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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황제족이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3.06.07 16:37
최근연재일 :
2023.11.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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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726

작성
23.07.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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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나는 황제족이었다.

대한국인의 상상이 만들어 낸 기기묘묘한 이야기




DUMMY

61화

엘리자베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내 말이 아니고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빙고였다. 내가 알기로는 남영 교수의 집안의 가족 관계가 복잡하다는 거였다. 엘리자베스는 순진하게도 제네시스 유니버설 시각에서 생각했다는 거였다. 제네시스 유니버설은 일부일처제고 한 번 맺은 부부연(夫婦緣)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는 건 불변의 진리였다. 그러나 지구는 달랐다. 우리나라 경우만 봐도 한 집 건너 이혼하는 마당인데 그렇게 되면 가족 관계는 복잡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듣기론 남영 교수 아버지가 남영 교수 어머니를 만나기 전에 결혼까지 약속했던 여인이 있었다는 말도 들었고 남영 교수가 그 여인의 아들이다라는 말도 있었다. 그 여인은 아들을 빼앗기자 넋을 놓고 살다가 남영 교수가 중학교 때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했다. 남영 교수 옆에 떠도는 소문이었지만, 남영 교수는 아무리 자기하고 친한 사람한테도 자기 과거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친하다는 나랑 하향이한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꼬치꼬치 물을 이유도 찾지 못했다. 알 필요도 없었다. 굳이 들추기 싫은 과거를 들춰서 뭐 하 게가 우리 태도였다.


* * *


- 고작 올라간 게 이 정도 높이야?

- 잘한다, 차단막까지 쳐놓고 노닥거리다가 양심은 찔리던가 봐? 이제야 나타나는 걸 보니?

- 태양제하고 태양제 후보하고 하는 일이 갔나?


하향은 영산 안드로(andro)를 오르고 있었고 나는 전용 지휘선 이물, 즉 선수(船首)에 서서 하향을 바라봤다. 매일 운동 삼아 꼭 몇 미터를 오르겠다고 정해 놓지 않았지만, 하향은 매일 영산 안드로를 오른다고 했다. 오를 만큼 오르면 지휘선이 와서 데려가고를 반복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오른 게 20여 km라고 했다.


- 선배, 요즘 여기 와서 사는가 봐?

- 응, 휴가받아서 온 지 한 달가량 돼.


남영 교수는 하향보다 20여 미터 뒤떨어져 영산 안드로를 오르고 있었다,

찬바람이 산들 불어 땀에 젖은 하향이 머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벌써 층층 진 구름을 몇 번째 아래에 두고 올라오고 있는지 모른다. 지상에서 20km 높이는 작은 높이가 아니다.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를 2배 이상 높이었다.


- 남은 뺑이 치는데 망중한이나 즐기고...

- 미녀들에 둘러싸여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진 게 아니고?

- 니가 미남들에 둘러싸여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면서...


노골적으로 질투심을 드러냈다. 경험상 여자들은 그래야 했다. 상대방을 믿고 오히려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손에 쥔 자기 사과 말고 다른 사과 넘보는 거 아냐? 라고 쌍심지를 켰다. 없는 질투심이라도 불쑥불쑥 몽니 부리듯 억지로 드러내야 은근히 좋아했다. 내가 네 남자다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제네시스 유니버설 여자들이랑은 다르지만....


* * *


우리는 영산 안드로 22km 지점 동굴에 설치된 휴양소에 앉았다. 동굴 넓기가 제주도 만 했다. 작은 휴양 도시였다. 그 동굴 안에는 호수도 있었고 거의 백만 명이 살았다. 주로 이카로스 족들이었다. 영산 안드로를 여러 방향에서 하향이나 남영 교수같이 등반해서 올라와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올라가거나 비행선을 타고 내려가는 첫 기착지(寄着地)였다. 내가 타고 온 지휘선과 박하향이 타고 온 지휘선 말고도 많은 전투함이 있었고, 엄청난 수의 비행선들이 이착륙했다. 그런데 영산 안드로에 있는 동굴치고는 가장 작은 것이라고 했다. 안드로 영산에는 수천 개의 동굴과 도시가 있다고 했다.

태양제급 세 명이 나타나자 휴양 도시는 큰 영광인 동시에 초긴장 상태로 부산을 떨었다. 지도자급들은 엎드려 벌벌 떨었다. 내가 세이두 쌍둥이 자매 장군들을 시켜 우리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래도 미동도 하지 않고 엎드려 있었다. 그게 자기들이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 우리 옆에 앉으라고 사정을 해 겨우 우리 주변에 앉게 했다. 이것도 일종의 민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황제들은 이런 걸 즐겼나? 우리가 앉은 휴양소는 물이 맑아 밑바닥이 보이는 호숫가였다. 다양한 색깔을 간직한 온갖 물고기들이 노닐었다. 호수 밑바닥은 지구에서 보석이라 일컫는 영롱한 금강석과 돌들이 가득 차 오색찬란했다. 사실 우리보다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이 도시의 맹주(盟主)인데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온통 황금이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신가? 그런 영화에 나오는 인물이었다.


- 비호 장군 고향이 이곳 아닌가?

-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제 고향이기는 합니다. 저는 안드로 영산의 10만km 위 동굴 나라입니다. 이곳은 제 집안에서 다스리는 동굴 도시중에 하나입니다.


내 속을 꿰뚫은 멕켄지 사령관이 묻자 비호 대령이 상세하게 설명했다. 내가 제일 먼저 하향에게 비호 대령을 소개한 이유이기도 하다. 비호 대령은 이카로스 족이고 이곳을 다스리는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정보를 미리 받아서 알고 있었다.


- 비호 대령은 오늘부로 내 옆에 있게.

- 왜 그래? 방금 신혼 됐어.

- 잘됐네, 그럼 부부같이 오면 되지, 전출 명령 내려, 지금 당장...

- 아, 안 돼... 태양제가 장난인 줄 아나...


하향이가 억지를 부렸다. 나는 눈도 깜짝 안 했지만, 비호와 오드리는 당황해 어쩔 줄을 몰랐다.


- 비호 대령 정식으로 인사하지?

- 특수 공각대 대장 비호 대령 인사드립니다.

- 아, 네... 어디서 많이 본 거 같다...

- 니가 죽고 못 사는 씨밀레 태양계 격투기 챔피언이야.

- 어머, 그러세요? 나 격투기 광적으로 좋아하는데...


하향이가 잘생긴 이카로스 족 비호 대령을 보자 눈에 하트가 연방 떴다.


- 신혼이라고 했잖아, 격투기 챔피언 오드리 중령의 남편이야.

- 안녕하십니까? 마마, 수중탐사단 오드리 중령입니다.

- 네, 반가워요... 어머, 여기도 미모가 역대급이다, 좋은 말 할 때 둘 다 보내라, 곽이송, 무조건...


절세가인 오드리 미모를 보자 하향의 눈에서 질투의 레이저 광선이 나왔고 장난으로 입을 앙다물었다. 나는 말 대신 왜 그래? 하는 표정을 지었다.


- 이번 일 끝나면 생각해 보지...

- 무슨 일?

- 나중에... 나머지 참모들은 서바이벌 워 게임 때 만나서 알 거야, 이분들 아니었으면 네 은가비 마루는 쑥대밭이 됐을 테니까.

- 반가워요, 여러분...


하향이가 반갑게 엘리자베스 등 참모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와 같이 이그드라질(yggdrasill)에 의해 시간 강탈을 당한 가족이나 친지가 있다면 미세한 떨림은 있을 거라는 지레짐작에서 내가 일종의 미끼를 던진 거였다. 내가 이렇게 조심스러운 것은 하향의 가족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미래엔 내 가족이기도 하지만 하향의 가족은 가족 사이 엄청 살갑게 지냈다. 내가 하향의 집에 장가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였다. 우리 집 가족들은 속으로는 많이 아끼는데 겉은 데면데면하게 대충, 그래? 그래서, 뭐? 지만 하향의 가족들은 속도 겉도 서로 애정 듬뿍 아꼈고 귀하게 여겼다.


- 자기 집 대가족이지?

- 응, 우리는 4세대가 한집에 살아,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시집 안 간 고모, 그리고 나랑 남동생, 씨... 보고 싶다. 근데 왜?

- 예단 때문에...


내가 하향이가 눈치 안 채게 말을 돌렸다. 눈치 빠른 애가 전혀 눈치를 못 챈 걸 보니 하향은 타임머쉰이랑 상관이 없는 거 같다는 판단이 섰다. 내가 참모들을 흘낏 보니 포커페이스지만 머리는 복잡하게 돌아가는 거 같았다.


- 서로 예단 안 하기로 했잖아?

- 그래도 니가 손해일 거 같아서... 예의도 아니고...

- 결혼 자금 다 썼잖아?

- 지금은 태양제잖아, 우하하!~


그때, 남영 교수가 등정을 마무리 짓고 나타났다.


- 헥, 헥, 아이고 힘들어라... 30km만 채우고 두손 두발 들어야겠다.

- 스테파니랑 연애한다고 힘 다 빼서 그러는 게 아니고요?


남영 교수가 뒤늦게 올라와서 자리에 앉으며 한마디 하자 내가 은근히 떠보려고 스테파니랑 연결시켜 봤다.


- 걔들 안 본 지 벌써 몇 달 됐다.

- 우리도 서바이벌 워 게임 때 헤어지고 못 봤는데, 이번 대관식 때 만나봐야겠다.

- 그래, 야속하다 하겠다.


내 말에 하향이도 자기 심정을 덧붙였다.


- 이 동굴이 얼마나 컸으면 동굴 안에 산이 있냐? 7~8천 미터는 되겠다. 저긴 안 올라갈 거지?


남영 교수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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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나는 황제족이었다. 23.07.16 29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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