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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고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한 영웅의 제자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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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고
작품등록일 :
2021.05.12 17:47
최근연재일 :
2021.06.24 19:51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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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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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글자수 :
252,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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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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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거인(5)

DUMMY

“지형이 완전히···”


지원군의 합류로 거인들을 모두 처리하고 난 뒤.

유리는 반델이 날아간 방향에서 난 거대한 폭발을 보고 바로 달려왔다.


폭심지.

거대한 수소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만 같은 광경.

평범한 학생에 불과했던 그녀가 그런 무기가 사용된 장소를 구경했던 적은 없지만.

초토화된 땅의 상태를 보며, 이 세계에는 없을 전략급 병기가 떠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인의 힘만으로 지형을 바꾸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유리만 해도 검 한 자루로 산봉우리르 베거나, 작은 산을 무너트리는 것이 가능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주변 지형을 바꿔 놓을 수는 없다.

끽해야 큰 바위 돌 산 하나나 둘 정도.


분명 이곳에는 돌산으로 이뤄진 계곡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삭막한 평야만 펼쳐져 있을 뿐.

그런 지형이 존재했다는 흔적조차 사라져 있었다.

더욱이 그 중심에 위치한 거대한 크레이터.


“···대단하네.”


그렇게 말한 것은 유리가 아니었다.

그녀의 바로 옆에서 나타난 인기척.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등장한 오필리아의 덤덤한 감탄의 말을 입에 올렸다.


‘마력도 섞여 있어. 하지만, 이건 마법으로 일으킨 현상이··· 아니, 오히려 마법으로 충격을 줄인 거라고?’


위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후폭풍.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반델이 충격을 막아내지 않았다면, 이 크레이터가 얼마나 더 확대되었을지.

반대로 그 마력을 사용해 강화했다면 얼마만큼의 위력을 냈을지.


‘기대 이상의 남자잖아.’


뭘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 것인지는 마탑주인 오필리아라 하더라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이만한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 얼마만큼의 힘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는 차고 넘칠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오필리아는 유능한 남자를 좋아한다.

그것도 어중이떠중이들과는 다른 진짜 힘 있는 강자를 말이다.


“그리고 이건···”


오필리아는 크레이터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크레이터 안에서 피어난 붉은 수정.

꽃밭을 연상케 하는 풍경.

바닥에 손을 뻗어 검붉은 수정 조각을 손바닥에 올려 관찰했다.


‘단순한 결정이 아니다.’


오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이 결정이 뒤덮고 있는 땅은 죽었다.

통째로 갈아엎거나, 이 위로 두텁게 새로운 흙을 깔지 않는다면 이 위로는 아무것도 자라나지 않을 것이다.


‘마력 외에 다른 힘이 결정 안에 있어. 이건··· 오러?!”


이 붉은 결정에는 마력과 오러가 함유되어 있다.

유사적인 마석.

순순한 마력만으로 이뤄진 진짜 마석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마력뿐만 아니라 오러 또한 이 결정 안에 갇혀 있다는 것.


‘이건 꽤 군침이 도는 소재인데?’


지금껏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거인종의 사체만 해도 상당히 관심이 가는 실험 재료였다.

오필리아 본인이 해치운 거인들의 사체는 물론, 용병들과 유리 및 기사단이 해치운 거인의 사체 모두 마탑에서 구매할 생각이었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오필리아의 관심은 어느새 대지 거인의 사체에서 손바닥 위의 결정으로 옮겨졌다.


‘나로서는 만들 수 없는 물건.’


이걸 만들기 위해서는 오러 블레이드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마스터의 오러와 8서클 이상의 대마법을 상용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마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들여야 하는 수고에 비하면 초라한 성과물이지만, 이게 성과가 아니라 부산물에 불과하다면···


“대단해.”


오필리아는 연구자로서 순순한 감탄의 말을 입에 올렸다.


오러와 마력.

두 가지는 상반된 힘이 아니고, 동시에 다룬다고 충돌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용법도 다르고, 운용 원리도 다르다.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재능의 영역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둘을 동시에 다루는 법을 훈련한다는 것은 고행을 연상하게 하는 지독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더욱이 수련 과정에 있어서 두 가지를 동시에 숙련하는 것보다, 한 길을 오롯이 파는 것이 더 높은 성취를 달성할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오러와 마력을 동시에 익히기 않는 이유는, 단순히 그 둘을 양립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검술과 오러에 재능이 있는 유리라 하더라도.

마력과 마법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오필리아라 하더라도.

둘 가지를 이렇게 잘 다룰 수는 없다.


인간의 짧은 시간으로는 도달할 수 있을지 자체가 의문이 드는 경지.

인간보다 몇 배는 더 오래 산다는 엘프라 하더라도 오러와 마력 두 가지를 이 정도 경지까지 수련할 수는 없다.

영겁에 가까운 시간을 사는 용들이나 가능한 일이지만, 그 오만한 존재들이 인간의 기술을 배우지는 않을 것이니. 가정 속의 이야기일 뿐이고 말이다.


‘온다.’


오필리아는 직감적으로 공간의 흔들림을 감지했다.

마력을 통해 공간이 연결되는 감각.


“두 분 다 여기 계셨네요.”


잿더미 옆에서 반델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검푸른 창 한 자루가 있었는데.

유리는 그로부터 무언가 흉흉한 기운을 느꼈다.


‘검도 그랬지만, 사용하는 무기들이 다···’


사람을 잡아먹는 저주받은 무기 특유의 서늘한 감각.

검에 통달한 그녀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검이 아니라 창이라 하더라도 그 특유의 느낌이 느껴질 정도라면 그의 손에 들린 창이 얼마나 흉흉한 물건 것인지 유리로서는 알고 싶지도 않았다.


반델은 들고 있던 창을 공간 마법 안에 자연스럽게 수납했다.


‘공간 마법의 숙련도가 보통이 아니야.”


오필리아는 숨쉬듯 자연스럽게 들고 있던 창을 수납하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공간 마법의 난이도는 높다.

7서클 이상의 마법을 부르는 대마법이라는 구분 안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치밀한 계산의 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으로.

마탑을 기준으로는 6서클 이상의 마법사는 사용할 수 없으며, 무영창으로 상용하려면 적어도 8서클을 되어야 했다.


마탑에 소속된 8서클에 해당하는 마법사는 마탑주들 뿐.

그리고 그 너머의 영역에 발을 디딘 건, 현자 혼자 뿐이었다.


‘이 정도로 마력을 펑펑 썼는데도 아직 마력이 남아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인걸.’


맨 처음 사용했던 번개 마법부터, 오는 중에 본 늪 마법.

그리고 이곳에 남은 마력의 잔류로부터 읽었을 때, 반델은 평범한 마법사 수백 명 분의 마력을 사용했다.

그가 사용한 마력량은 대충 계산해도 오필리아가 지닌 마력의 총량을 상회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 정도로 남길 수도. 이 남자처럼 멀쩡하게 서 있을 자신은 없는데.’


반델로부터 마력 멀미의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마력 멀미 증상이 발생했을 때,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움직이는 것은커녕 가만히 서 있는 행위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가진 마력이 많으니 더 큰 상실감을 느끼기에 마력 멀미의 증상은 거대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상급 마법사일수록 더 심해진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제가 챙겨도 되죠?”


반델은 두 사람에게 날만 남은 창 끝과 녹아내린 방패, 반으로 부서진 왕관을 가리키며 물었다.

세 가지 물건 모두 처음에 비해서는 그 크기가 꽤 작아져 있었다.

줄어들던 중간에 쓰러트렸기 때문인지 사람이 쓰기에는 아직 큰 크기였지만 말이다.

망가진 상태이기에 당장은 사용할 수 없지만, 소재로 사용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을 물건이었다.


‘이걸 사용해서 고치면 괜찮은 물건이 나올 것 같은데?’


반델은 오랫동안 신세를 졌던 자신의 장검을 떠올렸다.


“네가 쓰러트린 것이니까.”

“이것에 대한 소유권은 당신에게 있죠.”


두 사람은 반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의사를 밝혔다.

반델은 세 가지 물건을 모두 수납했다.


‘눈알은 조금 아쉬웠지.’


다행인 것은 눈알 안에 있던 마기를 전부 소모시켰다는 것이지만···


‘쫓을 수 없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거대한 신전에 그녀가 감기고 간 사소한 흔적을 찾고 난 이후 돌아온 것이지만.

남겨져 있던 흔적조차, 드러낸 모습조차 모두 조작된 것일 가능성도 있었다.


‘흑막이 아니라고 했지만, 거짓말이겠지. 다음에는 놓치지 않는다.’


이 일뿐만 아니다.

그녀는 무언가 알고 있다.

그리고 쫓지 않더라고 그녀 쪽에서 다시 반델의 앞에 나타나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이, 저거 한번 봐봐.”

“어이?”

“기사님이라고 해드릴까?”

“이 불여우가?”

“미련 곰탱이가 어디서. 아무튼 저거 네 눈으로는 볼 수 있을 거 아니야.”


오필리아가 가리킨 것은 반델의 옆에 있는 반쯤 무너진 사람 형태의 잿더미.


‘내가 참는다. 참아. 이계의 눈.’


[이름] 걸?버 ?모르 / ?리 크??론

[칭호] ??된 거?왕, ?염된 ?, ?두?시

[레벨] ??? / 12

[상태] 사?(?사)

[스킬] (열람 불가)


“둘?”


마치 두 사람의 상태창이 하나로 합쳐진 것 마냥.

유리의 눈에는 두 개의 문장이 엇갈리듯 겹쳐서 보였다.

더욱이 이름만 깨져 있던 다른 거인들과는 달리 상태창이 부분부분 깨져 있기도 했고 말이다.

맨 마지막의 스킬의 경우에는 사망 이후이기 때문에 볼 수 없다 치더라도.


“둘?”


마치 두 사람의 상태창이 하나로 합쳐진 것 마냥.

유리의 눈에는 두 개의 문장이 엇갈리듯 겹쳐서 보였다.


‘이런 경우가···. 있었다.’


모종의 이유로 변질되거나 기생 생물에 의해서 감염된 경우.

그런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상태창이 겹쳐서 보였다.


‘조금만 더.’


유리가 지닌 이계의 눈은 훔쳐보는 이의 상황, 그리고 그녀의 정신상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한 번 본 상태창이라 하더라도 다시 한 번 집중해서 보는 것으로 더 많은 파악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이름] 걸리버 포모르 / 제리 크로세론

[칭호] 변질된 거인왕, 오염된 자, 꼭두각시

[레벨] 2?? / 12

[상태] 사망(소사)

[스킬] (열람 불가)


‘레벨 200 이상!’


레벨 200을 넘기는 존재는 유리가 아는 한 몇 없다.

아직 유리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


레벨이 높아도 최악의 컨디션인 사람과 그 사람에 비해 레벨이 낮다 하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인 사람이 붙으면 후자가 승리하는 경우도 있기에 전적으로 레벨을 믿지는 않지만.

레벨은 곧 기량을, 평균적인 강함을 의미하는, 하나의 지표로서는 믿을 수 있는 수치다.


‘후작급 이상. 이 정도면··· 백작급 수준이라고?’


백작급이면 위에서 세 번째.


말도 안 되는 강함.

유리 혼자서는 상대할 수 없는.

오필리아와 함께 싸운다 하더라도 승리를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는 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이 잿더미가··· 만약 반델이 없었다면···’


이만한 수의 군대가 이런 변두리가 아니라, 대도시 한복판, 왕도 한가운데에서 난동을 피웠다면···

가정의 연속이었지만, 다행인 것은 그 모든 상황은 종료되었다는 것.


‘창을 쥐고 있었지.’


맨 처음 만났을 때, 반델은 검을 다루는 것에는 자신이 재능이 없다고 말했다.


주무기는 창.

더욱이 이 정도의 상흔을 남기는 위력을 공격을 쓸 수 있고, 이 정도로 강한 적을 상대로 홀로 싸울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안도 혼자서 쓰러트릴 수는 있겠지.’


영웅들은 강했다.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것은 물론, 같이 싸웠을 때의 시너지 또한 뛰어났다.

그 셋이라면 반델이 한 것보다 떠 빠르고, 더 깔끔하게 쓰러트릴 수 있었겠지.


‘세 사람이 아니라 혼자라면?’


그러나 혼자라면, 또 모르는 일이었다.

반델보다 덜 걸릴 수도 있지만, 더 걸릴지도 모른다.

그 사소한 차이는 유리로서는 미처 다 헤아릴 수 없었다.


“다 보셨나요?”

“어···? 어, 다 봤어.”


바스락.


반델이 가볍게 발로 짓밟자 잿더미가 무너지며 바람에 날렸다.

날아가는 잿가루를 바라보는 반델의 눈은 어딘가 먼 곳을 향했다.


“여기는 제가 마저 정리를···”

“잠깐.”


지금의 마력으로는 사라진 바위산을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크레이터를 메우고 결정화된 땅을 복원해서 평지화하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이거 가져가도 될까?”


오필리아는 손에 쥐고 있던 검붉은 결정을 반델에게 내밀어 보이며 그렇게 물었다.


“필요하시다면···?”

“오케이, 내가 챙겨간다. 나중에 군말하게 없기야?”

“네. 필요한 만큼 가져가세요.”

“그럼 여기는 내가 대신 정리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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