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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플러스 님의 서재입니다.

기적을 얻은 폐급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신재영
작품등록일 :
2020.02.17 14:47
최근연재일 :
2020.03.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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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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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5화

DUMMY

“작가님, 여기 참치가 꽤 맛있습니다.”

“아, 그런가요.”

대답하는 현우는 가게 내부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김신욱 과장은 현우를 그가 생전 처음 와 보는 가게로 안내했다.

정통 일식집이라는 분위기가 확 풍기는 그곳에서 현우와 김신욱 과장은 예약된 자리로 안내받았다.

김신욱 과장이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지난번에는 두 번 다 커피밖에 대접을 못해 드려서 제가 마음이 걸렸습니다. 이렇게라도 한 번 제대로 대접해 드릴 기회가 와서 마음이 놓이네요.”

김신욱 과장이 곧바로 주문을 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그렇게 나온 참치회는 화려하게 데코가 되어 있어서 한눈에 봐도 고급 음식임을 알 수 있었다.

‘와.’

“드시죠, 작가님.”

“네. 잘 먹겠습니다.”

두 사람이 술 한 잔을 곁들인 식사를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대화도 시작됐다.

처음 대화의 주제는 귀환자의 헌터 일기였다. 쓰느라 수고했다. 마지막까지 원고가 재미있었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현우가 적당히 그렇냐, 고맙다 등의 대답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 가고 있자, 그 후 드디어 본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신욱 과장이 조심스럽게 현우가 예상한 주제의 운은 띄웠다.

“작가님. 혹시 차기작 작업은 언제 즈음 시작하실 생각이신가요?”

“차기작이요?”

“네. 아, 물론 이번 작품도 오버히트해서 쓰신 감이 있으시고, 설까진 푹 쉬신다고 하셨으니 그다음에 차기작 들어가시겠지만요. 대략적인 계획 정도는 있으신가요?”

김신욱 과장의 말에 현우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미 쓰고 있습니다.”

현우의 말에 김신욱 과장이 순간 당황했다.

“······네?”

“분량도 꽤 쌓여서 조만간 연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언제까지요? 어, 얼마나 쓰셨는데요?”

“이십오 화 정도 쌓여 있습니다.”

이십오 화면 딱 한 권이었다.

김신욱 과장이 완결고를 받고서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작가는 무슨 강철로 만들어진 몸이라도 가지고 있는 거야?’

김신욱 과장은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정신은 차리고 자신이 해야 할 말을 꺼냈다.

“그럼······ 차기작 계약은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김신욱 과장이 본론을 꺼내자, 현우가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생각은 있는데, 지금 당장 계약은 힘들 것 같습니다. 글의 성적이 유료화 각이 섰을 때 계약을 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일단은 연재 먼저 하려는 것이기도 하고요.”

제대로 된 글 없이 덜컥 계약부터 했다가 그 계약에 작가의 발이 묶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 상황을 김신욱 과장도 잘 알고 있기에, 현우의 말에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네. 그럼 이번 작품이 꼭 잘 되기를 바라야겠군요. 하하.”

“네. 잘되면 꼭 바로 계약하겠습니다.”

현우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나 김신욱 과장은 불안했다.

그가 박현우 작가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믿지 못하는 것은 다른 출판사들이었다.

현우가 미계약 상태의 원고를 연재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출판사들이 그에게 들러붙으려고 할지 김신욱 과장은 그게 빤히 보였다.

‘어떻게 해서든 차기작도 지켜 내야 해.’

김신욱 과장이 굳게 다짐하며 현우의 잔에 술을 따라 줬다.


*


김신욱 과장과 술자리를 마치고 돌아온 밤.

현우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노블 큐브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목적은 당연하게도 차기작 연재 신청이었다.


[제목 : 회귀자가 다 해먹는 법

필명 : 철민

소개글 : ······]


현우는 기재사항들을 기입한 뒤, 연재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이번에는 굳이 천천히 할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전작은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공부를 하면서 천천히 진도를 나갔기에 하루 한 편을 연재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현우는 이번 작품의 성적을 빨리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빨리 연재를 해치워야 했다.

‘첫째 날이랑 둘째 날에는 하루 네 편, 그다음에는 하루 두 편씩 올려 버리자.’

현우는 그렇게 현재 예약을 걸어 놓고서 연재 게시판 신청을 했다.

그 후 그는 곧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귀환자의 헌터 일기가 연재되는 시간에 동일한 ‘철민’의 필명으로 새로운 글이 하나 더 연재되었다.


[회귀자가 다 해먹는 법

연재 : 4화

첫 화 보기

······]


새로운 글이 연재되자, 귀환자의 헌터 일기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글을 클릭하게 됐다. 그리고 곧바로 독자들은 그 글에 빠져들었다.


-와 재미있다

-작가님 하루 세 편 연재하면서 이것도 연재하시게요?ㄷㄷ

-근데 재미있어서 이것도 계속 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며칠 후, 독자들은 경악했다.


-와 이거 하루 두 편 연재 실화임? 그럼 하루 총 다섯 편을 쓴다는 건데?

-근데 다섯 편 다 재미있음 이건 백타 비축분 각이다

-비축분 푸는 거여도 이건 진심 대단하다

-작가님 꿀잼이에요! 왜 다들 분량 이야기만 하고 재미 이야기는 안 해요? 재미있어요!


독자들은 다들 철민 작가가 어떻게 두 개의 글을 다 연재해 내는 것인지 알아맞히려고 하면서, 동시에 두 개의 글을 읽으려고 했다.

그 덕에 현우의 새로운 소설, 회귀자가 다 해먹는 법은 빠르게 무료 투데이 베스트에 진입, 랭킹을 상승해 나갔다.

현우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오케이. 계획대로야.’


*


에이스 미디어 사무실.

그곳의 분위기는 굉장히 얼어붙어 있었다.

원인은 바로 대표실에 있었다.

“일 계속 이런 식으로 할 거야!”

대표실에서는 한창 고함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대표가 소리를 지른 뒤, 대표실의 문이 열리고서 편집팀장 이종욱이 나왔다.

이종욱은 우중충한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갔다.

‘제기랄. 실적 이 모양 난 게, 왜 죄다 내 탓이야?’

이종욱은 심각했다.

직원들이 다 보이는 곳에서, 이렇게 거하게 깨졌다는 건, 매우 좋지 않은 메시지였다.

잘못하면 그의 모가지가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다.

“후우.”

‘제길. 하필 그 작가가 CNA로 가 버려서는.’

게다가 지금 대표의 기분이 아주 안 좋은 이유가 따로 있었다.

에이스 미디어의 대표는 CNA미디어를 매우 싫어했다.

그런데 하필 에이스 미디어에서 나간 박현우 작가가 대표가 그렇게 싫어하는 CNA미디어에서 터져 버렸다. 그 사실이 지금 대표실에 앉아 있는 남자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일까지 자꾸 대표의 속을 긁자 이종욱 팀장은 최근 납작 엎드린 채로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일의 화근 또한 박현우 작가였다.

그 작가가 신작을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신작은 연재 중인 유료작 귀환자의 헌터 일기 독자들의 유입세를 받아서, 시작부터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대표가 눈이 돌아간 건 바로 이 지점이었다.

놀랍게도 이 작품이 출판사가 정해지지 않은 미계약작으로 등록되어 있던 것이었다.

‘잡아 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잡아 오라고! 아니면 그 급의 다른 작가라도 잡아 오던가! 발로 뛰어! 영업을 해야 실적이 오를 거 아냐! 이 바닥 하루이틀 일해?’

대표의 고함 소리가 아직도 이종욱 팀장의 머릿속을 울리는 듯했다.

‘하여튼 이게 다 김태진이 그거 때문이야.’

이종욱 팀장의 시선이 김태진 대리의 자리로 향했다.

그런데 김태진 대리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김 대리 어디 갔어?”

“외근 나갔습니다.”

이종욱 팀장은 부글부글 끓는 분노를 간신히 가라앉히며 말했다.

“후우······ 그럼 박현우 작가 연락처 아는 사람?”

이종욱 팀장의 반응을 보고서, 재빨리 직원 중 한 명이 말했다.

“계약서에 연락처 적혀 있을 겁니다. 가져올까요.”

“빨리.”

잠시 후 직원이 가져온 박현우 작가의 연락처를 보고서 이종욱 팀장이 생각했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지금은 자존심이 밥 먹여 줄 때가 아니었다. 밥은 밥줄이 먹여 주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나마의 자존심도 밥줄이 지켜 주는 법이었다.

그 밥줄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자존심 찾을 겨를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이종욱 팀장이 마우스를 조작해서 회귀자가 다 해먹는 법의 성적을 확인했다.

‘······전작보다 더 잘 나오겠네.’

만약 붙잡기만 한다면, 대표의 기분을 한 큐에 전환시키고, 더 나아가 이종욱 팀장 자신의 생명까지 연장시켜 줄 사람이 바로 박현우 작가라는 계산이 섰다.

이종욱은 박현우 작가의 휴대전화 번호를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한 뒤, 회사를 나섰다.


잠시 후, 외근을 하고 돌아온 김태진 대리가 깜짝 놀랐다.

“······네?”

“팀장님 대표님한테 왕창 깨지고 박현우 작가님 연락처 들고 나가셨어요.”

기분 좋게 작가와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온 김태진 대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지하까지 꺼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갑자기 온몸이 찝찝했다.

‘······설마.’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김태진 대리를 휘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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