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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실린더cyli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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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3 14:11
최근연재일 :
2023.06.0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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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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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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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8. 뱀 사냥

DUMMY

시작은 할슈트가 먼저였다.


“······.”


낮게 중얼거리는 말이 있었다. 휘몰아치는 한설과 빙풍의 소음에 섞여 들리지는 않았다. 으레 게이지 사용자들이 그러하듯, 자신의 정신 집중을 위해 되뇌이곤 하는 시동어였다.


자신이 이미지를 구상하기 위해 적절한 단어이면 되었다. 실제로 나타나는 이미지와의 연관성은, 개인이 인지하면 되기에 그리 뚜렷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그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할슈트는 양 손을 둥글게 공간을 둔 채 뻗고 있었다. 갈색 박스의 위로 가상의 선을 세우면 닿는 위치였다.


할슈트가 집중하고 시동어를 중얼거리자 곧바로 게이지가 움직였다. 주로 정신을 통해 움직이고 축적되는 에너지인 게이지는 기의 발동보다는 가벼운 느낌이 있었다.


가볍다, 는 의미는 그 움직임이 육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비유였다. 기를 다루는 사용자가 자신의 몸 바깥으로 기를 유형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련과 수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게이지 사용자는 아무런 딜레이 없이, 수준의 차이 없이 가볍게 가능했다. 바깥에 있는 무언가를 조작할 때에 편리한 힘이었다.


할슈트의 손에서 게이지가 금세 튀어나왔다. 옅은 빛이 웅웅거리며 그의 손끝으로부터 시작해 맴돈다. 그의 머리칼을 닮은 빛깔이었다. 갈색빛.


양 손의 사이에 둔 둥근 공간에 그 빛이 손으로부터 이전되어 모여들었다. 천천히, 입자처럼 모여들어 점점이 커진 그것이 발광하는 구체처럼 변했다.


빛이면서 동시에 어두운 톤의 빛깔을 가진 그것은 특이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빛이 진하고 형체가 뚜렷한 구석이 있어 얼핏 본다면 질량이 있는 물질인가 착각할 법도 했다.


갈색 빛의 구체는 아래에 위치한 박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정해진 높이와 위치에 생겨난 게이지의 집중은 아티팩트의 시동을 위한 준비 상태였다.


갈색 박스로부터 희끄무레한 연기같은 선이 올라왔다. 가상의 전선같은 것이었다. 연결을 돕는. 다만 전선은 아니었고, 물질도 아니었고, 그 사이를 지나는 것은 ‘게이지’라 불리우는 에너지이다.


할슈트가 모아둔 구체에서 에너지가 희끄무레한 선을 통해 박스에 들어간다. 박스는 곧 웅웅대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심지어, 그 떨림이 심해지더니 달그락거리면서 제 자리에서 조금쯤 움직였다.


그 진동이 격해지며 갈색 박스에서 게이지가 터져나온다. 그 터져나온 게이지는 눈으로 뚜렷이 보이는 형상이었다. 할슈트가 시동을 위해 넣은 갈색빛깔의 게이지와 같은 게이지의 선이 양 옆으로 뻗어나갔다.


그것들은 아름다운 반원 형의 곡선을 그리며 옆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도착하는 곳은 각기 열 다섯 걸음 정도는 떨어져 있는 자리의, 죌른과 비욘드가 있는 장소였다.


할슈트를 중심으로 대칭을 유지하는 두 사람에게 가 닿는 갈색의 선.


그들 아래에도 똑같은 박스가 있었다. 바이런이 나름의 심혈과 열정을 쏟아넣어 만들어낸 아티팩트였고,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사용되는 물건이었다.


할슈트의 위치에서 시작된 게이지의 움직임이 두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 아래에 있는 갈색 박스가 강렬한 진동을 똑같이 보였다. 그들이 추가적으로 게이지를 투입할 필요는 없었다.


아티팩트의 효과를 위해서는 이미 하루 전 시간에 세 명이 힘을 합쳐서 게이지를 소모했고, 지금은 발동 버튼을 위해 할슈트가 대표로 사용했을 뿐이다.


죌른의 위치에서 보면, 그의 아래에 있는 갈색 박스에서 희끄무레한 안개 따위가 솟아 올랐다. 안개라고 하기에는 제법 밀도가 있고 뚜렷한 존재감을 가진 그것은 선형으로 움직이며 일정한 모양을 만들어내었다.


허공에 그림을 그리듯 끊임없이 선이 뻗어 나와서 한 형체를 만들어냈다. ‘포대’의 그림이었다. 정확히는 죌른의 위치에서 잡을 수 있는 양손 손잡이가 있다. 포의 가장자리에 달린 손잡이는 양팔을 넓게 뻗어 잡고 조준을 위한 방향 전환을 한다.


손잡이가 달린 네모난 박스가 있었고, 그 박스의 전면부에 길게 뻗어 있는 포신이 있다. 전체적으로 환한 금빛깔의 물건이었다. 크기는 죌른의 몸보다도 컸고, 앞으로 뻗는 포는 수 m에 달한다.


그 아래로 희끄무레한 선이 있어서 갈색 박스와 연결되어 있었고, 높이는 죌른이 선 자리에서 잡는 위치에 고정되어 있다. 죌른은 그것을 가지고 그들이 들어온 골짜기의 입구 방향을 조준했다.


포의 발사는 간단한 편이다. 갈색 박스를 밟으면 되었다.


꾸욱, 하고 죌른이 박스를 밟는다. 버튼이 눌리듯 갈색 박스가 호응해 작동했다. 게이지가 꿀렁이며 희끄무레한 선을 통해 주입되었다.


금빛의 포가 에너지를 모으듯이 빛이 생겨나왔다. 몇 초 간, 입자같이 모여드는 금색의 빛이 포신의 내부에 모여들었다. 그가 손잡이를 잡고 있는 박스가 진동했다.


빛이 끊임없이 모여들어 눈이 부실 정도가 되자, 죌른은 밟은 발을 떼었다. 포신의 끝은 정확하게 뱀을 노려보고 있었다.


거대한 뱀들은, 한 번도 이 분지에서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한 일이 없는 개체들이었다. 보통 얼마 지나지 않아 생물들은 이 곳에 들어와 추위에 얼어 죽는다. 그러고 나면 그것들은 얼어붙은 먹이를 깨뜨리며 먹으면 될 뿐이었다.


거대한 뱀들은 그 몸뚱이만큼이나 행동이 느리고 인내심이 길었다. 심지어 하루가 지나고, 세 명이 이런 특이한 현상을 발휘하는 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포신에서 금빛의 광선이 터져나갔다. 곧게 뻗은 그것은 집어던진 발사체처럼 끄트머리가 가장 강렬한 빛을 품었고 뒤로 갈수록 빛이 조금 흐려졌다.


그리고 백 몇십 m를 넘어 하얀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곳에 금빛 광선이 가 닿았다.


쾅-!


하고, 현실에서 듣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통짜 강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성문을 수십 kg의 화약이 담긴 폭탄으로 맞추었을 때 나는 소리같았다.


어떤 면에 있어서는, 대포가 내뿜는 금빛의 광선은 그런 화약보다 더 강렬한 면이 있었다. 특히, 게이지를 이용한 마법적 방벽에는 더 잘먹힌다. 거대한 괴물 뱀은 그 사슴 뿔을 이용해 게이지를 다루는 존재였고, 간혹 갑작스러운 공격에는 본능적인 방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금빛의 광선은 투명한 방벽을 뚫고 들어가 백사의 몸뚱이를 쳤다. 그 비늘이 얼그러지면서 살갗이 나타났고, 그 내부까지도 헤집었다.


“키에에에에에!”


뱀인지, 용인지, 무엇인지 모를 괴물은 괴성을 질렀다. 오래 살았으며, 게이지를 다루고, 전설적인 존재로 치부되는 괴물의 비명은 곧잘 경험하기 어려운 소리이다.


직경이 수 m는 되는 두꺼운 몸똥이를 뚫은 금빛은 똬리를 튼 그 몸 전체에 충격을 전달했다.


죌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게이지를 사용하고, 모든 아티팩트를 모아서 파괴력을 높인다고 해도 저런 출력이 나오지는 않았다. 바이런이 만들어둔 아티팩트의 효과였다.


굉음과 함께 형제가 비명을 지르자 반대편에 있던 백사가 움찔거리며 일어났다. 저것들은 심지어 잠을 자고 있던 모양이었다. 급하게 몸을 일으키는 거대한 뱀이 상황을 인식했는지, 똬리를 풀며 분지의 중앙으로 움직인다.


출구쪽을 막고 있던 뱀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은 비욘드가 있는 쪽이었다.


비욘드 역시 갈색 박스를 운용했다.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비슷한 손잡이와 위치의 박스였지만, 그 앞에 붙은 건 훨씬 주둥이가 넓은 물건이었다. 용도를 짐작하기 어렵게 생긴 그것에서는 흰 빛이 모여든다.


비욘드는 일정 거리 이상 뱀이 다가오자 그 입구를 들이밀며 박스를 밟았다. 콱, 하고 발 밑에 있는 갈색 박스를 밟자 죌른의 경우처럼 강렬한 빛이 나타났다. 비욘드가 사용하는 게이지의 빛깔에 따른 흰 빛이었다.


입자가 모이며 성긴 그물이 나타났다. 하얀색으로 빛나는 그물은 마치 바이런이 첸을 잡았을 때 사용한 것과도 비슷해 보였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마법식을 응용해서 만들어낸 물건이었다. 첸을 잡을 때 쓴것만큼은 아니지만, 어디에 이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을만한 성능은 된다.


눈 앞에서 아가리를 벌리며 위협하는 백사를 잡을 때도 말이다.


거대한 백사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비욘드는 박스에서 발을 뗐다. 그러자 그물망이 전방으로 빠르게 투사되었다. 거대하고 성긴 생김새에 어울리지 않는 속력이었다. 거한이 전력으로 집어던진 돎멩이보다 빠른 속도였다.


날아간 그물은 그대로 방향을 피하지 않은 채 달려드는 뱀에게 닿았다. 몸체에 닿자마자 접착 물질이라도 있는 듯 몸뚱이를 잡는다. 그물은 뱀이 움직이는 걸 방해했다. 직선으로 달려드는 중이었다가, 빛의 그물이 닿은 곳은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했다.


제동이 걸린 뱀이 몸을 꼬며 뒤척이자 그물이 더욱 그 몸을 휘감았다. 이내 그물과 같이 엉망으로 엉켜버린 거대한 뱀이 있었다. 그르렁거리며 다가오려 하지만 한없이 느린 움직임이다. 비욘드가 설렁설렁 걸음을 걸어도 잡히지 않을 것 같은.


“죌른!”


비욘드가 애타게 신입을 부르기 전에, 죌른은 이미 포신을 반대 방향으로 빙글 돌린 뒤였다. 비욘드에 닿지 않도록 전방 상향으로 뻗게 한 포신이 뱀의 몸뚱이를 조준했다.


망설임 없이 그가 박스를 밟았다. 콱! 하고 거칠게 밟힌 나무결의 상자는 흠집이 나지도 않았다. 몇 초 간 역시 기다리자 금빛의 형광물질이 빠르게 모여든다.


충분하다고 생각이 되었을 때, 죌른은 박스에서 발을 떼었다.


포신에서 광선이 날아갈 때는 별다른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저 질량이 없는 빛만이 움직이듯 뻗어서, 백사의 몸뚱이에 닿자 폭음이 울렸다.


콰아앙! 하고, 대량의 폭약이 터진 것 같은 소리였다. 할슈트는 조용히 귀를 막았다. 비욘드의 경우에는, 귀가 다 따가울 지경이었다.


금빛 선이 만들어낸 광경은 놀라웠다. 그야말로 가까이에서 보면, 산 더미나 다름 없이 보이는 뱀의 엉킨 또아리를 헤집어놓았다.


아마 동량의 흙이 같은 높이로 쌓여 있어도 비슷한 위력을 발휘할 테였다. 마법적 방벽이 없다는 걸 들면, 더 화끈하게 초토화시켜 놓을 수도 있었고.


백사가 터지며 나오는 온갖 것들이 근처로 튀었다. 비욘드는, 눈 앞에서 거대 괴수가 폭발하는 장면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그녀는 말을 하는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아티팩트를 발동해서 자신의 전면을 가리는 반구형의 방어막을 만들었다.


기습을 막거나, 혹은 오물을 막을 때 쓰는 물건이었다.


얼음 부스러기나, 튀어나온 비늘이나, 뱀의 피 같은 것들이 튀었다. 폭발은 강력한 열이 동반되어 거체에 비해 많은 체액이 튀지는 않는다.


타격 부위를 지져버렸고, 폭발이나 충격과 함께 아작이 난 몸뚱이가 뒤나 옆으로 많이 날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어막을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의 흰 외투에 큼지막한 자국이 남기는 했을 테였다.


뱀은 거대한 소리에 오래 저항하지 못했다. 초탄보다 더욱 위력이 오른 두 번째 탄은 순식간에 뱀을 죽였고, 곧 움직임이 멈추었다.


첫 번째에 맞은 뱀 역시 또아리를 튼 자리에서 서서히 힘을 잃다가 곧 숨이 멎었다.


그와 동시에, 휘몰아치는 폭풍도 잠잠해졌다.


휘몰아치는 골짜기에서 쉼없이 불어대는 한기와 빙설의 폭풍은 하얀 두 백사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뱀 내부의 기관이 곧 그들이 원하는 물건이었다. 보통 어떤 아티팩트나 게이지 유저도, 이 정도의 한기와 위력을 지닌 폭풍을 이 정도의 지속성으로 발현시킬 수 없었다.


그야말로 인간적인 수준을 넘은 양의 게이지 사용이었다. 게이지란 축적에 물리적인 저장 공간이 필요한 에너지가 아니었으므로, 인간이라고 해도 정해진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데 있어 수준의 한계는 있었다. 막대한 양의 게이지에는 강력한 제어력이 필요하고, 마법적 실력이 필요했다. 또한, 게이지를 축적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비용도 들었다. 한 사람의 게이지 유저가 이런 힘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현자 급은 되어야 할 테였다.


뱀들은 거대한 몸뚱이로 자라나는 그 오랜 시간동안 한 가지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자신들의 능력을 집중했다. 뱀에게 있어 사슴의 뿔은 자신의 나이테와도 같은 것이었다. 거대한 뿔을 가질수록, 더 강대한 추위를 제어하는 힘을 갖는다. 그리고 그건 그 자체로 막대한 양의 게이지가 쌓여 있는 저장고이자 천연 아티팩트, 컨트롤러였다.


"후우우우우···."


죌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얼어붙을 것 같은 빌어먹을 한기가 사라지자 그나마 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가 천천히 잡고 있던 손잡이를 놓았다.


할슈트 쪽에서 먼저 시동을 껐다. 주입되던 일정량의 게이지가 사라지자, 가운데에 있던 박스에서 연결되어 나오던 게이지의 선이 점점 흐려지며 사라졌다.


그리고 연기가 바람에 날려 사라지듯이, 죌른이 붙잡고 있던 금빛의 대포나 비욘드가 붙들고 있던 그물망을 쏘아내는 격발기도 점차 흐려졌다. 이내 얼마의 시간이 지나, 완전히 형체가 없어지자 죌른은 어깨가 굳은 듯 돌리며 풀어내고는, 천천히 가운데로 걸어갔다.


비욘드도 그에게 다가왔다. 할슈트가 가장 마지막에 다가온다. 그 역시 뻐근하다는 듯 어깨를 돌리고 있었다. 죌른이 말한다.


"그··· 이제 뿔 채취해서 나가죠?"


할슈트가 고개를 끄덕인다. 비욘드가 받았다.


"그래야지···. 힘쓰는 건 네가 해."


죌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렇게 될 테였다. 셋 모두 어지간한 장정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이런 일은 막내가 하게 되는 법이었다.


"중부로 가면 다들 모여 있겠죠? 빌과 질Zill도 왔을까요."


죌른의 물음에 할슈트가 고개를 저었다.


"어··· 아니 빌이랑 질이 제일 늦을 거다. 걔들은 우리가 산맥 들어올 때 동부에서 나온 걸로 들었어."


할슈트는 자신의 트렌치 코트의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흰 색 테두리에, 내부에는 초록색 유리창 같은 것이 박혀 있는 물건이었다. 네피림 용병단이 자주 사용하는 통신 아티팩트의 일종이었다. 주로 단체 행동을 하면 한 명이 가지고서 연락을 유지한다. 대륙적인 규모의 거리간 통신이 가능하며, 간단한 문자 나열 정도를 발신할 수 있었다. 몇 개의 약어나 짧은 단어로 상황을 주고 받는다.


그들이 말하는 빌과 질, 두 사람은 용병단의 일원이었다. 동부 지방에서 네피림 용병단이 빠져나와서, 중부에서의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을 때 마지막까지 임무 수행 중이었던 인원들로, 가장 늦게 도착할 이들이었다.


'오호.' 죌른이 말했다.


"아무튼 다들 오랜만에 보겠군요."


할슈트가 혀를 찼다.


"대부분은 비케이드 남작 저택에서 봤잖냐. 거기다가 넌 들어온 지도 얼마 안되어놓고 오랜만은···."


죌른을 갈굴 때만 보통, 말이 길어지는 남자였다. 죌른은 고개를 저었다.


"오랜만이라면 오랜만인 겁니다. 반가운 거고요. 사람이 정이 그리 없습니까? 질은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따뜻하게 인사해줬던 사람이라고요."


비욘드가 입을 열었다.


"아니, 그건 그렇고 일단 저거나 치우자니까···. 지긋지긋하다, 앗산 산맥. 빨리 나가자 우리."

"······."


그 말에 죌른은 조용히 걸음을 움직였다. 이 양반들은 도통 말을 들어먹지를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아니, 나도 그런가?'라고 죌른은 잠깐 생각했다가 말았다.


*




힘차고 건강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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