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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아츠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에다가 용사라서 GOD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SeiTs
작품등록일 :
2019.04.08 22:26
최근연재일 :
2019.04.15 13:29
연재수 :
8 회
조회수 :
449
추천수 :
10
글자수 :
48,394

작성
19.04.15 12:09
조회
53
추천
1
글자
19쪽

예정 4

한 작품에서 많은 세계관을 표현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DUMMY

그들은 눈빛은 장난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의 확실한 살기를 품고 있었다. 병사들이 뒤를 주시하며 대치하던 것은 그것들이었고, 가장 후열의 병사는 난쟁이들의 공격을 막아내다 둘러 싸여선 걸음을 멈추고 고립되고 만다. 그러자 난쟁이들이 그 병사의 곳곳에 올라타 붙어 가차없이 무기라고도 부를 수 없는 철붙이를 내려 찍고 있었다. 근본 없이 무차별적인 폭행의 장면에 더욱 나의 긴장감은 고조되었다. 내 쪽에 도착한 리디아와 병사 일행은 나를 중심으로 활과 같이 곡선의진형을 구축했고, 그 숫자는 4명밖에 없었다. 그에 비해 난쟁이들은 10마리 족하게 남아 있었다. 시시콜콜한 인사를 주고 받을 겨를도 없이 지팡이를 들고 있던 사제는 나의 손을 보고는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허공에 문자를 쓰고 나의 양 손바닥에 자신의 손바닥을 향하게 하자 하얀 빛이 상처를 감싸며 서서히 없어지다가 멈추었다.


“생각보다 중상이군요. 완벽한 치료는 제 하위 정령 마법으로는 역부족이군요.”


하지만 확실히 가만히 있어도 타 들어가는 고통은 완벽히 없어져 있었다. 그리고 앞을 주시하던 한 병사는 자신의 허리춤에 남아있는 검을 뽑아 나에게 주며


“갑작스럽지만··· 참전 부탁 드립니다. 가만히 있으면 개죽음 입니다.”


라고 말하며 이세계에 넘어온 지 만 1일도 되지 않은 완전무결 초보에게 강제 전투 퀘스트가 발생되어 버렸다. 나는 얼떨결에 검을 받아 들자 묵직함과 함께 그것을 꽉 쥐기 위해 손에 힘을 줄 때마다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가 욱신거렸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허무로 돌아갈 뿐이었다. 나는 의지를 다지고 병사들의 틈으로 벌어가 합류하려 하자 리디아가 나보다 먼저 병사들을 향해 걸어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듬직하게 당당한 모습으로


“혹시 마나 축적기 가진 사람 있어요? 정령체 소환 마법에 사용하려구요.”


“[정령사]셨군요.”


말하자 모두 수긍하며 그녀의 앞으로 수정체를 앞을 주시한 채로 던져준다. 리디아는 수정체를 전부 확인하고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 토지를 이용해서 흙의 정령으로 두 마리 소환 가능하네요.”


라고 말하자마자 땅에 쭈그려 앉아서는 문자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나는 일단 저 난쟁이들이 내 지식에 있는 판타지 속 몬스터 중에 무엇인지 알기 위해 질문한다.


“저 마물들은··· 뭐죠?”


“코볼트입니다. 몸에 하위 정령 마법을 흡수하는 [오브]가 박혀있어서··· 하위 마물 치고는 상대하기 난이도가 높은 녀석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전방의 적을 주시하니 일반적인 피부가 아니라 군데군데에 반짝이는 광석이 박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자 사제는


“한 번 보시는 게 빠르겠죠.”


라고 말하며 내가 스트랭스를 쓰는 것과 같이 공중에서 문자를 순식간에 써서 녀석들을 향해 조준하며 주먹을 쥐자 불꽃의 여러 파편이 날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코블트에게 직격하기 전에 몸의 박혀 있는 광석으로 분배되어 흡수된다. 그러자 나는 한 병사가 메고 있는 활과 화살을 보고는


“물리적인 원거리 공격을 하면 좀 더 수월하지 않나요?”


라고 제안하지만, 그 병사가 활을 꺼내 시위를 당겨 쏘자 코볼트는 웃으며 피하거나 막는 게 아니라 오브가 박혀있는 어깨를 들이밀며 공격을 맞아준다. 그러자 챙- 하는 소리만 날 뿐 아무런 상처가 없었다. 나는 바로 절망적인 상황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불행에 축복받아 그러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그러자 리디아는


“[테우스]!”


후방에서 정령 마법이 완성되었는지 외치자 우리측 병사들 앞에서 흙이 솟아나더니 인간의 모습을 한 병사가 빚어진다. 그리고 그들은 코볼트를 향해 검을 겨누고 같이 대치 상황을 만든다. 그러자 리디아는


“제 테우스들이 먼저 돌진해 진영을 휘저어 볼게요. 그 사이에 병사님들과 한씨가 고립된 코볼트들을 동시에 공격하면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죠.”


라고 말을 마치며 나에게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지만, 나는 검도의 중단 자세를 잡으며 싸울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역시 검··· 다룰 줄 알죠?”


그러자 리디아는 자신의 걱정이 괜한 것이었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엄지를 들어 보인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불안함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혹시 불행에서 살아남을까 봐 겉 핥기로 배운 약간의 검도 경험··· 실전에서 기댈 건 내가 맨날 지겹게 꾸던 전재의 꿈에서 본 하얀 기사의 검술’


하지만 그럼에도 타고난 신체 능력으로 일반인들과의 분쟁에서 어찌저찌 살아 남기는 했었지만, 판타지적인 존재와 서로 흉기를 들고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은··· 역시나 처음이었다.


“이세계에 와서 첫 불행이구나. 기념적이네.”


하지만 최대한 공포와 부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긍정적인 생각을 입으로뱉어본다. 그러니 그저 장소와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지, 더럽게 재수없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항상 언제 누구나 첫 단추가 힘들 뿐이었다. 그러자 마침 정신이 가다듬어 졌을 때, 흙인형 테우스의 돌진으로 전투의 시작을 알린다. 테우스들은 바로 코볼트들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 묵묵히 공격을 받아내며 그들에게 단순한 공격을 날리고 있었다. 통각이 없는 흙인형으로 내구도가 뛰어나 공격을 받아내는 것은 뛰어났지만, 나의 눈에는 너무나도 공격력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자신에게 스트랭스를 걸며 리디아에게 질문해 본다.


“혹시 다른 대상한테도 스트랭스를 걸 수 있어?”


그러자 리디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요.”


리디아의 확고한 표정에 자신을 얻어 나는 양 손을 들어 동시에 같은 문자를 써내려 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자 리디아는


“너무 잘난 애인을 가지고 있어도··· 괜히 내가 풀 죽는다니까.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기도 하지만-”


라고 말하며 나의 뛰어난 장기자랑을 흡족하게 바라보고 있다 문자를 완성시켜 고개를 돌리는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그대로 [영필]을 손으로 쥐는 동시에 정령 마법을 건네고 싶은 상대를 상상하며 공을 던진다는 느낌으로 하면 되요.”


라고 추상적으로 말했지만, 나는 야구를 생각하며 투수가 포수에게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날린다는 감각으로 찰떡 이해해서 행한다. 가장 먼저는 테우스들에게, 그리고는 4명의 병사들에게 전부 스트랭스를 걸어준다. 그러자 각각의 인형들만 봐도 나와 같은 붉은 기운을 두르고 그들의 공격은 단순했지만 위협적인 파괴력을 가지게 되어 일격에 땅이 약간 진동하며 파일 정도의 위력을 보여 주었다. 코볼트들은 갑자기 달라진 인형에 당황하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그들의 진형은 더욱 난잡해져 무리를 벗어나는 존재가 늘었다. 그리고 더욱 강력한 공격이 가능해져 약간 자신감이 붙은 병사들에게 합류했다. 그러자 그들이 취하고 있는 전술은 한 병사 미끼가 되어 혼자 고립되 여러 적에게 둘러싸여 공격을 막아내고, 나머지 3명의 병사가 공격하는 코볼트의 빈틈을 노려 착실히 공격하는 역할로 후방에 배치되어 있었다. 확실히 4명 밖에 없이 숫자에서 불리한 상황에서 3명의 전력을 보전하며 전투할 수 있는 이성적으로 합리적이긴 했지만, 감성적으로 보았을 때는 동료를 사지에 내모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작전이었다. 그들의 가차없는 작전 수행 결단력에


‘일반 병사같은데··· 숙련된 엘리트 병사처럼 냉정하네.’


이곳 판타지 세계의 일반 병사들의 정신적인 전투 능력이 높다는 것은 파악할 수 있었다. 미끼 병사의 분투로 한 마리의 코볼트를 처리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도 본능에 충실할 뿐이었지, 지능을 가지고 사고할 수 있었다. 그러자 동료의 죽음에 분노하며 테우스만이 아닌 우리 병사측을 견제하기 위해 순식간에 세 마리의 코볼트가 가세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나는 더 이상 이성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 없다 생각해 미끼의 병사에게 다가가 코볼트의 참격을 대신 막아주며 합류한다. 그러자 미끼의 병사는 나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어째서···?”


“사람 돕는 일에 이유가 필요합니까?”


라고 말하자 나는 솔직담백하게 대답한다. 그리고 막상 미끼의 입장에 서니 더욱 확실히 목숨이 오가는 중압감이 전신을 옭아매는 감각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미끼 병사도 이를 악물고 버텼는지 이내 자리에 주저 않으며


“당신은 감정적인 사람이군요.”


“사람한테 감정을 빼면 시체 아닙니까?”


“시체라··· 저희도 화는 낼 수 있습니다. 무례하군요.”


내가 말을 잘못 했는지 약간 화가 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신경이 곤두서는 전장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며


“당신은 병사들에게 합류 하세요. 미끼는 이제 제가 맡겠습니다.”


라고 말하자 병사는 냉정한 눈빛으로


“당신 말대로라면 저는 시체니까 죽으나 마나 신경 쓰지 마시죠.”


라고 고집을 꺾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내가 했던 말을 물고 늘어지는 그를 뒤끝이 심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형편없는 시체로는 안 만들 테니까 서로 뒤를 맡기는 거로 하죠.”


라고 하자 병사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다시 숨을 가다듬고 적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미끼로 내가 추가되자 녀석들은 유동적으로 두 마리가 더 우리들의 적으로 가담했다. 그리고 코볼트들은 순서를 가지고 순서대로 우리를 향해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격하지 않는 코볼트들은 미끼인 우리를 공격하는 동료의 후방을 경계하며 우리의 역할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다고 후열의 병사들이 일제히 공격하면 미끼의 역할이 반대쪽으로 바뀔 뿐이었다. 그렇게 마땅한 대비책을 떠오르지 못하는 채로 우리는 묵묵히 공격을 막아내는 것 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그러자 미끼 병사가 공격을 받으며 한 쪽 무릎이 풀려 지면에 닿고 만다. 그에 맞춰 퍼석하는 소리가 테우스들의 쪽에서 들려온다. 시선을 돌려보니 테우스가 두 기가 모두 동시에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테우스 맡고 있던 잔여 코볼트가 우리에게 합류해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러자 코볼트들은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는 생각으로 제일 힘이 빠져 있는 우리를 향해 일제히 달려든다. 그러자 미끼 병사는 나를 밀치며


“시체한테 목숨을 구원받아 본 적이 있습니까? 살아남으면 자랑하십시오”


라고 말하며 독선적으로 달려드는 코볼트들을 향해 달려간다. 지칠 대로 지치고 자잘한 상처가 쌓여있던 병사는 물량에 짓눌려 순식간에 숨을 거둔다. 그러자 나는 케케묵은 옛날의 트라우마가 낡은 기억의 상자를 열고 떠오른다. 그것은 찰나였다. 중학교 시절의 나는 나름 불행이라는 것에 저항하며 착실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사람들과 엮여 지내길 미련 남아 포기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왕따를 당하던 반의 친구를 멋 모르는 정의감에 지켜주고, 중학교에 들어서 유일한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왕따였던 친구는 내가 친구로 붙어있자 말끔히 신세가 회복되었다. 녀석들이 말하길


“똥은 무서운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지··· 저건 그냥 무서워서 피하는 거야-”


라고 말하며 왕따 친구도 나와 엮여 무서워 피하는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밖에서 친구와 같이 다니면 나의 불행이 그에게 덮쳐올 것을 알았기에 같이 놀아본 적이 없었다. 해봐야 통화나 문자가 전부였다. 하지만 친근한 대화를 나눌 존재가 있다는 것이 세상 무엇보다 좋았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위한 배려에 욕심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남들과 평범하게 밖에서 놀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나는 문자로 그녀에게 놀자고 여러 문장으로 바꿔 쓰며 지우길 반복하던 중에 그저 간단하게


<내일 시간 있어? 놀래?>


라고 보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래! 데이트하자는 거지?>


그 말에 너무나도 기뻐해 주었고, 나도 세상 행복했다. 그렇게 밥을 먹거나, 노래방을 가거나, 피시방을 가거나 하는, 또래의 친구들이 평범하게 즐길 일상에 즐거워하던 중에 불행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정말 어이없는 결말이었다. 무사히 끝나고 하루가 지나는가 하며 안도하는 귀가의 길.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던 하루에서 나는 오히려 불안했다. 사소한 불행이라도 생겨야 하루의 액땜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제법 넓지만 인적 드문 인도를 걷던 중에 그녀는 말했다.


“너는 네가 불행하다고 생각해?”


“어? 뭐··· 그냥도 아니고 엄청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그럼··· 불행한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을까?”


“적어도 나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 위해 이렇게 뜬금없이 말을 거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집에서 전화가 와서 전화가 울리고, 그녀는 웃으며 받으라며 배려해준다. 솔직히 좋은 얘기를 들을 게 없으니 나는 받기 싫었지만 그녀의 배려를 위해 받았다. 그러자 우리의 앞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온통 검은 의상을 입은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골목에서 나오더니 우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광기에 충혈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술 취한 아버지의 잔소리를 들으며 정신이 없었는데, 그녀는 갑자기 내가 전화 중임에도 말한다.


“너는 불행에 축복받은 얘라고 하지. 하지만 불행하기만 한 너는, 나를 행복하게 해줬어. 그런 존재가 되어 주었어.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는 마. 힘들겠지만. 나는 불행한 사람이었지만, 불행한 너한테 행복해졌어. 아이러니 하지?”


그러자 그녀는 말을 마치는 동시에 나를 갑자기 밀친다. 그러자 우리의 앞에 다가온 남성은 내 친구의 앞에서 잠시 멈추더니


“너도···”


라고 하더니 뒤에서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소리에 허겁지겁 자리를 떠난다. 나는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끼고 끝나지 않은 전화를 끊고 친구를 흔들자 그녀는 맥 없이 바닥 쓰러진다. 그러자 복부에서는 붉은 액체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당황하며 벌벌 떠는 손으로 그 구멍을 막으려 안간힘이었지만, 그녀는


“마지막으로··· 너무··· 자책 하지마. 네가 날 안 감싸줬으면··· 어차피 자살했을··· 없어졌을 목숨이야. 그만큼 괴로웠는데··· 마지막엔··· 행복했어··· 고마워-”


라고 말하고는 나의 뺨을 피 범벅으로 물들이던 손을 바닥에 떨군다. 그 후에 나는 출석을 거부하고 집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의무 교육이라 시켜 줬더만··· 학교 안 다닐 거면 돈 벌어와! 쓸모 없는 자식··· 저주 받은 녀석··· 재수 없는···”


라고 나를 나무라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 말은 나에게 전혀 상처로 다가오지 못했다. 이미 큰 상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범인은 잡혔고, 녀석은


“핸드폰을 들고 있길래··· 경찰에 전화하는 줄 알고··· 목격자라서··· 죽였습니다.”

우리를 공격한 어이없는 진술을 내뱉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장례식 날. 나는 한끼도 먹고 마시지 못한 나약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의 반응은 당연했다.


“저··· 저게 여길 어디라고! 안 꺼져!? 우리 딸이 죽은 것도, 왕따 당한 것도 네놈이랑 엮여서 그래. 네가 살인자야! 꺼져!”


나는 그 말을 흘려 들으며 그녀의 영정 사진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마지막 남은 영양분을 쥐어짜내 눈물을 흘렸다. 내가 왕따 당하던 시절. 왕따였던 존재를 구했다. 행복했다. 하지만 그 왕따를 내 욕심으로 죽이고 말았다. 그리고선 나는 왕따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빌어먹을 세상을 왕따 하기로 결심했다. 이 사건이 아마 내가 단절된 삶을 살기로 마음 먹은 계기이자, 타인과의 관계에 겁을 먹던 시초였다. 나는 그 상황을 이세계에 넘어와서도 데쟈뷰같이 실제로 겪고 있었다. 나는 나의 불행을 대신 받아 희생하는 존재에게 덧없이 손을 뻗으며 이번에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제 무력하게 손을 뻗기만 하고 바라보던 것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는 아직 아물지 않은 오른손을 죽을 듯이 힘을 주어 꽉 쥐었다. 그러자 불안정하게 아물었던 손의 상처가 터져 피가 흘렀다. 그리고는 아까 화재 속에서 나의 피를 매개체로 손잡이와 대화하고 도움 받았던 것을 상기시키며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어 손잡이를 쥐어 꺼냈다. 그리고 손잡이를 변덕스럽게, 나의 예상이 틀려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나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겨워. 도와줘. 이세계에 넘어와서 불행에 불행하게 죽으라고? 말도 안 되는 불행마저도 뒤집을 힘을 줘.”


그리고선 손잡이를 피가 철철 타고 내릴 정도로 강하게 쥐었다. 그러자 검에서 소리가 들리며


“도망치는 게 아니라. 마주하고 넘어서려고 발악할 생각이 든 거지?”


라고 나에게 물으며, 칼날이 없던 손잡이에는 점점 노란 빛이 모여들며 그것은 칼날로 보일 형태로 모양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리디아는


“한씨··· 여전하네요- 저도 옆에서 당신을 받쳐 줄게요. 내조라고 해야 되려나.”


라고 말했고, 나도 말했다.


“리디아와 만난 수많은 전생에서도 이 빌어먹을 불행의 축복을 못 넘어서 지금의 나도 이 모양이겠지? 이번에는 반드시 부셔버리겠어.”


그러자 손잡이는


“너무 공격적인 주인님은 낯설지만··· 나를 버리고 도망친 건 이제 없던 거로 해줄게. 나도 리디아와 같이 수많은 전생에서 당신의 힘이 되어주었던 정령. [셰우데]. 완벽하게 도와줄 순 없지만··· 지금 힘이 되어 주도록 하지.”


라고 말하는 순간, 숲 속에서 빠른 속도의 화살이 날아와 나를 꿰뚫고 지나간다. 리디아는 당황하면서


“하아- 정말 지지리도 운도 없는 녀석. 가사 상태에서 [빙의]하면 골치 아픈데. 부디 나한테 먹히지 말라고. 주인.”


라는 말을 하며 아까와 같이 잔잔하게 힘을 솟구치는 느낌이 아니라 흙먼지와 잔디를 집어삼키며 폭풍과 같이 힘이 갑자기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는 그의 주변에 검은 깃털이 흐릿하게 흩날리기 시작한다. 오직 전투적인 본능에 충실한 코볼트들은 한의 모습을 보고 주춤거리며 전진이 아닌 후진을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한이에게 회심의 화살을 쏜 장본인이 수풀을 헤집고 나오며 코볼트 한 마리를 가차없이 단검으로 베어버린다.


“무능하게 싸울 줄 밖에 모르는 것들이 멋없이 도망치려고 해? 어차피 개죽음이겠지만, 명예롭게 죽어라. 모든 것은 [마왕]님을 위해서-”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작가의말

슬로우 페이스의 전개...

하지만 각성의 시작?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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