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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님의 서재입니다.

여주가 XX를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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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6:20
최근연재일 :
2022.07.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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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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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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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 거짓과 함께 춤을

DUMMY

나스챠는 마법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당황한 듯 중얼거렸다.


"뭐야 이거···왜 안 통하는거야?”


마법이 통하지 않는 이유를 짐작할 수 없다. 아케도니아에 대한 대부분의 것을 알고 있는 진짜 나스챠의 기억과 대조해보아도, 달빛에 마력이 봉인당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당황한 나스챠와 그 품 안에서 나지막히 숨을 내쉬고 있는 룬에게 다가온 엔비가 높게 치켜든 손톱에 반사된 달빛이 반짝였고, 나스챠는 눈을 질끈 감으며 룬을 감싸안았다.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보다는, 포기가 빠르네"


쨍!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조로가 있었고, 엔비의 손톱은 자신을 파고드는 대신에 조로의 쌍검에 틀어막혀있었다.


"조로!"


"오랜만이야 나스챠, 잘 지냈어?"


급박한 상황에도 태연스레 안부를 묻는 조로의 태도에, 긴장이 풀린 나스챠가 주변을 둘러보자 마법을 가로막던 달빛이 사라져있었다.


한동안 룬이 만든 파괴흔을 바라보던 조로는 질린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건지."


경계선을 중심으로 이 세상에서 완전히 도려내진 듯한 깔끔한 흔적, 그 너머로는 충격파에 의한 반파된 건물이 자리한다. 분명 흔적 자체는 파동검술이다. 하지만 조로가 아는한, 그가 가르친 것에 이런 것은 없었다.


"역시 무서운 애란 말이야···"


중얼거리 조로는 판옵티콘 자체를 갈라버릴 듯한 기세를 떠올렸다. 그러자 저도 모르게 엔비를 막고 있던 양팔에 힘이 쭉 들어갔다.


엔비는 거의 반쯤 뒤집어진 눈으로 알 수 없는 괴성을 질러대며 조로를 공격하고 있었다. 엔비의 공격을 막아내던 조로의 눈가가 가늘어졌다.


"이게 저 기술로도 베지 못한 놈이라고?”


조로는 그렇게 말하며 쌍검을 부딪히자 청명한 소리와 함께 파동이 일어났다. 조로를 향해 휘두르던 엔비의 팔과 검 사이에 파동이 들어서자, 엔비의 팔은 저항에 부딪혀 더 움직일 수 없었다.


이지를 잃어버린 듯한 엔비는 그럼에도 계속해서 악을 쓰며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나스챠는 그런 엔비를 질린듯이 바라보았다.


방금 분명 엔비는 이 도시에 있는 부의 마력을 빨아먹었다. 진짜 나스챠의 지식과 대조해 보아도, 아무런 마법적 장치 없이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지만, 그럼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했다.


"···그냥 재 운이 좋았어"


결국 나스챠 또한 그렇게 밖에는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엔비가 방금 룬의 일격을 피한 것은 전적으로 운에 불과했고, 거기서 천운이 겹쳐 기연을 얻었다.


이곳이 아케도니아의 중심인 판옵티콘이라는 걸 고려했을 때 과연 우연일까, 싶은 생각이 밀려오지만 당장에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나스챠가 생각을 이어가던 와중에도 엔비는 조로를 향해 팔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조로가 만든 파동에 그 공격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해 번번히 조로의 검에 막힐 뿐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의미없는 움직임을 반복하던 엔비는 이내 화난 듯이 소리쳤다.


"이 빌어먹을 년놈들이!"


엔비는 끓어오르는 화를 폭발시키며 양손에 손톱을 두르고 조로를 향해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흠···아무리 봐도 이상한데···'


조로는 엔비의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 약한데?'


엔비가 팔을 크게 들어올리자 허점이 그대로 들어났다.


'일부러 저러는건가?'


조로가 보기에 엔비의 실력은 그 힘에비해 너무 형편없었다. 마치 어른의 몸을 얻은 어린 아이가 제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엔비의 움직임은 중심이랄게 없었다.


조로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허점을 향해 검을 푹 찔러넣었다.


"아악!"


'어라?'


그러자 조로의 검은 생각보다도 더 쉽게 엔비의 어깨죽지를 파고들었다. 조로는 파고든 검을 그대로 틀어버렸다.


서걱.


"아아악!"


그러자 조로는 너무도 쉽게 엔비의 팔을 잘라내었다. 순식간에 재생하던 엔비의 팔에서는 검은 기포가 끓었다.


하지만 아까전과 같이 순식간에 재생이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나스챠가 눈을 번뜩였다.


"저 새끼 약빨 떨어졌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조로는, 그대로 엔비를 향해 파동검기를 날려보냈다. 파동이 나아가며 공기를 진동시킨 공기가 나스챠에게 와닿을 때 쯤, 이미 파동은 엔비를 찢고 있었다.


그 과정이 반복되자 처음에는 파인 부위에 가시를 둘러 재생시키던 엔비도, 이내 재생되는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엔비의 얼굴에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당황한 기색이 올라왔다.


조로는 당황한 엔비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엔비의 시각의 틈으로 재빠르게 달려나간 조로를 엔비가 눈치채는 것은, 그가 이미 목전에 칼을 들이밀고 있을 때였다.


“으하악!”


엔비가 꼴사나운 비명을 내지르며 공격을 피해냈다. 하지만 애초에 조로가 노리는 것은 엔비의 팔이었다.


조로는 목을 길게 뒤로 빼는 엔비의 팔을 잘라냈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순식간에 재생했던 엔비의 팔이었지만, 이번에는 그의 흰 살갗을 그대로 내어보였다. 그 모습에 조로가 이죽였다.


"이제 좀 인간답네."


조로의 이죽거림에 엔비는 죽음을 직감했다. 이대로 재생력이 모두 떨어지면 엔비는 인간과 다름 없는 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는 단 한번의 검격이면 엔비는 정말로 죽는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엔비는 자신의 형태를 포기했다. 엔비는 핵을 중심으로 슬라임과 같이 자신의 형태를 변환시켰다.


검은 덩어리로 변한 엔비는 재빨리 하수구를 향해 떨어졌다.


"이런 미친!"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조로가 급하게 달려왔지만 그저 검은 덩어리가 하수구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조로는 떨어지는 엔비를 향해 검기를 한번 날리자 날아간 검기가 엔비의 핵이 위치한 곳 바로 옆을 태웠다.


하수구에 떨어진 엔비는 자신의 옆을 태우는 검기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개같은 년놈들, 내 기필코 너희들을 씹어 삼키리라!'


그리고 엔비는 자신의 옆을 지나가던 쥐 한마리를 잡아먹었다. 쥐의 형태와 성질을 파악한 엔비는 쥐로 변신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조로는 도망치는 엔비를 보며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었다.


"...진짜 기괴한 생물체네, 룬은 괜찮아?"


"응, 자는 것 같아."


룬은 가는 숨을 일정한 간격으로 내쉬고 있었다. 아마도 탈진한 것이리라고 생각한 조로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 정도라면 병원에서 조금만 안정을 취하면 금방 나아질거다.”


그렇게 말한 조로가 룬을 업고서 병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옮기던 조로는, 이내 나스챠가 따라오지 않는 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녀를 향해 의문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나스챠가 픽 웃으며 말했다.


"할 일이 있어서."


나스챠는 엔비가 떨어트리고 간 악마의 핵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리고 악마의 핵을 향해 손을 뻗자 악마의 핵이 나스챠의 손아귀를 향해 들어왔다.


"뭐야, 너 텔레포트만 쓸 수 있는거 아니였나. 그런 마법도 할 줄 알았어?"


"···원래도 할 줄 알았어."


그 말에 조로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나스챠는 개의치 않았다.


나스챠는 동시에 조용히 숨을 내쉬고 있는 룬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룬이 미약하게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아..."


너무 작은 목소리에 나스챠가 룬을 향해 귀를 가까이댔다. 그럼에도 희미한 목소리에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같은 단어를 말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나스챠는 그렇게 한동안 룬의 말에 집중했다.


의미를 깨달은 나스챠가 벌떡 일어났을 때, 이미 룬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응, 약속할게."


"뭐를?"


질문하는 조로에게 고개를 붕붕저은 나스챠가 말을 이어갔다.


"룬은 금방 깨어날거야. 엔비가 어디 있는지는, 룬이 깨고 나서 같이 찾는게 좋을거야. 그럼 잘 부탁해.”


멍한 표정을 짓던 조로는 이내 나스챠의 말에서 무언가를 파악하고서 놀란 듯이 소리쳤다.


"그게 엔비라고?"


"간다. 룬 잘 챙겨."


나스챠는 그렇게 손가락을 튕겼다.


딱.


한동안 나스챠가 사라진 방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조로가 이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정신 차려봐 룬."


희미한 소리가 룬의 귓가를 간질였다.


"아, 돌겠네. 룬 환자한테 정말 미안하긴 한데, 국왕 폐하께서 오신대. 룬, 룬! 정신좀 차려봐!"


이번에는 소리가 좀 더 강해져 룬의 뇌까지 울려들어왔다. 두통이 주는 불편함에 인상을 찌푸리며 잠에서 깨자, 눈앞에는 환자의 몸을 흔들어대며 다급하게 깨우고 있는 조로가 있었다.


"여긴 어디야?"


"왕실 병원이야. 일어나자 마자 정말 미안한데 지금 국왕께서 오고 계시거든."


조로는 그 말과 함께 룬이 누워있던 침상의 높이를 높여 룬을 앉게 만들었다.


뚜벅뚜벅.


룬은 병원의 복도에서 시작해 배관을 따라 흐르는 구두소리에 신경을 기울였다. 아케도니아 국왕의 발소리는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다가 방문앞에서 멈춰섰다.


똑똑 하는 노크 소리와 함께 국왕의 전령이 소리쳤다.


"일리야의 룬! 국왕 폐하께서 왕림하셨으니 예를 갖추라!"


"되었다. 병원에서 무슨, 대기하라."


아케도니아 국왕은 그 말과 동시에 방문을 열었다.


"인사는 생략하지."


국왕은 자신을 향해 무릎을 꿇으려는 조로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동시에 룬을 빤히 바라보았다. 룬 또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침상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자 국왕이 손을 휘휘 저었다.


"나를 환자에게까지 예를 따지는 무례한으로 만들지 말게나. 본래라면 이렇게 찾아보지는 않았겠지만 뭐, 상황이 상황이니 말이네."


그러나 국왕은 일어서려는 룬을 향해 손을 휘휘 저으며 만류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국왕은 룬 바로옆에 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동시에 동네 아저씨같은 분위기가 급변하더니 조로를 향해 매서운 눈빛을 쏘아보내며 말했다.


"범인은 아카데미의 학생이라고?"


"예, 전하. 그는 디그다 엔비로 정치학부의..."


"그만, 나는 이 사건의 당사자에게 직접 전해듣고 싶어 여기까지 온 것이네."


조로의 말을 끊은 국왕이 룬을 응근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룬은 그 의도를 짐작하기 힘들어 침착하게 말을 골랐다.


"굳이 그가 누구였는지 고민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지금 그는 악마고, 왕국의 평화를 위해 토벌해야 할 대상에 불과합니다."


아케도니아는 여전히 룬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주억거릴 뿐, 더 이상의 반응을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룬의 말을 곱씹던 아케도니아가 갑자기 룬을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십니까?”


“할 말이라···새로이 마스터에 오른 나라의 인재에게 짐이 할 말이야 태산같이 많겠다만은, 지금은 자네가 내게 할 말이 있지 않나?”


룬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케도니아가 의미심장한 표정과 함께 말을 이어나갔다.


“왜 짐이 위치스를 가만히 놔두는지 궁금하지 않나?”


국왕에게 무릎을 꿇고 있던 조로는 룬의 표정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호오 하는 탄성을 내뱉으며 놀랍다는 듯 룬을 바라보는 주인의 표정에서 룬이 이례적인 분노를 내보였음을 짐작했다.


예를 무릎쓰고 룬의 표정을 확인하니, 마치 입에 칼을 베어문 듯한 표정이었다. 아케도니아는 그런 룬을 바라보며 재밌다는 듯 팔짱을 끼고 턱을 쓰다듬고 있었다.


긴장감에 조로가 침을 꿀꺽 삼키는 순간, 룬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 전하께서 하신 말씀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전하께서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도 제게 이런 말을 하시는 것은···”


흐린 말꼬리 속에 담겨있는 의미. 그건 국왕과 위치스에 모종의 밀약이 있다는 것이고, 자칫하면 문제가 왕권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애초에 위치스의 행보는 국왕의 승인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케도니아라는 국가 내에서 그의 권한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고, 심증만이 있을 뿐 아무런 물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국왕이 선언한 것은, 자칫하면 나라의 판도를 바꿀 지도 모르는 말이었다.


룬의 표정이 묘해지자 국왕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솔직하게 말하지. 짐이 위치스의 행동을 어느 정도 눈감아 준것은 사실이라네."


정말로 솔직한 대답에 룬과 조로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허나 이 정도 규모의 사고를 친 이상, 본인도 더 이상 그들을 감싸는 것은 불가능할 터."


"...그 말씀은?"


조로의 물음에 국왕이 말했다.


"그대들이 위치스에 어떤 제제를 가하건 본인은 신경쓰지 않겠다."


국왕은 그렇게 말하교서 품속에서 교서 한장을 꺼내들었다. 교서는 왕실의 인장이 찍힌 붉은 밀랍으로 봉해져 있었다.


국왕이 조로에게 눈짓을 하자 조로의 교서 감싼 봉투를 뜯고 교서를 쫙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일리야의 룬은 들어라! 아케도니아의 수호자께서는 미지의 악마가 판옵티콘을 헤집는 현 작태에 크게 상심하셨다. 하여 그대는 왕실 기사단 일백을 인솔해 악마 엔비를 토벌하도록 해라. 그대를 임시적으로 왕실 기사단 부단장에 임명하는 바이다."


조로는 그렇게 말하고 룬을 향해 눈짓했다.


룬 또한 교서를 받는 절차대로 조로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서 공손히 양팔을 올려 교서를 내려받았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룬은 손에 주어진 교서를 품속에 갈무리했다. 그리고 동시에 국왕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태연스레 자신을 바라보는 국왕에게 룬은 더욱 의문을 느끼며 말했다.


"왜 저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국왕이 수도에 생긴 악마를 토벌하는 데 이유가 필요한가?"


"귀족들이 가만 있지 않을텐데요."


수도에서 악마가 탄생했고 그 근처에 일리야 가문의 공녀가 있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왕실 세력에서 일리야 가문을 위협할거리는 충분했다.


방금 위치스와의 밀월 관계를 털어놓지만 않았더라도, 룬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국왕은 룬의 생각을 읽은 듯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냥을 끝낸 개는 내치는 게 안전하지."


룬은 그제서야 국왕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의 국왕은 왕실에 붙어있는 귀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위치스의 행동은 눈감아 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래서 발헴 대신 킨케이드를 기용했듯이, 이번에도 같은 일을 벌이려는 것이다.


제 안위를 제 일순위로 삼는 귀족들은, 발헴과 킨케이드를 떨어트린 뻐꾸기의 부리가 자신을 향할 수 있다고 여길 것이리라.


거기까지 판단한 룬은 국왕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그 말에 국왕이 눈을 빛냈다.


"호의라, 정말로 감사하다고 생각하나?"


룬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들어온 것을 직감했다. 감사하지 않는다면 예를 모르는 신하요 감사하다면 국왕의 졸이되는 질문이다.


국왕은 룬이 고민에 빠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나중에 내 작은 부탁 하나만 함세. 그 때 내 부탁을 긍정적으로 고려해주겠나?"


국왕의 기습에 룬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기습 치고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제가 어찌 국왕 폐하의 부탁을 거절하겠습니까."


룬의 대답에 국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무릎을 탁탁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국왕은 병실을 나가는 자신에게 예를 차리려는 조로에게 손을 흔들어 제지시킨 후 금세 나가버렸다.


국왕의 기척이 완전히 멀어지자 조로가 어색하게 웃으며 룬에게 말했다.


"보통 분은 아니시지."


조로가 어색하게 웃으며 룬에게 말했다.


"그런 것 같네."


왕실에서 나온 기사들은 국왕이 떠나갔음에도 호위에 필요한 일부만이 이동했을 뿐 나머지 인원은 자리를 지켰다.


룬이 창문을 향해 고개를 내밀자 왼편과 오른편으로 두줄씩 나누어 서 있던 기서들이 일제히 룬을 향해 돌아섰다.


척.


기사들의 몸이 일제히 룬을 향하며 구두소리가 병원을 울렸다.


기사들은 경례를 마친 후 다시 원래의 자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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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6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7.01 11 0 12쪽
57 55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7 12 0 13쪽
56 54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5 15 0 12쪽
55 53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4 13 0 16쪽
54 52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3 14 0 12쪽
53 51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2 14 0 7쪽
52 50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1 11 0 17쪽
» 49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20 13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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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19 13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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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13 1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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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11 20 0 19쪽
42 41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10 14 0 13쪽
41 40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9 15 0 12쪽
40 39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8 15 0 12쪽
39 38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7 14 0 13쪽
38 37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6 23 0 16쪽
37 36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5 20 0 13쪽
36 35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4 16 0 20쪽
35 34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6.03 15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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