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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일본 원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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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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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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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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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1화. 변해가는 노부나가의 상황.

DUMMY


하지만 그 시간은 얼마 가지 못했다.


정청으로 선조가 들어서고 좋았던 분위기는 여러 가지 의제로 변하기 시작했다.


선조는 이순신이 보낸 장계와 김빙이 보낸 장계를 번갈아 일고는 말했다.


“잘한 자에게는 상을 내려야겠지. 그런데 심문하던 곽재우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니 그건 큰 실수를 저지른 거야.”


그 말에 영의정 노수신이 대답했다.


“전하, 장계에 쓰인 것처럼 야인의 숫자가 5천이었습니다. 그자들이 성안까지 잠입해 불을 지르고 혼란을 일으켰다니 어쩔 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김빙의 장계처럼 감옥소가 불탔다고 했으니 필시 불길에서 살아난 사람은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은 그렇게 생각하나? 나는 아니라고 본다. 혼란한 중에도 살아날 방도는 있는 법. 그러니 곽재우를 찾아서 야인과 협의점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


그 말에 우의정 정언신이 나섰다.


“전하, 곽재우는 오랑캐와 야합할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김빙의 심문에도 야인과 야합했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곽재우의 처결은 이쯤에서 끝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게 우상의 생각인가? 내가 괜한 고집을 피우는 것처럼 보였나?”

“아닙니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소신은 그저 북방 사정이 혼란하여 걱정하였을 뿐입니다.”

“우상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렇겠지.”


선조는 한발 물러섰다. 이순신이 크게 이긴 후의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매번 헐뜯던 대신들이 한마음처럼 뭉쳤다. 어쩌면 왕권 강화를 원한 선조의 마음과 달라진 분위기. 그걸 감지한 선조는 우의정 정언신을 비롯한 여러 대신을 보았다.

대신들은 선조의 눈빛을 받을 때마다 고개를 숙여보인다.


선조는 그걸 보자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말을 돌리듯 다른 말을 했다.


“병판이(이율곡) 아프지 않았다면 좋은 방안을 말했을 텐데. 어찌 그리 병약한지...”


그 말에 정언신이 대답했다.


“이번 변란으로, 밤낮으로 고심한 자가 병판입니다.

몸을 그렇게까지 혹사했으니 아프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흥에서 승전보를 듣는다면 크게 기뻐할 겁니다. 어쩌면 병상에서 일어나 대전에 나올지도 모르지요.”


“작은 승리로 병상에서 일어난다면 그만큼 좋을 수가 없겠지. 어쩌면 니탕개를 완전히 물리치면 아픈 몸이 싹 나을지도 모르겠어.”


선조가 미소지었다. 정언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명령으로 정언신은 도순찰사가 되었다.


북방의 병사를 관할하며 니탕개의 난을 종식할 사람으로 낙점되었다.


정언신은 신립, 이일, 이순신, 이억기, 김시민 등 쟁쟁한 장수들을 거느리고 니탕개와 일전을 겨뤘다. 군재가 뛰어났던 정언신은 큰 활약을 보였다.


*


그 과정을 낱낱이 보고 받았다.


어촌 마을에 앉자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니탕개가 어떻게 망해가는지 말이다. 또한, 조선군이 몰아치니 어촌 마을로 몰려드는 난민이 늘었다. 이들은 니탕개아 조선군의 칼날을 피해 물러선 사람들.


나는 이들의 수장이 되었다.


와글와글. 북적거리는 어촌 마을이 거대한 구호소와 같았다.


1만 호에서 시작해 2만 호를 넘어간다. 가구 하나당 4인 가족이 산다면 4만 명이요. 2만 호에 육박했으니 8만에서 10만 이상의 난민이 어촌 마을에 몰려들고 있었다. 물론, 이들 모두가 장정으로 구성된 자들은 아니다. 아이를 비롯해 노인, 아녀자까지 그 모두를 합한 숫자가 이들이었다.

다른 말로 병력을 뽑아낸다면 최대 2만까지 가능했다. 바로 그것 때문에 도순찰사 정언신에게 경고를 받았다.


[물러서라!]

[절대 니탕개와 싸움에 끼어들지 말지어다.]

[호정, 투을지 같은 자가 경흥부에서 전공을 세운 걸 안다. 그 전공을 알기에 경고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들었기 때문인가?

물론 그렇기도 하겠다. 10만 이상의 난민과 여차하면 2만 가량의 군졸을 뽑아낼 수 있으니 당연히 불편하겠지.


그런다고 이런 경고는 안 되지. 내게 서신을 보냈으니 답장도 내줘야 한다.


나는 핫산을 사신으로 보냈다. 이순신과 접촉한 자가 그이니 좋은 말로 해결해주기를 원했다.


내가 보낸 답신의 내용이란.


[군량을 내달라. 그럼 니탕개를 잡는 걸 도와주마.]

[내가 가진 2만 병력으로 니탕개를 잡을 테니 너희는 지켜만 보라.]


아주 과감한 답변이었다.


차후에 핫산의 말을 들어보니 정언신의 눈동자가 얼마나 커졌는지 들었다. 물론 내가 격장계를 보냈지만, 핫산은 원만한 협상으로 군량을 얻어왔다.


능력 있는 사람.

이러니 핫산을 안 좋아할 수 없었다.


어촌 마을에 가득 쌓인 군량.

뭐, 보기에 따라 명분은 확실했다.


그 이후에 니탕개와 전쟁에 변화를 맞이했다. 도순찰사 정언신이 원할 때마다 군병을(기병) 보내 니탕개의 후미를 흔들었다. 그 전투로 3만 니탕개의 병졸은 몇 번이나 패퇴하고 최후의 싸움인 방원보에서 벌어진 전쟁로 끝장을 보았다.


방원보에서 두만강으로 흐르는 하천. 남동쪽으로 조선군의 산맥이 자리하고,

그곳에 고립된 니탕개의 1만 병력은 끝까지 항전.


하지만 버틴다고 버텨지던가?


우리는 이겼다. 역사와 다르게 완승을 가져왔다. 작은 군병으로 적을 밀어낸 게 아니라 압도적인 군세로 완승을 가졌다.


이 모든 게 나로 인해 변해버린 역사.


김시민을 비롯해 이억기가 달려들어 니탕개를 잡아끄는 게 보인다. 니탕개는 개처럼 붙잡혀 질질 끌린다. 온몸이 결박당해 도순찰사 정언신 앞으로 끌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았다.

여진의 추장 중 하나처럼 꾸민 나는

더는 역사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저 화끈한 신고식으로 니탕개를 잡아냈을 뿐이다.


함성이 들린다. 조선군이 내지른 함성.

그들과 함께한 내 수하들도 비슷했다.


-와아아아!!!!! 니탕개를 잡았다.

-와아아아!!!!! 전쟁을 끝냈다.


니탕개의 수급이 베어진다. 높다란 장대에 니탕개에 수급이 걸린다. 함성소리는 더 커졌다.


나는 슬며시 자리를 떠났고 나와 함께 야인 복장을 걸쳤던 곽재우가 함께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 대마도에서 수송선이 왔다.


100척이 넘어가는 함대. 주로 세키부네, 정크와 같은 수송선이 어촌 마을 앞바다에 있었다.


“가야지. 오랜 항해가 되겠지만, 집으로 돌아가자.”


2만 가호 중 나와 함께하기를 원하는 자들을 골랐다. 배고프지 않은 삶을 약속했으니 지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몰랐다.

대마도에 있어야 할 함선이 빠져나간 뒤 무슨 일이 생겼는지...



***


널 푸른 바다 위의 세키부네 50척.


50척의 세키부네는 ‘다지마’국의(히데나가의 영지) 항구를 이제 막 출발했다.


“돛을 펼쳐라! 호소카와(아케치의 사위였던) 녀석과 합류하려면 시간이 없어.”


히네나가의 외침. 하시바 히데요시의 동생이자 ‘다지마’국의 영주인 그가 50척의 전투함(세키부네) 이끌고 출항을 준비한다. 그리고 떠나기 전 ‘다지마’국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이것까지 빼앗기면 안 되는데...”


히데나가의 말에 그의 부하 도도 다카도라가 대답했다.


“설마? ‘노부나가’의 말처럼 영지 몰수를 하겠습니까?!”


그 말에 히데나가는 고개를 흔들었다.


“모르는 소리. 오다 녀석이 한 번 그런다고 하면 그렇게 된다.”

“그렇까지.”

“아케치도 한 번 당했던 일. 우리라고 안 당하리란 법은 없지. 이번에 대마도를 얻지 못하면 다지마는 우리 영지가 아니게 된다.”

“정말 그럴까요? 아케치에게 그렇게 당해놓고 또 부하의 영지를 뺏으려고 할까요?”

“‘도도’ 너는 모르는 게 많아. 형님이 매번 했던 이야기가 그것이었다. ‘오다를 믿지 마라.’ 수족처럼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지만,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큰 주군께서 그러셨습니까? 전혀 몰랐습니다.”

“자네에게 할 수 없는 말이지. 하지만 위급에 처한 지금은 전혀 다른 말이 될테지. 그러니 날 믿고 따라줘야 한다. 아케치에게 미조오가 있듯 자네도 날 도와줘야 해.”

“물론이지요, 주군. 전 항상 충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믿네. 믿으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그리고 오다를 경계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해.”

“주군의 말씀은 알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오다라도 저희의 공을 전부 무시하고 함부로 하겠습니까?”

“나도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4대왕 천왕의 영지도 몰수하던 게 오다가 아니냐. 그러니 안심해서는 안 돼. 우리가 살려면 대마도를 함락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다지마’국은 물론 이쿠노 은광까지 빼앗길 테지.”

“은광까지 말입니까? 그걸 빼앗기면 주군은 아무것도 없게 됩니다.”

“나도 빼앗기기는 싫네. 하지만 우리가 대마도를 함락하지 못하면 쵸소카베 녀석이 나설지도 모르지.”

“쵸소카베 모토치카 말입니까? 그자는 아케치와 한편이 아닙니까?! 조정의 명령으로 연합을 이뤘던 녀석인데 말입니다.”

“조정의 명령이 무슨 소용일까. 오다에게 장악된 조정은 이제 끝났네. 오기마치 왕도 쫓겨나게 생겼어.”

“쫓겨나다니요? 설마.”

“그래. 그 설마가 맞아. 오다 녀석은 끝을 모를 분노를 품고 있어. 어쩌면 오기마치 왕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앉고자 하겠지.”

“그걸 듣고 다른 영주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쩌려고. 지금은 노부나가의 기세가 천하를 흔든다고. 또, 오기마치 왕을 쫓아내고 그의 동생 사네히토 친왕을 옹립한다는 말이 있어.”

“꼭두각시를 세운단 말씀이지요.”

“그래. 그리고 분위기를 봐서 갈아치우겠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 오다 노부나가야. 그리고 그 위세만큼 쵸소카베 모토치카가 협상을 걸어왔다고 했어.”

“협상이요?”

“대마도 공략에 자기도 참가하고 싶다고 청을 넣었어.”

“믿지 못할 소리입니다. 그자는 아케치와 한편이었다가 이제는 오다 공과 손을 잡는다는 소리가 아닙니까?”

“이기는 자의 편에 서고 싶단 소리지. 쵸소카베가 오다와 한편이 되면 나머지 연합의 일원들도 흔들릴 테야.”

“그 말도 맞습니다. 우에스기는 물론 호조, 모리 가문도 흔들릴 겁니다.”

“그렇지. 특히나 모리는 분명히 넘어갈 테야. 쵸소카베에 이어서 모리가 가장 빠르게 넘어갈 경우가 커.”

“그리되면 일본 통일은 금방이겠습니다. 노부나가가 그렇게 원하던 일본 통일은 목전까지 왔습니다.”

“그렇지. 그리되면 그 이후는 어쩔 것 같냐?”

“조선입니까? 노부나가가 말했던 조선을 넘어 명나라까지 이어지는 정벌 말입니다.”

“맞아. 조선을 정벌하고 다음 목표로 명나라를 두겠지. 그러니 우리도 줄을 잘 서야 해. 그깟 작은 영지에 연연하는 게 아니고.”

“아, 대단합니다. 주군은 더 먼 곳을 보고 있었군요.”

“그래. 형님의 군략 중에 지금을 예상한 것도 있었어.”

“그럼 얼마의 시간이면 조선을 정벌하겠습니까?”

“못해도 2년? 아니지 1년이면 충분할 것도 같아.”

“1년이요? 그건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우에스기를 정벌하고 호조를 점령하는 데 1년. 그리고 모리가 항복한다고 해도 큐슈의 영주들이 있습니다.”

“큐슈? 그 작은 섬나라 녀석들이 뭘 할 수 있겠나. 그것들은 항복할 테야. 쇼니, 아리마, 아소 가문으로 분할 한 놈들은 서로 견제하며 싸우느라 힘을 쓰지 못할 테야. 그러니 규슈는 이미 항복한다고 보는 것이 옳아.”

“그렇다면 우에스기, 사나다, 호조만 항복하면 끝나는 전쟁이 되겠습니다.”

“그래. 1년이면 충분해. 나는 그렇게 본다. 이제 금방 큰 전쟁이 시작될 거야.”


하시바 히데나가는 큰 소리를 내었다. 도도 다카도라는 놀란 얼굴로 끄덕거렸다.


그리고 50척의 세키부네가 항구를 떠나 호소카와의 영지를 향해 출발했다. 이제 단고국의 호소카와 군병과 합류하면 되는 일이었다.


“어서 가야지. 아케치의 사위 놈이 얼마나 많은 군병을 동원했는지가 궁금해. 놈도 노부나가에게 한 소리를 들었을 테니 움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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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129화. 나의 소명이란 +1 24.05.21 299 13 12쪽
129 128화. 조선 선비들을 구하라. 내 부하가 될 자들이다. +1 24.05.20 320 13 12쪽
128 127화. 어딜 가겠다고? +1 24.05.19 320 12 12쪽
127 126화. 노부나가의 분노 +1 24.05.18 320 15 13쪽
126 125화. 시바타와 결전 24.05.17 316 13 12쪽
125 124화. 시바타 농락하기 +1 24.05.16 318 11 13쪽
124 123화. 시바타를 고립시켜라. +1 24.05.15 331 12 13쪽
123 122화. 적정 분열을 노려보자. +2 24.05.14 330 14 12쪽
122 121화. 원균은 매번 그랬다. 24.05.13 328 12 14쪽
121 120화. 노부나가의 출진 +1 24.05.12 351 13 13쪽
120 119화. 정철이 포로를 심문하는 방법. 24.05.11 355 13 13쪽
119 118화. 삼도수군 통제사는 이순신이지. 안 그래? 24.05.10 354 12 14쪽
118 117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2 +2 24.05.09 387 13 13쪽
117 116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 +3 24.05.08 382 17 13쪽
116 115화. 큰 전쟁의 서막3 +4 24.05.07 379 14 16쪽
115 114화. 큰 전쟁의 서막2 +4 24.05.06 380 14 15쪽
114 113화. 큰 전쟁의 서막. +1 24.05.05 395 14 12쪽
113 112화. 조선의 오판 +1 24.05.04 384 13 14쪽
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358 13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382 14 12쪽
110 109화. 교토 기습전. 24.05.01 384 13 12쪽
109 108화. 변해가는 국제 정세 +4 24.04.30 398 16 12쪽
108 107화 조선에서 온 손님은 +1 24.04.29 407 14 13쪽
107 106화. 커지는 전화의 불길 +1 24.04.28 418 14 12쪽
106 105화. 전쟁의 불길이 일어나다. +1 24.04.27 417 14 14쪽
105 104화. 대마도 전투 +3 24.04.26 402 12 15쪽
104 103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2 +5 24.04.25 409 15 12쪽
103 102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 24.04.24 411 12 11쪽
» 101화. 변해가는 노부나가의 상황. +1 24.04.23 439 14 12쪽
101 100화. 니탕개에 난에서 얻어가는 것들. +4 24.04.22 425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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