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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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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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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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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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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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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2쪽

84화. 히데요시를 죽여라

DUMMY

그것에 웃음이 났다.

저열한 히데요시 놈의 모략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어진 김충선의 말.


“아무래도 특과병 같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돌진하는 게 맞습니다.”

“역시나 히데요시의 모략은 저열하기 그지없어.”

“특과병을 물리치면, 그걸 바라본 일반병은 아군이 항복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겠지요.”

“그렇겠지. 항복을 받아주지 않으니 죽기를 각오할 수밖에.”


그 말과 동시에 손을 들었다.

달려드는 특과병의 무기가 궁금했지만, 더는 가깝게 들러붙는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


“쏴라!”


탕! 타다다다당! 불꽃이 튀었다.

2천 조총탄이 일시에 쏟아졌다. 그리고 그걸 맞은 3백 특과병이 우수수 넘어간다. 개중에 살아남은 자들은 등판에 붙인 작은 소도를 꺼내 들지만, 적은 인원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대신에 들리는 아우성과 함성.

히데요시 병졸들은 우우우, 하는 아우성을 쳤다.


-힘없는 아군을 죽였어.

-항복하겠다고 떠난 병력을 죽였단 말이지.

-아케치 저자는 거짓말쟁이가 아닌가. 항복하라고 말해놓고 무기도 없는 항병들을 죽이다니.

-자아, 봐라! 믿지 마라!

-조정의 토벌대는 우리 모두를 죽일 것이다!


웅성거리는 병졸과 크게 소리친 히데요시의 욕설.


역시 적절하게 이용하는 히데요시의 모략은 그럴듯했다. 그리고 영채의 문이 덜컹 열리며 누군가 나왔다.


가토 기요마사.


히데요시의 뛰어난 맹장. 그가 창 한 자루 손에 쥐고 천천히 걷는다. 그러며 한다는 말이.


“나서라! 병졸만 죽일 게 아니라, 용기 있는 자라면 먼저 목숨을 걸어야지.”


가토 기요마사는 나를 지목했다. 나 하나 죽이자고 대결을 신청했다. 하지만 총사령인 내가 가토와 싸우기는 격이 안 맞았다.


나는 장수대결을 걸어온 가토에게 소리쳤다.


“하찮은 잡졸과 칼을 맞댈 지휘관이 있던가? 돌아가라! 기요마사 네놈은 칼을 버리고 촌부로 살아야 할 테야.”

“겁쟁이. 역시 아케치는 겁에 질렸어! 병졸만 앞세울 줄 알았지. 감히 나서지를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 아케치를 믿는 병졸들아 너희 상관이 저런 자이다!!”


얼핏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인다. 그리고 그 말처럼 아군 병사가 동요를 보였다.


가토 기요마사가 장수대결을 원했으니, 아군도 나서야 한단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병졸만 목숨을 걸 순 없다고,

장수라면 너희들도 목숨을 걸으라는 분위기로 뒤숭숭했다.


나는 수하 무장들을 보았다.

내가 바라본 가토 기요마사는 무예가 뛰어났다. 이는 히데요시도 알았고, 나도 알았다. 그만큼 아군 사기를 꺾고 시작하겠단 심계心計가 그대로 작용하였다.


‘기요마사를 이기려면....’


허리춤의 검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그런 나를 김충선이 만류한다. 안 된다고. 대장군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그리고 김충선이 나서려고 움직이자, 이미 나서는 자가 따로 있었다.


우측 끝에서 걸어 나온 장수.

그리고 울리는 병졸들의 함성.


-와아아아! 곽재우 장군이 나섰다.

-와아아아! 곽 장군이 가토를 상대한다.


곽재우와 함께했던 병졸이 환호성을 질렀다. 저들은 곽재우를 믿고 있었다. 니와 나가히데에게 몇 번이나 이겼던 곽재우를 추앙했다.


그리고 내게 달려온 전령이 이르는 말이란.


[곽 장군께서 직접 싸운다고 했습니다.]


“이미 걸어 나간 걸 보았다.”


[일본을 떠나기 전 선물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랬던가...”


붉은 갑주를 입은 곽재우.

원 역사에 홍의장군이라 불릴 곽재우가 검을 뽑았다.


그리고 기요마사의 십자창과 맞붙었다.


탕! 타당!

냉병기에 불꽃이 튀었다. 곽재우와 기요마사는 서로를 노려보며 이쭉거렸다.


“조선 놈이 여긴 웬일인가?!”

“왜놈의 싹을 자르는 게 내 일이지.”

“미친 것, 자기 분수도 모르고.”


기요마사는 콧김을 푸우-하고 내뱉었다. 그리고 그 콧김을 받아낸 곽재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매우 가까운 거리. 놈의 숨결까지 느껴질 공간에 싸움이 이어진다.


탕! 일합.

타당, 이합.

타다다당, 삼합.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격하게 싸웠다. 십자창은 빙글빙글 돌아가며 곽재우의 목덜미를 노렸고, 곽재우는 뿌려진 창날을 피해 기요마사의 손목을 노렸다.


그렇게 몇 번이나 이어진 격전.


기요마사는 노련했고, 곽재우의 검은 매서웠다.

용과 호랑이가 싸우는 것처럼 처절했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전쟁의 승기는 아군이 가졌고, 반대로 기요마사는 초조했다. 어떻게든 사기를 올려야 하는데, 그래야 전쟁에서 승기를 다잡는데.


그 순간.

서걱-!


첫 번째 피가 뿌려졌다. 기요마사의 손목에서 생채기가 나고 기요마사는 인상을 구겼다.


“무슨 잡생각인가? 기요마사! 그러다가 손목이 끊어질 수도 있어.”


“더러운 조선 놈이 검은 좀 쓰는구나.”


“얼마든지. 네놈 목도 딸 수 있어.”


다시금 붙었다.


기요마사의 팔목에서 주르륵 핏물이 흐르고, 곽재우는 놈의 주변을 빙그르르 돌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자 기요마사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면 저렇게 흘러내며 누군든 비틀거릴 것이다.

그리고 그걸 바라본 아군은 함성을 질렀고, 반대로 히데요시의 군진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믿었던 맹장. 기요마사의 고전이니 침묵이 길게도 이어졌다.


곽재우가 승기를 잡아갈수록.

나는 군병을 조금씩 진군시켰다. 곽재우의 승리가 확정될 시간에 맞춰, 히데요시를 두들길 생각이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함성이 나왔다.


-와아아아!!! 잡았다.

-가토 기요마사를 잡았다.

-와아아아!!! 곽재우 장군이 이겼다.


나는 그 함성과 함께 소리쳤다.

좌우에 포진한 보병에게 명령했다.


“좌우에서 들이친다.”

“지금의 승기를 놓치지 마라!”


그 말에 8천에 가까운 병력이 파도처럼 몰아쳤다. 반대로 히데요시는 사기가 급감했다. 이렇게 무너질 기요마사가 아닌데, 이렇게 저버릴 전쟁이 아닌데.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서로가 모략으로 유인계를 놓았지만, 승부는 병졸의 사기가 결정하였다.


-와아아아!!! 죽여라!

-반적들을 토벌해!!!


힘찬 함성. 돌입하는 아군의 공격.

두들기고, 부서내고, 걸리는 히데요시의 잡병을 썰어버리고. 그 과정 중 2천 철포대는 눈부시게 불꽃을 피워냈다. 히데요시는 크게 당황했다.

물러설 곳 없이 피해가 누적되었다.


1만 2천 중 2천 병력이 사라지고, 영채의 벽은 허물어지고.


아군은 그 영채 안에서 적병을 밀어붙였다. 히데요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후퇴를 명령했다. 하지만 그 후퇴는 더한 전과를 올리기 위한 결정.

나는 놈들을 쫓았다. 놈이 도망치면 끝까지 쫓아 죽였다.


“잡아! 오늘은 히데요시를 끝장낸다.”


도망치는 히데요시의 꽁무늬를 쫓고, 죽였다. 수많은 히데요시의 패잔병이 길가에 시체로 버려졌다.


반나절 간의 추격으로

근 5천에 이른 적병을 잡았다. 총병력 1만 2천 중 7천에 가까운 병력을 잡았다.


그리고 그 추격의 끝은 모리 영지의 끝자락.


비젠의 우키다 영지와 모리의 경계선을 조금 넘어 모리 쪽으로 옮겨갔다.


우리 군병은 히데요시를 쫓기 위해 모리의 영지로 들어섰다.


“끝까지 잡는다. 놓치지 마!”


내 명령에 추격하는 군병이 힘을 냈다. 그리고 5천 적병 중 1천 명을 더 잡아, 남은 병력은 4천. 그 병력을 사지로 몰았다.


그리고 이제야 보이는 히데요시의 몸뚱이.


그를 호위하는 후쿠시마 마사노리와 가토 요시아키의 특징인 오징어 투구가 눈에 들어왔다.


히데요시는 부상을 입었다.


쏟아진 화살에 당했는지 팔꿈치에 화살을 받고 검조차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히데요시의 친위대가 그를 둘러싸 보호한다. 하지만 이대로 멈춰서는 살 수 없는 법.

놈도 그걸 알기에 뭐라고 뭐라고 소리치고, 후쿠시마 마사노리를 필두로 구키 요시아키가 2천 친위대를 움직였다.


히데요시의 명령은 반전 돌격.


도망만 치다가 돌아선 공격.

후쿠시마 마사노리는 거친 콧김을 뿜어내고 곽재우에게 달려들었다.

구키 요시아키는 김충선이 붙잡아 옴짝달싹 못 하게 막는다. 그리고 훤히 열린 길.

히데요시에게 이르는 한쪽 길이 열리자 사백구, 사쇄문에게 명령해 돌입하게 했다.


“히데요시의 수급을 베어라!”

“진격하라! 놈이 모리의 영지로 도망치지 못하게 막아!”


내 명령에 사백구와 사쇄문이 움직였다. 수군 선장이자 경험 많은 용병인 이들이 열린 길을 통해 나아갔다.

승기는 아군이 확실히 잡았고 이제 조금 후면 끝장낼 것도 같았다.

그만큼 난전에 난전.

거친 난전 속에 아군과 히데요시의 잔병은 거친 싸움으로 피를 뿌렸다.


*


히데요시는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부상에 한껏 찡그린 얼굴. 그 얼굴을 바라본 이시다 미츠나리가 말했다.


“모리에게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그 말에 히데요시가 답했다.


“항복하자고. 모리 데루모토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단 말이지.”

“주군, 그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어려움을 피해야 합니다.”

“내가 모리에게 항복하면, 아케치가 날 놓아줄까?”

“더는 공격하지 못할 겁니다.”

“공격하지 못한다.”

“어차피 아케치와 모리는 같은 연합입니다. 조정의 명령에 함께한 자들입니다.”

“명분이 없단 말이지. 아군이 항복하면, 그것으로 토벌은 완성한 것이니깐.”

“거기다 아케치가 모리를 공격하면, 연합은 끝장이 납니다.”

“그렇겠지. 아케치의 명분은 사라질 테고, 더한 진흙탕 싸움으로 곤란에 빠지겠지.”

“맞습니다. 주군.”

“무슨 말인지 알겠다. 하지만 거짓 항복한다고 받아줄까?”

“서북면의 우에시성과 톳토리성을 할량한다고 하십시오.”

“그곳은, 동생의(히데나가) 영지가 아닌가.”

“히데나가 님도 이해하실 겁니다. 일단 주군께서 사셔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않겠다.”


히데요시는 끄덕였다.

눈앞의 혼전은 계속이고, 군병은 갈수록 숫자가 사라진다. 이에 히데요시는 결정을 내렸다.

이시다 미츠나리를 사신으로 보내고, 모리가 거짓 항복으로 승낙해 주기를 바랬다.


이시다 미츠나리가 전령으로 떠난 지 얼마.

모리의 카메자코성에서 푸른 깃발이 휘날렸다.


승낙한다는 깃발. 그리고 히데요시의 항복을 받을 요량으로 1만에 달한 모리의 군병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껏 조용히만 있던 모리가 드디어 성문을 열고 히데요시의 후미를 들이치고 있었다. 그것에 히데요시의 군병도 조금씩 모리 쪽으로 움직이고.


*


반대로 그걸 바라본 아군은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모리의 지원군이다.

-같은 연합인 모리가 히데요시의 후방을 노린다.


오해. 연합인 줄 알아본 병졸들의 오해.


하지만 그 군병이 치고 나오자 이상함을 파악한 몇몇 부장들이 말하고 있었다.


[모리의 진군이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아군 옆구리를 파고들 것 같습니다.]

[혹여? 히데요시와 모리가 한편으로 돌아선다면, 아군이 치명적으로 당할 수도 있습니다.]

[군을 후방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우려를 보이는 장수들의 외침.

나는 차가운 눈으로 전장을 주시했다.


히데요시의 모략.

모리 데루모토의 여우짓.


연합이란 이름을 가졌지만, 한 번도 믿어본 적 없던 모리 놈의 행동.


나는 2천 친위대를 보았다.

조총을 주로 사용하는 병력. 강력하지만, 지금처럼 아군과 적군이 뒤섞인 혼전에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 병력에게 명령했다.


“철포를 놓고 검을 뽑아라. 나는 히데요시 수급을 꼭 가져야겠다.”


그 말처럼 검을 뽑았다. 그리고 내가 앞서자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돌격! 뚫린 길로 들이칠 것이다.”


그 말과 함께 달렸다.

히데나가 공격.png



모리의 3만 군대는 히데요시의 동생이 가졌던 서북면으로 진격(영지를 얻기 위해)

그 공격과 함께 비젠의 우키다 영지에서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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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2화. 조선의 오판 +1 24.05.04 445 15 14쪽
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418 14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446 15 12쪽
110 109화. 교토 기습전. 24.05.01 449 14 12쪽
109 108화. 변해가는 국제 정세 +4 24.04.30 457 17 12쪽
108 107화 조선에서 온 손님은 +1 24.04.29 476 15 13쪽
107 106화. 커지는 전화의 불길 +1 24.04.28 481 15 12쪽
106 105화. 전쟁의 불길이 일어나다. +1 24.04.27 482 15 14쪽
105 104화. 대마도 전투 +3 24.04.26 469 13 15쪽
104 103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2 +5 24.04.25 477 16 12쪽
103 102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 24.04.24 475 13 11쪽
102 101화. 변해가는 노부나가의 상황. +1 24.04.23 503 16 12쪽
101 100화. 니탕개에 난에서 얻어가는 것들. +4 24.04.22 490 19 12쪽
100 99화. 경흥 전투, 이순신을 돕다 +2 24.04.21 473 13 12쪽
99 98화. 곽 재우의 사정2 +2 24.04.20 459 14 14쪽
98 97화. 곽재우의 사정 +1 24.04.19 461 16 12쪽
97 96화. 곽재우를 구하러 가는 여정2 +3 24.04.18 472 14 13쪽
96 95화. 곽재우를 구하러 가는 여정 +3 24.04.17 495 14 12쪽
95 94화. 당쟁의 먹잇감은 곽재우. +2 24.04.16 500 15 13쪽
94 93화. 시마즈 공략 +2 24.04.15 490 15 13쪽
93 92화. 1년이 지나고 24.04.14 527 16 14쪽
92 91화. 탈출 +1 24.04.13 512 17 13쪽
91 90화. 뱀 같은 쵸소카베와 너구리 도쿠가와를 이용하다 +2 24.04.12 495 13 12쪽
90 89화. 회군하라 +2 24.04.11 492 18 15쪽
89 88화. 변곡점2 24.04.10 502 17 16쪽
88 87화. 변곡점. +3 24.04.09 516 17 12쪽
87 86화. 도원결의. 형제의 예를 나누다. +1 24.04.08 550 15 17쪽
86 85화. 히데요시를 죽여라2 24.04.07 538 15 12쪽
» 84화. 히데요시를 죽여라 +4 24.04.06 508 15 12쪽
84 83화. 히데요시와 2차전 +4 24.04.05 519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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