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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최강 협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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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4
최근연재일 :
2024.06.01 09:0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205
추천수 :
622
글자수 :
152,464

작성
24.05.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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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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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프롤로그(1)-오십호(五十號)

DUMMY




나는 중원 변방의 두메산골에서 태어났다.


보이는 건 산과 하늘뿐.

하지만 난세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순 없었다.


아버지의 선행이 발단이었다.


내 나이 아홉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산속에 쓰러져 있던 무림인을 집으로 들였다.


깨어난 남자는 자기 이름이 양소(陽劭)이며, 명문정파의 제자라고 소개했다.


양소는 아버지를 은인이라 부르며 은혜를 갚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나 몸을 회복하고 그의 태도가 변했다.


“은인의 자제분을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제가 여러모로 살펴보았는데, 천하제일의 근골이라 할만합니다. 무림의 절세 고수가 되어 부와 명예를 누릴 것입니다.”


나의 무공 자질을 욕심낸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단호히 거절했다.


“무림이라는 세상은 만날 싸움박질만 하지 않소? 그 피비린내 나는 곳으로 내 아들을 보낼 순 없소이다. 다신 그 소리를 입 밖으로 꺼내지 마시오.”


아버지는 약초꾼이었다.

간혹 만나는 외부인을 통해 무림이 얼마나 위험한지 들었다.


무림인들이 얼마나 잔혹한 놈들인지도 아셨어야 했는데······.


***


깊은 밤이었다.


-사사사삭.


양소가 나를 옆구리에 끼고 바람처럼 질주했다.


나는 잠결에 깨어난 목소리로 물었다.


“양소 아저씨······ 여기가 어디예요?”

“무림 세상으로 가고 있다. 너고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

“아버지가 허락하셨나요?”

“그렇단다. 너를 잘 돌봐달라 특별히 부탁하셨다.”

“다행이네요······.”


아닌 거 다 알고 있다.

양소는 후환을 없애기 위해 내 가족을 전부 죽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와 누이까지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어린 누이를 목 졸라 죽이고, 이제는 안심이 된다는 듯 환하게 미소 짓던 모습을······.

나는 두려움에 떨며 잠든 척해야 했었다.


칼날 같은 초승달이 뜬 밤이었다.


@


어두침침한 동굴 안.


내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내가 경고했다.


“이곳은 반룡굴(蟠龍窟)이다. 훈련을 마칠 때까지 탈출은 꿈도 꾸지 마라.”


양소의 말은 대부분 거짓이었다. 그는 명문정파가 아닌 마교의 일원이었으며, 그 당시 마교는 일곱 개의 세력으로 분열된 상태였다.


“우리 흑마교(黑魔敎)는 지금 존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교주님은 절치부심 백년지대계를 준비하셨고, 이 반룡굴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흑마교는 무공에 재능있는 어린아이들을 모았다. 그러고는 무자비한 살인 병기로 키우는 계획을 실행했다.


“네놈은 이상하게 아무 말도 없구나? 겁먹은 기색은 분명 아닌데 말이다.”

“할 말이 없으니까요.”

“다행히 벙어리는 아니었구나.”


나를 인도하는 사내가 육중한 철문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충고하듯 말했다.


“여기서는 바깥세상의 모든 걸 잊어야 한다. 너의 이름까지도.”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사내가 육중한 철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쾅, 쾅, 쾅!


“문을 열어라! 마지막 수련생을 데려왔다.”


-쿠쿠쿠쿠쿠-.


지축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


“어서 들어가라. 오십(五十) 호. 살아서 보자꾸나.”


나는 아무 대꾸 없이 앞으로 걸어갔다.

철문 안쪽에는 나와 똑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


혹독하게 이어지는 훈련.

살기 위해 버티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다행히도 양소가 말한 것 중에 사실도 있었다.

내가 천하제일의 근골이란 것이다.


나의 무공 성취가 누구보다 빨랐다.

날 훈련 시키는 교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오십호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아?”

“무림 역사상 최고의 기재라는 ‘독고무진(獨孤戊辰)’도 저 정도는 아니었을걸.”

“네놈이 독고무진을 봤냐?”

“나는 독고무진보다 더한 놈이라고 본다.”

“그건 동감. 오십호는 진짜 어린애 맞아? 어른들도 감당하기 벅찬 훈련인데, 힘들다는 내색조차 안 하잖아?”


교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눈빛도 싸늘한 것이······ 아무런 감정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냉혈한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지. 다른 거 다 무시하고, 오직 무공 자질만 보고 뽑았으니까.”


아니다, 나도 아이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며 힘들다.

확실한 목적이 있었기에 참고, 또 참았다.


반룡굴은 십 년을 내다본 장기적인 계획이었다.

빠른 무공 성취가 목적이었고, 살인 기술만을 가르쳤다.


너무 위험해서, 버터 낼 아이들이 없을 거란 우려도 컸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오 년 만에 끝내고 출관했다.


그리고 바로 실전 전투에 투입되었다.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전쟁터.

나에겐 검은 철가면이 씌워졌다.

너무 앳된 얼굴을 감추기 위해서다.


죽이고 또 죽이고······.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했다.

나는 백전(百戰)의 전투에도 살아남았고, ‘흑살귀(黑殺鬼)’란 악명이 강호에 퍼졌다.


전투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움직였다.

열 척(尺) 길이의 수라창(修羅槍)을 휘두르며, 압도적인 무위로 적들을 쓸어버렸다.

흑마교와 대립하는 문파에게 나는 저승사자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교주님이 나를 조용히 불러 말했다.


“이제 너는 무공수련에만 전념해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너의 재능은 하늘이 내려주신 것이다. 살인귀로 썩히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다.”

“······.”

“폐관 수련을 위해 백석동(白席洞)으로 들어가라. 나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정말 내 재능이 아까워 내린 결정이었을까?

아니다. 교주님은 더 큰 욕심이 생긴 것이었다.


“마교의 무공은 깊이가 얕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림지존(武林至尊)으로 불릴만한 실력자가 마교에는 없었지.”

“······.”


나는 가만히 문주님의 말씀을 경청했다.

반박하거나 거부할 위치가 아니었다.


“내가 너를 그 무림지존에 오르게 하겠다.”

“······.”

“그러면 정파와 사파도 흑마교에 복종할 것이 아니겠느냐? 지금 당장 폐관 수련에 들라.”

“분부 받들겠습니다.”


나는 바로 백석동으로 들어갔고, 교주님은 약속을 지켰다.


과분할 정도의 지원이 이루어졌다.

그와 더불어 나의 무공 실력은 더욱 일취월장 진보했다.


솔직히 나한텐 무공이 가장 쉬웠다.

어떤 문파의 무공비급이 주어지든 막힘없이 익혔다.


나의 성취를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양소였다.

그는 나의 사부였고, 나를 흑마교에 데려온 공로로 파격적인 승진을 거듭했다.


흑마교 또한 강호에서 승승장구했다.

반룡굴 동기들이 출관하여 전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내 나이 열여덟.

드디어 교주님이 바라던 ‘초절정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


솔직히 나는 더 수련하고 싶었다.

‘무극’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었지만, 문주님의 명이라 어쩔 수 없었다.


출관이 정해진 아침.

백석동 안으로 시녀들이 몰려 들어왔다.


“일곱 마교의 귀빈들이 전부 참석하는 자리입니다. 몸을 정갈히 하셔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녀장에게 얼굴을 맡겼다.

그녀는 물에 적신 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고, 머리를 정갈하게 빗어 넘겨서 작은 관(冠)으로 고정했다.


“이 의복으로 갈아입으시지요.”


나는 황금색 비단옷으로 갈아입었다.


“백석동 밖에는 문주님과 양 장로님이 친히 마중 나오셨습니다. 모든 문도가 장유건(張柳乾) 공자님의 출관을 기다렸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나의 진짜 이름이다.

그동안은 ‘오십호’ 또는 ‘흑살귀’로 불렸었다.


“장 공자님이 여기서 나가시는 순간, 최고 배분의 호법(護法)이 되실 겁니다.”


나는 직급에 대한 욕심이 없다.

그냥 무공수련만 하고 살고 싶을 뿐이다.


“이것은 문주님께서 하사하신 출관 선물입니다.”


시녀장이 눈짓하자, 두 명의 시녀가 칼을 들고 왔다.

일반적인 검보다 길고 두꺼운 대도(大刀)였다.


“수라창을 녹여서 만든 것입니다. 중원 최고의 대장장이가 여러 해 동안 만든 것이지요.”


나는 수라도를 받아서 허리춤에 찼다.

곧바로 시녀장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물었다.


“준비가 다 되셨습니까?”


-뚜벅뚜벅.


나는 출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시녀들은 재빨리 쪽문으로 빠져나갔다.


잠시 후.


-철컹.


두꺼운 철문이 올라가면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문주님과 양소를 포함한 고위 직책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쩌벅······.


내가 한 발짝 내딛는 순간,

“유건아······.”


양소가 감격에 젖은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를 처음 봤던 게 십 년 전이다.

검은 머리가 이제는 희끗희끗 변했고, 툭 튀어나온 이마의 주름도 깊어졌다.


“내 평생 오늘처럼 기쁜 날은 없을 것이다. 정말로 장하구나, 장해······.”


양소가 양팔을 활짝 벌려 나를 안으려는 때였다.


-서걱!


나는 주저 없이 양소의 목을 벴다.


흐뭇하게 지켜보던 문도들은 경악하는 표정이 되었고, 허공으로 떠올랐던 양소의 수급(首級)이 땅에 떨어졌다.


-퍽.


땅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가던 양소의 머리가, 공교롭게도 나와 눈이 마주친 상태에서 멈췄다.


왜 나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작가의말

오랜만에 무협을 씁니다.

무협 전작은 '도살도법', '무당 전설', '사사우사', '혼사행' 등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완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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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를 중단합니다. 다음 작품으로 돌오겠습니다. 24.06.02 64 0 -
공지 5/28 개정, 제목이 전직 흑살귀에서 ‘마교 최강 협행기’로 바뀌었습니다. 24.05.17 591 0 -
28 25화-필살기 +1 24.06.01 277 18 9쪽
27 24화-무림오악 24.05.31 312 16 11쪽
26 23화-무엇이 더 창피하냐? +1 24.05.30 341 16 13쪽
25 22화-흑살귀의 특기 +1 24.05.29 358 17 13쪽
24 21화-이심전심 +1 24.05.28 447 18 12쪽
23 20화-사천으로 +1 24.05.27 554 19 12쪽
22 19화-횃불과 산불 +1 24.05.26 589 18 11쪽
21 18화-화려하고 압도적이게 +1 24.05.25 619 19 13쪽
20 17화-횡재 +1 24.05.24 680 19 11쪽
19 16화-원대한 계획 +1 24.05.23 682 20 12쪽
18 15화-혼란의 시대 +1 24.05.22 685 20 13쪽
17 14화-진정한 천인살 +1 24.05.21 732 21 14쪽
16 13화-궁금한 것 못 참지 +2 24.05.20 753 19 12쪽
15 12화-암살 +2 24.05.19 780 19 11쪽
14 11화-정상이 아니다 +1 24.05.18 793 20 14쪽
13 10화-초토화 +2 24.05.17 816 20 14쪽
12 9화-목이 붙어 있는 것에 감사 +3 24.05.17 868 21 13쪽
11 8화-강호행 +1 24.05.16 896 22 14쪽
10 7화-진귀한 광경 +1 24.05.15 881 24 11쪽
9 6화-대악인 +1 24.05.15 909 23 12쪽
8 5화-질 자신 없다 +1 24.05.14 941 26 13쪽
7 4화-반가운 손님 +1 24.05.14 1,044 23 13쪽
6 3화-하늘의 뜻 +1 24.05.13 1,237 22 14쪽
5 2화-영웅대회 +1 24.05.12 1,369 29 10쪽
4 1화-장 공자에게 부탁해 +1 24.05.11 1,438 31 12쪽
3 프롤로그(3)-부흥 객잔 +1 24.05.10 1,570 33 13쪽
2 프롤로그(2)-복덩이가 애물단지로 +1 24.05.09 1,650 34 10쪽
» 프롤로그(1)-오십호(五十號) +3 24.05.08 1,961 3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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