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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JM
작품등록일 :
2022.05.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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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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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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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영도

DUMMY

그라운드에서의 사건 이후 아무도 스턴을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증오의 눈길과 시비는 존재했다. 철창 안의 스턴을 보며 욕하거나 철창을 세게 두드렸다. 스턴은 그런 짜잘한 시비들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랐다. 그저 빨리 감옥에서 나가고 싶을 뿐이었다. 교도관 역시 다른 인퍼들 보다 스턴에게 집중했다. 가디언과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퍼였으니까. 스턴은 자신도 모르게 슈퍼스타가 되버렸다. 인지도에서만.


스턴은 가디언을 마주할 때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그에 관한 기억은 모조리 사라진 상태라 그가 실제로 어떤지도 궁금했다.

스턴은 빌어먹을 데이비드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언제까지 빌어먹을 여기에 있어야 합니까-?'


깊게 잠자고 있던 새벽에 갑자기 인프가 머릿속에서 울려 스턴은 일어났다.


'그 감옥 안에 제트팩이 들어갔어. 너와 접선하기 위해서. 알아서 찾아봐.'

데이비드의 메시지에 스턴은 한 숨을 쉬었다.


"진짜 나만 이렇게 힘든거 아니지?"





*




"좋은 아침~" 스턴은 작전을 바꿨다.

모두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방법.

그래야지 진짜 제트팩을 만나 대화를 나눠도 아무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터였다.

식판을 받아들고 호기롭게 그라운드를 가로질렀다.

묵묵하던 예전과 다른 모습에 더욱 죄수들의 관심이 쏠렸다.


"같이 먹어도 돼?" 스턴이 방긋 웃으며 테이블 앞에서 기웃거렸다. 일반 죄수들은 가만히 밥을 먹는가 하면 인퍼들은 그를 노려보았다.


"아무 말 않는건 같이 먹자는 거지? 고마워!"

스턴은 살짝 인퍼들의 눈치를 보며 죄수들 틈에 앉았다. 식판을 내려놓고 수저를 집어들고 방긋 웃으며 옆 죄수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너는 징역 몇 년이야?"


<쾅.>


정면에 있던 인퍼가 식판을 내던졌다.

스턴에 무릎 위에 소고기가 잔뜩 쏟아지고 뜨듯한 수프가 그의 얼굴을 뒤덮었다.

스턴의 옆 자리 죄수를 향한 고개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멈췄다.

빠르게 다른 죄수들은 식판을 들고 테이블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씹할, 재밌냐? 브레이크가 너한테 정말로 진 것 같애?"

건너편에 있던 브레이크가 힐끔 뒤돌아보았다.

스턴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수프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아직 잘 모르나 보네. 너희가 왜 살아 있는 줄 알아?" 스턴이 천천히 일어섰다.


"뭔데?" 인퍼가 살짝 움찔했다. 그걸 본 스턴은 씨익 웃는다.


"내가 너무 착해서야." 스턴은 방긋 웃으며 인퍼에게 바짝 다가선다. 그가 뒤로 물러서지만 스턴이 그의 목을 팔로 부드럽게 감싸 안은다.

인퍼는 얼음처럼 굳어버린다.


"잘 지내보자!"

엎어진 식판을 주워서 다시 배식 받으러 가는 그를 보며 모두 멍해져 버렸다.


"저 미힌 또라이는 그냥 건드히질 말아야해."

브레이크가 어눌한 발음으로 스턴을 뒤돌아보며 죄수들에게 중얼거렸다. 브레이크는 주위의 죄수의 얼굴이 굳어버린 걸 보고는 고개를 돌아본다.


"안녕?" 스턴이 말하자 브레이크는 뒤로 고꾸라진다.


브레이크는 잔디밭에 누운채로 사래들렸다.

계속해서 스턴이 손을 흔들자 브레이크는 마지못해 손바닥을 펼쳐 들어올린다.


"하하, 고마워!" 브레이크가 있던 자리에 스턴이 앉는다.


"얘들아.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브레이크는 스턴의 등을 보고는 척추를 작살내고 싶었지만 바람이 잇몸의 공백을 쓰다듬는 순간 이가 시려서 팔을 다시 잔디를 향해 힘없이 축 늘어진다.


"아 맞다! 너희 형은 왜 죽은거야?"

스턴이 휙 뒤돌아 브레이크에게 묻는다. 모두가 눈이 휘둥그래졌다. 브레이크는 순간 발끈했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스턴의 꾀라고 생각하고는 인프로 그를 분석했다.

상당히 똑똑한 녀석이야. 도발에 넘어가선 안돼.

브레이크가 그를 무시하고 뒤돌아서자 몇몇 죄수가 그의 뒤를 따라간다.


"와, 진정한 보스네! 참보스야!"


브레이크는 마음 속으로 화를 억눌렀다.

'참자.. 참자..' 흔들리는 이빨 사이로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멀어져가는 브레이크 무리를 보며 실실 웃는 스턴은 테이블 저 멀리 끝에 혼자서 밥 먹고 있는 죄수를 발견한다. 식판을 들고는 죄수들을 가로질러 그에게 향했다.


"안녕하세요! 나이가 좀 있어보이네요?"

스턴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죄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는 흰 머리에 비실한 신체, 주름살이 그의 나이를 증명했다.


"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노인에 더이상 스턴은 관심이 사라졌다. 그가 식판을 들고 일어나려는 순간 노인과 눈이 마주쳤다. 노인의 눈은 지금까지 스턴이 본 사람들 중 가장 열정과 분노, 한이 맺혀있었다. 그걸 본 스턴의 손은 흔들렸다. 식판이 테이블 위로 쏟아지고 스테인레스는 의자를 때리고 흙먼지 위로 떨어졌다. 스턴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제트팩?" 스턴은 자신이 무심코 말을 내뱉은 걸 깨달았다. 그는 진정하며 의자에 다시 앉았다.

노인이 미소를 짓자 팔자주름이 더 시꺼매졌다.


"스턴 그레이." 노인이 말하자 스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트팩 갈루피루스."

노인이 말하자 스턴은 "네?" 라고 말했다.


"제트팩 갈루피루스."


"그..그게 뭔데요?"


"내 이름이다." 제트팩이 말했다.

"호오..이름이 제트팩이군요.." 스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인퍼다. 눈 한쪽의 움직임이 달랐다. 차가운 개눈깔이 그의 눈알을 대신하고 있었다. 제트팩이 스턴의 마른 얼굴을 쳐다보며 혀를 찼다.

"카지노에서 함정에 빠졌더군."

스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를 유인한 녀석은 바로.. 네일러 콜슨. 데이비드의 동생." 제트팩의 말에 스턴의 턱주가리는 테이블을 때렸다.

그는 충격에 믿기지 않았다.

데이비드의 동생? 그 딜러가?


"데이비드의 동생이 대체 왜요?" 스턴은 과한 제스쳐를 취하며 제트팩에게 물었다.


"데이비드와 네일러는 배다른 형제야. 당연히 사이가 안좋았지. 데이비드의 인생을 아예 망치려고 작정한 인물이야. 그리고 지금 베니 스콜의 인퍼 진압작전을 지휘하는 지휘관이지."


리시와 스턴을 함정에 몰아넣고, 체렌을 습격하고 호스카를 죽인 것도 전부 네일러의 짓이었다.


"인조인간안티협회는 엄청난 정보력과 함께 엄청난 군사 세력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과 함께 인퍼를 급속도로 잡아들이고 있지. 무더기로 그들을 연구소로 잡아가서 죽이거나 분해하고 있다고. 막아야 하지 않겠어?"


"데이비드는 지금 뭐하고 있죠?"


"그는 디트로이트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어. 아마 그는 한 동안 볼수 없을걸세."


"예?" 스턴은 데이비드의 부재중에 경악했다.

사건은 점점 겉잡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하다는 걸 깨달았다.

어안이 벙벙한 신입을 안쓰럽게 쳐다보며 제트팩은 그의 손을 잡는다.

"한시 빨리 자네는 여기서 나가야 하네."


"하지만 어떻게요?" 스턴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12 미터 높이의 강철 콘크리트를 뛰어넘을 정도의 점프력은 인프에게 없었다.


"탈출할 필요 없어. 녀석들이 알아서 밖으로 내보내 줄거야. 재판 날짜 기억나지?"


"아.. 네." 그의 인프가 날짜를 펼쳐보인다.


3월 18일.


"그 날이야. 재판의 틈을 비집고 탈출해. 가디언이 이끌테니 그의 말만 따르면 다 될걸세."

스턴은 가디언이라는 이름에 전율한다.

왠지 모르게 그 이름은 너무나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제트팩은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도대체 놈들이 왜 이런 도박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가디언과 스턴에게 기회를 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제트팩은 스턴이 보통 인퍼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네바다 주로 파견된 인퍼들은 다 연구소에서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





수많은 카메라가 줄을 이루고, 기자들은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한다. 가디언 크로스는 초췌한 얼굴로, 누가봐도 심문 과정에서 학대 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그것에 집중 할 수 없었다. 가디언의 죄악과 그리고 그의 조소로 인해 관할청 앞은 더 흥분의 도가니였다. 2 미터에 육박하는 덩치 세 명이 하이에나의 몸통을 줄줄 감은 밧줄을 손에 쥐고 있었다. 가디언의 손목에는 강철 합금 수갑이 다섯 개 걸어져 있었고 그의 눈에는 검은 안대가 쓰여져 있었다. 가디언이 몸을 흔들자 그의 민소매가 흔들리며 그의 날카롭고 말라빠진 복부가 드러난다. 온통 멍투성이에 상처 뿐이었지만 알찬 복근은 여전했다. 가디언의 작은 움직임에도 군중은 파도처럼 움직였다. 가디언은 무기력하게 연행되며 계단을 내려왔다.


누군가가 인파 틈을 비집고 나와 그에게 소리쳤다.

"빌어먹을 개새끼!"

마이저라는 여자가 가디언을 향해 침 섞인 저주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녀는 가디언의 희생자 유족이었다. 그녀는 차갑게 냉소를 짓고 끌려가는 가디언의 뒷모습을 보며 주저 앉았다.

가디언이 검은 봉고차를 타고 떠나자 마이저의 끊없는 울음을 향해 하이에나 같은 기자들이 그녀에게 검은 마이크를 갖다댔다.

마이저는 한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기자의 뺨을 후려갈기고는 현장을 빠져나갔다.

기자의 자주색 머리카락이 세게 휘날렸다.

뺨을 맞은 기자는 얼얼한 볼을 매만지며 살짝 삐져나오는 눈물을 참았다.


"정말로 취재를 해봐야겠구만.." 카린은 붉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한 채로 마이저를 뒤따라갔다.





*




"역시 진화의 산물, 마냥 틀린 건 아냐? 그렇지?"

베니는 네일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일러는 새로운 심복의 탄생을 마냥 지켜보고 있었다. 몇 시간의 비명 후 레오나는 변했다.

그들 앞에 나타난 레오나는 완전한 살인기계가 된 이후였다. 레오나의 팔에는 피와 살갗이 더럽게 붙어있었다. 그녀의 변모한 인프는 베니를 향해 괴상한 호를 그리고 있었다. 네일러는 그녀 어깨 너머의 수많은 연구원들의 시체를 보고는 베니 앞에 나서려는 순간 레오나는 네일러의 배를 걷어찬다.

네일러가 외마디 비명도 못지른 채 몇 미터를 굴러갔다. 베니가 레오나를 보며 씩 웃자 그녀는 무릎을 꿇을 뿐이었다.


"감사합니다. 새 인생의 기회를 주셔서."

레오나는 감격 어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네일러는 바닥에 천천히 고이는 강을 보면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네일러는 레오나의 등을 쏘아보며 걸어왔다.

"빌어먹을, 정말 구원이라도 받은 줄 아네."


베니는 네일러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뒤돌아서 섹션을 빠져나간다.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레오나는 네일러의 접근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뭐야?"


"네 상사다."


<빠각.>


네일러가 순간 날아올라 레오나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아킬레스건이 그녀의 후두부를 강타하자 레오나는 휘청거렸다. 곧바로 붉게 물들어진 눈을 했다. 그녀의 인프는 빠르게 공격 전개를 예시했다. 5번.

네일러는 팔을 눈 위치에 두고는 다리를 굽혔다.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를 그저 응시했다.


"서열정리냐?" 레오나는 콧방귀를 꼈다.


"그래, 내가 이 자리에 더 절박한 새끼인걸 증명해주지." 네일러가 말했다.

레오나는 갸우뚱하며 계속 전개 분석을 했다.

"왜지?"

네일러도 동시에 인프의 붉은 벡터 선이 춤추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둘 중 하나는 죽는다.

하지만 네일러는 그 상황까지는 가기 싫었다.

지금은 그저 교육의 의도니까.


"난 복수를 하는거거든."


"그래서 인퍼들을 마구 죽인다라.."


네일러는 레오나를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너는 그래야할 동기가 없잖아?"


레오나는 그저 고개를 젓고는 웃었다.

"베니 스콜님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칠 각오가 되어있어." 레오나가 말했다.


네일러는 팔을 축 늘어뜨리고는 한참을 멍 때렸다.

속으로는 박장대소를 하고 있었지만

"풉." 이 소리에 레오나가 진격했다.

네일러의 얼굴에 레오나의 코가 맞닿았다.


<푹.>

정확히 심장을 가격하자 네일러는 공중에 붕 뜬다.

레오나는 그의 다리를 곧바로 잡아 오른쪽 벽에

날렸다. 시멘트 파편과 함께 핏줄기가 솟아나왔다.


바닥에 축 늘어진 네일러는 머리카락 색깔처럼 핏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야? 이정도로 베니 님의 오른팔이라고?"

레오나는 고개를 미친듯이 흔들면서 방방 뛰었다.


"억울하지? 갑자기 뜬금없이 나타난 애가 더 강력해서? 나를 소중히 아낀다는 뜻이지. 너는 그저 복수심에 미친 것뿐이지. 베니를 위한 진정한 충성심은 좆도 없잖아?"

레오나의 침이 공중에 흩뿌려짐과 동시에 네일러는 괴상한 웃음을 터뜨렸다. 레오나는 그의 머리를 걷어차자 웃음이 멈췄다.


<우적.>


레오나는 도통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알 수 없었다.

공중에 붕 뜬채로 기도는 완전히 막혀있었다.

급격하게 인프가 위기상황을 알려줬다.

빠르게 남은 생존가능 시간을 보여주었다.

5분.


네일러의 손의 S극은 완전하게 레오나의 목을 감아쥐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천장에 밀착 상태로 중력이 작용되지 않았다. 다리를 축 늘어뜨리고는 영혼 없는 눈을 한 네일러는 마치 유령 같았다. 그가 흘리는 피는 증발했다.

레오나의 붉은 눈은 금세 갈색으로 가라앉았다.

진정한 공포를 마주하자 후퇴했다. 네일러는 씩 웃으며 부들부들 떨리는 목젖을 더욱 감아 쥐었다.


"억울하지?"


<쾅.>


감자주먹이 레오나의 콧뼈를 작살냈다.


순식간에 터져나오는 코피에 레오나는 눈물이 함께 주륵 흘렀다. 막혀오는 숨에 그녀의 팔은 움직이질 않았다.


"초월적인 존재란 건 바로 이거야."


<빠각.>


횡격막이 으스러진다.

레오나의 입에서 피가 터져나와 네일러의 얼굴에 뿌려졌다. 네일러는 썩은 표정을 하고는 목에서 팔을 뗐다. 레오나의 몸은 그대로 바닥에 쳐박힌다.

네일러는 얼굴을 손으로 닦아내면서 천천히 고개를 드는 레오나 앞에 쭈그려 앉았다.


"넌 애초에 인퍼가 되질 말아야했어.

그 힘을 어떻게 감당할거야?"





*




눈부신 아침,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날이었다.

작은 교도관이 그때와 같이 스턴의 갈비뼈를 마구 쑤시고 있었다. 깜짝 놀라서 깬 인퍼를 향해 교도관이 손을 뻗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그립감 최고의 테이저건이 쥐어져 있었다.

그는 전깃줄이 펼쳐져 날아오는 걸 보며 피할까 생각했지만 이게 탈출의 기회임을 알고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고는 그의 온 몸이 전류로 하나가 된다.




<덜컹.>


몸이 축 늘어진 스턴은 검고 검은 두꺼운 수갑이 손목을 감싸쥐고 있었다. 특공대는 돌격소총을 하늘을 향한 채로 인퍼의 등을 발로 밀쳐버린다.

스턴은 웅얼거리며 수송차량 뒷칸에 감금됐다.

스턴의 인프가 가디언이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6 미터, 가디언은 선두차량에 있다.


"미친 인공지능들을 왜 심판하는거지? 그냥 죽여버리면 될거 아냐?" 조수석에 앉은 요원이 중얼거렸다. 운전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백미러를 쳐다봤다. 두꺼운 철근 너머로 헤롱거리는 스턴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정치적 올바름의 예외임을 선언하는 거지.

전 세계에 완벽하게 확산하기 위해서."


"무엇을?"


"인퍼 대학살을."


그 말에 스턴은 어느새 철근을 붙잡은 채 앞좌석을 노려보고 있었다. 운전수는 깜짝 놀라 욕을 연달아 내뱉고 한 숨을 쉬었다.


"대학살? 이미 진행 중 아닌가? 그런 걸 해서 당신들의 양심적 가책이 사라지기라도 하나?"

스턴은 빈정대는 말투로 말했다.


"뭐, 그런 면도 없지 않지. 그리고 대학살은 아직 정식적으로 이뤄지는 절차가 아냐. 인권론자들이 알면 대난리를 치겠지. 빌어먹을 인퍼 옹호자들이 꽤나 많다는게 문제야.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인퍼의 옹호 여론은 멸종 상태라고 봐도 되지만 유럽과 아시아쪽은 아직 아니라서 말야."


"지랄, 거긴 애초에 인프가 상용화되지 않았잖아?"

스턴이 씩씩거리자 운전수는 웃음을 내뱉었다.


"데이비드 박사가 미쳤는지 이젠 태평양 횡단을 시도하려고 하더군. 조국에선 이미 실패했음을 느낀 걸까?"


"뭐?" 스턴의 얼굴은 얼어붙었다.

조수석에 앉은 요원은 그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진짜 안쓰럽다. 그런 초월적인 능력이 쓸모없는거나 마찬가지라서.."


"닥쳐." 스턴은 더이상 빛을 보지 않고 뒤돌아 앉았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아메리카 외에는 인퍼가 거의 없다고 무방하지. 하지만 언젠가 인퍼의 존재는 전 세계로 확산되겠지. 그걸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 너희를 재판하는거야. 공적인 자리에서 확인사살 하는거지."


운전수의 눈빛은 공명했다.


"너희가 무슨 개짓거리를 하든 재판의 의도대로, 세상의 의도대로 흘러갈테니까 그냥 외통수라고.


<쾅.>


"그래, 그냥 다 죽여줄까?"


스턴의 팔이 철근을 뚫고 두 사람 사이에 떠 있었다. 조수석에 있던 요원이 휙 움직인다.


전완근을 타고 흐르는 전류에 스턴은 심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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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영도 22.05.30 23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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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가족 곁에서 22.05.26 23 1 10쪽
10 첫 임무 22.05.24 3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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