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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곰조카랑 힐링합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공공
그림/삽화
김공공
작품등록일 :
2023.12.02 07:21
최근연재일 :
2024.04.09 14:08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10,469
추천수 :
324
글자수 :
410,350

작성
24.03.12 11:43
조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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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EP15. 회귀자와 비밀의 궤짝(2)

DUMMY

“우아아!”


웅지가 그 속을 먼저 보고서는 감탄의 비명을 질렀다.


“뭔데? 뭐가 있는데?”

“안 보여. 나와 봐.”


고우주가 머리를 어찌나 들이댔는지, 겸이는 무릎으로 그를 툭툭 치며 밀었다.

그러곤 웅지의 머리 옆에 제 머리를 들이밀어 그 속을 살폈다.


“저 안에 뭐가 있습니까?”

“직접 보시게. 자네가 좋아할 만한 것이 잔뜩 들었으니 말이네.”


궤짝은 보통 쌀, 돈, 생활용품이나 중요한 물건을 넣기도 하는 아무튼 다용도적인 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쓰이기 때문에 보통은 그것이 어디에 놓였느냐에 따라 용도를 달리한다.

그런데 저곳은 위치가 딱 개구멍인데···.


“제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편하신 대로 들어들 오십시오.”


청계신령이 먼저 들어가자, 이어서 누가 들어갈지 눈치싸움을 했다.


“들어가라.”

“제가요?”

“그럼, 누가 들어가?”

“그야···.”

“···?”

“···?”

“···.”


겸이의 명을 받은 고우주는 내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으나, 난 그다지 받아줄 생각이 없다. 휘휘, 손을 흔들어 양보해 주었다.


“제가 먼저 들어가야겠죠···.”

“사지로 내모는 것도 아니고, 그저 먼저 들어가라는 것뿐입니다. 이어서 겸이가 들어갈 거고요.”

“네··· 가주님. 명 받듭니다.”


가엾지만, 난 딸린 애가 둘에 개도 있다고. 위험한 건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약이다.


고우주가 들어가고, 겸이가 웅지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그리고 나도 이어 그 안으로···.

잠깐, 책 속으로 들어와서 다시 여기로 들어갔다가 못 나오면 우리 어떻게 되는 거지?

이거, 자발적으로 함정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아닌가? 이상한 나라의 어느 애도 토끼굴에 빠져 힘들게 나오지 않았는가.


“몽이···. 너, 거기 잘 있지?”


난 누런 천장을 공연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궤짝 앞으로 가 앉았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가주님! 얼른 들어오세요!”


좁은 궤짝에 몸을 잔뜩 웅크려 들어가자, 갓 빨래를 해 햇빛에 널어놓은 듯 보송한 냄새가 났다. 뭔데···?

영화로운 빛이 퍼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암막 커튼을 걷듯 좁은 틈을 비집고 나오자 눈앞에 나타난 것은···.


“헐.”

“마음에 드는가?”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대마법사의 마탑에나 있을 법한··· 무려 대도서관!


장서의 길이가 가늠되지도 않을 정도로 거대한 도서관이었다.

멋들어진 한옥에, 곳곳에 걸린 숯에, 정갈하게 나열된 책들···.


“이곳은 ‘혜안의 서가’불린다네. 신시의 주인을 모시는 존재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집무실이지.”

“하지만 지금껏 신시의 주인은 7세···.”


고우주는 눈치 좋게 웅지를 데리고 달리기 시합을 하자며 저만치로 떨어졌다.


“···이전에 죽지 않았습니까.”

“한 분께선 살아계셨었네. 오래전 그분께서 이곳을 지으신 분이시고, 난 이곳을 지키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지.”


그러니까 이곳은···. 지오메틱이고, 유랑이고, 저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아카이브의 실사판.

실존하는 아카이브였다. 누구의 눈치도 간섭도 받지 않는 이런 공간이 실제로 가까이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변을 꼼꼼히 살피던 겸이는 이 공간에 홀랑 빠져 눈이 돌아간 나를 대신해 청계신령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곳은 책 속의 세계가 아닌가?”

“사신수지영력도는 제가 쓴 책입니다. 글쓴이가 자신의 이야기 속에 머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전 이야기를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로 씁니다. 허구이나 실재하는 곳이지요.”

“그러나, 이곳은 내가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정체 속에 있는 곳이다. 실존하지 않다는 말이지. 따라서 이곳 역시 환상이잖나.”

“용왕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두분의 세계에선 실존하지 않지요. 제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혜안의 서가는 신시의 주인께서 여신, 오롯이 그분의 공간이니, 실재하길 바라신다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의 것이나, 웅지가 바라면 이루어진다. 요약하면 이러한데···.


“복잡하네요···.”


지금껏 그 두 아카이브도 제대로 이용해 본 적이 없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디지털은 흔적이 너무 디테일하게 남으니, 정보의 보고라고 하는 그 두 아카이브를 양손에 들고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우아아아! 여기 지인짜 넓어! 운동장이야 꺄하하하!”


웅지는 제법 맘에 드는 눈치였다.


“이곳이 실존하게 두려면 공간 할당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지?”

“이것 참···. 용왕님께서 그리 현실적인 질문을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물리학이 아니라, 문학적으로 접근하라. 이런 건가?”

“비슷합니다. 이곳은 아귀가 딱 들어맞는 일반 시공간과 분리되어있는, 설명이 불가한 무한의 공간, ‘아공간’이니까요.”


아공간!

진짜?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거? 코트, 가방, 주머니, 상자, 스크롤 할 것 없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그 공간?


“탐난다.”

“것 보십시오. 제가 탐나실 거라 하였죠?”

“분명, 탐이 납니다.”

“이곳은 안전지대로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찾지 못하는 숨은 공간이니까요.”


무려 히든스페이스!

이거 하나면 우리 웅지를 넣어두고 8살에 꺼내줘도 되는 것 아닌가?


“자네 지금, 신시의 주인을 이곳에 넣어두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

“···제 얼굴에 생각이 적히기라도 했습니까?”

“아니, 자네는 제일 먼저 신시의 주인을 지킬 방법을 떠올렸을 거라 생각했을 뿐이네.”

“···불가능합니까?”

“신시의 주인은 이곳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네. 그분께서 계시는 곳이 주 시공간이 되어 버리니까. 시간선의 큰 줄기 말일세.”

“아, 영화에서 본 것 같아요.”


시간선이 파생되는 중심점을 말하는 거였다. 웅지가 있기에 유지되는 가장 큰 흐름. 이 공간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도 또 다른 아류적인 시공간이기 때문에, 웅지가 오래 있을 수 없단 이야기였다.


“또한 이곳은 허락된 이들만이 들어올 수 있다네. 서가 지기인 나, 시간을 넘는 자. 그리고···. 의외로 연이 맞는 이를 다 곁에 두고 있군.”

“누구요?”

“저자 말일세.”


청계신령이 가리킨 것은 고우주였다.


“고우주 씨가 왜요?”

“이 세계엔 신수가 아닌 존재들도 많다네. 나만 보아도 알겠지? 그 유명인 김아무개랑···.”

“그만 해요. 이미 오늘 본 것들로도 머리가 아프니까. 관심도 없고요.”


지금 당장은 고우주의 사연에, 청계신령의 이야기까지 들어줄 여유는 내게 없었다.

아니, 딱히 관심이 없다. 일 잘하고 말 잘 들으면 장땡이다.


“하하! 그래도 자네, 타인과 삶에 관심이 있으니 여섯 번의 회귀를 견디고도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을 지키려 드는 것이지. 안 그런가?”


삶에 대한 관심이라···.

호기심이 많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긴 했지만, 나. 사실은 철저한 개인주의자다.


“자네는 가진 것도 많은 이가 어째서 더 알지 못해 사서 고생인가?”

“뭔갈 아는 것에도 딱히 관심 없는데요.”

“그러기엔 아까 아주 눈이 돌아가던데?”


소설 속 회귀자들은, ‘나만 아는’이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거침없이 삶을 살아가곤 했다.

그것이 반복되면 삶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져, 스스로 새 회차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난 좀 다른 케이스였다.

시간제한이 있는 시한부 회귀자. 스물다섯에서 서른하나. 그 6년이라는 쿨타임은 나를 다시 현실로 돌려보내고, 또 돌려보냈다.


이전에 만났던 세계에서 조금씩 바뀐 틀, 내가 알고 지낸 사람은 여전히 나를 알고, 바뀐 상황에서도 그들과의 관계는 여전했다.

나만 알아서. 다른 이들은 모두 짜여진 극본 속에 흘러가는 캐릭터처럼만 느껴졌었다.

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NPC. 내가 만나는 이들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이들에게서 눈을 돌리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내가 몰랐던 것들을 배우는 것,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것. 그래야만 내 인생, 내 삶에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배웠다. 알지 못하는 것들을 병적으로. 안 그러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정말이에요. 관심 없어요.”


지금 내가 연구하는 이유는 단 하나. 알아감의 기쁨보다 더 큰, 지켜내야겠다는 의무. 그게 전부다.


“제 아이들이 제 이번 생 최대 관심사예요.”

“그러니 더더욱 이 혜안의 서가가 필요하겠군. 안 그런가?”

“거저 주시는 겁니까?”

“자네는 자네가 생각하는 그 의무를 충실하기만 하면 되네.”

“잘할 수 있겠죠.”

“난 자네가 사신수지영력도를 읽고서 저 아이들을 저렇게 키울 거라 다짐했을 줄은 몰랐네. 상극의 두 존재라는 불변의 진리를 우습게 깨버렸더군.”


서가 달리기 시합을 심판하던 겸이는 계속해서 우승자로 웅지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고우주가 이겼음에도 진 척 연기하자, 웅지는 다시 겨루자며, 봐주지 말라고 씩씩거렸다.

겸이는 그 두 사람 사이에 중재할 생각은 없이 웃기만했다.


“사이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가교역할을 제대로 했어. 이번 신시의 주인은 자네에게 간 것이 큰 복이었을 게야.”

“그런 거겠죠?”

“암. 난 저토록 행복해 보이는 아이를 본 적이 없네.”


이전 신시의 주인이 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 책에서 얼핏 보았다.

소설이나 다름없이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던 그 이야기는 그가 직접 본 참상을 적은 것이었다.


“잘 지켜주게.”

“그러겠습니다. 한데, 선생께서는 어째서 이야기를 쓰는 서가지기가 되셨습니까?”

“갑자기 내가 궁금한가? 남에게 관심이 없다 하지 않았어?”

“이건 관심이 아니고, 호구조사 같은 겁니다. 제가 의심이 많아서.”


청계신령은 그 흔한 과거 이야기를 하는 사람처럼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라 하면, 소설이라 하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 아닌가.”

“믿지 않겠죠. 허구니까.”

“그럼에도 남겨야 하는 이야기라는 게 있다네. 역사서에 쓸 수 없는 역사. 그것을 쓰는 것이 내 역할일세.”


난 그 말을 하고서 훌렁 저 멀리 가 버리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며 생각했다.

사람들이 믿지 않을 이야기를 남기는 일이라···. 역사를 연구하는 나와 제법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청계신령은 그대로 서가 안에서 분주했다. 난 진이 빠져 널브러진 고우주에게 물었다.


“정체가 뭡니까?”

“예? 저요? 가정부요?”

“아니, 청계신령이 말하기를, 의외로 연이 맞는 이라면서 신수가 아닌 또 다른 존재에 대해 언급했습니다만.”

“전 좀 특이 케이스긴 합니다. 제가 궁금하세요?”

“신상 확보를 위한 물음입니다.”

“전 이신성은 발현했으나, 어떤 신인종인지는 모릅니다. 흔히 하는 유전자 검사에서도 일반 인간의 DNA만 발견되었고요. 그런데 이신성 발현이라니 별일이지요. 나를 낳은 친부모를 모르니 물어볼 곳도 없습니다. 돌연변이죠.”

“그런 건 또 저랑 비슷하네요.”


의외의 연이라는 게, 비슷한 처지를 말하는 건가.

물론 난 웅녀의 후손이지만 이신성은커녕, 곰의 DNA조차 없다. 개 신수종 중 곰을 대신한 학명으로 알려진 코카시안 오브차카와의 연관성도 제로다.


“가주님과 비슷한 처지라니, 영광입니다.”

“썩 좋은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도요. 한 뼘 가까워진 것 같지 않습니까!”

“같지 않습니다.”


친한 척은 사절이네요. 이 양반아.

그래도 뭐, 인연이고, 식구이고 하니 정은 좀 붙여주겠다.


“슬슬 나가죠. 이제 곧 주말 아침인데.”

“배고프십니까?”

“아뇨. 다 같이 밤새놀았으니, 늘어지게 자다가 외식합시다.”

“합시다? 저도 포함입니까?”

“예. 가죠, 이만.”


지칠 줄 모르는 웅지였지만, 밤은 밤이다. 우리 어른들은 자야할 시간이라고.


“웅지! 가자.”

“아아, 더 놀고 싶은데!”

“또 오면 돼.”

“예. 언제든 또 오십시오.”


난 늘어지는 하품을 몇 번 하다, 내 품에 웅지가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서 잠들었다.

눈을 떠 보니 아침이었고, 내 방에 모두 널브러져 자고 있었다. 내 침대엔 아이 둘이, 베란다 앞엔 고우주가 있었고, 발치엔 꼬질꼬질한 상태로 꾸벅꾸벅 조는 몽이가 있었다.


“수고했다. 더 자자.”


뭔가, 오랜만에 편안한 주말 아침이었다.


작가의말

장호 : (근데, 고우주 저거 목 안 꺾이나?)

고우주는 흡사 좀비에게 당한 사람처럼 목이 꺾인 채 누워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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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곰조카랑 힐링합니다> 작품설명과 캐릭터 안내 23.12.02 303 0 -
74 EP18. 회귀자의 봄(4) 24.04.09 11 1 13쪽
73 EP18. 회귀자의 봄(3) 24.04.08 17 2 12쪽
72 EP18. 회귀자의 봄(2) 24.03.29 24 2 14쪽
71 EP18. 회귀자의 봄(1) 24.03.28 24 2 13쪽
70 EP17. 웅지의 하루(2) 24.03.26 22 4 13쪽
69 EP17. 웅지의 하루(1) 24.03.25 21 3 11쪽
68 EP16. 피리 부는 사나이(4) 24.03.22 23 2 11쪽
67 EP16. 피리 부는 사나이(3) 24.03.21 20 3 13쪽
66 EP16. 피리 부는 사나이(2) 24.03.19 20 2 12쪽
65 EP16. 피리 부는 사나이(1) 24.03.18 24 2 13쪽
64 EP15. 회귀자와 비밀의 궤짝(4) 24.03.15 26 2 13쪽
63 EP15. 회귀자와 비밀의 궤짝(3) 24.03.14 21 2 11쪽
» EP15. 회귀자와 비밀의 궤짝(2) 24.03.12 25 2 13쪽
61 EP15. 회귀자와 비밀의 궤짝(1) 24.03.11 28 2 13쪽
60 EP14. 신학기를 맞이하는 방법(4) +1 24.03.08 31 2 13쪽
59 EP14. 신학기를 맞이하는 방법(3) 24.03.07 27 3 12쪽
58 EP14. 신학기를 맞이하는 방법(2) 24.03.05 29 2 11쪽
57 EP14. 신학기를 맞이하는 방법(1) +1 24.03.04 41 2 12쪽
56 EP13. 아군은 누구인가(4) 24.03.01 30 2 13쪽
55 EP13. 아군은 누구인가(3) 24.02.29 27 1 12쪽
54 EP13. 아군은 누구인가(2) +1 24.02.27 33 1 13쪽
53 EP13. 아군은 누구인가(1) 24.02.26 27 1 11쪽
52 EP12. 가족, 여행(4) +2 24.02.10 49 1 14쪽
51 EP12. 가족, 여행(3) 24.02.08 44 1 12쪽
50 EP12. 가족, 여행(2) 24.02.06 50 2 13쪽
49 EP12. 가족, 여행(1) 24.02.05 50 1 12쪽
48 EP11. 힐링은 끝났다(4) 24.02.02 48 2 13쪽
47 EP11. 힐링은 끝났다(3) 24.02.01 4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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