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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01 님의 서재입니다.

내 사전에 연개소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고라니01
작품등록일 :
2023.08.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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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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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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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비열홀 전투 (2)

DUMMY

1)


비열홀 원정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내가 참여한다는 걸 안 조정에서는 잠깐 소란이 일었지만 나와 부왕의 강한 의지 덕에 곧 진정되었다. 연개소문이나 그의 당여들 역시 막을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건지는 몰라도 별 반응이 없었다.


덕분에 원정군은 아무 차질 없이 구성되었다. 총 병력 3만. 내가 명목상 총사령관이 되고 장군 안고가 보필 겸 실질적 총사령관이 되었다, 그 외에 뇌음신, 왕구루, 고돌발, 이변 등이 명단에 올랐는데 모두 나름대로 촉망받는 기대주들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아직 편을 정하지 않은 이들이기도 했다.


뭐 왕구루인지 하는 자는 친태왕파인 것 같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이건 차차 확인해보면 될 일이고.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신라에는 그 유명한 김유신이 있다. 그런데 내가 과연 김유신을 상대할 수 있을까? 그 병법에 능통한 김유신을?’


김유신과 알천. 신라 군부의 양대 두 거물. 양쪽 모두 뛰어난 장군으로 이미 그 명성이 자자했다. 이런 자를 내가 과연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리 없었다.


이 둘을 상대하려면 아무래도... 연개소문 정도는 데려와야 한다. 하지만 연개소문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벌인 원정인데 연개소문을 참여시킬 수는 없는 법이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은 비열홀을 재빠르게 포위해 생쥐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 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되면 서라벌에서 상황을 파악할 때는 이미 비열홀이 우리 손에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제대로 진행될 확률은 로또에 가깝다. 웹소설에서도 이런 식으로 전개 짜면 진짜 엥간하면 '양판소다!', '300으로 5천 포위의 재림이네'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다. 그만큼 비현실적인 작전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것은 저 둘이 비열홀을 구하기 위해 출정하지 못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백제와 왜에 사신을 보내서 신라를 공격해달라고 청해보자는 것이냐?”


“예. 백제와 왜에 재물을 주고 신라를 공격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서라벌과 가까운 곳들이 공격당한다면 신라는 정신을 차리지 못 할 것입니다. 그러면 비열흘은 아주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저들이 재물을 차지하기만 할 뿐 우리 요청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 특히나 백제는 이미 작년에 옥문곡에서 크게 패했다고 들었다. 이미 한번 패배한 그들이 쉽게 요청을 들어주겠느냐?”


아. 그게 있었지. 백제가 작년에 옥문곡을 통해 신라를 치려다가 들켜서 대패한 사건. 상당한 패배였는지 그 뒤 백제는 국력을 정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 대한 대책도 이미 다 세워놓았지.


“정 그렇다면 허장성세만 피도록 해도 충분할 것이옵니다. 허장성세로 공격하는 시늉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전하면 싫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허장성세라...”


사실 백제가 진짜 신라를 공격하지 않아도 된다. 허장성세로 공격하는 시늉만 해줘도 충분하다. 왜도 마찬가지고. 그렇게만 해도 신라는 김유신을 보내서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좋다. 한번 해보자꾸나.”


곧 부왕은 백제와 왜에 밀사를 보내 상당한 재물을 건네주었다. 백제와 왜는 허장성세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듣고는 바로 우리 요청을 승낙해주었다. 그리고는 정말 신라쪽으로 군대를 보내 그들을 도발하였다. 허장성세를 해도 된다는 말에 소규모 병력을 대군인 것처럼 포장한 것은 덤이고.


여튼 그렇게 모든 장애물들이 치워졌다. 장애물들이 없어지자마자 우리는 빠르게 원정군을 편성하였다.


그 원정군의 출정식 현장. 높은 단 위에 선 부왕이 밑에 도열해있는 나와 여러 장수들, 그리고 군사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장졸들이여. 모두 들을지어라. 본래 우리 고려국은 국강상호태왕 이래로 삼한 땅을 호령하였도다. 저 중원의 천자들도 우리를 존중해야 했고, 삼한과 말갈과 거란이 모두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우리 고려는 자애롭게도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와주었다.


헌데 80여년전. 우리 고려가 흔들리자 저 신라 놈들이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 그들은 아리수 일대를 점령한 것으로도 모잘라서 우리의 오랜 영토 비열흘까지 빼앗았다.


헌데 우리가 어찌 이 장안성 근처인 비열흘이 신라의 땅이 된 것을 지금까지 묵과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땅을 되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모두 떨쳐 일어나라! 그대들이 승리하고 돌아오면 그에 걸맞는 포상을 줄 것이다! 그러니 가서 비열흘을 탈환하고 돌아오라!“


비록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연설에 힘이 가득 들어가있었다. 단 위에 서 있는 저 사람은 늙은이의 모습이 아닌 수나라 대군을 상대로 돌격하던 용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고려국 만세! 대고려 만세!”


그 모습에 나와 모든 장졸들이 용기충천하여 함성을 높이 질러대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가 사방을 가득 메웠다.


“자! 그럼 출정하라! 전군! 출정하라!”


그리고 곧 출정 명령이 떨어졌다. 그와 함께 출전을 알리는 북과 나팔소리가 울렸고 모두 힘차게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2)


며칠 후. 비열홀 근교.


“저 곳이 바로 비열홀성입니다. 태자 전하.”


“드디어 도착했군요. 좋습니다. 어서 포위를 시작하세요.”


우리 대고려의 군대는 비열흘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우리 군대는 비열흘 성을 물샐틈없이 포위하기 시작하였다.


일단은 말이다.


“보고드립니다. 우리가 포위를 시작하기 직전 전령 10여명이 남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급히 추격해 그들 중 7명을 죽였으나 나머지는 놓치고 말았습니다.”


전령을 놓쳤다라. 젠장할. 이제 며칠만 지나면 서라벌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뭐. 이미 그쪽으로는 손을 써놨으니 김유신이나 알천이 달려올 것 같지는 않다만... 확인은 해봐야겠지?


“그건 어쩔 수 없고... 그래. 김유신과 알천의 동태는 확인해보았는가?”


“예. 김유신은 백제군을 막기 위해 대야성 방향으로 출진하였고, 알천은 옛 금관국 방향으로 나아가 상륙한 왜군과 대치 중이라고 하옵니다.


좋아. 백제와 왜가 재물 먹인 값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김유신과 알천이 발목잡힌 상황이니 보낼 수 있는 장수는 한정적이다. 이렇게 되면 해볼만하다.


“그럼 어쩔 수 없는 것 같군. 대형. 포위망을 굳히고 적의 지원군이 오는지 감시하기 위해 수시로 정탐병을 보내도록 할까 하는데 어떻겠소?”


“좋은 생각이시옵니다. 태자 전하. 포위를 굳건히 하고 길목마다 정탐병들을 배치한다면 적의 원군이 와도 빠르게 대응이 가능할 것이옵니다.”


다행히 내 지식이 틀리지 않은 모양이네. 실질적 총사령관은 대형 안고까지 내 지시가 맞다고 해주니. 뭐 덕분에 일은 수월해진 셈이다.


“허면 포위를 굳건히 한 후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사옵니까? 바로 공성전을 개시하옵니까? 아니면 두고 보실 생각이시옵니까?”


“음. 대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일단 포위를 굳건히 하되 바로 공성을 벌여서는 안 됩니다. 아직 포차나 사다리 등의 조립이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들 없이 성을 공격한다면 의미없이 병사들이 죽어갈 뿐입니다.”


안고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공성무기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공격하는 건 누가 봐도 무의미한 희생일 뿐이었으니. 나 역시 그의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거릴 뿐 가만히 있었다.


“허면 공성무기가 다 완성되면 공격하실 생각이십니까?”


“설령 포차와 사다리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바로 공격해서는 안 되네. 성을 공격하는 것은 본래 희생이 너무 많이 따르는 법. 지금은 오히려 가만히 앉아서 적이 지치기를 기다리는 것이 상책일세. 물론 우리의 의도를 속이기 위해 소규모 공격 정도는 해도 되겠지만 말일세.”


안고는 계속되는 부장들의 물음에 신중론을 내세웠다. 섣불리 성을 공격하다가 낭패를 볼 바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자는 것이었다. 확실히 그렇게 하면 희생이 덜 나오기는 하지. 난 그걸 알기에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젊은 장수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표정들이 확 바뀌었다.


“장군. 다시 생각하시옵소서. 그것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


그리고 바로 반발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신라군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데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니요. 국록을 먹은 장수로써 할 일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 아직 사기가 왕성한 지금 공성무기가 다 완성되는 대로 기세를 몰아 한번에 공격해야 합니다.”


그 중에는 사기가 왕성할 때 그 기세를 타 한번에 쓸어버리자는 혈기넘치지만 그래도 조금은 생각해볼만한 주장도 있었고


“그렇습니다. 거기다 전령을 이미 놓쳤으니 서라벌에서 아는 것도 시간 문제. 곧 신라의 원군이 올 것입니다. 그리 되면 우리는 성 안과 밖, 양쪽 모두에서 공격당하게 되옵니다. 그 전에 비열흘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옵니다.”


안팎에서 협공당하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는 나름대로 들을만한 합리적인 주장도 있었다.


“대고려의 장수로써 어찌 저런 작은 성 하나를 두려워하시는 것이옵니까! 저에게 3천의 군사를 주십시오. 포차로 돌을 던지면서 3천의 정예병이 일제히 돌격하면 신라 겁쟁이들은 오줌을 질질 싸며 자비를 구걸할 것입니다.”


..... 뇌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근육만 가득 차 있는 등신도 있었네. 혹시 저 놈이 나중에 환생한 것이 황군 꼴통 장성들이 아니었을까? 쟤 말은 일단 거르자.


여튼 확실한 것은 아직 혈기 넘치는 젊은 장수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빠르게 성과를 내고 싶어했다. 그래야 전공을 빠르게 얻고 명성을 얻을테니.


이것을 어쩐다냐...


“대형.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소?”


“태자 전하의 의중은 어떠시옵니까? 태자 전하의 의중을 따르겠나이다.”


아오. 안고 저 양반. 장수들 반발이 제어가 안 된다고 판단하고 내 권위에 기대려는 것인가. 엥간하면 자기가 해주지.


쩝. 하긴 이 상황에서는 태자의 권위가 더 잘 먹힐 것 같긴 하니.


할 수 없다. 잘 생기고 권위 짱짱한 내가 나서야겠다.


“자자. 다들 진정하게나. 전투가 그리 쉽게 판가름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안 그런가?”


“태자 전하. 그래도 우리의 왕성한 기세를 이용해 한번에 쓸어버려야 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명을 내려주시옵소서. 단숨에 비열흘을 취하고 하슬라까지 진격하겠나이다!”


.... 아오. 혈기넘치는 것 보소. 미치겠네. 저거 잡으려면 꽤나 고생 좀 하겠어.


“손자병법에 이르기를 성을 공격하는 것은 하책이라 하였소. 특히 아무 대책 없이 성을 공격하는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지. 그대들은 정녕 시체로 산을 쌓고 싶소?


잘 생각해보시오. 과거 수적들이 우리를 쳤을 때를. 그 때 수양제 그 작자가 아무리 요동성을 공격해도 쉽게 함락되지 않았었소. 그만큼 성을 치는 것이 쉬운 일ㄹ이 아니라는 것을 잊으셨소?“


“하오나 그건 우리 대고려국의 기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신라 놈들에게는 그런 기상이...”


............ 저 놈 누구지? 아무래도 이 전투 끝나면 어디 오지에 쳐박아놔야겠다. 아니면 제일 위험한 곳에 배치해서 죽어버리게 만들거나.


후우.... 저런 망발을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되는건지 원. 진짜 내 안에서 잠자는 분노가 깨어나는구만!


“신라에게 그런 기상이 없다고? 가잠성이 함락되자 백제군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머리를 나무에 박아 자결한 찬덕은 신라 사람이 아니라 고려 사람이었소?!!! 당장 썩 꺼지시오! 어서!”


그렇게 난 분노를 크게 토해내야 했다. 그제서야 다들 상황파악이 됬는지 합죽이가 되었다. 내 분노를 뒤집어쓰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이걸로 일단은 봉합했다만... 하아... 걱정이네. 걱정이야. 벌써부터 걱정이 밀려온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고라니 01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추천과 선작, 덧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러니 많은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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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미끼 (1) +1 23.08.24 357 7 11쪽
14 13화. 주워담기 +2 23.08.23 433 15 13쪽
13 12화. 비열홀 전투 (8) +2 23.08.22 404 12 12쪽
12 11화. 비열홀 전투 (7) +1 23.08.21 367 9 12쪽
11 10화. 비열홀 전투 (6) 23.08.19 395 10 11쪽
10 9화. 비열홀 전투 (5) +1 23.08.18 397 12 12쪽
9 8화. 비열홀 전투 (4) +2 23.08.18 392 12 12쪽
8 7화. 비열홀 전투 (3) +1 23.08.17 442 11 13쪽
» 6화. 비열홀 전투 (2) 23.08.16 457 11 12쪽
6 5화. 비열홀 전투 (1) +2 23.08.16 462 12 12쪽
5 4화. 결단 +5 23.08.15 515 13 12쪽
4 3화.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2) +1 23.08.15 506 12 12쪽
3 2화.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1) +2 23.08.15 567 12 12쪽
2 1화. 상황정리. +3 23.08.14 625 17 12쪽
1 프롤로그 +8 23.08.14 73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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