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달의 암살자.
루나 제국의 암살자.
제국에서도 그를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어, 꼬맹아?
소문으로 익히 들었어요. 정체를 알 수도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루나 제국의 안내서 - 라는 책을 펼쳤다. 첫 장부터 떡하니 실려져 있는 암살자의 사진을 본 아저씨는 흥분한 듯 말을 빠르게 이어갔다.
그래. 달의 나라 - 루나 제국의 암살자는 참 기괴한 가면을 쓰고 다니지. 입을 가린 마스크는 마치 초승달과 닮았다고 해서 그를 달의 암살자, 라고 불리던가?
너무 오글거려요, 아저씨.
하지만 사실이잖냐. 너도 그 암살자 앞에 서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
...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어쨌든 밤길은 무서우니까 빨리빨리 들어가는 게 좋을거야. 꼬맹이. 일을 많이 도와주는 건 고맙지만 말이야.
네~ 네~
가게를 나와 손을 흔드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나누고 밤길을 걷는다. 불빛 하나 없는 길거리 쪽으로 빠져 검은 로브를 쓴 남자에게 다가갔다.
"...오늘이네."
검은 로브를 쓴 남자는 무표정으로 날 정확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 [ 달의 암살자 ] "
"난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죽이지 않아."
나는 아저씨에게 받아온 물건을 그에게 넘겼다. 그는 이상하게 날 다시 쳐다봤다.
"...왜. 뭘 그리 이상하게 쳐다봐? 아저씨가 주신 거야. 집까지 부탁한다~"
"귀찮게 만드는 군."
"일하고 받은 값이야."
"...집에다 두면 되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다른 애들은?"
"항상 모이던 곳에."
그리고는 스물스물... 로브가 점점 검은 연기로 변해가더니 서서히 사라졌다. 어쩌면 저 녀석이 더 무섭다니까. 나는 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을 올려다봤다. 불빛 하나 없는 이 좁은 골목에 은은히, 어쩌면 슬프게 비춘다.
"왜 이렇게 안 오냐?"
"사람 맥 빠지게 만드네!"
"대장. 아무리 그래도 너무 늦었어요."
텔... 스이바드... 쉐이드... 다 왔다.
"준비는 다 된 거야?"
"당연하지!"
텔이 외치고.
"빨리 하러 가자고."
스이바드가 귀찮은 듯이 말하고.
"명령만 내려주세요!"
쉐이드가 거수 경례까지 하며 예의를 차린다. 나는 씨익 웃으며 달에 비치는 거짓된 가면을 입에다 붙이며 말했다.
"달이 우리를 이끌어줄거야."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