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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플러스 님의 서재입니다.

기적을 얻은 폐급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신재영
작품등록일 :
2020.02.17 14:47
최근연재일 :
2020.03.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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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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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1화

DUMMY

31화



두 달 뒤.

현우의 집 근처에 있는 선술집.

“자.”

“그래.”

챙-.

그곳에서 현우는 오랜만에 집 근처에서 태현과 둘이서 술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태현은 술잔을 비운 뒤 현우에게 다영에 대해서 물었다.

“다영이는 오늘 어디 가서 못 나오는 거야?”

태현의 질문에 현우가 안주를 집어먹으며 대답했다,

“그 왜. 만화학과 동기들 만나기로 했다던데.”

“그렇구만. 걔도 참 발 넓어. 난 대학 친구는 잘 안 만나지던데.”

“그래? 대학 친구는 좀 다르냐?”

“일반적으로는?”

태현과 현우는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술잔을 비워 갔다.

현우는 오랜만에 친구와 가지는 술자리였던 탓인지, 현우는 스트레스가 살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그때 태현이 현우에게 질문을 던졌다,

“요즘 글은 쓸 만하냐?”

“그럼. 기분 좋게 쓰고 있지.”

그렇게 대답하는 현우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요즘 진심으로 행복하다 정말.”

지난 두 달.

현우는 정말로 치열하게 글을 써 왔다.

조금 더 나은 스토리, 조금 더 나은 묘사를 위해 자신을 쥐어짜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현우는 그게 행복했다.

독자들의 반응이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현우가 열정적으로 글을 쓰면, 그 글에 독자들은 열성적으로 반응해 왔다.

작가로선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 덕에 무당도담과 전생무신은 둘 다 시간이 갈수록 성적이 오르고 있었다. 특히 무당도담의 성적 상승세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현우가 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 스트레스 또한 일을 함에 있어서 당연히 나오는 건강한 스트레스였다.

태현도 현우의 잔을 채우며 말했다.

“네 글을 사람들이 많이 읽어 주는 건 전작들에서도 봤던 광경이지만, 확실히 이번은 좀 다른 거 같긴 하다. 열광을 하잖아. 팬덤 같은 게 만들어진 거 같던데?”

“그렇지. 그래서 더 책임감 느끼고 열심히 하는 것도 있고. 기대치가 높다는 게 느껴지거든.”

그렇게 대답하면서 웃는 현우의 얼굴을 보던 태현이 말했다.

“나도 글 다시 한 번 써 볼까?”

태현의 말에 현우가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왜? 돈 잘 버는 거 같아서?”

“미쳤냐. 너 힘들었던 시절 내가 뻔히 다 아는데? 그게 아니라 네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 부러워서 그런다, 인마.”

“그러냐.”

“난 일 하면서 행복해 본 적이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도 안 나거든.”

그렇게 말하며 태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태현의 얼굴을 보며, 현우는 문득 자신이 참 좋은 입장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난 진짜 복에 겨운 놈이네. 평일엔 글, 주말엔 카페. 둘 다 일인데, 둘 다 요즘의 내가 사는 낙이거든.”

금요일 밤까지 열심히 글을 쓴 뒤, 토요일 낮에 출근해서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아메리카노의 맛은 질리지가 않았다.

“돈도 많이 벌었겠다. 나중에 카페도 하나 차려 보는 건 어때?”

“안 그래도 그게 내 로망 중 하나야. 파주 가면 은퇴한 출판사 사장이나 작가들이 그렇게 카페 차려 놓고들 많이 산다더라고.”

“차리면 직원은 나 시켜 줘라. 회사 때려치우게.”

“아무나 막 뽑을 정도로 헐렁한 사람으로 보이냐 내가?”

“쩨쩨하기는.”

태현의 타박에 현우가 피식 웃으며 잔을 들었다.

“글은, 혹시라도 쓰고 싶어지면 말해. 난 말릴 생각 없다. 도와줄 수 있어.”

“그래. 고맙다.”

두 사람이 잔을 부딪쳤다.


*


“네? 무당도담을요?”

노블 큐브 회의실.

프로모션 관련 미팅으로 이곳을 찾은 김신욱 과장은 프로모션 담당자의 제안에 깜짝 놀라서 반문했다.

“네. 무당도담 추가 프로모션 하고 싶은데요.”

“지난번 런칭 프로모션이 끝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요.”

“네. 그때 반응이 워낙에 좋아서요. 매출도 매출이지만, 독자들 덧글이나 별점 같은 것에서 나오는 작품 만족도가 굉장히 높게 찍히고 있습니다. 열기 식기 전에 한 번 더 넣고 싶은데요.”

넙죽 주는 프로모션을 김신욱 과장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저희야 감사하죠. 저희도 무당도담은 아직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무당도담은 도가무협이라서 한 타임 늦게 끓어올랐다. 그리고 그건 아직도 유효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김신욱 과장은 지금도 아직 무당도담이 팔팔 끓는 지점까진 오지 못한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하.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프로모션 걸릴 때에 맞춰서 저희 쪽에서 연참 이벤트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래 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럼 저희야 정말 좋죠!”

“작가님께서 워낙 작품에 열정이 넘치셔서, 분명히 해 주실 겁니다.”

“이야. 철민 작가님은 진짜 하루 종일 글만 쓰셔도 그 분량은 못 뽑아내실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양과 질을 둘 다 붙들고 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실 텐데.”

“저도 같이 일한 지 꽤 됐지만, 작가님 실력에는 아직도 적응을 못했습니다.”

박현우 작가에 대한 칭찬을 하던 노블 큐브 직원이 웃으면서 연관된 주제를 꺼냈다.

“무당도담과 전생무신 덕분에 요즘 무협이 잔뜩 쏟아지고 있어요. 덕분에 플랫폼에 활기가 확 돌고 있습니다.”

그 말에서 김신욱 과장은 상대방의 생각을 눈치챌 수 있었다.

‘간판으로 만들려는 거구나.’

플랫폼 입장에선 다양한 장르가 흥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무당도담과 전생무신 이전엔, 무협이라는 장르는 노블 큐브 내부에선 확실한 비주류 장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확실한 성공 케이스, 즉 돈을 버는 케이스가 배출되자, 무협에 도전한 작가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현우의 글을 읽고서 무협의 매력을 느낀 독자들이 다른 무협을 찾아 나서며 그들의 무협을 소비해 주기 시작했다.

하나의 장르가 뜨기 시작한 것이었다.

김신욱 과장은 노블 큐브가 이 흐름에 가속도를 불어넣기 위해 현우의 글을 더 크게 성공시키려고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럼 대박이지.’

적어도 무당도담은, 작품이 심각하게 산을 타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무협 장르의 간판으로서 지속적으로 플랫폼 측으로부터 푸시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란 뜻이었다.

‘그럼······.’

김신욱 과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전생무신도 이벤트 기획만 해 주신다면, 연참 이벤트 제대로 할 수 있는데. 혹시 가능한가요?”


*


비슷한 시각.

에이스 미디어 사무실.

그곳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이종욱 팀장이 사장에게 불려 갔기 때문이었다.

사장실 내부에선, 직원들의 예상대로 좋지 못한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도대체 실적이 왜 이 모양인 거야?!”

“······죄송합니다.”

사장의 호통에 이종욱 팀장은 죄송하다는 말 외엔 할 말이 없었다.

이번 실적이 워낙에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재계약에 실패한 작가들도 부지기수였고, 새로 영입한 작가들은 손에 꼽을 수준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 또한 하나같이 시원찮았다.

사장은 이종욱 팀장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재차 호통 쳤다.

“대책을 말해 봐, 대책을! 요즘 무협이 뜨고 있던데, 무협 작가라도 어떻게든 영입을 해 보던가! 이 바닥 뜬 무협 작가들한테라도 다시 한 번 연락 싹 돌려 봐! 요즘 시장 괜찮아졌으니까 한 번 써 보라고!”

사장은 그렇게 한참 동안 이종욱 팀장을 갈궜다.

그렇게 한참을 갈구고 난 뒤, 사장이 이종욱 팀장에게 마지막 통보를 했다.

“이번 분기 안에 반등 계기 마련해.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야. 무슨 말인지 알지?”

“······네, 알겠습니다.”

이종욱 팀장은 인사를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로 돌아간 이종욱 팀장은 문득 자신을 막 대하는 사장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제길. 이놈의 회사, 내가 먼저 때려 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속마음은 속에서 그쳐야만 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고살려면 아쉬운 쪽이 빌붙어 있는 수밖에 없었다.

분노가 살짝 가라앉은 이종욱 팀장은 곧이어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 경력에서 잘리면 이젠 갈 데도 없는데.’

다른 회사에서 편집장으로 받아 줄 것 같진 않았다.

그렇다고 편집장 아랫급으로 들어가는 건 말이 안 됐다.

결국 나가면 백수 신세이거나, 제대로 운영할 자신도 없는 자기 회사를 차리는 것 말곤 답이 없었다.

“후우.”

‘어떻게 해야 하나······.’

이종욱 팀장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서 고민에 잠겨 있었다.

팀장인 그가 우중충한 아우라를 풍기며 그렇게 앉아 있자, 사무실의 분위기는 잔뜩 얼어붙었다.

그러기를 한참, 이종욱 팀장은 사장의 말에서 단서를 잡았다.

‘요즘 무협 뜨고 있던데, 무협 작가라도 영입을 해 보던가!’

이종욱 팀장은 그 말을 계속 곱씹다가,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는 스마트폰에서 곧바로 누군가의 연락처를 찾아냈다.


[박현우 작가]


지금 현재, 무협이라는 장르가 뜨고 있었다.

그렇다면 쓸데없이 이 바닥을 뜬 무협 작가들에게 기웃거릴 게 아니라, 이 바람을 일으킨 당사자를 데려오는 게 가장 확실했다.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이판사판이다.’


*


“추가 프로모션이요?”


-네. 노블 큐브 측에서 먼저 제안을 해 와서요. 무당도담과 전생무신 둘 다 곧 순차적으로 들어갈 거예요.


이렇게 연달아 이벤트가 걸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현우도 잘 알고 있었다.

“고생 많으셨어요. 덕분에 또 신 나게 글 쓸 수 있겠네요.”


-하하. 제일 힘이 나는 말이네요. 작가님께서 신 나게 글을 쓰시면 분량이 얼마나 나올지 짐작이 안 되는데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압박감이 느껴지네요. 하하.”


-제 느낌인데, 특히 무당도담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금방 프로모션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분위기가 좋습니다.


“다행이네요.”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나누고서, 이벤트 기념 연참에 대한 부분까지 협의를 마친 뒤 통화를 끊었다.

통화를 끊고 나서도 현우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남아 있었다.

“진짜 대박인데?”

지금도 현우 기준에서는 초대박이었는데, 앞으로 더 올라갈 여지가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산 타지 말고, 어떻게 해서든 이 재미 계속 이어가 보자.’

현우가 그렇게 다짐을 하고서 다시 키보드를 붙잡으려는 순간이었다.

우웅-.

현우의 스마트폰이 다시 진동했다.

곧바로 다시 걸려 온 전화에 현우는 김신욱 과장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에 찍힌 이름은 김신욱 과장이 아니었다.


[에이스 미디어 이종욱 팀장]


‘이 사람이 왜?’

예상치 못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오자 현우의 손이 순간적으로 머뭇거렸으나, 이내 현우는 통화 버튼을 밀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종욱 팀장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현우는 이종욱 팀장의 안부 인사를 받아 주며, 그가 빨리 본론을 꺼내길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이종욱 팀장은 조심스럽게 용건을 꺼냈다.


-작가님. 혹시 시간 되시면, 한 번 뵐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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