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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도토리의 글방

양자역학 세계의 최고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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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필도토리
작품등록일 :
2020.05.14 18:10
최근연재일 :
2020.06.18 13: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4,956
추천수 :
132
글자수 :
162,057

작성
20.05.14 20:00
조회
384
추천
4
글자
10쪽

#002 캠트레일의 기억

시즌 1은 40편까지입니다.




DUMMY

#002

그리고 자기장에 붙어있던 데저트 이글의 총알과 베레타의 총알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땅바닥으로 쏟아져 서로 부딪히며 날카로운 쇠소리를 내었다.


“ 나는 이 탄피들과 탄환들이 땅에 떨어지면서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좋아. 보통 사람은 듣기 힘든 미세한 소리지만 말이야. “


K의 귀가 특별히 뛰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K는 공기의 흐름이나 주변 사물의 미세한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는 감각이 빼어난 타잎이었다.


수 년동안 정신은 깨어있는 상태에서 몸자체의 감각을 모두 없애버린 후 극저온 냉동인간 상태를 몇번이나 거치는 동안 스스로 터득해낸 방법이었다.


“ 정말. 이렇게라도 미세하게 감각을 느끼고 있지 못했다면 나는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었을거야. 느낄래야 느낄 수 도 없었던 것들이 몸 세포하나하나에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새로 태어난거지···”


잘 먹지도 못하는 술을 혼자 마시고 기분좋게 자리에 눕고나면 입버릇처럼 중얼거리는 K의 18번 잠꼬대였다.

그 때의 K는 아주 아름답게 입꼬리를 살짝 쳐올리면 잠을 자곤 한다.


더군다나 평소보다 훨씬 기분좋게.


“ 4분 10여초면 그렇게 나쁘지않은 시간이군. 이제 좀 씻고 해바라기와 밥이나 먹어볼까? ”


베레타를 조심스럽게 2개의 거치대에 올려두었다.


찌잉~하는 듣기좋은 기계음과 함께 거치대가 아래쪽으로 파란 빛을 내면서 내려갔다.

내려간 자리에서는 투명하지만 절대 깨어지지 않는 크리스탈 판이 올라왔다.


“ 어이. 저 탄창들 다 치워두라고. 알지?

저 탄창들은 지구로 모아서 들고가면 개당 돈도 받고 옥션에서 팔수 있단 말이야.”


-OK. 접수했습니다.


기계적인 음성의 목소리가 그의 명령이 접수되었음을 알렸다.

공중에 둥둥 떠있는 작은 원반모양의 청소로봇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탄창을 빨아들여 그 속에 채우고 있었다.


좀 더 큰 원반모양의 물건은 박살나서 쓰러져 있는 야쿠자 인공지능 더미들을 잘게 부수면서 빨아들이고 있었다.


곧 주변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처음 K가 들어올 때처럼 깨끗하게 만들어졌다.


“ 그건 그런데. 저 놈의 이상한 기계적 여자목소리는 대체 100년을 가는구나.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말이야. 기술이 발달해도 왜 저런 목소리는 그대로냐구? 왠지 1990년대 대학 합격자 발표 전화확인같아서 너무 듣기 싫단 말이야. ”


투덜거리면서 바깥으로 나가는 K의 뒷모습이 오늘 따라 왠지 기분 좋아보였다.


과거의 일들이 떠올라서였을까?

아니면 오랜만에 좋은 시간에 연습을 마무리해서였을까?


****

“ 이봐. 너 좋아하는 건 뭐야? “


그리 길지않은 머리에 근육이 보기좋게 붙은 K가 머리를 감고 나왔다.

수건을 손에서 떼고 강아지가 물을 털듯이 머리를 흔들어대며 해바라기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 나?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K··· 너 말고 더 말해보라는건가?음. 아침일찍 일어나서 기분좋게 내리는 비?가끔 쨍쨍 내려쬐는 햇빛? 그런거 아주 좋아해. /


해바라기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이야기했다.


“ 이 녀석에게 물어본 내가 바보인건가? 어이. 햋빛이나 비 같은 걸 좋아한다는 건 알겠어. 뭐 다른 좋아하는 건 없는거야? “


/ 어이 멍청아! 나는 너를 좋아하는 거야. 햇빛이나 비는 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네 곁에서 내가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니까.부끄럽게 이렇게 말해야 알겠냐고!! /


또. 해바라가기 욱하는 감정으로 흥분을 하는 순간 “리틀월드”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어랏. 어쩌면 이 녀석 뭔가 흥분해버린건가? 이상하게 내 마음에 무언가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면 리틀월드에서 비가 내리는 것 같은데··나만의 착각인가? “


그다지 크지않은 눈을 동그랗게 뜬 K가 리틀월드쪽으로 얼굴을 바짝 붙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뒷통수를 긁적였다.


/ 귀여워. 네가 그렇게 여길 바라봐줄 때 굉장히 귀엽고 좋단말이야~/


리틀월드의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 음. 난 말이야. 이렇게 너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좋아. 물론 예전에 아주 좋아하던 사람들하고 함께 지냈던 기억이 더욱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 기억들 속에 내가 있다는 거야.”


/ 뭔··· 뭔소리냐. 너무 뜬금 없잖아. 어이. K··· 정신차리라구! /


리틀월드의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해바라기의 생체리듬은 이미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 켐트레일이란거 알아? “


침대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 뒤쪽에 놓여있는 담배를 한대 들면서 붙을 붙인 K.

느닷없이 해바라기를 바라보지도 않고 이야기를 꺼냈다.


/ 당연히 처음 듣는 거지. 어떻게 내가 알 수 있어? /


“ 켐트레일이란거 말이야. 졸라 높은 하늘에서 비행기든 뭔가가 방출하는 길고 하얀 수증기 같은 꼬리야.하늘에 피어나는 멋진 장관이야. 너도 봤어야하는데. ”


/ 맞아. K. 너하고 같이 본다면 정말 멋질거 같아./


” 당시에 갑자기 하늘에서 켐트레일이라는 게 굉장히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어. 그 날 난 죽었어. 사랑하는 그 녀를 두고 죽었지. 난 그 날을 잊을 수 없어."


K는 아주 천천히 담배연기를 하늘로 불어 올렸다.


하얀 담배연기는 우주선공간 내에서 멋진 선을 그리며 공기 청정기를 향해 날아갔다.

아름답고 우아한 곡선이었다.


/ 예전에는 같은 담배연기라도 저렇게 보이진 않았는데··· 알면 알수록 넓어지는거구나.

이 세계라는 것은... /


해바라기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딱 저렇게 생겼어. 켐트레일이란 거 말이야. 니미.그리고 내가 다시 깨어났을 때 보고서를 읽으면서 피 눈물을 흘렸지.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난 찾고 있는거야.“


K는 자신의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담배를 한번 털어냈다.

바닥에 담뱃재가 떨어지자마자 바닥의 통풍구 구멍이 열리면서 재를 빨아들여 우주공간으로 날려버렸다.


“ 시바. 이 우주공간에 담뱃재를 버리는 게 말이 돼? 이래서 이거 설계한 새끼가 대가리에 똥만들었다는 거지. 빌어먹을 새끼.”


/ 어이. 너 잘못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애당초 말이야. 땅바닥에 재를 털게되는 흡연자들때문이라는건 전혀 생각치 않는 위험한 발언이라구. K../


K의 욕지거리가 간간히 터져나오는 대화를 할때면 해바라기는 마음은 아프지만 굉장히 즐겁게 받아들인다.


사실 그럴 때만이 유일하게 K의 진심이 담긴 대화를 하고 있을때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해바라기는 잘 알고 있다.


K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 그 날 이후 눈을 뜨고 제일처음 찾은 게 바로 이 놈이었어.담배가 존내 피고 싶었거든.

그 녀 생각보다 순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던거 같애. 이래서 나는 행복을 누릴 권리를 박탈 당한건지도 몰라. 았는지도 없는지도 모를 그 신이라는 새끼한테 말이야. “


/ K···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처음이야. 그 녀?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느낌이 드는건 알겠는데. 정확히 이해 할 수 없는 단어라고. /


K는 다시 한번 길게 담배연기를 뿜었다.


“ 꼭 이런 이야기하면 담배연기가 눈에 들어간단말이야.짜증나게.”


/거짓말. 담배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 K는 눈물을 흘린적은 없잖아. 얼른 씻으러 갔던 것 뿐이지. 니기미. 그러면서···/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끈 K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우주공간이 보이는 창문쪽으로 좀더 걸어서 다가갔다.


“ 그 날이 오기전까지는 말이야.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인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는 거야. [운명]이라고 불러야하는 그 새끼들이 황당한 이유로 우리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덜컹.


아주 강렬한 충돌과 함께 비행선이 심하게 흔들렸다.


“도..도착한건가? ”


해바라기가 담겨있는 리틀 월드가 떨어지려는 순간.

잽싸게 몸을 날리며 겨우 떨어지는 리틀월드를 잡아서 품에 안았다.


엄청나게 흔들리는 우주선 바닥에서 리틀원드를 품에 안고 벽에 부딪히며 굴러다녔다.

다시 진동이 멈추고 기계음이 들려왔다.


[2122년 7월 24일 16:24분 - 도착지점에 도착하겠습니다.카운트 다운은 20초입니다.

현재 자기장의 영향으로 잠시 충격이 있었지만 기체의 손상율은 2%가량이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드디어 도착했다. 비밀의 그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빌어먹을 행성에. “


K의 입에서는 알 수 없는 미소가 흘러 나왔다.


그렇게 도착하고 싶었던 행성에 그래도 도착하긴 한 모양이다.



(참고 _)

켐트레일이란 높은 고도에서 비행기가 방출하는 길고 하얀 수증기 같은 꼬리이다.

정상적인 제트엔진 방출물들은 수분 후에 사라지며, 또 짧은 시간 안에 흩어지는 무해한 공중 글씨쓰기용 구름과는 달리, 켐트레일은 최고 수 시간 동안 공중에 남아 있다.

종종 켐트레일은 격자 모양의 형태로 방출되며, 광범위한 지역을 포함하도록 확장된다.

어떠한 기관에서도 켐트레일에 대한 책임을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목적과 성분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서는 그 목적에 대한 무성한 추측만 가득하다.

즉 대기에 분해성 성분을 살포함으로써 오존 고갈을 완화시키려는 시도라는 추측으로부터, 날씨 통제 실험이라는 것까지 다양하다.

쿠씨니치 의원의 법안을 읽던 중에 켐트레일이라는 단어를 발견한 텍사스의 거주자 한명이 그 법안에 대한 소식을 인터넷에 급히 전파했다.

인터넷에서는 Gayle78247이라고 알려진 이 여자는, 야후 켐트레일 채팅방에 뉴스를 급히 게시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에 켐트레일이 퍼질때 마다, 심한 두통과 턱이 아프다는 것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켐트레일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 네이버 지식인에서 발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작가의말

오늘 하루만.

2개를 같이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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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03 켄시로 별의 첫 걸음 +2 20.05.14 260 3 10쪽
» #002 캠트레일의 기억 20.05.14 385 4 10쪽
1 #001 해바라기와 K +6 20.05.14 94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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