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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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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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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서문 상인조합

DUMMY

사람이 변하는 것은 천성보다 환경이다. 환경이란 별 다른 것이 아니고 먹고 사는 일이 순탄하면, 도리를 지키는 것이고, 살기 어려우면 예의를 잃기 마련이다. 도박 빚에 걸려 살기 어려워지자 그는 고리대금업자 산산의 하수인으로 들어갔는데, 못하는 일이 없었다. 촉망받던 무관에서 거리의 왈짜 패로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야말로 어제의 봉황이 오늘의 까마귀로 변하여 폭행, 협박, 인신매매에 이르기까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조직의 이인자가 되었는데, 산산이 그 무렵 중평거리 다리에서 떨어져 목이 부러져 죽은 사건이 있었다. 부러진 목뼈의 형태가 외부의 힘에 의해 비틀려진 것으로 검시관이 보고했으나, 양양의 사법을 담당하는 이문소의 추관은 추락사로 처리해버렸다. 산산이 술에 취해 떨어진 것을 목격한 증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사건은 유야무야되고, 두정만이 그뒤를 이어서, 사업을 확장하니 별달리 따지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산산의 딸은 두정만이 죽였다고 각처에 진정하다가, 어떻게 된 일인지 두정만의 첩실로 들어서고는 조용하여졌다. 두정만은 산산과 달리 음지의 사업을 통해 양지로 들어가려하는데 그때 만난 사람이 정팔이었다. 정팔은 두정만과 달리 양양지방의 토호로 서문시장 상인조합의 조합장이었다. 그는 관청과 녹림에 친분이 두터웠으나 절정산장과는 그리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 섭섭하지 않을 정도의 인사치레만 하였다.


그의 생각은 한 우리에 두 호랑이가 있기 힘드니, 절정산장과 친분을 두면 자신들의 이권이 모두 약탈당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건 옳은 판단이었다. 그 대신 양양의 지부와 관속들에게 상납하면서, 중앙의 위태감에게도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서문시장의 재력을 기반으로 하여 세력을 넓혀 나가는 중 두정만과 결탁하게 된 것이었다. 두정만 역시 고리대와 같은 음지에서 활동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고, 건축이나 토목과 같은 정상적인 일을 통하여 지역 유지로 활동함이 사업하기에도 유리하기에 서로 뜻이 맞은 것이었다.


그들이 양양의 상권을 움켜쥐기에는, 재력도 있었지만 가진 무공도 만만치 않았다. 두정만은 사모를 잘 썼는데, 그의 출신은 난주에 있는 육합문이었다. 그 문파의 무공 연원이 융족의 창술에 있었다. 그들의 연운 16식은 마상전투에서 크게 유용하였지만, 두정만은 보병전투에서도 쓸 수 있도록 개량하여 탁월한 전과를 올렸다. 특히 최근에는 수하에 14은령대(銀鈴隊)를 두어 위세가 삼엄했다. 정팔은 어릴적부터 소림권을 배웠는데 무기로는 곤을 사용했다. 그의 곤은 사령곤(蛇靈棍)이라고 불렸는데 중간에 구부러진 부분을 두어 암기를 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강호의 낭인들을 포섭하여 수하로 부렸는데 세력이 두정만에 못지않았다.


그러한 신분 관계로 묵완자와 같은 시정 왈패 정도는 눈 아래 두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는데 이용할 뿐이었다. 그러나 호조한이 데려온 낭인에게 양 부자집 공사현장을 빼앗겼다하니 그냥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팔이 두정만의 말을 듣고 흐흐! 웃으며 문가에 시립한 호위에게 손짓했다.


“ 가서 묵완자를 불러오너라!”


호위가 명을 듣고 나가는 것을 보며 정팔이 두정만을 보았다.


“ 묵완자가 칼잡이 하나를 샀는데, 그자의 칼을 사서 실패한 사람이 없다하오! 그런데 이번에 호조한이 데려온 뜨내기가 그자를 물리쳤다는구려! 그래서 묵완자를 불러 어찌 된 일인지 들어보려고 불렀소!”


“ 그래보았자 뜨내기 들이 작은 재주로 협잡하는 것이 대부분이니 믿을 수 없지!”


두정만이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며 수발드는 여자가 올리는 술 한잔을 울컥울컥 마셨다. 그에 반해 정팔은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 그렇긴 하지만 한번 들어나 봅시다!”


하는데 묵완자가 호위를 따라 들어왔다. 그는 큰 몸을 옴추리고 불안한 눈빛으로 정팔을 바라보았다.


“ 무릎끓어라!”


호위의 호령에 묵완자는 덜퍽 주저앉았다.


“ 묵완자! 호조한이 데려온 떠돌이가 이틀 뒤 우리를 찾아온다는게 사실이냐?”


“ 그렇습니다! 그자의 기도는 우리가 아는 보통 무인들과 달랐습니다! 압도당했습니다!”


두정만이 껄껄 웃었다.


“ 네가 진짜 칼잡이를 만나보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사람을 제대로 베어본 자들의 기도란 특별하게 마련인데, 그런 자들은 전장 출신이 많지! 아마 전장에서 온 군사일 수도 있다. 요즈음 북방 여진이 시끄러운데 그곳에 있던 군사일 수도 있지. 그들은 내가 잘 아니 놀랄 필요없다! 내 언월도 한 합에 나자빠질것이다!”


“ 두노사! 그자는 별다른 기척도 없었습니다! 무심히 바라만 보는데에도 오줌이 지렸습니다! 그자가 하는 말에 저항할 엄두도 낼 수 없었어요.”


“ 흐흠! 네가 놀랐구나! 못난 놈.”


두정만이 혀를 차는데 정팔이 끼어들었다.


“ 그래! 그놈과 정확히 몇 시에 만나기로 하였느냐?”


“ 예! 노사 어르신. 그자와 이틀 뒤 초경에 이곳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 그 자외에 다른 자는 없느냐?”


“ 호조한과 갈첨 외에 달리 없었습니다!”


정팔이 골똘히 생각하다 말했다.


“ 아무리 미련한 놈이라 한들, 여기가 어딘지는 짐작할 수 있을 텐데 그런 호기를 부린다면

만만히 볼 놈이 아닐지도 모르지! 이름이 무어라고 하였느냐?”


“ 류사라고 하였습니다. 칼잡이 원규가 그리 말하더군요! 서로 아는 사이 같았습니다!”


“ 류사? 그런 놈은 처음 들어보는걸! 혹시 두노사가 아시겠소?”


“ 나도 처음이오! 무명지졸이니 원규 이놈이 사정을 보아주었거나, 서로 짜고 우리를 속이는건 아닌지? ”


“ 돈을 돌려 받았다니 그런 것도 아닌 듯 하오! 뭐! 조심해서 나쁠건 없으니 은령십사대를 불러 그날 호위를 시킵시다!”


두정만이 입맛을 적 다셨다.


“ 그럴 필요는 없을 듯 한데 정노사가 굳이 그러시다면 반대하진 않겠소!”


정팔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매를 휘저어 묵완자를 물리쳤다.


“ 완자! 그만 나가보고, 다른 사정이 있으면 알리도록해라!”


묵완자가 뒤로 기어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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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호조한과 갈첨이 류사를 찾아왔다. 그들은 류사의 무공을 보고 감복한 상태여서 예의를 갖추었다. 먼저 호조한이 말을 꺼내었다.


“ 대협이 초헌각에 가시겠다면 저희들이 힘이 되어드릴까 합니다. 저희들의 일을 대협에게만 맡겨 둘 수 없으니,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같이 가겠습니다!”


류사가 머리를 저었다.


“ 그들은 전문 살수들이니 죄없는 목숨만 잃을 뿐이오! 혹여라도 내가 당한다면 그대들은 피하도록 하시오! 책임을 지되 그대들이 지고 다른 사람들은 피해가 없도록 하시오! ”

하고 강경히 거절했다. 호조한이 망설이자 류사가 달랬다.


“ 나는 천군만마가 싸우던 전쟁판에서도 살아난 사람이오! 어떻게 싸우는지 잘 아니 걱정하지마시오! 단지 그들이 가진 사병들과 그 주변의 지리를 알려주시구려!”


그러자 갈첨이 앞으로 나섰다.


“ 정팔과 두정만은 무공도 강할 뿐 아니라 수하에 비밀 자객부대를 두고 있어 싸우기가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두정만에게는 은령십사대라는 살수 집단도 있다더군요! 정팔은 사세 부득히 하면 절정산장의 힘도 빌리려 할것입니다. 초헌각의 지리와 내부 구조등은 저희들이 좀 더 조사하여 저녁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나름대로 알아보겠지만, 아주 사소한 문제라도 자세히 알아 보아주시구려! 오늘 일이 급하실 텐데 어서 나가보시오!”


그러자 호조한과 갈첨이 허리굽혀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류사는 점원이 가져다주는 이른 아침을 먹고 외출할 준비를 하였다. 철쇄를 허리에 감고 수월도를 등에 매었다. 아정은 별다른 말없이 배웅했다. 류사는 서문시장으로 향했다. 호조한의 이야기를 듣고 정팔부터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문시장은 동천반점에서 걸어서 반 시진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대장간에 들러서 수월도를 갈고 나니 사시(巳時 )가 넘었다.


난전에서 떡 파는 여인에게 조합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를 물었다. 동전 한닢을 주고 월병을 사니 여자가 신이 나서 자세히 알려주었다. 사무실은 서문시장의 북쪽 끝에 있었다. 류사는 먼저 이로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싸움은 내 방식대로 한다. 사무실은 낡은 목조이층 건물이었다. 아래층에 그릇 전이 있었다. 수염 긴 영감이 류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계단을 올라서니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소변을 보고 나오던 텁석부리가 허리춤을 끈으로 조이며 물었다.


“ 무슨 일로 왔는가 ?”


류사가 간단히 답했다.


“ 조합장을 뵈러 왔소!”


그가 비죽 입술을 내밀었다.


“ 내가 사무장이다! 나에게 말해라!”


“ 관에서 왔으니 그렇게 전하라! 금의위 통령의 전갈이다!”


류사가 위압했다. 공갈은 어설프게 치면 오히려 당한다! 텁석부리가 당황해서 머뭇거리더니 얼버무렸다.


“ 그럼 올라오시오! 내가 말씀드리고 오겠소.”


류사가 뚜벅뚜벅 올라갔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니 텁석부리가 안쪽에 있는 조합장 방으로 들어가며 류사를 향해 기다리라는 손짓을 했다. 사무원 몇이 붓대를 놀리다, 중년 여자가 커다란 얼굴로 쳐다보고 나머지는 본척도 하지 않았다. 한쪽 구석에 박도를 세우고 배가 불룩나온 나이 든 사내가 가위로 손톱을 다듬으며 힐끗 류사를 쳐다보고는 다시 자신의 일에 열중했다. 조합장의 방에서 짜증스런 목소리가 울렸다. 가늘고 뾰족했다.


“ 금의위가 왜? 며칠 전 통판에게 돈을 전하였는데 이상하군! 들어오라고 해! 아! 잠깐 내가 나가보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 사무장의 뒤로 정팔이 나타났다. 사무장이 류사를 향해 손을 가리켰다. 정팔이 의아한 기색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조합장이오만, 금의위에서 무슨 일로 오셨소?”


“ 조합장이시오?”


류사가 미소를 지으며 몇 발자국 다가갔다. 낌새가 이상하였는지, 정팔이 뒷걸음쳤다.


“ 누구시오?”


류사는 대답하지 않고 한걸음에 정팔의 앞으로 뛰어나가며 수월도가 앞으로 뻗었다. 기세가 빨라서 피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정팔이 목숨의 위협을 느끼자 옆에 서 있던 사무장의 등 뒤로 돌며 앞으로 밀었다. 사무장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 으으! 왜!”


피할 겨를도 없이 수월도가 그의 가슴을 뽀개었다.


‘퍼퍼퍽!“


뼈와 살이 갈라지며 피가 솟구쳤다. 날카로운 칼이 그를 베고 다시 솟구치는데 정팔이 도망치며 조합장 집무실로 뛰어갔다.


” 모두 엎드려!“


류사가 엄격히 호령하며 정팔을 뒤쫓는데, ’슁‘하며 박도가 류사의 등을 노렸다. 손톱을 깍던 사내가 동작 빠르게 달려와 칼을 내리쳤다. 류사는 몸을 빙글 돌리며 허공으로 떠서 사내의 얼굴을 발로 갈겼다. 사내가 ’부웅‘ 떠올라 벽에 쳐박혔다. 책상 아래에 몸을 쳐 박았던 여자가 쇠꼬챙이 창을 위로 찔렀다.


” 죽엇!“


앙칼지게 소리치며 찔러오는 창대를 잡아당겨, 끌려오는 여자의 턱을 무릎으로 쳐 올리면서 왈칵 밀어버렸다. 여자의 얼굴에 피가 터져 나오며 책상 위로 엎어졌다. 류사는 조합장 실로 뛰어갔다. 안에 쇠고리가 걸려서 꿈적하지 않았다.


” 문을 열어! 정팔! “


류사가 조용히 윽박질렀지만 방안은 조용했다. 류사가 수월도의 손잡이로 문을 격타했다. 두 번 내리치자 걸쇠가 부서졌다. 발로 차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쉭‘ 하고 강침이 연사되어 왔다. 수월도의 검신으로 쳐 내면서 창가에 서 있는 정팔을 향해 뛰었다. 의자와 화분이 연달아 날아왔다. 이리저리 피하며 창문턱에 발을 올리는 정팔을 향해 수월도를 내리쳤다. 정팔이 황급히 사령곤으로 수월도를 쳐내며 책상 옆으로 돌았다.


” 잠깐 기다려라! 도대체 왜 이러느냐? 호조한에게 얼마를 받았기에 나를 죽이려하느냐? 내가 그 배를 주겠다.“


” 좋은 제안이다만, 늦은 감이 있구나!“


류사의 수월도가 크게 반원을 그리며 내리찍었다. 사령곤이 맞받았으나 힘이 딸려 놓칠뻔하였다. 류사의 제 2파가 들어가는데 사령곤에서 허연 액체가 뿜어지며 앞을 가렸다. 독액이었다. 류사의 수월도가 촤르륵 펼쳐지며 빛무리가 액체를 사방으로 튕겨내었다. 정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그게 무어냐?“


”비사문!“


류사가 짧게 답하고는 추영전검의 기수식을 취하였다, 고요한 강기가 정팔을 압도했다. 정팔은 이와 같은 서늘한 검기를 당해 본 적이 없었다. 사방이 텅 빈 곳에 버려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해낼 수 없다!‘


절망감이 왈칵 몰려왔다. 손이 떨렸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 너는 누구냐?“


” 태허도관의 류사! “


류사의 검이 움직이려는 순간 창 칼이 빗발치듯 날아왔다. 정팔의 호위무사들이 옆 방에서 대기하다 몰려들어왔다. 류사의 기가 흐트러지자 정팔이 숨을 몰아쉬었다.


” 저 놈을 죽여라!“


창칼을 던진 일대(一隊)가 물러나고 그 자리를 다른 무사들이 치고 들어와 류사에게 달려들었다. 류사는 들어오는 칼들 사이를 헤집었다. 마치 물살을 차고 오르는 잉어같이 칼과 창사이의 빈틈으로 들어가며 부드럽게 베었다.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빼앗았다. 내리치는 자와 찌르는 자 사이에 시간이 열리며 수월도의 공간이 그 사이로 들어갔다.


류사는 의자를 차서 창잡이의 동작이 주춤거리자 힘차게 위에서 내리쳤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로 창은 맥없이 바닥을 구르고 수월도는 창수를 양단했다. 피가 온 방안에 흘렀다. 살이 갈라지고 팔과 다리가 뒹굴었다. 공포스러운 광경에, 잔혹한 무사들도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 이리와!“


류사가 무사들의 뒤에 숨으려는 정팔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 이! 미친 살인자야!“


정팔이 소리치며 무사들의 엉덩이를 발로 찼다.


” 나가! 어서나가!“


어쩔 수 없이 무사 둘이 대감도를 들고 류사의 머리와 허리를 냅다 갈겼다. 류사는 허리로 들어오는 칼을 피해 머리로 내리치는 대감도의 옆으로 들어가며 스윽 사내의 허리를 그었다. 그다음 수월도는 피를 머금은 야수처럼 다른 사내의 가슴을 정확히 찔렀다. 피가 솟구쳐서 벽에 튀었다.


” 흐억!“


그사이 정팔이 창가로 뛰었다. 류사가 따라갔다.


’와장창‘


급한 나머지 정팔이 몸째 창문을 부수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류사도 뒤따랐다. 몇 발자국 앞에서 정팔이 땅바닥에서 일어났다. 수월도로 정팔을 내리치려는데 뒤따라온 무사의 창이 류사의 목을 찌르고 들어왔다.


’덥석‘


류사는 창대째 잡아 당기며 창수의 면상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창수는 뒤로 나자빠져서 일어서지 못했다. 시장 상인들이 기웃거리며 밖을 내다봤다. 그러나 정팔을 위해 나서는 자는 없었다. 정팔이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 사람살려! 사람 살리시오!“


고함을 쳤으나 시장 안 어느 한 사람도 그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 수군거리면서 자신의 가게 안으로 몸을 숨겼다.


”부드득!“


정팔이 이를 갈았다.


’두정만은 왜 안오는 거야! 설마 또 낚시하러 갔나?‘


하늘이 흐린 것을 보니 낚시하기 좋은 날이다. 정팔이 자조했다.


”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해치우러 갈 것을! 무슨 점잖을 뺀다고 기다리고 있었으니!’


중얼대면서 사령곤을 단단히 붙잡았다. 이상하게 용기가 치솟았다.


“ 까짓거 죽기 아니면 살기지! 어디 한번 해보자고!”


류사가 칼을 높이든 채 다가갔다. 사령곤이 가로로 놓였다. 일순 빗방울 하나가 ‘툭’ 떨어졌다. 칼이 번개 불 같이 정팔을 향해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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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사냥 +2 20.09.05 336 7 17쪽
112 애정없는사랑 +2 20.09.05 371 10 16쪽
111 장과로 +2 20.09.02 321 9 17쪽
110 상향(桑香) +4 20.09.02 356 10 18쪽
109 취피낭 +2 20.08.31 351 7 15쪽
108 검시소 +2 20.08.30 355 7 16쪽
107 그림자 무사 +2 20.08.29 338 8 15쪽
106 초헌각 2 +4 20.08.26 377 5 17쪽
105 초헌각 1 +2 20.08.24 366 5 16쪽
104 철괴리 +2 20.08.22 355 7 16쪽
103 은령 14대 +2 20.08.19 379 7 13쪽
» 서문 상인조합 +2 20.08.16 406 7 16쪽
101 정아(貞雅 ) +2 20.08.16 390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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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묵완자 +2 20.08.12 400 4 13쪽
98 동천객잔 +2 20.08.10 426 5 13쪽
97 비선 한상자 +2 20.08.08 402 6 12쪽
96 지옥도2 +2 20.08.05 43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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