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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최강 협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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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4
최근연재일 :
2024.06.01 09:0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204
추천수 :
622
글자수 :
152,464

작성
24.05.15 11:06
조회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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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2쪽

6화-대악인

DUMMY




싸늘한 바람이 부는 북방.


-촤악.


흑도맹 최강 고수 신강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장수처럼 듬직하고 단단한 체격이다.

그의 주위엔 십여 구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다.

마을을 습격한 산적을 소탕한 것이다.


목숨을 건진 주민들이 감사를 표했다.


“고맙습니다, 나리.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은혜는 무슨······ 그대들이 운이 좋은 것뿐이오.”


신강은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었다.

원래 그는 남쪽으로 내려가야 했었다.


“반적, 그놈이 머리를 썼구나.”


흑도맹의 고수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반적은 분명 운남으로 간다고 이를 갈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어떤 탈주범이 자신의 위치를 말하고 도망치겠냔 말이냐. 그리 말한 것은 추살대를 속이기 위한 기만전술이었다.”

“아니지요. 반적은 분명 운남으로 갔을 겁니다. 신 대장님 혼자만 반대로 오신 겁니다.”

“······.”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십시오, 더는 북쪽으로 올라갈 수도 없습니다.”

“반적, 그놈은 내 예상보다 더 영악한 놈이었구나. 내가 그놈의 의도를 간파하자, 이를 눈치채고 남쪽으로 내려간 것이겠지.”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어서 내려가시지요. 신 대장님 때문에 전력이 둘로 나뉘었습니다. 원 책사가 반적을 만나면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


-후우웅~.


흙바람이 한차례 부는 강경 저잣거리.

반적은 손에 쥔 단도를 삿대질하며 말했다.


“네놈은 흑도맹의 책사 원세혁이구나? 소문보다 똑똑한 놈은 아니네. 감히 그 실력으로 나와 맞서려 하다니 말이다.”

“나는 잠시 네놈을 붙잡으면 된다. 식사를 끝낸 신 대장님이 네놈을 처리할 거니까.”

“노부는 매우 중요한 일을 하던 중이다. 이를 마무리하고 결판내는 게 어떠하냐? 신강이 밥 먹을 동안 너도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리는 안 되겠소이다.”


원세혁은 단호히 거절했다.


“정파도 아닌 놈들은 왜 나를 방해하는 것이냐! 흑도맹의 책사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하구나? 내 공격을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사사사사삭.


반적이 달려드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원세혁도 검을 휘둘렀다.


‘섬광비수(閃光飛手)!’


반적의 공격은 눈으로 보고 반응하면 늦는다.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궤적을 보고 예상해야 했다.


-차차차차창!


‘막았나!’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


-팍.


원세훈의 왼쪽 발목에서 피가 튀며 고통이 뒤따랐다.


‘크윽!’


그는 비명을 삼키며 반적을 노려보았다.


“클클클······ 많이 놀란 모양이구나? 내가 네놈들에게 잡혔던 것은 무림맹 추살대와 치열한 펼쳤기 때문이다. 네놈들이 무림맹 추살대보다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네놈은 정사마(正邪魔)의 척결(剔抉)이 선포된 무림공적이다. 결코 이곳을 살아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무림공적? 내가 살인을 밥 먹듯이 하긴 했지. 하지만 내가 ‘무림오악’이라 불리는 대악인(大惡人)들보다 많은 사람을 죽였겠느냐? 그런데도 네놈들은 그들을 무림공적이라 하지 않는다. 외려 영웅이라 추앙하고 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나는 아직 소악인(小惡人)이다. 아직 사람을 덜 죽여서 추앙받지 못하는 것이지. 오늘 나는 여기 있는 모든 생명을 몰살시키고 대악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단단히 미쳤구나······.”

“클클클, 오늘을 반드시 기억해라. 나는 대악인으로 거듭나고 흑살귀의 악명을 뛰어넘을 것이다.”


순간, 흑도맹의 추살대는 귀를 씻는 시늉을 했다.

위기 상황에도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이었다.


지붕 위의 수향이 말했다.


“장 공자님의 명성은 실로 대단합니다. 반적, 저놈도 한 수 접고 들어가네요.”

“별로 기쁘지는 않은데······.”

“장 공자님은 양민을 해친 적이 없습니다. 어째서 악의 대명사가 된 겁니까?”

“사부를 해친 게 가장 크겠지. 무림에서는 용납 못 하는 패륜이니까. 내 얼굴이 알려지지 않는 것도 한몫 거들었을 거다. 사람은 대비할 수 없는 위험에 더욱 공포를 느끼게 되지.”

“반적이 다시 공격할 모양입니다.”


장유건도 수향을 따라 아래쪽을 내려보았다.


“흑도맹의 추살대가 막기는 힘들 것이다.”

“머릿수는 훨씬 앞서는데요?”

“반적의 무공은 머릿수가 소용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수향은 궁금증을 느끼는 표정이다.


“장 공자님은 언제 그런 경지에 되었습니까?”

“반룡굴에서 나왔을 때다.”

“와~ 그 젊은······ 아니, 그 어린 나이에 벌써 반적과 같은 경지를 이루었다고요? 장 공자님은 정말 무공의 천재였군요.”

“너무 지겹게 들은 말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문주님이 나를 선택했겠느냐?”

“은근히 자랑하는 방법도 배우셨고요. 그러면 흑도맹의 추살대가 전멸할 수도 있겠네요?”


장유건은 고심하지 않고 즉각 대답했다.


“도망치지 않는다면 전멸을 면치 못하겠지.”

“그러면 저들을 구해줘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아니다.”

“언제 나서실 건데요?”

“무림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존심이다. 저들이 간절히 도움을 원할 때 나설 것이다.”


장유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사사사삭.


반적이 공격을 개시했다.

잔상밖에 보이지 않는 현란한 신법이다.


“책사님을 중심으로 방어진을 펼쳐라!”


흑도맹의 척살대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원세혁을 보호하기 위한 원진(圓陣)을 구성하고, 사납게 달려드는 반적과 맞섰다.


-창창창!


반적은 세 명이 동시에 내려치는 검을 막았다. 그러고는 재빨리 측면으로 몸을 피하여,


-삭, 삭!


양쪽에서 시도한 공격을 헛손질로 만들었다.


“클클클······ 귀엽게 노는 놈들이구나?”


-팡~!


반적은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원진 중심으로 돌진했다.

원세훈이 목적이다.

흑도맹의 추살대는 원 중심으로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창~!


원세혁이 반적의 공격을 막아냈다.

약간만 반응이 늦었어도 목이 뚫렸을 것이었다.


“무림공적을 벌집으로 만들어라!”


흑도맹의 추살대는 번개처럼 달려들어 반적을 덮쳤다.


-창창창창창!


반적의 움직임은 신기에 가까웠다.

피할 수 없는 공격을 막아내고, 없는 공간은 만들어서 몸을 피했다.


속도만 빠른 게 아니었다.

추살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미리 움직이는 것이다.


-팡~.


반적은 추살대의 원진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

이는 고수들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무공을 모르는 보통 사람들에겐,


“뭐야? 요란하게 번쩍번쩍 휭~ 지나가니 끝이네?”

“누, 누가 이긴 거야?”

“소문이 맞는 모양이네? 진짜 고수들의 싸움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나도 들었어. 스치듯 휘 지나갔다 멈춰 서고,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사람이 진 거라고.”

“그러면 저기는 누가 먼저 피 토하고 쓰러질까?”


구경꾼들의 웅성거림이 잦아들 때다.


“클클클······.”


반적의 웃음이 시작되는 순간, 붉은 핏줄기가 터졌다.


-팟, 팟, 팟!


반적과 처음으로 맞섰던 세 명의 어깨에서 연달아 피가 튀었다.


“크윽······.”


오른쪽 어깨의 상처라 동시에 검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팟, 팟!


반적을 양편에서 공격하던 두 명은 가슴에서 피가 뿜어졌고, 나머지 인원들도 시간차를 두고, 발목과 무릎, 허벅지와 목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팟팟팟팟팟팟.


중심에 있던 원세혁도 무사하지 못했다.


-휘청.


왼쪽 허벅지마저 깊게 베이면서 중심을 잃고 말았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클클클, 그 표정 아주 좋아. 신강이 오기 전에 지옥으로 보내주마!”


-파앙-.


반적은 양 떼 우리로 뛰어든 늑대와도 같았다.

피에 굶주린 맹수처럼 사납게 흑도맹의 추살대를 쓰러트렸다.


원세혁은 머릿속이 백지처럼 하얗게 되었다.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지!’


그는 흑도맹의 책사였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모면할 계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금수왕 반적의 무공이 그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도망친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인데······.’


반적은 추살대를 살려 보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여기 있는 사람 전부를 죽이겠다고 마음먹었다.


“클클클······.”


-풀썩~.


반적이 웃을 때마다 한 명씩 쓰러졌다.

온몸이 붉게 변한 원세혁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나 때문이다······ 신 대장님을 설득하거나, 신 대장님을 따랐어야 했어. 멍청한 건 나였구나. 나의 고집 때문에 모두가 죽게 생겼구나!’


원세혁이 입술을 깨물며 절실히 후회하는 때다.


-번쩍!


지붕에 있던 장유건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장 공자님?”


수향이 불렀지만, 그는 이미 지붕에서 사라진 상태.


“클클클······.”


승리를 확신하는 반적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야?”

“!”


반적은 경악한 표정이 되더니,


-팡~ 팡~ 파앙~.


연달아 세 번의 경공을 써서 황급히 멀어졌다.

반적이 얼마나 놀랐는지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네놈이 바로 그때, 그 장 공자로구나? 그렇지?”


장유건은 반적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쓰러지기 직전의 원세혁에게 다가갔다.


“부흥 객잔을 예약한 손님들이 안 오셔서 제가 모시러 왔습니다. 저놈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장유건이 반적을 노려보자, 구경꾼들이 수군거렸다.


“장 공자님이 저 미친놈을 이길 수 있을까?”

“대덕자란 놈은 단칼에 모가지 뎅강 했잖아.”

“저 미친놈은 대덕자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 같아.”

“맞아······ 흑도맹의 고수들도 저 모양 저 꼴인데.”


장유건이 반적에게 물었다.


“우리 처음 만나는 거 아니지?”

“그렇다, 이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아. 강경에서 내 수하들을 죽인 게 바로 네놈이렷다!”


장유건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반적의 수하들을 죽였음을 시인하는 행동이 아니다.

북방 마을에서 처음 만날 걸, 반적이 기억하지 못함을 알겠다는 반응이었다.


반적은 울분을 토하듯 말했다.


“나는 흑도맹의 감옥에 갇혀 곱씹어 생각했다. 수하들이 죽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어째서 나는 수하들을 버리고 도망쳐야 했을까?”


장유건이 명쾌한 답을 주었다.


“나보다 무공 실력이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지. 지금도 마찬가지고······.”

“뭐시라! 뚫린 주둥이라고 잘도 나불대는구나?”

“그때도 똑같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


반적은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번쩍!


비가 오면서 번개가 치던 날이었다.

기분 좋게 살인하고, 무림맹의 추살대를 피해 도망치던 때였다.


웬 사내가 그들 앞을 가로막았다.


‘네놈들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다.’

‘뚫린 주둥이라고 잘도 나불대는구나?’


-촤아악~.


‘!’


반적은 대경실색했다.

장유건이 달려오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장유건이 바로 눈앞에 있고, 그의 칼질 한 번에 수하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일방적인 학살······.

반적은 덤벼들고 싶었다.

하지만 무림맹의 추살대가 도착했다.

분하지만, 훗날을 기약하며 도망쳐야 했었다.


반적이 손에 쥔 단검을 단단히 고쳐 잡았다.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느냐? 어떻게 네놈을 죽여줄까?”

“언제부터 허락받고 사람을 죽였지.”

“클클클, 너는 지금 아무 무기도 없는 맨손이구나?”

“수향이가 네놈을 위한 검을 준비하긴 했지. 하지만 객점에 들러 가져올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너한테 질 자신이 없거든.”


-퍼엉~.


반적이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극성으로 끌어올린 내공과 섬광비수.


반적의 칼끝은 순식간에 장유건의 목에 닿았는데,


사라졌다!


장유건의 모습이 반적의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곧이어,


-빠악!


반적은 뒤통수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고,


-푸악!


얼굴이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히는, 치욕스러운 장면을 보이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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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를 중단합니다. 다음 작품으로 돌오겠습니다. 24.06.02 64 0 -
공지 5/28 개정, 제목이 전직 흑살귀에서 ‘마교 최강 협행기’로 바뀌었습니다. 24.05.17 591 0 -
28 25화-필살기 +1 24.06.01 277 18 9쪽
27 24화-무림오악 24.05.31 312 16 11쪽
26 23화-무엇이 더 창피하냐? +1 24.05.30 341 16 13쪽
25 22화-흑살귀의 특기 +1 24.05.29 358 17 13쪽
24 21화-이심전심 +1 24.05.28 447 18 12쪽
23 20화-사천으로 +1 24.05.27 554 19 12쪽
22 19화-횃불과 산불 +1 24.05.26 589 18 11쪽
21 18화-화려하고 압도적이게 +1 24.05.25 619 19 13쪽
20 17화-횡재 +1 24.05.24 680 19 11쪽
19 16화-원대한 계획 +1 24.05.23 682 20 12쪽
18 15화-혼란의 시대 +1 24.05.22 685 20 13쪽
17 14화-진정한 천인살 +1 24.05.21 732 21 14쪽
16 13화-궁금한 것 못 참지 +2 24.05.20 753 19 12쪽
15 12화-암살 +2 24.05.19 780 19 11쪽
14 11화-정상이 아니다 +1 24.05.18 793 20 14쪽
13 10화-초토화 +2 24.05.17 816 20 14쪽
12 9화-목이 붙어 있는 것에 감사 +3 24.05.17 868 21 13쪽
11 8화-강호행 +1 24.05.16 896 22 14쪽
10 7화-진귀한 광경 +1 24.05.15 881 24 11쪽
» 6화-대악인 +1 24.05.15 909 23 12쪽
8 5화-질 자신 없다 +1 24.05.14 941 26 13쪽
7 4화-반가운 손님 +1 24.05.14 1,044 23 13쪽
6 3화-하늘의 뜻 +1 24.05.13 1,237 22 14쪽
5 2화-영웅대회 +1 24.05.12 1,369 29 10쪽
4 1화-장 공자에게 부탁해 +1 24.05.11 1,438 31 12쪽
3 프롤로그(3)-부흥 객잔 +1 24.05.10 1,570 33 13쪽
2 프롤로그(2)-복덩이가 애물단지로 +1 24.05.09 1,650 34 10쪽
1 프롤로그(1)-오십호(五十號) +3 24.05.08 1,960 3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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