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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71,524
추천수 :
1,236
글자수 :
1,580,921

작성
22.04.15 18:00
조회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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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75 또 만났네 또 만났어

DUMMY

-서걱-

날카로운 절삭음과 함께 마지막 한 명이 잿빛으로 변해갔다. 검을 들어 어깨에 걸친 크로우가 전방에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천마 길드와 레드 오크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와.. 다들 살벌하게 싸우네. 무섭다 무서워”

-좀 더 지켜보실 겁니까?-

“아니요. 참여해야죠. 다 끝나고 참여하면 좀 더 수월하겠지만 저게 다 아이템 밭인데요. 그리고 창 들고 싸우는 무식한 애 보이죠? 쟤 전설 등급입니다. 혹시라도 딴 놈한테 잡히면 저 잠 못 자요”

크로우의 대답에 멀린이 크게 웃었다. 하여튼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본다. 모두 대기-

둘의 대화를 엿듣기라도 한 듯이 멀리서 최창일의 오더가 떨어졌다.


“하여튼 모자란 새끼. 상황 보는 눈이 저리도 없나. 저러다 간부 애들 도망이라도 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잡을 때 확실하게 잡을 생각을 해야지”

-동의합니다-

크로우와 칼라스만이 앞으로 나섰다. 그 뒤를 기다렸다는 듯이 팀 로즈가 따라 붙었다.


-지금 대기하라는 명령 못 들었습니까?-

부길드장 천호선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질책하듯이 들려왔다.


“잡을 때 확실하게 잡읍시다. 저러다 간부들 도망가면 창천도 좋을 게 하나도 없을 텐데요”

-지금 명령을..-

“어이.. 천마! 힘들지 도와줄까?”

커다란 도끼를 휘둘러 오크의 목을 쳐내던 위안호가 고개를 돌려 크로우를 바라봤다.


-네놈. 네놈을 미리 처리했어야 하는 건데. 네놈만큼은 반드시 갈아 마셔버리겠다-

독기에 찬 위안호가 씹듯이 말을 뱉었다.

“도와달라고? 그래 알았어. 사람이 먼저지 몬스터가 먼저이겠냐? 자.. 간다”

-크아아아악-


위안호의 분노에 찬 고함이 터지고 크로우와 칼라스만 그리고 팀 로즈가 달려 나갔다. 붉은 오크의 검이 천마 길드원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챙-

이를 막아낸 크로우가 물었다.

“이봐 괜찮나? 정신 차리라고 오크한테 죽을 수는 없잖아”

-고.. 고맙-

-서걱, 서걱, 콱, 서걱-

크로우의 검이 휘둘러지고 오크가 잿빛으로 변해갔다.


-왜? 왜? 나까지..-

잿빛으로 변하는 플레이어가 의문을 제기하자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사악하게 미소 짓는 크로우를 바라보며 개새끼라는 욕 한 마디와 함께 잿빛으로 변했다. 크로우의 손에 잡힌 플레이어의 아이템이 인벤토리로 빠르게 사라졌다.


“이게 진정한 승자지”

밝은 미소와 함께 크로우의 검이 빠르게 춤을 췄다. 외곽에서부터 플레이어 오크 가리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 갔다. 두 명의 천마 길드원들이 이를 갈며 크로우에게 달려들었지만 평범한 플레이어 두 명은 이제 더 이상 크로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또 다시 두 명이 잿빛으로 변해갔다. 그들을 바라보는 창천 길드원들과 용병들의 몸이 들썩거렸다.


“이야.. 이거 거제네 거저. 오.. 레어 반지. 오. 이건 레어 목걸이“

그들의 다급한 마음에 불을 지피는 악마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그래도 보고만 있을 건가? 눈앞에 아이템 밭이 펼쳐져 있는데”

악마의 유혹은 달콤했다. 들썩이던 엉덩이들이 결국 움직였다.


-에이 몰라 시팔. 저걸 어떻게 참아-

-모두 달려가. 먼저 먹는 게 임자다-

시작은 용병이었고 길드장의 눈치를 보던 길드원들이 하나 둘 참여하자 모두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이 전투에 뛰어 들었다.


최창일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리더의 권위가 완벽하게 무너졌다. 잃어버린 권위를 다시 세우기 위해선 얼마만큼의 노력과 돈이 들어가야 할지 몰랐다.


-뿌드득.. 저 개자식..-

크로우를 바라보는 최창일의 눈에 살기가 넘쳐흘렀다.


한 발 뒤로 빠져서 전투를 지켜보던 크로우의 얼굴에 만족감이 넘쳐흘렀다. 이제 난전의 상황은 만들어 졌으니 자신은 자신의 할 순간이었다. 먹이를 확인한 크로우의 신형이 빠르게 움직였다.


-서거걱-

두 개의 단검이 빠르게 교차하며 오크의 목을 베었다. 목을 움켜쥔 오크의 가슴에 두 개의 단검이 박히자 잿빛으로 변해갔다.


전장을 살폈다 좋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기습에 전열이 무너졌고 뒤에서부터의 공격이라 마법사와 사제가 빠르게 당해버렸다.


거기에 붉은 오크는 강했다. 평범한 오크라 생각하고 상대했던 길드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 이를 악물었다.


등 뒤에서 검이 떨어져 내렸다. 이 개 같은 오크 새끼들..


-콰앙-

-크윽-

단검을 맞물려 막아낸 검이 무거웠다. 햇살에 가려졌던 상대의 얼굴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다.


“안녕, 잘 지냈어? 다시 만나 반갑다. 그것도 아주 더럽게”

검에 힘이 실리면서 조금씩 얼굴로 다가왔다. 양자영의 얼굴이 붉게 변해갔다.


-무슨 놈의 힘이.. 젠장 어쩔 수 없이 지금 써야 하나. 일단 이 자리를 피하자-

검을 비틀어 피하고 뒤로 빠지고 분실술을 사용했다. 붉어졌던 얼굴이 하얗게 탈색됐다.


“역시 예상대로네. 이러면 널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크로우가 환하게 웃었다. 양자영에게는 그 환한 미소가 악마의 미소처럼 다가왔다. 분신술이 사용되지 않았다. 눈을 내려 자신의 발을 밟고 있는 놈의 발을 보았다.


놈의 몸이 앞으로 기울며 발등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욱 거세진다.


-아...-

놈의 왼 주먹이 자신의 옆구리로 다가왔다. 발등을 바라보던 눈이 자연스레 주먹을 따라간

다.

-콰앙-

오른쪽 옆구리에 주먹이 꽂히는 순간 어떤 것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며 영화에서 보던 차에 치인 것처럼 몸이 왼쪽으로 급격하게 튕기듯이 쏠렸다.


-괜찮지? 이제 시작인데?”

인자한 표정으로 오른팔로 자신을 안고 있는 놈이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튕겨 나가면 서로 번거로울 것 같아서 잡아줬어. 내 마음 알지?”

-.. 개새끼..-

“흐.. 이제 나에 대해서 조금 파악했네. 자고로 미친개는 어설프게 건들면 안 되는 거야. 다음부터는 제대로 할 수 있지? 자.. 그럼 다시 시작할게”

-자.. 잠깐ㅁ..-

어깨 위로 올라갔던 왼손이 내려찍듯이 그대로 양자영의 얼굴에 떨어졌다.


[폭]

-콰아아아앙-

얼굴에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전해지고 바닥에 튕겨나간 몸이 충격에 다시 떠올랐다.


잡혀 있던 오른발이 완전히 뒤틀렸다. 얼굴과 뒤통수로 전해지는 충격에 세상이 돌았고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목을 다시 크로우가 잡고 있었다.


-커.. 허···커허..커어어억..-

“흠.. 이거 괜찮네. 번거롭게 쫒아갈 필요도 없고. 약한 사람 괴롭히는 취미는 없으니까 그만 끝내줄게.”

그녀의 입술 위에 차갑고 섬뜩한 느낌이 전해졌다. 반항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만 알아둬라. 난 먼저 시비를 걸지 않아. 하지만 건드리는 놈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아. 앞으로는 감당하지 못 할 거는 건드리지 마라”

차가운 감촉이 그녀의 입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느낌에 몸이 떨렸다. 그리고 차가운 뱀이그녀의 심장을 뚫었다. 악마가 속삭였다.


“다른 사람 입 찢는 걸 여기저기 보여줄 만큼 변태는 아니라서 말이야. 뭐 내가 당한 거라서 나도 하긴 했어. 설마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이제 시작이야. 또 보자”


잿빛으로 변해 사라지는 양자영의 눈에 크로우의 눈이 들어왔다. 연민하는, 장난치는, 안타까운, 재미있는, 광기와 살기와 여유가 그녀를 집어삼켰다.


-꺄아아아아아악-

양자영이 사라진 자리에 겁에 질린 비명만 남았다.


누군가를 확인한 철권 안시휘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어차피 이번 전투는 망했다. 그럴 거면 다시 싸워보고 싶은 상대와 싸워보고 싶었다. 안시휘가 빠르게 크로우를 향해 다가갔다.


자신을 발견한 크로우가 웃었다. 자신도 웃었다.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눈앞에 강자와 다시 싸워보고 싶었다. 주먹에 마나를 모으고 달렸다. 힘차게 뻗으려는 순간 자신의 목으로 커다란 도 한 자루가 날아들었다. 바닥을 굴러 급하게 피했다.


-큭..-

급하게 몸을 세우는 그의 뒷목에 뱀의 서늘함이 느껴졌다.

-꿀꺽-

마른침이 삼켜졌다. 서늘함이 사라지고 누군가의 손이 그의 어깨에 올라왔다.


“이봐. 저 친구도 강해. 네가 싸우기에 전혀 보족함이 없을 거야. 한 번 신나게 싸워봐”

-왜지? 왜? 지금 공격하지 않았지?-

“뭐랄까. 넌 다른 놈처럼 밉지가 않더라고. 지금도 질 거 알면서 나하고 싸우려고 온 거 였잖아. 안시휘지? 일단 저 친구 먼저 이겨. 나중에 기회 되면 다시 싸워보자고”

툭툭 어깨를 친 크로우가 걸음을 옮겼다. 치우를 바라본 안시휘가 환하게 웃었다.


-이봐 친구. 나는 안시휘다. 일단 너부터 잡아보라는데. 한 번 신나게 싸워보자고-

-그러지 와라. 난 치우다-

안시휘의 주먹과 치우의 커다란 도가 굉음을 내며 부딪쳤다. 도와 주먹을 맞댄 둘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어렸다.


붉은 오크와 천마 길드원 가리지 앟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베어나갔다. 칼라스만의 검이 내리치고 휘둘러질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잿빛으로 서서히 변해갔다.


주춤주춤 적들이 물러났다. 오크며 플레이어며 가리지 않고 두려움에 젖어 거리를 벌렸다.


-쯧.. 귀찮게시리-

작게 내뱉으며 오크를 향해 움직이는 순간 검 한 자루가 정수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콰앙-

-끼기기기긱-

내려친 검에 힘을 가하며 거대한 덩치의 오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놈은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감히 족장의 씨앗을 여기까지 끌고 오다니-

-오크 따위가 말이 많군. 어디서 버러지 같은 놈이 감히-

-닥쳐라. 더러운 놈-

오크에게서 보라색 기운이 넘실거리며 눈이 서서히 보라색으로 물들어갔다.


-네놈 같은 하찮은 놈이 위대한 힘에 죽는다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

-위해한 힘? 어설픈 요괴 따위의 힘이나 구걸해서 얻어 쓰는 놈이 감히 나 칼라스만에게 그 따위 말을 내뱉어?-


검은 기운이 칼라스만의 몸에서 폭발하듯이 퍼져 나오며 주변을 잠식해 나갔다. 오크의 보라색 요기가 마기에 잠식되며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더불어 오크의 눈동자에 맺힌 보라색 기운도 흩어지며 그 빈 공간을 공포가 빠르게 잠식해 나갔다.


-다.. 당신은 마.. 마족.. 자.. 잠깐만.. 제가 실수..-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는 오크의 팔이 떨어지고 다리가 잘렸다. 바닥을 바둥거리며 용서를 비는 오크의 정수리에 검이 꽂히자 부들거리던 오크의 움직임이 그대로 멈췄다.


-도.. 도망가. 저놈은 우리가 이길 수 없다-

-떨어져라 무조건 떨어져-

비명을 지르며 주변에 있던 모든 이가 도망쳤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주워 들며 칼라스만이 미소 지었다.


“크로우가 좋아하겠군-

그리고 한 플레이어를 쫒았다. 방금 전 자신에게 저놈이라고 외쳤던 불행한 플레이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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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 이틀간의 휴식 22.04.20 292 5 11쪽
77 77 우뚝 서기 22.04.19 290 6 12쪽
76 사창(蛇槍) 22.04.18 309 7 13쪽
» 75 또 만났네 또 만났어 22.04.15 305 7 11쪽
74 74 판도 뒤집고 속도 뒤집고 22.04.14 302 5 12쪽
73 73 돼지 몰고 나간다 22.04.13 307 4 12쪽
72 72 납치 +2 22.04.12 302 5 12쪽
71 71 저주받은 동굴 오크의 던전 +3 22.04.11 308 7 12쪽
70 70 마음에 안 들어 22.04.08 313 6 12쪽
69 69 뼈때리는 오빠새끼 +1 22.04.07 308 6 12쪽
68 68 완벽한 동료 22.04.06 305 7 12쪽
67 67 염병.. 왼팔이 없었지 22.04.05 311 6 14쪽
66 66 하이랭커 양자영 22.04.04 320 5 11쪽
65 65 너무 너무 재미있습니다 +1 22.04.01 329 6 12쪽
64 64 안 팔아!! 22.03.31 329 6 14쪽
63 63 랭커들과의 싸움 22.03.30 326 6 11쪽
62 62 미친년과 또라이 22.03.29 326 7 11쪽
61 61 뇌제의 창 22.03.28 328 8 12쪽
60 60 대리전 합류 22.03.25 327 5 11쪽
59 59 밟으면 발모가지를 꺽어버린다 +1 22.03.24 323 5 11쪽
58 58 외곽 8구역의 칭입자들 22.03.23 325 6 12쪽
57 57 대리전(3) 22.03.22 327 6 12쪽
56 56 대리전(2) 22.03.21 330 6 13쪽
55 55 대리전 22.03.18 348 7 12쪽
54 54 무기(無記)의 서 22.03.17 339 7 11쪽
53 53 I.m still hungry 22.03.16 372 7 11쪽
52 52아낌없이 주는 나무 베로스 22.03.15 359 8 12쪽
51 51상급마족 제도아(3) 22.03.14 356 7 11쪽
50 50상급마족 제도아(2) 22.03.13 367 8 11쪽
49 49상급마족 제도아(1) 22.03.12 37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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