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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리스펜릴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검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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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리스펜릴
작품등록일 :
2011.08.21 00:15
최근연재일 :
2011.08.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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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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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검의 기사 -31

DUMMY

가고일이였다!!

독수리가 먹이를 채어가듯 가고일 한마리가 소리없이 활공해서 서서히 엘리자베스에게 다가오더니 그대로 공중으로 잡아갔다.

"안돼!!!"

급히 석궁을 꺼내 활을 먹였지만, 겨누었을때는 이미 그 높이가 상당했다. 만약 쏜다면 가고일은 분명 맞겠지만, 저 높이에서 떨어져 살수있을 사람은 드물었다.

"젠장!!"

세론이 자신의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동안 사태를 파악한 필립이 바닥에 떨어진 에드의 메이스를 집어들곤 먼저 추적했고, 뒤이어 세론도 공주를 채어간 가고일을 향해 말에 올라 따라가기 시작했는데 아직 아침 해는 뜨지 않았다.

밤새 달려와 이미 지칠대로 지친 말의 속도는 세론의 조급한 맘과 달리 더디기만 했고, 잡혀간 공주의 모습은 동쪽 하늘에서 점점히 시시각각 사라지고 있었다. 만약 엘리자베스가 좀더 나이가 있거나 체중이 나간다면 저렇게 손쉽게 들려가진 않았을테고, 채어가는 가고일도 여타 가고일에 비해 그다지 큰 체구가 아니였지만, 어떤 마법적 요소라도 작용하는 것마냥 세론이 고정한 시선속에서 가고일은 자연스럽게 비행하며 거짓말처럼 평온하게 날아가고 있었다.

반면 쫓아가는 세론은 말그대로 '피가 마른다'라는 의미를 체감할정도로 초조하게 말고삐를 거칠게 휘둘렀지만, 말은 전혀 그의 의도만큼 따르지 못하고 있었다.

말도 엄연히 생명체이기에 지쳐있었고, 누구보다 세론자신도 말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있지만, 작금의 초조함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비교적 빠르게 출발했으나 어느새 세론보다 뒤쳐져 있던 필립의 말이 앞서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였다.

"말이 지쳤습니다. 멈춰야 합니다!"

"..."

"마스터!"

"빌어먹을 형제끼리의 싸움이 없었다면!! 공주도 잡히지 않았어!!!"

필립은 이 말에 분노하기보다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는 생각외로 세론이 완전히 냉정을 상실한 상태라 보고, 침착히 따라갔는데 의외로 가고일이 가는 방향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들이 가는 방향은 동쪽이다. 즉 길리안 협곡을 향해 동쪽으로 이동해오고 있었으며, 마족과 만났고 추적을 받는 방향은 서쪽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인지 가고일도 공주와 함께 동쪽으로 날아고 있지 않은가? 다른 마족과 합류하려면 서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필립이 여기까진 생각했으나 정확히 알지못한 사실은 가고일이 세론이 몇시간전 여행루트로 잡았던 '레딘성'으로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레딘 성은 상당한 규모의 군사적 목적으로 축성된 성으로 아둔제국 남부의 거대 군사거점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를 하지하고 있었으며, 아둔 제국 자체가 주변국과 마찰이 적지않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불협화음과 소규모 전투가 끊이질 않았으며, 많은 지역이 침략과 탈환의 역사를 반복해오고 있지만, 그 중에 유독 레딘만큼은 '불가침영역'에 속했다.

이유는 지도를 펼쳐본다면 알수있는데 의외로 레딘이 국경의 거점치고는 상당히 '중심지'에 가깝게 위치한 성으로 상식적 입지에서 본다면 특별히 외부침입이나 군사적 가치가 낮은 록토 평원 외곽에 자리잡은 이 성의 필요성은 지극히 의심되지만, 남부전선과 마주한 외부국가입장에서는 상당히 침략을 어렵게 만드는 골치아픈 존재였다. 레딘보다 훨씬 국경선에 가까운 도시나 거점을 공략하자니 후방에서 이를 차단할 레딘의 막강한 군사력이 두려웠던 것이다.

더욱이 아둔 제국의 내부적 이유에서도 레딘은 남부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거점이였다. 외부침략이외에도 아둔제국만의 특수성, 즉 제국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위치한 길리안 계곡에서 지속적인 몬스터무리라는 '자연재해급' 위협이 도사리고 있기에 길리안 계곡과 가까운 곳은 저절로 '요새화'되는게 당연시 되었고, 아둔 제국 전역에 걸쳐 레딘과 같은 목적의 도시나 요사가 길리안 계곡을 둘러싸며 그중 레딘과 유사규모가 되는 곳이 무려 여덞 곳이나 산재해있었으니 아둔제국의 군사력 기반은 결국 '길리안 계곡에서 비롯된다'라는 수십년전 위대한 내무대신 포르갈의 명언이 증명되는 셈이다. 물론 이 여덞 곳중에 최고를 꼽자면 당연 레딘이라고 밖에 말할수없다.

도시적 요소가 많이 결핍되긴 했으나 일반 성벽이 상상하기 어려운 두터운 성벽이 한겹도 아닌 무려 세겹의 다단구조이며, 하늘에서 본다면 기아학적인 도형에 맞춰 축성되어 공방의 이점이 매우 높았는데 현존하는 건축기술로도 재현이 어렵다고 평가되는 레딘의 성벽과 구조물 상당수는 과거 마법시대에서부터 전래된 축성법으로 건축된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을 자아내며 이런 성벽구조를 토대로 발전되어온 도시는 거주 인구의 거의 20퍼센트 이상이 직업군인으로 구성된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남부 제국군이 모두 이곳을 거쳐 발령되며 단순 거점이상으로 남부의 모든 작전이 레딘을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하나의 거대한 군사도시로 성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단하나의 방향(길리안 계곡)을 제외하곤 모든 도로망이 깔끔히 정비되어 군사적 안전성으로 인해 동시에 상업적 발달이 융성하며 군사적 특수성을 제외하곤, 제국 남부의 '수도'라는 별칭을 얻을정도로 수백년간 잘 발달되어온 도시였기에 세론이 길리안 계곡에 들어서기전 충분한 보급물자를 마련할 목적으로 방문을 예정한 도시였다.

그런데 날아가는 가고일을 보느라 정신없는 세론의 생각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침착하게 추적행을 하고 있는 필립의 눈에는 그런 도시가 듣던바와 전혀 달랐다.

상당히 순박하고 언어에 꾸밈이 없는 필립의 눈에는 도시가 불타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것은 부정하기 힘든 진부한 목격이기도 했다.

아둔 제국 창건이래 단 한번도 침략을 받은바 없는 불가침 요새가 송두리째 불타고 있었다!

이는 마치 아름답고 순결한 처녀가 알고보니 모든 마을 남정네들과 그렇고 그런사이였네 수준의 불결한 고발로 필립에겐 느껴졌고, 레딘이라는 이름이 가진 전설적이며 절대적인 가치성의 몰락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충격이상으로 더 크게 필립에게 다가왔다. 이는 이어서 자연스레 거부감으로 다가왔고, 불타는 성으로 지칠줄 모르고 달려가고 있는 자신의 마스터를 말려야 함에도 저절로 느려지는 속도는 어쩔수없었다.

어느새 그의 말발굽은 멈춰 있었고, 불타는 성과 마스터의 자취와 공주를 납치해간 가고일의 풍광이 모두 거짓말 처럼 사라진 이때 필립은 고민에 빠졌다. 말을 돌려서 사랑하는 멜리와 저주스러운 동생 에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마스터를 따라 나설 것인가?

이내 그는 이런 고민을 접고 행동하길 결정했다. 그는 그런 남자였다. 뒤쳐진 자신의 말에 박차를 가해 세론을 뒷따르는...


깔끔하게 부서진 성문을 지나 뜨거운 불꽃과 시신의 열기가 넘실대는 거리를 달리면서도 세론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닌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이미 뽑힌 검의 검신으로 채찍대신 말의 엉덩이를 후려칠때마다 말은 미칠듯한 비명을 질러댔지만, 세론은 아무런 주저가 없었다.

때문에 말의 콧구멍과 입에선 핏물이 흘렀고 숨소리는 숨을 쉰다기보다 찢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무엇인가 눈앞에 나타났을때도 그리고 그것이 장애물로서 세론을 인식하고 공격하려 했을때도 세론은 주저하지 않았다. 단지 약간 선홍색 빛이 물드는 검신을 휘둘렀을뿐, 하지만 마상에서 베는 맛은 강렬했기에 그제서야 세론은 자신이 무엇을 베었는지 말을 겨우 멈춰 돌아보았다.

'인간?'

사람이라고 하기엔 몸집이 두배는 거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머리에 뿔이 나있었는데 그 갯수가 무려 8개 였다. 온 몸에 숭숭난 털은 염소의 그것과 같았고, 두다리와 두팔은 기이한 관절 구로조 다리모양은 조류의 그것과 닮았고, 팔은 갑각유와 유사했다.

몬스터로 보기에도 실로 생소한 놈이다.

이상하게 거기서 주는 이미지는 과거 앤드류 성에서 봤던 바르타라는 마족과 닮았다. 크기와 여러면에서 보자면 '베이비 바르타'라고 할까? 그래도 크기는 2미터가 넘는 거구였으며, 그것을 어떻게 생각할 새도 없이 베어버리고 그리고 저렇게 죽여버린 걸까? 세론이 이에 대한 고민에 빠지려 할때 하늘 위에서 공주가 비명을 질렀다.

공주의 비명을 듣고서야 세론은 고삐를 당겼으나 말은 그대로 주저앉더니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푸르륵 거리며 거친 숨을 들썩였다. 안장에서 반사적으로 뛰어내린 세론은 이것이 말로만 듣던 '말의 최후'임을 직감했고 자신이 잔인했음을 인정하며 불싸하며 충실한 말의 최후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검을 높이 들어 말목을 내리쳤다.

이번에도 검은 약간 붉은 빛을 내며 가볍게 베였다.

단 일격에 말의 목이 잘려진 상황에 세론은 또다시 의아해 할수밖에 없었으나 또다시 이어진 공주의 비명은 그가 사고할 여유를 허용하지 않았다.

즉시 검신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불과 연기로 뒤덮인 도시의 중심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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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우유한잔~'은 절대아니고...

오후전에 한편....올릴수있어 다행이군요. 하핫

요즘은 이 시간대가 그나마 글을 올리수있네요.

이렇게 한편 올리고 뭐하냐면 '저장분 축적'이죠^^;;

즐거운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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