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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01 님의 서재입니다.

내 사전에 연개소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고라니01
작품등록일 :
2023.08.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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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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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8,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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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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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화. 두 개의 금 (2)

DUMMY

1)


"크하하하하하. 바로 이거야. 바로 이거라고!"


성공이다. 작전대로 염전주들이 적당히 파산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계획대로!


이런 염전주들 대다수는 고위 귀족 본인이거나 그들과 연줄이 있는 자들. 그들이 파산 지경에 이르게 된 자들이 가만히 있겠냐? 자연히 고위 귀족들이 많은 조정에서도 그 문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요근래 염전주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사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조치가 있어야 할 줄로 아뢰옵니다.”


“그러하옵니다. 그들을 구제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사료되옵니다.”


조정 내에서 대신들이 염전주 구제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야 염전주들이 자신들이거나 혹은 자신들의 친인척이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헌데 말하는 것이 조금 요상했다.


염전주들이 망하게 생긴 근본 원인은 조정, 왕실 소유 염전에서 싼 값에 소금을 팔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판 싼 소금에 대항하려고 싸게 팔다보니 그에 대항하려구 출혈 경쟁을 했고 거기서 져서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다.


그런데 그걸 지적하는 이들이 없었다.


그리고 곧 이유가 나왔다.

난 그 사실에 의아함을 느끼며 사람을 풀어 확인해보았다. 저들이 바보도 아니고 나나 부왕이 배후인 걸 모를리 없는데 왜 저리 조용한 것인지.



[이 소금 사태의 배후에 왕실이 있는 것은 분명하오. 솔직히 왕실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을 벌이는 게 불가능하기도 하고, 이 출혈 경쟁에서 버티는 게 불가능하기도 하오.]


[허나 그걸 따지기가 힘들지요. 듣자하니 왕실에서 소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방법대로 만든 후 백성들을 위해 싸게 풀었습니다. 이 부분을 괜히 공격했다가는 욕 먹는 것은 우리가 될 것입니다.]


[맞습니다. 거기다 솔직하게 따져보지요. 염전주들 모두 여기 있는 대신 여러분들이거나 혹은 그 친인척들이 아닙니까? 염전 때문에 다들 지금 허덕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염전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수많은 논밭이 있고, 목장들도 다들 많이 가지고 계시지요. 염전 출혈 경쟁 때문에 그거 가지고도 못 버티는 상황이 온 것이지만.]


[하긴 그건 그렇지요.]


[거기다 듣자하니 왕실이 금광 2~3곳을 개발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하오. 지금 왕실 곳간에 황금이 가득가득하다더군. 그런데도 왕실에서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우리의 소금 사업을 포기시키려는 모양이오.


그러니 우리는 이걸 공략해야 하오. 소금을 포기하는 대가로 왕실에서 금 같은 것을 두둑하게 받아야 하오. 어차피 왕실이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고.]


[옳은 말씀이오. 그렇게 하십시다.]


“...라고 하더군요.”


저들의 밀담 내용이 우리 쪽 첩자들에게 고스란히 들어왔다. 덕분에 저들의 반발이 왜 이리 약한지, 조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왜 다 구제책 운운하는 것들 뿐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뭐 이런 상황은 나에게도 좋은 것이었으니.


“그래. 저들이 소금 사업을 포기할 궁리를 하고 있다고?”


“그러하옵니다. 부왕이시여.”


“잘 되었구나. 대가만 적당히 지불해주면 소금 사업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라. 그럼 너가 원하던대로 해보자꾸나.”


“예. 알겠습니다.”


어차피 염전주 상당수가 조정의 고관이나 그들과 유착된 토호들. 괜히 이걸 강제 압수했다가는 뒷감당 안 된다. 특히니 지금 시기는 7세기. 저들이 불만을 품고 연개소문에게 붙거나 당나라에 붙어버리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난 자살하는 취미가 없는 만큼 이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러니 슬슬 애가 타서 목마를 지경이 된 그들에게 단물을 주어야 할 때다.


“아버님. 이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염전주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슬슬 저희가 원하던 것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구나. 너가 원하던 것을 이룰 때가 되었구나. 이제 조정에서 아무 문제 없이 관철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열린 조정 회의. 당연히 주제는 염전주 구제 문제였다.


“염전주들은 이 나라를 위해 충성을 바쳤고 전란이 터졌을 때 말을 타고 참전하는 자들입니다. 마땅히 그들을 구제하셔야 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폐하. 어서 용단을 내리시옵소서.”


“모두들 걱정하지 마시오.. 짐이 그대들을 위해 안그래도 방책을 마련하였소.”


부왕의 말을 들은 신료들은 전원 고개를 돌려 부왕을 바라보았다. 무슨 방책이 나올지 기대하는 것이릴라.


“일단 짐은 어려운 염전 여러 개를 조정으로 귀속시키고자 하오. 물론 값은 제대로 치룰 것이오. 운양 등에서 금이 많이 나온 덕에 국고에 지금 금이 많으니 금으로 지불할 것이고, 원하는 자는 쌀이나 말, 소 등으로 지불하도록 할 것이오.


또한 이참에 소금에 대한 전매제도를 실시할 것이오. 이제 고려 땅의 모든 소금은 조정에서 직접 관리하게 될 것이오. 소금 가격 역시 조정에서 정한 가격대로 유통하게 될 것이니 남은 염전들도 관아를 통해서만 소금을 매매할 수 있을 것이오.


그리하면 남은 염전들도 안정된 가격에 소금을 살 수 있으니 숨통이 트일 것이오. 그대들의 의견은 어떠하오?“


부왕은 바로 전매제 이야기를 꺼내들기 시작하였다. 미리 나와 이야기해놨던 그 이야기를 말이다.


“전매제도라면... 한무제가 했던 그 정책 말이옵니까?”


“그렇소. 한무제는 소금과 철, 술을 전매했었지. 허나 짐은 철과 술을 전매할 생각은 없고 소금에만 적용할 생각이오.”


“좋은 생각이시옵니다. 폐하. 신은 폐하의 뜻을 따르겠나이다.”


대부분의 신하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전매제도 덕에 이제 안정적인 가격으로 소금을 국가에 팔 수 있게 되기도 했고 급전이 필요한 경우 충분한 양의 금으로 보상될 테니 말이다. 이미 상당한 손해를 본 염전주들에게는 꽤 괜찮은 구제책이었다.


“그 방법은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무제가 죽고 나서 폐지되었던 정책이옵니다. 폐하. 그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 사료되옵니다.”


물론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은 이미 준비되어있었으니.


“소금을 새로 생산하는 방법이 있어 많이 만들 수 있게 되었소이다. 또한 한 무제 시기 백성들의 삶이 피폐했던 것은 잦은 전쟁이었으나 짐은 전쟁을 할 생각이 없소. 허니 문제가 없을 것이오. 소금 값이 치솟을 리는 없을 것이오.”


새로운 소금 생산 방법. 이것 하나면 만사 해결이었다.


“......”


그리고 확실히 효과 만점이었다. 새로운 소금 생산 방법 이야기를 꺼내니 반대하던 이들도 모두 입을 꾹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소금 전매제도는 아무 문제없이 통과되었다. 이로써 나라의 국고가 한층 더 풍족해지리라.


2)


자. 이렇게 그렇게 소금 문제도 적당히 해결되었고 산삼이나 황금도 해결되었다.


물론 그것들 말고도 아직 할 일들이 많기는 하였다. 하지만 곧 칠중성을 치기 위한 원정이 시작된다. 거기다 아직 연개소문도 평양성에 있고. 연개소문이 평양성에 있는 한 아직 내가 생각한 일들을 할 때가 아니다.


그리고 그말인즉슨...


좀 숨 좀 돌릴 때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성아. 말객(末客, 궁정을 지키던 임무를 맡던 고구려의 벼슬 이름.)이 되니 어떠하냐?”


“하하. 아주 기분이 좋사옵니다. 제가 태자 전하 덕에 이런 벼슬까지 오르니 말입니다.”


“그래. 그럼 한번 더 기분 좋아져볼까? 말을 타고 교외로 말을 달려보는 것은 어떠하냐?”


“좋사옵니다. 사냥은 제가 졌지만 말타기라면 제가 태자 전하를 이길 자신이 있지요.”


그렇기에 난 요즘 신나게 놀고 있다.


“이랴! 보십시오. 태자 전하. 제가 이기지 않았습니까. 하하하하하! 술 오늘 거하게 쏘셔야 합니다.”


“... 그래... 니 말 정말 잘 탄다....”


진짜 사성이 쟤 말 정말 잘 탄다. 어우. 내 말도 분명 좋은 말인데 어떻게 쟤랑만 말타기 경주를 하면 어떻게 질 수가 있나... 하아...


진짜 이게 어찌된 건지 모르겠다. 내 말을 쌔끈하게 생기고 잡티 하나 없이 우아하게 생긴 말이다. 반면 사성이 쟤 말은 잡티도 좀 있고 그리 쌔끈하게 생긴 말은 아니었다. 뭐 봐줄만한 수준은 되지만.


그런데도 경주만 했다하면 내가 지니 이거야 원. 알고보내 쟤가 타고 있는 저 말이 적토마의 후손인 거 아닐까? 겉보기엔 꽤나 볼품없는 말이었는데... 외양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건가.


“그나저나 지난 원정때는 미처 잘 살피지 않았는데 풍경이 참 좋습니다.”


사성이 감탄하듯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 말에 주변을 둘러보니... 확실히 단풍이 장관이었다.


“그러게 말이다. 단풍이 지니 그 풍경이 참으로 장관이로구나. 허나... 곧 겨울이 오겠지?”


“그렇겠지요. 지금은 이미 늦가을이 아니옵니까.”


그래... 늦가을. 저 아름다운 단풍들도 곧 바닥으로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리라. 그러고 나면 곧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이 올 것이다. 다들 추위 때문에 벌벌 떨면서 웅크리며 떠는 그 겨울이.


그리고 겨울 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려올 날도 멀지 않겠군.”


그래... 그 빌어먹을 쓰레기.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그 쓰레기. 전생에 밖에 있을 때야 좋았지만 군대에 있을 때는 어우... 진짜 쌍욕 나온다. 쌍욕 나와.


“쓰레기...라니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쓰지 마라.”


에휴. 말조심 해야지. 진짜. 여기서 괜히 이상한 말 했다가 정신이상자 취급 받으면 곤란하다.


그나저나 겨울이면 진짜 춥기는 정말 추울 것이다. 눈도 오고 바람도 차고 얼음도 얼고 말이다. 어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겨울이 오면 다들 온돌바닥에 몸 지지느라 정신이 없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백성들은 온돌을 좋아하니 말입니다.”


온돌. 이 녀석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반도 이북에서 사용되어오고 있었다. 시베리아 뺨치게 추운 이북지방이다보니 안 쓸 수가 없긴 하다.


다만 문제라면 역시 연료일 것이다.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주로 나무를 땔감으로 쓴다. 그 시대엔 그게 당연한 것이다.


지금이야 사실 큰 문제가 없다. 고구려 인구가 대략 300만에 불과하고 한반도와 만주 인구 합쳐서 천만이 안 되는 시절이니까. 벌목되지 않은 삼림은 주변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말이다. 나무를 땔감으로만 쓰는 건 좀 아깝다. 당나라와의 전쟁은 피하지 못 할 터. 그 때 저 길고 곧은 나무들은 군선이 되어야 하고 장창의 자루가 되어야 한다.


아니면 하다못해 목책이라도 되던가.


이걸 땔감으로만 써먹는 건.... 아무래도 뭔가 아깝다.


아. 물론 혹독한 추위가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나라에서 군선 만들고 장창 만들어야하니 나무 베지 말라고 하면 민심이 볼만할 것이다. 아마 그 말 하는 순간 그 관리는 어디 매달린 후 불타죽던가 찢겨죽겠지.


그러니 나무가 아닌 다른 것으로 연료를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침


“그건 그렇고 잠시 가볼데가 있다. 불타는 돌이 많다는 곳이 평양 인근에 있다고 들었는데 거기로 안내해주거라.”


난 대체 연료의 존재와 대체 연료가 나는 장소를 알고 있었다.


그것들을 한 번 둘러는 볼 때가 된 것 같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고라니 01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추천과 선작, 덧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러니 많은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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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결단 +5 23.08.15 515 13 12쪽
4 3화.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2) +1 23.08.15 506 12 12쪽
3 2화.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1) +2 23.08.15 567 12 12쪽
2 1화. 상황정리. +3 23.08.14 625 17 12쪽
1 프롤로그 +8 23.08.14 734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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