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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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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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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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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지네...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작년에 처음 시도했던 뮤직비디오 말입니다.”

“작년? 그게 무슨 소리야?”

“올해는 신방과 졸업생 선배님들 도움 안 받아요?”

“장비 도움 요청은 드려야지.”

“고대 신방과 다니시는 송진석 선배님하고, 서울예전 방연과 다니시는 한지형 선배님은 언제 오세요?”


한수호가 2학년을 돌아보며 물었다.


“이 놈이 지금 무슨 말 하는 지 아는 사람?”


오철규가 기억을 더듬는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물었다.


“방송부 졸업생 중에 그런 형이 있었냐?”

“고대하고 연대 다니는 선배야 몇 명 있지. 근데 송진석? 처음 들어본다.”

“지호야, 우리 방송부 선배 맞아?”


류지호가 분명하고 또렷하게 이름을 말했다.


“예. 송진석, 한지형.”

“우리 방송부 선배 중에는 예전에 다니는 선배 없어,”


류지호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다시 한 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송진석, 한지형...

분명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는 선배들의 이름.

류지호에게 영상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준 스승 같은 선배들.

그런 두 사람이 이번 삶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단다.


“이 놈이 말하다 말고 무슨 생각을 해?”


류지호는 한수호의 말에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이번 방송제는 오늘 회의 한 대로 가는 겁니까?”

“응.”


신포고 방송부는 인천에서는 최초로 방송제에서 동영상을 상영했었다.

한데 이번 삶에서는 그런 역사가 없단다.


“뮤직비디오도 안 찍고, 방송부 소개나 학교 소개도 그냥 음악 깔고 멘트로 하고요?”

“당연하지.”

“작년에 방송제에서 뮤직비디오를 상영한 적도 없고요?”

“너 지금 범인 취조 하냐?”

“죄송합니다.”


류지호가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사과를 전했다.


“너 왜 그래?”


한수호의 짜증이 폭발했다.


“아, 아닙니다. 제가 뭔가 착각한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류지호가 선배들에게 사과했다.


“수호야, 그냥 봐줘라. 지호가 방송제 한다니까 쫄아서 그런가보다.”

“우리도 1학년 때 막 설레고, 흥분되고 그랬잖아.”


2학년 선배들은 류지호가 기대가 큰 모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건 뭔가 이상해.”


류지호가 운동장 한편의 벤치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영화계로 진로를 정하는 것에 상당한 영향을 준 졸업생 선배가 존재하지 않는단다.

그런데 다른 스승 같은 존재였던 하재근은 존재했다.

심지어 방과 후에 유도를 가르쳐주며 류지호를 살뜰하게 챙겨주고 있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하재근이 신방과에 진학할 것이고, 류지호가 2학년이 되었을 때 하재근으로부터 방송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


두 명의 졸업생 선배는 류지호가 과거로 돌아온 시점보다 과거의 일이다.

류지호로 인해 역사가 바뀐 것이 아닌, 원래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놓치고 있었던 일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처음 동네 근처에서 신문보급소를 발견한 것부터 시작해 박광렬과 악연을 맺은 것, 신소연과 1년을 앞당겨 인연을 맺은 것 등 분명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 경험한 것과 달라진 사건들이다.


‘과거로 돌아왔다고 해서 완벽한 롤백은 아닌 건가?’


롤백(rollback)은 데이터 관리 명령 중 하나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업데이트에 오류가 발생할 때, 원래의 정상적인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오류를 정상적인 것으로 되돌리는 것...


“답답하네.”


류지호는 머릿속이 복잡해 사고의 폭이 좁아지는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자유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답답한 마음에 시야가 트인 곳을 찾아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겠어.’


류지호는 이 시기에 적응하기 위해 몇 달 간 정신없이 지냈다.

소소한 오류들은 세월의 흐름 때문에 기억이 희미해서 그랬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있어야 할 존재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덜컥 겁이 났다.

문득 과거로 돌아온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계가 평행세계라거나.

50년을 살았던 경험은 호접몽처럼 길고 긴 꿈을 꾸었던 것이라거나.

전생을 각성했던 것이라든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6,10항쟁이라거나 6,29선언, 태풍 셀마 등은 자신이 기억하는 역사 그대로 똑같이 일어났다.

마치 당연히 벌어질 일이 다시 반복되는 것뿐이라는 듯.

문득 자신으로 인해 바뀌게 될 미래가 걱정이 되었다.

자신 같은 미미한 존재의 변화가 거대한 역사를 뒤틀 수는 없을 테지만.


‘이렇게 되면 인생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냐?’


류지호가 관여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거나 반대로 불행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작고 미미한 존재 일 뿐이니까.

할 수 있는 활동 범위 또한 한정적일 것이고.


‘일득일실(一得一失).’


류지호의 행동에 따라 변화될 운명.

어쩌면 달라질 세상.

자신 때문에 본래 가야할 역사가 심각하게 뒤틀린다면...

너무 앞서가는 또는 허황된 생각일지라도.

기억과 달라진 현실을 비교하며 마냥 희희낙락하거나 괴로워할 수만은 없다.


‘모르겠다... 모르겠어.’


세상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과거로 돌아왔다고 뭐든 잘 될 거라고 낙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내 주제에 세상과 인류까지 걱정할게 뭐냐.‘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선이 닿는 범위와 행동영역 또한 늘어날 테고, 그 범위를 책임지기 위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뭔가 대단한 야망을 품지 않았다.

만인에게 선을 베푸는 성인군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장남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소중한 인연들과의 좋은 관계를 지켜내는 것.

삶을 마감할 때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

그 뿐이다.

류지호가 일기장에 써놓은 것들은 단순한 낙서가 아니다.

두 번째 삶에서의 목표이자 완수해야 할 임무다.


‘그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과거로 돌아왔다고 해서 모든 일이 생각한 대로 될 리가 없다.

세상사를 전부 아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방황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디야.’


지금처럼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쓴다면 전과는 다른 삶을 만들어 가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터덜터덜.


상념에 젖어 걷다보니 어느덧 자유공원 정상에 올라왔다.

류지호의 시야에 인천 앞바다가 들어왔다.

저 멀리 서해 바다 위로 구름이 떠돌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솜사탕처럼 생긴 구름.

바람이 이는 대로 흘러가는 새털구름.

문득 류지호는 바다 위에 떠있는 구름에 자신의 인생을 대입했다.

바다 어딘가로 흘러가는 새하얀 구름.

이런저런 생각들이 류지호의 머릿속을 새털구름처럼 떠다녔다.


“나는 진정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갑자기 질문의 무게가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것 같았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부일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해야 성공 근처에라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원하는 걸 모두 얻을 수 있기는 하나?’


자신이 이익을 보는 만큼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자칫 하면 누군가는 불행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도 몰랐다.

무작정 미래의 지식을 이용해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다가는 언젠가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그것을 이용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느 정도의 죄책감과 마음의 짐은 남을 것이다.

류지호는 선인도 아니고,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도 아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보편적인 욕망을 가진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어렵네......”


꿈보다는 직업.

하고 싶은 것 보다는 해야 하는 것.

불확실한 것보다는 확실한 것.

먼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

류지호가 이미 한 번 살아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딜레마다.

불확실한 먼 미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금 더, 아니 더 많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해. 계속 성장하고, 유능해져야 해.”


당장은 이도 저도 아닌 미미한 십대일 뿐이다.

조바심 낼 필요 없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나.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내딛다보면 뭐든 성과를 얻게 되리라.

고민은 깊고 길게 하되, 행동은 빨라야 한다.

문제를 복잡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오늘로 인해 바뀌는 것이다.


‘달라질 건 없어.....!’


류지호가 자유공원 정상에서 발길을 돌렸다.

조금은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도 같다.

막 자유공원 언덕길을 내려갈 때였다.

류아라 또래의 여자아이가 한손엔 풍선을 다른 한손에는 솜사탕을 들고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풍선을 그만 놓쳐 버렸다.

여자아이가 풍선을 잡으려고 손을 뻗어보지만, 야속한 풍선은 ‘둥실’ 멀어져 갔다.

풍선만을 바라보며 여자아기가 뛰기 시작했다.

함께 있던 어른들이 미처 붙잡을 새도 없었다.


빵!빵!


승용차 한 대가 제법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꼬마야, 위험!”


류지호가 순간적으로 몸을 날렸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민첩한 움직임이다.

류지호가 여자아이를 품에 안고는 차량을 향해 등을 지고 섰다.

도저히 옆으로 피할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정면으로 차와 충돌하는 것보다 보닛 위로 몸을 던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끼이익!


운전자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천만다행으로 저속으로 운행하고 있었기에 차가 미끄러지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여자아이를 품에 안은 류지호가 자동차 보닛 위로 몸을 던졌다.


퍽!


등을 타고 아찔한 충격이 찌르르 흘렀다.

자동차의 보닛 위를 구른 류지호가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까지도 품에 안고 있던 여자아이를 놓지 않았다.


빙글빙글.


자신을 빼고 모두가 도는 것 같다.


‘유도를 배워두길 잘한 건가.....?’


큰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를 판국에 엉뚱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뭐든 배워두면 언젠가 쓸모가 있다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젠장!”


주변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앙!


여자아이가 운다는 것은 다행히 큰일은 없다는 거다.

어디선가 성문종합영어 듣기평가 문제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인 거지?’


류지호는 의식을 잃기 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공포를 느꼈다.

어떻게 얻은 두 번째 기회인데.

이제 막 시작된 새로운 삶이 이대로 끝장나는 것일까.


❉ ❉ ❉


주변의 소란스러움에 류지호가 눈을 떴다.

온통 하얀색이다.


‘...또 사후세계인가?’


고개를 돌려 실내를 살폈다.

사방이 하얀 색으로 칠해진 벽.


킁킁.


소독약 냄새 같기도 하고, 파스 냄새 같기도 한 냄새가 자신의 몸에서 풍겨왔다.

신체 왼쪽 부분에 붕대가 감겨있다.

자신이 누운 침대만 하나 있는 걸로 봐서 1인용 병실이다.


후우.


다행히 죽진 않은 것 같다.

의식도 또렷했고, 팔다리도 움직인다.

겨우 두 달 훈련한 낙법이다.

살아야겠다는 각오로 나름 펼치긴 펼쳤다.

푹신한 매트 대신에 자동차 보닛과 아스팔트 바닥에서 낙법을 펼쳤기 때문에 옷이 찢어지고 살갗이 벗겨지는 상처는 피할 수 없었다.

천만다행이다.

어쩌면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


“깨어났니? 지호야 정신이 좀 들어?“


익숙한 어머니 목소리.


껌벅껌벅.


류지호는 잠시 멍한 상태에서 눈만 껌벅거렸다.


“지호가 아직 정신이 없는 모양이야. 쉬게 놔둡시다.“


류민상의 목소리도 들렸다.


“아, 아버지... 어머니......”


류지호는 갑자기 머리가 깨어질 듯 아파왔다.

한껏 인상을 찡그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한 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서서히 몽롱한 상태가 되면서 잠이 밀려왔다.

류지호가 밀려드는 수마에 뒤척거릴 때 담당의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환자가 깨어났다고요?”

“조금 전에 눈을 떴어요!”

“그래요, 다행입니다.”


담당의사가 류지호의 눈을 까집어 펜타입 후레쉬를 비췄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눈에 밝은 빛을 비추면 동공이 수축되게 된다.

빛을 비춰서 동공이 수축하면 의식이 있다고 판단하고, 동공 수축이 없으면 의식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사고 충격으로 기절했던 겁니다.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교통사고에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머리 쪽 출혈이나 외상도 특별히 없고 일단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며칠 입원하면서 지켜보는 게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류지호는 몽롱한 상태에서 의사와 부모님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부모님이 담당 의사를 배웅하는 소리를 들으며 류지호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 ❉


“후우~”


VIP 병실에 누워있는 류지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궁상을 떨러 자유공원에 갔다가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었다.


“큰일 날 뻔했어. 살이 쓸리고, 까진 것 외에는 큰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지... 머리라도 다쳤어봐... 엄마 그만 놀래 켜.”


심영숙이 걱정 반 타박 반이 섞인 하소연을 토로했다.

류지호의 뇌리에 사고 당시의 상황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과거로 돌아와서 성격과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꿨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무모하게 희생할 타입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그때는 저도 모르게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자신의 성격에 비춰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깊게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왜인지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살았으니 된 것이다.

고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진짜 탈이 날 수도 있고.

류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잡생각을 털어냈다.


“왜? 머리 아파? 간호사 불러줘?”


심영숙의 걱정스런 말에 류지호가 얼른 대꾸했다.


“아니에요. 애기는요?”

“괜찮대. 다친 데도 없고.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많이 안정되었다고 하더라.”

“다행이네요.

”아라 또래더라. 어린애는 부모가 한시도 눈을 떼면 안 되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류지호의 시선에 달력이 들어왔다.


“오늘 월요일이에요?”

“그래. 중환자실에서 1인실로 올라오고, 내리 잠만 잤어.”

“학교는요?”

“아빠가 전화했어. 걱정 마.”


문득 교통사고를 핑계로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빠질 수 있겠다 싶다.

류지호는 꾀병을 좀 부려볼까 생각 했다.


“신문배달을 못했는데, 난리 났겠네요.”

“네 친구 우찬이가 대신 돌렸어.”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아빠가 출근할 때 보급소에 들리셨는데, 우찬이가 돌린다고 신문 받아갔다고 소장이 하더란다.”

“허 참.....”


류지호의 입에서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애 좀 봐, 징그럽게 다 산 노인네처럼 그게 뭐야?”


약속이라든지 책임감 같은 인성 부분에서 무신경한 고우찬이다.

신문배달이라는 사소하다면 사소할 만할 일이지만, 고우찬이 나몰라 하지 않고 책임을 다했다는 것이 류지호로서는 기꺼웠다.

고우찬을 개조시키는 것에 나름 소득이 있는 것 같다.


“어머니, 저는 혼자 있어도 되니까 이만 집에 가서 쉬세요. 아라하고 순호도 챙기셔야죠.”


류지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하루 종일 병원에 붙어있었다.

간호사들이 붕대를 풀고 소독을 해주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는 없었다.

할 것도 없고 침대에 멀뚱히 누워있자니 또 다시 잡념이 휘몰아쳤다.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

시간이 부족한 것에 오는 초조함.

알 수 없는 불안함.


후우.


털어낼 필요가 있다.

비싼 병실료와 치료비는 사고를 낸 사람이 책임질 터.

교통사고 후유증만 없다면 누운 김에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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