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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JM
작품등록일 :
2022.05.18 12:31
최근연재일 :
2022.10.13 21:00
연재수 :
1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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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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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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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과거의 그림자 (1)

DUMMY

3년 전.



프로젝트 인퍼 복합단지 연구 시설.

인프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의료 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실험과 일련의 과정들이 이뤄지고 있었다. 또한 인프 이식자들을 위한 거처도 제공되고 있었다.

카린은 시설 접수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때와 같이 그녀는 인프 이식을 원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안내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댔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비일비재 했다.

카린은 가디언이 어떤 여자와 함께 다가오는 걸 본다.


"오면은 온다고 연락하지. 너무.. 갑작스럽게.."

카린은 가디언을 바라보며 말을 더듬었다.


"너 보러 온거긴 한데."

가디언이 체렌의 어깨를 툭 건드리면서 카린을 바라봤다.


체렌이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카린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언니. 가디언 오빠 동생입니다."


"어 그래.. 너가 가디언 동생이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 반갑다! 너네 둘이..많이 닮았다!"

카린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둘은 머리 색깔도 비슷하게 남색이었고 왠지 모르게 풍기는 분위기가 비스무리 했다.


"그래서 어쩐 일이야?"

카린은 곧바로 가디언을 바라보았다.


"체렌이 여기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데이비드는 계시나?"

가디언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물었다. 사람이 시설 안을 완전 가득채우고 있었다.


"지금 완전 바쁘실걸.. 다른 박사님들한테.."


"아니, 데이비드 박사좀 불러줘."

"아.. 알았어 그럼. 조금 기다려야 될텐데."

"괜찮아."

카린이 전화기를 들고 데이비드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가디언은 체렌을 바라보고는 손가락으로 데이비드를 만나러 가는 방향을 가리켰다.

체렌은 카린에게 인사를 하고는 접수처에서 멀어져갔다. 카린은 그녀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가디언을 바라보았다.


"체렌은 몇살이야? 많이 어려 보이네."

"모르겠네."

가디언은 체렌의 뒷모습을 인프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곧 인프가 그녀의 나이를 알아낸다.


"스물 한살이네."


"무슨 동생 나이를 인프로 알아내니?"

카린이 웃으면서 말하자 가디언도 따라 웃었다.


"오늘 언제 끝나? 시간이 안나려나?"

가디언이 카린에게 말하자 카린은 미소를 짓는다.


"왜? 나랑 데이트하고 싶어?"

카린이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내밀었다.


"하기로 했잖아? 너도 인프가 필요하겠는걸?"


"박사님이랑 다같이 밥먹을까?"

카린이 벌떡 일어나 접수처에서 걸어나와 가디언에게 다가왔다.


"나쁘지 않네."


가디언과 카린은 서로 손을 잡아 쥐었다.




*





"정말 오랜만이군. 가디언. 인프를 달고 문제는 없었나?" 데이비드가 스푼으로 수프를 퍼마시며 물었다. 반대쪽에는 가디언과 체렌이 마주보고 앉아있었고, 카린은 데이비드 옆에 앉아서 물컵을 내려놓았다.


"박사님! 아직 파스타 나오지도 않았는데 수프를 그렇게.."


"으흠. 조용히 해 카린. 인프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나도 인프를 달고 있지만은 객관적인 평가가 중요해."

데이비드가 말하고는 가디언을 바라보았다.


"어때? 신세계를 경험했나?" 데이비드는 씩 웃으면서 물었다.


"예. 엄청나요. 아직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가디언이 말하자 데이비드는 박수를 쳤다.


"인프는 성공했군. 이 놈한테 인정을 받았으면 이미 다 끝난거지."

데이비드는 하하 웃으면서 테이블에 올려지는 음식들을 바라봤다.


"오우... 맛있겠군."


체렌은 데이비드의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뭐야? 방금 비웃었나? 그러고 보니 소개를 제대로 못들었네. 누구라고?"

데이비드가 체렌을 빤히 바라보자 체렌이 당황한다.


"아.. 네. 안녕하세요 박사님! 체렌 크로스입니다."


데이비드는 그녀의 이름을 듣고 벌떡 일어섰다.


"아 좀! 박사님!"

카린은 데이비드의 종잡을수 없는 행동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이런.. 크로스 남매는 정말 귀한 존재들 아닌가.. 체렌도 인프에 관심을 갖는건가? 수술이 필요해? 그렇다면 언제든지 말해. 정밀한 나의 기술력 그리고 내가 최고로 만든 에리옴을 바로.."


"박사님. 조용히 좀.."

카린이 쉿하며 박사에게 말했다. 식당에 있는 모두가 벌떡 일어서있는 박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 내가 진정을 좀 해야겠군."

데이비드는 곧바로 파스타를 바라보고는 포크를 집어들었다. 가디언과 체렌은 서로를 바라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그나저나.. 오빠랑 언니는 언제부터 만난거예요..?"

체렌이 가디언과 카린을 가리키며 물었다. 순간 가디언과 카린은 서로를 바라보고 눈치를 보았다. 곧바로 파스타를 퍼먹던 데이비드가 고개를 쳐들었다.


"뭐어? 둘이 사귀어? 이런 젠장! 어쩐지 접수처에서 자꾸 사라지더니!"

데이비드가 박수를 치면서 입을 연다. 입안에 있던 이물질이 마구 튀어나오자 가디언과 카린이 정색을 하면서 얼굴을 가렸다.


"언제부터였던건가? 커플 인프라도 내가 맞춰줄 수 있지."

데이비드가 말하자 가디언은 웃으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박사님. 일단 드세요. 너무 시끄럽습니다."


"그런가? 하지만 완전 초대박 커플 아닌가? 내가 기자였다면 바로 신문 1면에 내겠어."


"어떻게 사귀게 된거야?"

체렌이 데이비드에 이어 물었다. 가디언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음.. 가디언이 인퍼가 된 후였을거야. 아마 반년 전 정도겠지.. 몰라 그냥 접수처에서 둘이 눈이 맞았어."

카린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젓가락을 집었다.


"이런 제기랄! 운명적인 만남. 나는 운명이라는 걸 믿지 않았지만 이제 생각을 바꿔봐야겠군."

데이비드가 파스타를 흡입하면서 말했다.


"정신 나갈 것 같아.."

가디언이 중얼거렸다.




"인프가 그걸 보완할텐데.."


데이비드가 중얼거렸다.




그 테이블에서는 한동안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





체렌이 인퍼 시설에 와서 카린과 데이비드를 만나고, 3개월이 흘렀다. 그들은 자주 만났고, 앞으로 그들의 미래와 인프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도 했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인연의 끝은 예고도 없이 닥쳐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인프 프레젠테이션 시작하겠습니다."


단상에 선 제이슨이 말했다. 데이비드가 벽 너머 공간에서 무대로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가 등장하자 넓직하게 펼쳐진 강의실을 빽빽하게 채운 사람들이 일어나서 박수갈채를 보냈다.


데이비드가 고개를 숙이면서 손인사를 보내고, 제이슨이 마이크를 가져다주다 받아들었다.

사람들은 하나 둘씩, 객석에 다시 착석했다.


"아, 아. 모두들 들리십니까?"

데이비드가 마이크를 잡아쥐고 수백명을 향해 바라보았다.


"인프,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서 제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아니, 제 이야기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제이슨은 옆쪽 단상에서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모두 알다시피 저는 인퍼입니다."

데이비드가 왼쪽 팔 셔츠를 걷어올리자 검은색 기계가 팔을 이루고 있는 것이 들어났다.

몇몇 사람들은 그 모습을 의아해 하거나 감탄했다.


"양팔 모두 이렇죠.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원인에 대해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겁니다. 말해봤자 끔찍한 사건이었을 것이니까요. 결과에 초점을 맞춰 얘기 하자면, 저는 두 팔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의수를 장착하고, 인프를 이식해 그 모든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데이비드는 무대 위를 천천히 거닐기 시작했다.


"제가 잃은 건 두 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제 모든 것이 사라져갔죠. 사랑, 가족, 동료, 재산. 이 모든게 두 팔과 함께 저의 곁을 떠나갔습니다. 단순히 제가 장애인이 된 이유는 아니었고, 복잡한 이해관계와 맞물려 그런 일이 되버린 것이었죠. 자세하게 파고들고 싶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제 이복동생, 네일러 콜슨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저는 동생과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배다른 형제였던 탓인지, 가정 속에서 다툼도 전체적으로 잦았고 내재하는 증오감을 서로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다 큰 성인이 되서도 서로를 미워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현재, 인프 의료용 수술 도입을 막기 위해 인조인간안티협회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멀찍이 끝쪽에 앉아있던 카린과 가디언 그리고 체렌은 데이비드를 골똘히 바라보고 있었다.


"인조인간안티협회? 지랄하네. 그런 것도 있어?"

가디언이 중얼거렸다.


"인프가 순수한 인간의 본질을 무너뜨린다나 뭐라나.. 아무튼 인프를 반대하는 세력인데.. 창설된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어."

카린이 기억의 편린을 찾아 말했다.


"제가 지금껏 저 스스로를 구원하고, 수많은 수술 지원자들을 구원해 인퍼로 거듭나서 우리의 삶이 얼마마 바뀌었는지 여러분들께 공개하고 싶습니다. 인프를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인프가 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데이비드가 말하자 제이슨이 리모컨을 누른다.

데이비드 뒤에 펼쳐진 스크린에 프로젝터 빔이 뿜어져나왔다.


데이비드가 사고를 겪은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영상이 나왔다. 데이비드의 양쪽 팔은 팔꿈치를 기준으로 잘려있었고, 살이 절단 부위를 뒤덮어 회복이 된 후였다. 데이비드는 팔을 휘저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우울한 표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대 위 데이비드가 멀쩡하게 팔을 빙빙 돌리며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모습과 대비되는 영상에 놀라기 시작했다. 데이비드가 저랬다고? 기어코 극복했다고?


화면이 전환되더니 데이비드가 의수를 달고 물리치료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박사는 식탁에 앉아서 여러가지 물건을 잡았다가 놓치고 잡았다 놓치는 걸 반복했다.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극복과 진화의 과정이었다.


그리고 데이비드의 인프 수술 장면이 펼쳐졌다. 데이비드는 흰색 수술복을 입은 채 누워있었고 의사 수십명이 그 주위를 계속해서 맴돌았다. 영상은 16배속으로 빨라지기 시작했고, 수술대에는 수많은 기계와 의사들의 손길이 오갔다. 그리고 수술 36시간이 지난 후, 화면이 전환됐다.


화질이 구려졌지만 나오는 형체가 데이비드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

데이비드가 카메라 가까이 다가와 자신의 팔을 보여준다. 팔을 검은 세밀한 조각들이 모여 하나가 되어 있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완전체. 데이비드가 두 팔을 이용해 턱걸이를 1400개 하는 영상이 이어지고, 투포환 던지기, 팔씨름 도장깨기 등 각종 활동이 편집된 채로 펼쳐졌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는 권총을 든 사내 앞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쏴!" 데이비드가 외치자 총소리가 났다.


<탕.>


이어서 데이비드의 우렁찬 웃음소리가 이어졌고 그의 검지와 엄지 사이에서 불에 담근듯한 뜨거운 총알이 얌전히 있었다.



영상이 꺼지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냈다. 두 팔을 잃은 장애인이 총알을 잡을 수 있는 존재가 된 기적과 같은 말도 안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는 누구라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자리에 있던 몇몇 기자들은 곧바로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인프는 세상을 바꿀 것이다.. 위대한 인프..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인프를 대량 생산을 하여,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사람 뿐만 아니라 인퍼가 되길 원하는 자원자들에게도 기꺼이 인프를 이식해드릴 겁니다. 단지 비용은 좀 더 들겠지만요."

데이비드가 말하고는 자신에게 무수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정한 사람을 목격했다.

185센티미터, 세어가는 귀밑머리, 그의 인상은 잊을 수 없었다.

인조인간안티협회장 베니 스콜 상원의원이 발표를 지켜보다가 천천히 돌아서서 밖으로 나아갔다.

데이비드의 표정은 천천히 굳으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베니 스콜 상원의원님?"

데이비드가 마이크를 쥐고 우렁차게 말했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는 멎기 시작한다. 떠나려던 베니는 멈춰섰다.


"애써 이곳까지 오셨네요."

데이비드가 말하면서 그를 바라보자 모든 사람들이 가만히 우두커니 서있는 베니를 주목했다.

베니는 천천히 뒤돌아 데이비드를 바라봤다.


"여러분, 이 분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대신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조인간안티협회장 베니 스콜입니다!"

데이비드가 웃으면서 그를 향해 외치자 사람들이 비웃기 시작하고 베니를 쏘아보았다.


"세상은 받아들이지 않을거야."

베니 스콜은 단숨에 모두를 집중시켰다.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의 압도적인 목소리가 이목을 끌었다. 카린과 가디언 그리고 체렌도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하는 작자야?"

가디언이 말했다.

그 빌어먹을 인연의 첫 만남이었던 것이다.


"의원님. 가는 길, 무사하시길 바랍니다."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고, 시설 직원들이 나타나 베니 스콜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베니는 그들의 팔을 툭 쳐 내친 뒤 스스로 걸어 나아갔다. 베니가 나간 후 다시 강의실은 환호로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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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그림자 (1) 22.06.07 22 2 14쪽
22 악연 +1 22.06.06 18 2 10쪽
21 서브웨이 서퍼 22.06.05 19 2 13쪽
20 지하실 22.06.04 19 2 16쪽
19 12년전, 오늘날 +2 22.06.03 30 2 13쪽
18 생애 마지막 날 22.06.02 23 1 20쪽
17 이스케이프 메이트 22.06.01 20 1 12쪽
16 서로를 향한 심판 22.05.31 22 1 16쪽
15 절대영도 22.05.30 23 1 17쪽
14 죄수 22.05.29 23 1 15쪽
13 심문 22.05.28 23 1 12쪽
12 지킬 수 없는 것 22.05.27 25 1 10쪽
11 가족 곁에서 22.05.26 23 1 10쪽
10 첫 임무 22.05.24 32 1 11쪽
9 꺼져가는 불씨 22.05.24 36 4 10쪽
8 지워진 것들 22.05.23 34 4 9쪽
7 에너지 드링크 22.05.22 41 2 14쪽
6 섬유질로 되어있는 가방 22.05.21 55 2 11쪽
5 하이에나 (2) +1 22.05.20 78 4 11쪽
4 하이에나 (1) 22.05.19 122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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