 빙 둘렀다. 그 중에 등패수가 앞으로 나섰다. 오른 손에 요도를 들었다.


“ 어디 재주 한번 내어보거라!”


그러면서 정면으로 돌격해 들어왔다. 류사는 그를 피하면서 장창수 쪽으로 뛰어들었다. 창수는 갑작스런 뛰어듬에 놀라 앞으로 창끝을 질렀으나 류사는 창대를 잡아당겨 등패를 쳤다. ‘꽝’ 하며 긴창이 등패를 때리는 순간 류사의 수월도는 창수를 자르고 다시 도부수를 무찔렀다. 순식간에 무사 몇명의 목숨이 날아가자, 검을 든 대장이 무어라고 소리쳤다,


진형이 다시 쳐졌다. 이번에는 긴 창이 세 방향에서 들어오며 칼이 허공으로 날아왔다. 류사는 창을 밀어내며 그 사이로 스며들어갔다. 수월도가 무지개처럼 그어졌다. 류사의 칼질은 간명하고 정교했다. 여럿을 상대하되 항상 일대일의 상태로 만들어나갔다. 그것은 빠름이 아니라 상대의 길을 아는 고수의 행마였다. 철괴리도 그것을 알았다. 참지 못해 소리쳤다.


“ 모두 물렀거라!”


그 소리와 동시에 무사들이 썰물처럼 물러갔다. 철괴리가 명했다.


“ 추명살수들은 저자를 처치하라!”


그 소리와 동시에 이층 여기저기에서 검은 복면을 한 도부수들이 뛰어나와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들은 아무 말없이 허리를 숙이고 달려들었다. 류사의 칼이 앞선 자의 가슴을 푹 찌르자, 신음 한번 내지 않고 칼이 꽂힌 상태로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어지간한 류사도 놀랐다.


“ 우흐흣!”


그의 눈이 몽롱했다. 미약에 취한 듯 했다. 그는 죽으러 온 자였다. 철괴리가 웃었다.


“ 추명 12살은 동귀어진 하는 것이다. 자신도 죽지만 너도 죽는다!”


그의 웃음 뒤로 날카로운 남채화의 웃음이 들렸다. 류사는 수월도를 뽑으려 하였으나 찔린 자는 칼을 더 자신의 가슴으로 밀어 넣었다. 검붉은 피가 입가로 새어나오며 그는 류사를 향해 웃어 보이려고하였다. 그 모습이 더욱 기괴했다.


류사의 가슴에서 알지못할 증오심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죽음에 대한 증오였다. 죽음! 그것은 허락되어서도 아니되고 강요하여서도 아니되는 인간의 운명 그 자체인데 너는 왜 죽음을 택하고 나는 왜 베어야 하는가? 이것이 삶인가? 베고 베이는 죽음과 삶이 우리의 선택인가? 아니다! 아니야! 그것은 강요된 욕망의 잔혹함일 뿐 ! 류사는 철괴리의 잔인한 욕망을 부수려고 하였다.


그 때 도끼와 칼이 동시에 류사를 향해 내리쳤다. 류사는 황급히 칼에 찔린 자를 끌어안고 빙글 돌았다. 도끼가 내리쳐져 그자의 머리통을 박살냈다. 칼이 스윽 류사의 옆구리를 베려는 것을 왼손으로 잡으며 쓰러진 자에게서 힘껏 수월도를 뽑아내었다. 연속하여 칼질이 들어왔다. 류사는 왼손에 찰갑을 감고 있었다. 수월도로 한꺼번에 칼질들을 쳐내며 앞으로 나갔다.


찰갑이 적의 목과 턱을 치는 둔탁한 울림이 손에 전해졌다. 그러자 살수들이 허공에 떠오르며 비도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창수가 밀고 들어왔다. 류사는 급하게 비사문의 칼을 휘둘러 비도를 떨어뜨렸으나 들어오는 창수들을 모두 막아내지 못하였다. 찰갑으로 정면의 창을 잡아 나머지 창을 흩트리는데, 등을 노리고 긴 창이 밀고 들어왔다. 류사가 겨우 옆으로 흘리는데 갑자기 창수가 고꾸라졌다.


“ 어딜 감히!”


익숙한 음성이었다. 양려였다. 흰 장삼을 입은 양려가 월아도를 들고 창수의 등을 저격했다.

그는 민활하게 움직이며 십이 추명수의 급소를 베어들어갔다. 혈을 긋고 동작을 점하니 자살 공격도 양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내려다보던 철괴리가 화를 벌컥 내었다.


“ 너는 배교의 누구냐? 너와 같은 자를 들어 본 적이 없는데 혹시 배교의 좌행사자인가?”


양려가 대꾸하지 않고 벽을 차며 날아올랐다. 우아한 모습이 마치 나비와 같았다. 남채화가 그를 막아섰다.


“ 좌행사자가 여기까지 올리는 없는데 너는 혹시 신녀가 아니냐?”


하고 의혹이 가득찬 시선으로 물었다. 그는 여성에 대한 감각이 발달되어 있어서 양려의 동작에서 이상스런 감을 잡았다.


“ 나를 모욕하지 마라!”


양려가 얼굴이 붉어지며 이층 난간에 내려서는 순간 ‘ 부지직’ 하고 난간이 떨어져 나갔다. 양려는 몸이 크게 휘며 허공으로 기울어졌다. 류사가 순간 아찔하여 그를 붙잡으려 하는데 양려의 몸이 공중잽이를 하며 남채화를 향해 쏟아져 갔다.


“ 푸왁!”


남채화는 기겁하여 얼른 방안으로 피했다. 철괴리가 철봉을 잡고 양려의 월아도를 막아내었다.


“ 오늘은 나의 혼인식이니 이만 하도록 하지!”


철괴리가 인심쓰듯이 말했으나 사정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이미 폭탄이 터져 아래층에 매복하였던 무사들의 태반이 죽어나갔고, 십이 추명수마저 얼마 남지 않았다. 처음 계획은 류사가 문안에 들어서는 순간 천정에 숨어 있던 무사들이 그물로 덮어씌우고 십이 추명수가 돌격하여 사살하는것이었는데,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만사가 글렀다. 생각해보면 복장이 터질 일이었다.


아니! 그 초라한 잡부들이 감히 화약을 싣고 초헌각으로 돌격할 요량을 해내다니! 세상만사 참 알지 못할 일! 계획이 열이라면 성공은 하나인줄 철괴리인들 어찌 모를까마는! 생각해보면 어제 저녁부터 일이 꼬였던거다! 아니 그 이전부터였던가? 철괴리는 양려를 향해 철봉을 후려치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젠 잊을 때도 되었건만 사매인 양아가 자신을 원망하며 자결할 줄이야? 이미 이자성에게 들어서 자식인 상아가 열병으로 죽은 줄은 알았지만, 그게 아니고 설마 에미인 양아가 그 아이를 죽일 줄이야? 설마 그랬을까? 그 착한 양아가! 그럴리야? 그럴리야? 철괴리는 혼란했다. 철봉이 마구 사방을 휘둘렀다. 바닥과 벽이 마구 깨어지고 부숴지며 먼지가 부옇게 일었다.


“ 쿠쿠궁! ”


개방의 절기인 타구봉법이 현란하게 움직이며 양려를 압박했다. 양려의 월아도는 최소한의 거리를 움직이며 봉의 흐름을 끊어내었다. 남채화가 양려의 뒤로 다가와 ‘후욱’하고 거미줄을 뿜어내는 것을 어느새 이층으로 올라선 류사가 한손에 든 창대로 감았다. 흰 천잠사의 줄이 창대에 감기자 류사는 끌어당겼다. 남채화가 양손을 번득하더니 줄이 달린 표창인 승표가 날아왔다. 류사의 수월도가 번적이며 표창을 쳐내었다. 그리고 남채화를 향해 창을 찌르는데 벽이 무너지며 원규가 뛰어들어왔다.


“ 내가 막겠다! 남채화!”


남채화가 희색을 띄었다.


“ 종리권 대왕이 오느냐!”


원규가 류사의 수월도를 마주치며 소리쳤다.


“ 곧 올것이다! ”


이때 여자의 곡성이 낭자하며 창을 부수고 정아가 들어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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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9 어가빙
    작성일
    20.12.01 11:40
    No. 1

    잘 봤습니다. 사방이 피어린 안개로 자욱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류청
    작성일
    20.12.01 12:30
    No. 2

    사실은 폭력 묘사를 더 섬세하게 하여야 했는데, 능력이 부족하고 또 19금에 걸릴 가능성도 있어서 적당히 타협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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