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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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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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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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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정아(貞雅 )

DUMMY

류사는 순검을 피해 어두운 담을 끼고 걸었다. 다리를 건널 즈음 옆구리의 상처에서 피가 축축히 흘러 웃웃을 흥건히 적셨다. 무리한 힘을 쓰다보니 핏줄이 터졌다. 류사는 혈도를 눌러 임시 방편을 하고 동천 반점으로 걸어갔다. 반점 앞에 호조한과 갈첨이 서성이고 있다가 , 류사를 반겼다.


“ 대협이 오시지 않아 무척 걱정하고 있었소이다.”


갈첨이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절을 했다. 낮에 류사의 칼부림을 보고 평범한 고수가 아님을 알고 설설 기었다. 갈첨과 같은 무리는 세를 따라서 갈대처럼 움직이는 자들이었다. 깊게 믿을 만한 위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내칠 위인도 아니었다. 필요에 따라서 긴히 쓰일 수도 있었다. 눈치도 빠르고 소식통도 있는듯하여, 나름 쓸모가 있었다.


류사는 개방과 배교가 양양을 철수하여 절정산장의 소식을 알기가 어려웠다. 공사판을 떠도는 직공들도 연줄과 소식을 가지고 있으니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소를 지으며 갈첨의 손을 마주잡았다.


“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오! 만날 사람이 있어 시간을 지체했소!”


갈첨이 류사의 피에 젖은 모습을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 이거 부상이 크신 것이 아니오! 어서 방에 들어가시오! 곧 주인에게 더운물과 상처를 싸맬 천과 금창약을 준비시키리다.”


“ 금창약은 나에게 있소. 더운물을 부탁하오!”


하는데 주인여자가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치마 끈을 허리춤에 바짝 올려 묶고 저고리 고름을 동여매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사내들을 상대하다보니 결벽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어보였다. 그녀가 그들의 말을 듣고 류사의 허리춤을 살폈다.


“ 상처가 크시구려! 방에 가서 계시오! 식사를 안하셨다면 준비하리다!”


덤덤한 말투였다. 그 말을 듣자 류사는 시장기를 느꼈다.


“ 그럼 간단히 부탁하오! ”


그리고는 갈첨과 호조한을 따로 불렀다.


“ 두 분께 묻겠소만 묵가조합이란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소! 묵완자를 보아서는 많은 이권을 다스릴만한 위인이 못 되어 보이던데!”


호조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 공사판은 관청과 연결되어 있어야 가능하오. 묵완자는 양양부의 통판과 내통하는 사이였는데 최근에는 더 큰 세력이 있나 보오! 그 뒷배는 알지 못하지만 묵가 조합의 조합장은 허울이고 실질적으로 조합을 움직이는 것은 서문시장의 이노(二老)라는 말이 있소!”


“ 시장도 상인 조합이 있을 테니, 그럴테지만 그들이 굳이 공사판을 기웃거릴리야?”


“ 호북의 공사판을 손에 쥐면 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소이다. 공사판이란게 단순한 노동만 하는 게 아니라, 막대한 자재를 사용하는 일이라서.”


“ 그렇군요! 그런데 서문시장의 이노란 어떤 사람들이오?”


“ 그들 중 한사람은 술도가를 하는 정팔(丁八)이오! 그는 양양의 토호로서 관과 녹림에 줄을 대고 있는데 절정산장도 연줄을 두고 있을 것이오! 다른 한사람은 사채업을 하는 두정만(杜正萬)이오! 그는 원래 북방 철기군의 백호장이었는데 활에 맞아 외눈이 되어 고향인 양양에 내려왔었소! 한동안은 농사를 지으며 지내다가 갑자기 사람이 변하여 시장상인들을 상대로 사채를 놓아 돈을 모았다 하오! 겉으로는 옹기점을 하고 있소.”


“ 그렇다면 그 두 사람이 실질적인 주인인가 보구려! 우선 내일 저녁까지 그 두 사람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아 주시오! 특히 절정산장과의 관계에 대해서! ”


호조한이 갈첨을 향해 말했다.


“ 자네가 서문 시장에 발이 넓으니, 한번 알아보아주게!”


“ 그러지요! 내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류사가 먼저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류사의 방은 한 사람이 묵는 방이라서 좁았다. 나무침상 하나와 작은 탁자 하나가 전부였다. 침상마저 오래되어 삐걱거리고 퀴퀴한 냄새가 났다. 류사가 방에 들어와서 허리에 두른 천을 푸는데, 문을 열고 주인 여자가 말했다.


“ 더운물을 밖에 놓아두었으니 씻으세요!”


여자의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류사는 눈을 마주하면서 똑바로 물었다. 조금 전 대문 앞에서 그녀를 바라보다 문득 든 생각이었다. 그녀가 석도진의 무릉객잔에서 음식을 나르던 모습이 떠올랐다. 시험삼아 물었다.


“ 정아(貞雅)가 아니시오! 아비규환의 정아!”


정아를 또렷하게 발음했다. 여인은 미동도 하지 않고 류사를 마주 쳐다보았다.


“ 그렇소! 나는 이미 류대협을 처음 보고 알았소! ”


이윽고 여자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는 돌아서 부엌으로 가버렸다. 여자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류사는 황당했지만, 침착성에 감탄했다. 마당에 나가서 몸을 씻고 돌아오니 조촐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만두 몇 개와 고깃국이었다. 상을 물릴 때 여인이 들어왔다. 상처를 싸맬 무명천과 금창약과 환약을 가져왔다. 정갈하게 포개진 장삼과 속옷도 같이 가져왔다.


“ 해원단(解元丹)이니 상처를 낫게합니다.”


류사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활불신의 오택생의 요상약이었다. 묻지 않고 받았다. 전음술로 빠른 말이 들어왔다.


“ 그날 내가 돕겠소 이로를 베고 바로 물러나시오! 살려두면 일이 복잡해지오! 뒷일은 갈첨이 알아서 할것이오!”


류사가 가만히 있자 덧붙였다.


“ 갈첨 역시 살길을 아는 자이니 그들의 일을 더 간섭할 필요는 없소! 다만 그 뒤에 나오는 절정산장의 사람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오! 절정산장은 어느 편도 아니오! 그들의 이익이 되는 자에게 힘을 실어줄 뿐이오! 그들에게는 갈첨과 호조한이 다루기 더 쉬운 편이니 이번 일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이로가 가진 가병도 만만하지 않으니 각별히 조심하시오!”


류사가 물었다.


“ 절정산장이 그들 뒤에 있는 건 어떻게 아시오? ”


반점 주인인 아비규환의 정아가 눈을 반짝이며 당연한 일을 묻는다는 듯 의아하게 답했다.


“ 그야 호북의 무당파와 개방이 물러가고, 남은 세력은 절정산장인데 그들 외에 다른 문파가 있을리 없지요! 상계의 이권이란 무림이 개입하지 않은 데가 없으니! ”


류사가 절정산장의 일을 다시 물었다.


“ 배교와 개방이 패퇴하여 양양을 떠났다고 하는데, 배교가 어디 갔는지는 모르시오?”


“ 천하독패 조화종을 배교의 신녀가 유인하여 이화원에서 겨루었는데 조화종을 당할 수 없었다오! 그 뒤 그들은 본거지인 광서로 갔다는 말이 있소! 개방과 무당파는 절정산장을 급습하였다가 전멸하다시피 하여 방주 병염개는 죽고 이자성이란 장로가 개방을 통솔 하오!

그는 조심스러운 자라 함부로 싸우려 하지 않고 힘을 모으는 모양이오! 무당파 역시 광혜자가 죽고 제자들이 다쳐 원기를 많이 손상하였다고 하오! 그래서 호북에는 그들을 막을 문파가 없소! ”


류사는 묵묵히 정아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비규환의 정아는 말투를 무겁게 하여 연약함을 보이려하지 않았다. 류사가 다시 물었다.


“ 남문 밖의 절정산장은 어떻게 되었소이까?”


“ 그것이 이상해요! 그날 누각 절반이 탔는데 다시 지으려 하지 않고, 조화종은 대별산 은광으로 갔다는 말이 있어요! 산장은 종리권이 장원을 관리하며 지킨다고 하고, 이화원은 남채화가 인수하여 운영한다하오! 소문으로는 조국구가 그날 개방과의 싸움에서 죽었다고 하고 나머지 자칭 팔선들은 어디로 갔는지 잠적하였어요!


이장주 손요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군요! 제 생각에 각처의 이권과 녹림의 무리들을 장악하기 위해 은밀히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위충현은 조자훈이란 자를 금의위 통령인 천부장으로 삼아 조화종과 협조하라고 하였다는데 실상은 절정산장을 은밀히 감시하는듯합니다. 아무래도 천하의 세력을 나눌 수는 없지 않겠어요? 지금이야 서로의 필요에 의하여 협조하고 있겠지만!”


류사는 내심 정아를 만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였다. 그렇지 않았으면 절정산장의 팔선과 조화종, 손요삼의 소식을 어디에서 얻겠는가? 그들을 멸하여 백성의 고통을 없애리라! 그것이 주요연의 뜻이기도 할것이다!


(미안하오!정말 미안하오!)


류사는 속으로 되뇌었다. 적의 공격을 예상하고 죽음까지 각오한 주요연의 곁에 끝까지 같이 하였다면 이렇게 마음 아프지는 않았을텐데! 귀곡의 도란 하늘에 있지 않고, 이 땅에 있는 것이거늘 무엇을 구하려 나는 길을 나선 것일까?


스승은 천하의 무학을 나를 통해 펼치고자 하였지만, 혼원(混元)이란 결국 무(無)였다. 부처와 노자의 도가 같고, 노자와 귀곡의 도가 서로 다르지 않으니 하늘과 땅의 이치가 모두 같도다! 땅에서 이루지 않고 어찌 하늘에서 얻으랴? 그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주화입마에도 빠지지 않았을 것을! 조급한 마음에 서둘다가, 마침내 증오의 주화입마에 걸렸으니, 참으로 가석하도다! 류사여!


지금은 진기의 정반역연으로 억제하고 있으나, 언제 증오의 힘이 자신을 파괴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진기의 광포함이 점점 심해지니 그 시간이 멀지 않을 듯도 하였다. 진기의 정반역연(正反逆延)이란, 주천승강(周天乘降)을 순서에 따르거나 역순으로 자유로이 함을 말한다. 류사는 대주천 과정에서 화후(火候)가 강하여져 혈맥을 상하였다. 증오의 마음이 혈의 운행을 날뛰게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진기의 흐름이 광포해지는 것을 정반역연으로 통제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않아 악화되는 상태였다.


류사가 우울한 빛을 띄자 정아가 ‘호’ 한숨을 쉬었다. 자신 역시 남편을 잃고, 그 외에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가졌으니, 류사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바 아니었다. 아비규환의 정아는 류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류사가 눈치를 채고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데, 문득 생각난 듯 정아가 말하였다.


“ 사실 나는 위요를 만났어요! 류대협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주군주에 관한 일은 참 안됐어요!”


정아의 어조가 순해졌다. 말을 나누다 보니 류사의 기분에 동조되어갔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친구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류사도 마찬가지였다. 정아의 자세한 사정이야 모르지만, 그녀 역시 자신과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짐작했다. 정아가 말을 계속했다.


“ 그날 우리는 매서명이 마을을 짓는 양척산 방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 있는 무사들을 상대하기는 어렵지 않았어요! 우리는 조진무가 이끄는 동림의 무사들과, 사천 당가의 노부인과 문도들, 나와 원규!”


원규의 말을 꺼내면서 다시 한숨을 포옥 쉬었다. 마음을 여니 말이 술술 나왔다.


“ 원규! 그 사람은 어느새 자신의 칼을 파는 낭인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도 억지로 설득하여 데리고 갔어요! 마을쪽의 매서명 부하들은 비교적 쉽게 격파하였는데, 산을 오르다 매복에 걸렸어요! 계곡을 지나는데 폭약이 터졌습니다. 그리고 화살과 창이 날아오는데 정신이 없었어요! 동림의 무사들이 죽고 다친 사람이 많았어요!


우리는 그런 가운데서도 싸우면서 적을 몰아부쳤는데 동굴 입구에서 무당파의 광성자를 만났어요! 그는 동림당 추원표 원주의 사형이죠! 무당파에서 파문 당한 후 한동안 소식이 없더니, 모용세가의 공자를 데리고 나타났더군요! 그의 무공은 굉장했어요! 그에 더해 손요삼이 수하들과 같이 나타나니 우리가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다행히 그 때 고번룡 대감이 나타나서 ”

류사가 조급하여져서 말을 끊었다.


“ 그래서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정아는 다시 고개를 수그리고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


“ 고대감이 나타나서 한숨 돌리는데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어요! 위충현의 수하 지장왕(地藏王)이 나타났던 거예요!”


“ 지장왕이라니! 그가 누구입니까?”


“ 아! 류대협은 모르시겠군요! 위충현의 수하에는 시왕(十王)이 있는데 그들 중의 하나가 지장왕이죠! 시왕들의 무공은 고번룡 대감을 능가해요! 그가 오고 나서 우리는 이길 수가 없게 되었어요! ”


“ 그래서 어떻게 되었소?”


류사가 침을 꿀컥 삼키며 재촉했다.


“ 호비와 진무는 죽고 고대감과 이묘선은 잡혀 갔어요! 어디로 갔는지는 나도 몰라요! 위요와 나는 도망치고 원규는 적에게 투항하였어요! 그가 이해는 되요! 그의 가솔들이 여덟이나 있으니, 가볍게 죽을 수는 없었겠죠! 그가 우리를 따라 온것도 마음에 없는 일을 한 것이니까?”


정아가 시선을 천장으로 향했다.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 류사는 그들이 죽고 잡히었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더구나 서문상이 죽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군문의 선배이기 이전에 친구이고 형이었다. 통분한 마음에 눈물이 울컥 솟아 나왔다.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이 흘리고 있으니 정아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류사는 수건을 손에 꽉 잡은 채 다시 물었다.


“ 사천 당가의 노부인은 어찌 되었소? 주군주의 시신을 그분이 거두었다고 하는데!”


“ 그게 참 이상해요! 노부인이 지장왕의 손에 거의 사로잡혔는데 그만 놓아주더군요! 그러면서 수정궁에 가서 주 군주를 만나보라고 하더군요!”


류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 이상하지 않소이다! 주군주는 위충현의 제자요! 자신을 배신한 그녀를 살려주지는 않아도, 시신은 거두어주려고 하는것이오!”


“ 아! 그랬었군요! 어쩐지!”


“ 위충현의 명령을 받고 왔을 것이오! 아마 위충현과 조화종은 본격적으로 결탁하여 중원천하를 석권할 야심인 모양이오!”


“그렇다면 ! 아! 이제 우리는 어렵겠군요!”


“ 일의 성사는 불문하고 나는 그들을 저지할 생각이오! ”


정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 나 역시! 원한을 갚아야겠어요!”


“ 부군의 일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힘든 농노를 위해 칼을 들었는데 누명을 쓰고 가시다니!”


정아가 눈을 반짝였다.


“ 낭군의 일이 아니더라도 조화종과 나의 원한은 깊습니다!”


라고 말하였는데, 류사가 캐물어도 더 이상 알려주지 않았다. 이윽고 정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너무 말이 많았군요! 하지만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렸어요! 그만 쉬도록 하세요!”


하고 방을 나갔다. 사방은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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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초경


양양성 동문 초헌각 내실, 염소수염을 한 왜소한 몸집의 노인이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맞은 편에 앉은 덩치가 장대한 애꾸눈의 늙은이와 마주하고 있었다.


“ 묵완자가 말썽을 일으켰소이다! 중간에 노임을 착복하다 일꾼들의 원성을 듣고, 게다가 기회를 틈탄 호조한의 무리에게 공사 현장에서 쫒겨났다 하오!”


하며 ‘탁’하고 가래침을 타구 통에 뱉었다. 옆에서 다과상을 준비하던 여인이 흰 수건을 받쳐 올렸다. 모란과 학이 수 놓인 병풍이 둘러쳐지고 생선과 고기가 그득한 주안상이 놓여져 있었다. 홍상녹의의 여인들이 주변에서 수발을 들고 있었다. 애꾸눈의 늙은이가 수발을 드는 여인을 한쪽으로 밀면서 말했다.


“ 정노사! 그 호조한이란 자는 어떤 자이오! 쓸만하다면 타일러서 우리가 쓰면 어떻겠소?”


“ 호조한은 목수로서는 괜찮은 사람이지요! 기술도 있고, 따르는 사람의 인망도 있으니! 어찌보면 묵완자보다 나을 것이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사람을 섬기려 하지 않는단 말이오! ”


애꾸눈의 늙은이가 낮게 ‘흐흐!’ 웃었다.


“ 그가 뜨거운 맛을 덜 보아서 그런게요! 나 두정만의 손아귀에서 굴복하지 않는 자를 나는 보지 못했소! 이번 기회에 그자를 내가 손보리다!”


두정만의 수하 중에는 잔혹한 자들이 많았다. 고리대를 하다보니 순한 방법으로는 돈을 받아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인신매매나, 협박과 고문을 예사로 하였다. 그러다 보니 사람의 약점을 찾고 괴롭히는데에 이골이 난 위인이었다. 처음부터 그런 자는 아니었다. 그가 안문관 총병의 휘하에서 백호장으로 있을 때에는 부하에게 어질고, 백성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청백한 무관으로 소문이 났었다. 그런데 그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군문에서 물러나 도박을 손대면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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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상향(桑香) +4 20.09.02 356 10 18쪽
109 취피낭 +2 20.08.31 351 7 15쪽
108 검시소 +2 20.08.30 355 7 16쪽
107 그림자 무사 +2 20.08.29 337 8 15쪽
106 초헌각 2 +4 20.08.26 377 5 17쪽
105 초헌각 1 +2 20.08.24 365 5 16쪽
104 철괴리 +2 20.08.22 354 7 16쪽
103 은령 14대 +2 20.08.19 378 7 13쪽
102 서문 상인조합 +2 20.08.16 405 7 16쪽
» 정아(貞雅 ) +2 20.08.16 390 8 16쪽
100 인면지주(人面蜘蛛) +2 20.08.15 414 6 15쪽
99 묵완자 +2 20.08.12 400 4 13쪽
98 동천객잔 +2 20.08.10 426 5 13쪽
97 비선 한상자 +2 20.08.08 401 6 12쪽
96 지옥도2 +2 20.08.05 43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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