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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학살의 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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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6.03.15 00:15
최근연재일 :
2016.03.19 08: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181
추천수 :
122
글자수 :
57,400

작성
16.03.15 08:00
조회
387
추천
8
글자
9쪽

2장 - 예선전 (1)

소설 내에 등장하는 사건, 인물 등은 허구입니다.




DUMMY

“여긴…?”


광대의 웃음소리가 아직까지 울리는 듯하지만, 변해버린 세상에 남아있는 것은 일현과 라나, 둘 뿐이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은 울창한 숲.

‘뭘 어째야 하는 거지?’

지금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상대 후보의 제거. 그 뿐이다.

규칙도, 방법도, 자신의 능력도.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일단 상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

게임의 상징이라는 능력을 얻었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게임.”


일현은 즉시 상징을 깨운 후, 키보드의 키를 하나하나 누르며 단축키부터 파악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게임과 같다.’

단축키는 일반적인 FPS게임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몇 가지는 차이점이 있었다.

‘이래서 총이 없던 거였나.’

현재 일현에게 주어진 장비는 단검 하나뿐이다.

저격총이나 소총은커녕, 권총 한 자루 주어진 것이 없었다.

이걸로 뭐 어쩌라는 건가 싶었는데, I키를 누르자 상점 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씨앙-.”


일현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터져나온다.

코인은 장비품을, 포인트는 소모품 등을 사는 데에 필요한 것 같았다.

현재 주어진 코인은 0, 포인트는 1,000.

즉, 총은커녕 좀 더 나은 칼조차 살 수 없다는 소리다.


“하아.”

“주인님?”

“…응? 아, 미안해요.”


한숨을 쉬는 일현을 보며 라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일현은 지금까지 라나의 존재를 잊고 있었기에 사과했지만, 라나는 일현이 왜 그러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었다.


“왜 그렇게 한숨을 쉬시나요?”

“이래저래 복잡해서….”


일현은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포인트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건가요?”

“아니. 소모품이나 수류탄 종류는 포인트로 구매하는 것 같아요.”


수류탄은 세열탄, 섬광탄, 연막탄, 최루탄 등 종류가 많았지만, 한도 소지개수 0/1이라 적혀있는 것을 봐서는 가질 수 있는 개수는 한 개 뿐인 것 같았다.

‘스킬.’

FPS에는 스킬이 없는 게임이 더 많다. 일현이 주로 했던 게임도 스킬이 없었고.


---

<스킬>

이등병 : 매의 눈

---

<매의 눈>

상대의 정체나 상징을 추리, 확정에 성공했을 경우, 상세 설명 추가

---


‘이게 무슨 소리지?’

뭔가 유용한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열어본 스킬창에는 고작 한 개의 스킬만이 있었고, 그마저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킬이 계급을 따른다는 것은 알 것 같지만….’

스킬명 앞에 계급이 나와있었으니, 계급이 올라갈수록 스킬이 변하거나 추가될 확률이 높다.

물론 계급을 어떻게 올리는지는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별 수 없지. 다음은 퀘스트인가.’

상점과 스킬에 대한 것을 대충 파악한 일현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

<메인 퀘스트>

상대 후보 제거

보상 : 500코인

---

<서브 퀘스트>

업보 친밀도 확보

보상 : 1,000코인

---

<한정 퀘스트 1>

상대 업보 제거

보상 : 300코인

---

<한정 퀘스트 2>

상대 병력 몰살

보상 : 100코인

---


‘……미치겠구만.’

퀘스트를 보자마자 한숨이 나왔다.

그 내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코인은 화기를 구입하는 데에 필요하다.

퀘스트로 코인을 구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예선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기본 단검과 수류탄 뿐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친밀도 확보는 또 뭐지?’

보상이 가장 큰 퀘스트는 친밀도 확보.

일현은 즉시 라나의 상태창을 열었다.


---

<라나 왈쉬(Lana Walsh)>

애정도 : 0

친밀도 : -100

공포심 : 10

- 그녀는 당신을 인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


‘산 넘어 산이라더니….’

친밀도를 확보해 1,000코인으로 무기를 구입하려던 생각은 라나의 상태를 보자마자 포기했다.

친밀도를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도 감이 오질 않아 난감한데, 하물며 ‘인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설명까지 나왔다.

이건 그냥 도전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내가 뭘 잘못했다고!’


“저기, 라나 씨?”

“라나라고 불러주세요. 주인님.”

“라나. 혹시…, 아니, 아닙니다.”


라나에게 직접적으로 ‘내가 싫으냐’라고 물어보려던 일현은 이내 고개를 젓고 말을 집어넣었다.

어쩐지 짜증나고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대놓고 물어보기에도 조금 거리껴진다.


“그런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하죠?”


그런 일현의 속도 모르고 라나는 그 커다란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


“일단…, 자리를 옮기죠.”


현재 필요한 것은 정보.

일현의 눈앞에 떠 있는 미니맵에는 방패 위에 검과 창이 교차되어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장소가 있었다.

‘상점? 무기고?’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미니맵에 떠 있으니 파악을 해 봐야 했다.

‘생각보다는 가까운데.’

미니맵 상으로는 꽤나 멀리 있는 곳이라 생각되었지만, 실제로 이동해 보니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느릿한 라나의 이동속도에 맞춰 걸어도 15분이면 도착할 만한 거리다.


“저기는 어딘가요?”

“나도 잘 몰라.”


라나는 이상하게도 존댓말을 싫어했다. 본인은 잘만 쓰면서도.

결국 일현은 라나에게 반말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 오른 친밀도 1은 덤이다.

목적지에는 미니맵에 표시되어 있는 것과 똑같은 모양의 간판이 달려있는 건물이 있었다.


“저기…. 계십니까?”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은 일현은, 문을 열며 자신도 모르게 영화의 대사같은 말을 했다.


“하히후호! 어서 오십셔!”

“…….”


둘을 반겨주는 것은 광대였다.

20분 전에 예선전이라면서 훌쩍 내던져놓고선, 이런 곳에서 뻔뻔하게 자신들을 반기는 모습에 짜증이 났지만, 지금은 화를 낼 때가 아니다.


“여기서 뭐 하십니까?”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는 뜻의 물음을 던지려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레 말이 튀어나왔다.


“후히힛! 예전부터 꼭 한번 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잘 어울리나요? 후효후효!”


광대는 자신의 노란색 멜빵바지를 가리키며 웃었다.


“예에….”


일현은 딱히 무어라 말하지는 않았다.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퉁명스레 말하기는 했지만, 광대에게 밉보여서 좋을 것은 없다.

그리고 엄밀하게 말해 광대가 일현 자신에게 적대감을 보이거나 잘못한 일도 없었고.


“후히호후! 본선의 상점 주인놈은 조심하십셔. 저와는 다르게 아주 악질적인 놈이니까요. 하히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이죠?”


나름 좋은 정보를 얻은 일현은 감사의 인사를 하며 본론을 말했다.


“우효! 이곳은 병력 상점입니다. 후보님의 군세를 만들 수 있는 곳이지요!”

“병력 상점? 아!”


일현은 그 말을 듣자 상태창의 ‘유닛 코스트’가 생각났다.

‘정보창 오픈!’


---

<정보>

레벨 : 1

계급 : 이등병

주 상징 : 게임

부 상징 : 없음

업보 : 라나 왈쉬(상태)

유닛 코스트 : 0 / 100

코인 : 0

포인트 : 1,000

---


‘레벨, 계급은 차근히 알아간다 치고….’

지금 신경 쓰이는 것은 유닛 코스트, 그리고 아까는 눈에 띄지 않았던 ‘부 상징’이다.


“자아, 여기 목록이 있습니다요! 후히호! 나와라 참깨!”


광대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손가락을 튕기자, 일현의 눈앞에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부 상징에 대해 고민하려던 찰나 나온 병력 창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런! 이게 무슨 군세야.’

일현은 당황했다.

병력창에 나와 있는 병종은 총 세 종류.

돌격병, 궁병, 기마병.

그 외의 병종들은 계급이 높아져야 열리는지, 자물쇠 모양의 그림으로 가려져 있었다.

문제는 유닛 코스트가 가장 낮은 돌격병만 해도 코스트 2에 포인트 10이라는 것이었다.

수천 명까지는 아니라도, 최소 백 단위의 병사는 될 줄 알았던 일현은 내심 실망했다.


“후효! 시간은 많습니다. 천천히 고르십셔!”

“예. 뭐…, 고를 수 있는 것도 몇 없지만요.”


‘일단은 기본적인 조합으로 가야 하나?’

이것을 게임으로 취급해서 탱커, 근딜, 원딜로 나눠야 하는지, 아니면 정말 실제 전략으로 생각해서 병력을 구성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는다.


“뿌우우우우우-.”


그러나 길게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취소입니다.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어디선가 커다란 뿔피리 소리 비슷한 것이 들려오자, 광대는 웃음기를 싸악 지우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일현에게는 경박해 보이는 웃음소리보다, 입 끝을 보일 듯 말 듯 살짝 올리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어쩐지 더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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