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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최강 협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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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4
최근연재일 :
2024.06.01 09:0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301
추천수 :
623
글자수 :
152,464

작성
24.05.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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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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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2쪽

16화-원대한 계획

DUMMY



-스윽.


흑살귀가 가면을 벗었다.

온종일 철가면을 쓰고 싸우면 땀난다······.


아무 데서나 가면을 벗을 순 없다.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말라는 문주님의 엄명이 있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얼굴을 씻던 흑살귀가 멈칫했다.


“!”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적인가?’


확실하진 않지만, 절정에 가까운 고수임은 분명했다.


곧이어 요요함이 느껴지는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호호호, 오밤중에 횡재했네? 젊고 싱싱한 피 냄새가 나네······ 내 느낌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지.”


흑살귀가 몸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대꾸했다.


“조용히 꺼지는 게 어떠신지.”

“호호호호, 제법 살기가 느껴지는 놈이구나?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

“나는 당신이 마음에 안 드는데.”

“너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

“당신은 내가 누군지 아시오······.”

“내가 누군지 밝히면, 너는 오줌 지리며 도망칠 것이다.”

“나는 그 반대일 것 같소만.”

“호호호, 더는 못 참겠다!”


-팟.


타락선녀가 흑살귀를 향해 달려들었다.


흑살귀는 여전히 등을 보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호호호, 무서워서 발이 얼어붙은 모양이구나!”


이는 타락선녀의 일방적인 착각이다.

흑살귀는 무자비한 살인 기계였다.


-확!


타락선녀가 흑살귀의 어깨를 잡으려 손을 뻗었는데,


“!”


그녀의 손은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흑살귀 음성은 뒤쪽에서 들려왔다.


“마지막 기회다. 조용히 여기서 떠나.”

“!”


타락선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흑살귀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옷을 입고 있었다.


“호호호, 역시 보통 놈이 아니었구나? 내 자존심이 약간 상하기는 했다. 반드시 네놈의 피를 마셔, 짜증 나는 기분을 회복해야겠다!”


-화악.


타락선녀가 또다시 흑살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독문무공은 혈조수(血爪手), 혈마신공 중의 하나다. 붉은 손톱에 한 번 박히면 절대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지만 상대가 잡혀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 아닌가.


-확확확확확.


타락선녀의 공격은 헛손질의 연속이다.

흑살귀는 그녀의 사나운 공격을 피하며 여유롭게 허리끈을 묶었다.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냐?”

“알면 다쳐.”

“호호호, 무엇 때문에 얼굴을 감추는 거지?”

“위에서 내린 명령이니까.”

“이곳은 하늘의 선인(仙人)이 내려와 목욕한다는 계곡이다. 사람에게 얼굴을 보이게 되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지.”


흑살귀는 깔끔히 복장을 전부 갖추고 대꾸했다.


“이제 그만하지. 더는 놀아줄 시간 없다.”

“나는 지금부터 시작인데 어떡하지? 네놈이 사람이든, 하늘의 선인이든 상관없다. 이렇게도 싱싱한 피는 절대로 놓칠 수 없지!”


타락선녀는 희열에 찬 표정으로 달려들었다.


이번엔 흑살귀가 봐주지 않았다.

그의 손에는 방금 꺾은 나뭇가지가 들려 있었는데,


-확.


흑살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타락선녀의 혈조수를 피했다.

종이 한 장처럼 미세한 차이······ 흑살귀는 몸을 회전하여 뒤로 빠지면서, 타락선녀의 허벅지에 나뭇가지를 박았다.


-푸욱.


“끄아악~!”


타락선녀가 괴성을 지르며 휘청거렸다.

흑살귀의 나뭇가지가 그녀의 허벅지를 관통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육신의 고통보다 머릿속이 더 혼란스러웠다.


‘약관도 되지 않은 놈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떻게 나보다 빠르고, 강할 수 있는 거지!’


-타타탁.


타락선녀는 급히 혈도를 찔러 지혈하고, 흑살귀를 노려보았다.


“감히 내 다리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겠다······.”

“목숨을 잃는 것보단 낫지 않나?”

“뭐, 뭐라고!”

“더는 놀아줄 마음 없다고, 이미 경고했을 텐데.”

“!”


순간, 흑살귀의 움직임이 그녀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타락선녀도 이런 경지의 신법은 처음이었다.


‘눈으로 따를 수 없고, 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저놈이 진짜 사람이 맞는 것인가!’


흑살귀가 두리번거리는 타락선녀의 뒤를 점했다. 그러고는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녀의 귓가에 바싹 입을 대고 말했다.


“이런 실력으로 내 피를 먹겠다고?”

“어머! 씨······.”


타락선녀는 경기를 일으키듯 깜짝 놀랐다.


“오늘은 반만 죽여주지. 다음에 만나면, 나머지 반도 가져간다.”


-우두둑.


흑살귀는 그녀의 한쪽 팔도 부러트렸다.


“끄아아악~.”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흑살귀는 무림인의 생명과 다름없는 단전도 주먹으로 박살 냈다.


“쿨럭······.”


큰 내상을 입은 타락선녀가 검붉은 피를 토했다.

상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처참한 패배를 당한 것이다.


그녀는 둥근 달이 뜬 밤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이렇게 질 리가 없어······ 저놈은 사람이 아니야. 맞아, 하늘의 선인이었어. 내 느낌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지······.”


***


-땡!


화평 객잔 내부.

홍미가 ‘야간 종’을 거세게 치면서 반대했다.


“수향 객주님, 절대로 타락선녀의 말을 듣지 마세요. 자신의 치부를 왜 알려주겠습니까? 우리를 살려두지 않겠다는 의도지요.”


백우가 곧바로 말을 받았다.


“무림인들이 쓰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상대를 죽일 이유를 만드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제가 궁금한 것 못 참는 성격이라······.”


수향이 타락선녀에게 말했다.


“우린 당신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요.”

“그런다고 네놈들을 살려둘 마음이 없다. 나의 원대한 계획을 망치게 했으니까.”

“그 원대한 계획이 뭘까요?”

“호호호, 궁금한 것이냐?”


수향이 확인하여 물었다.


“이것도 상대를 죽일 이유를 만드는 것인가요? 왜 그리 복잡한 짓을 하지요. 그냥 죽이면 되지 않나요?”

“궁금한 것이냐?”

“······.”


타락선녀가 선심 쓰듯 말했다.


“좋아, 그건 대가 없이 가르쳐주지. 나는 사고를 당하고 폐인이 될 뻔했지. 그러다 무림신의(武林神醫)이라 불리는 귀곡자(鬼谷子)를 만나게 되었다.”

“신의라 불릴 정도면 뛰어난 의원이었겠네요?”

“맞다. 특히나 무림인 치료에 뛰어났는데, 성격이 무척이나 괴팍했지. 치료비를 받지 않고, 그와 약속한 것을 평생토록 지켜야 했다.”

“어떤 약속이었나요?”

“나 같은 경우는, 살생하기 전에 상대의 부탁을 반드시 들어주는 것이었지.”

“아~ 이제야 전부 이해되네요. 그렇다면 저도 부탁을 하지요. 당신의 원대한 계획이 뭔가요?”


타락선녀가 웃음기를 거둔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건 진짜 부탁이 되는 건데?”

“어차피 당신은 우리를 살려줄 마음이 없잖아요. 그렇다면 궁금증이라도 해소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배짱이 대단하구나? 나의 최종 목표는 영웅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대동문을 손에 넣어야 한다. 영웅첩을 받을 수 있는 문파이기 때문이지.”

“당신의 명성은 중원에 자자할 것인데, 굳이 남의 문파의 영웅첩이 필요한지요?”

“네년은 무림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수향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얼마 전까지 객잔 주인이었습니다. 장 공자님을 따라 강경 밖으로 나왔지요.”

“운남은 강호의 최변방이다. 흑마교의 본거지가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정파와 사파의 유서 깊은 문파가 존재하지 않는다.”

“흑마교에게 멸문당했기 때문이지요.”

“영웅대회는 지역적 안배도 고려한다. 명성이 한참 떨어지는 대명문도 영웅첩을 받게 되는데, 나는 그것이 필요한 것이다.”

“당신의 실력과 명성이면, 무림맹에서 참가를 허락할 텐데요. 왜 남의 문파의 영웅첩을 노리는 거지요?”


타락선녀는 수향과 눈을 마주치며 대답했다.


“나는 무림맹과 사이가 좋지 않다. 영웅대회 참가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명문의 영웅첩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무림맹이 참가를 거절하면요?”

“문파에 배정되는 영웅첩은 누굴 내보내도 상관없다. 무림맹도 막을 권리가 없지. 나중에 문파의 책임을 따질 뿐이지, 내가 참가하는 것엔 아무 지장이 없다. 이제 궁금증이 해결되었느냐?”

“한 가지만 더요. 영웅대회에 참가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거기서 우승하면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니까. 나는 충분히 궁금증을 풀어준 것 같은데?”


수향은 타락선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말했다.


“어떻게 저를 죽일 건가요. 장 공자님이 저를 보호해 주신다고 했는데?”

“너는 장 공자를 믿는 마음이 대단하구나?”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지금 그놈은 밖에 있고, 나는 바로 지척에 있다. 정말로 내가 못 죽일 것 같으냐?”

“할 수 있으면, 해보시지요?”


수향은 대놓고 ‘배째라’하는 모습이다.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타락선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우미쌍살이 재빨리 눈빛을 주고받았다.

합심하여 타락선녀의 공격을 막자는 것이다.


‘장 공자가 돌아오는 시간을 벌면 되는 거다.’

‘아무리 봐도 경국지색의 선녀와는 거리가 멉니다······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는 왜 안 물어보는 건데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집중해라. 타락선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순간, 살육이 시작되니까.’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데요.’


우미쌍살은 두려움을 참고, 타락선녀의 움직임에 집중했는데······.


-팅.


가벼운 쇳소리와 함께,


“!”

“!”

“!”

“!!”


객잔 안에 있던 모든 이가 놀라는 반응이다.


타락선녀는 환한 미소 짓다가, 자신의 공격이 실패했음에 놀랐다.


‘나의 혈조수가 막히다니?’


그녀의 칼날 같은 손톱을 장유건이 다급히 ‘야간 종’으로 막아냈다.


배째라 했던 수향도 화들짝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타락선녀의 손톱이 쇠로 만든 종을 뚫고 나왔기 때문이다.


‘우왁~ 조금만 더 나왔으면, 눈을 찔릴 뻔했어. 침착, 침착, 침착······.’


우미쌍살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에 경악했다.


‘미친! 이것이 절정 고수들의 움직임이군요. 저는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감히 대적할 실력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설영은 연달아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사부님의 공격이 장유건에게 막혔을 때,

그다음은 자기의 목이 장유건의 손아귀에 붙잡히는 순간이었다.


설영이 괴로운 표정으로 부탁했다.


“사부님, 살려주십시오······.”


장유건은 강력한 살기를 드러내며 타락선녀에게 경고했다.


“수향이에게 겨눈 팔을 거두고 여기서 떠나지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과 제자 모두 죽어.”

“이런 놈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을까? 강호 초출의 눈빛은 아닌데 말이야.”

“시간 끌면 당신의 제자만 힘들어지는데······.”


-우두둑.


장유건이 힘을 주자, 설영은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끄윽······ 사, 사, 살려주세요······.”

“제자를 아끼는 마음이 전혀 없는 모양이군. 그렇다면 마지막 인사도 필요 없는 거지요.”


장유건이 더욱 힘을 주어 설영의 숨통을 끊으려 했다.


“컥!”


설영의 눈이 뒤집혀도, 타락선녀가 태연한 표정을 잃지 않는 때다.


-똑똑.


객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긴장된 분위기를 깼다.

아직 객잔을 열지 않았기에 손님은 아니다.


장유건이 의심하여 물었다.


“혼자 오기는 불안했던 모양이군. 어떤 놈을 또 데려왔지요?”

“무슨 헛소리냐. 네놈이 몰래 숨겨둔 놈 아니더냐?”

“나는 그런 적 없는데요······.”


장유건과 타락선녀가 서로를 의심했다.

그들도 기척을 느끼지 못한 엄청난 고수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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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5화-필살기 +1 24.06.01 279 18 9쪽
27 24화-무림오악 24.05.31 313 16 11쪽
26 23화-무엇이 더 창피하냐? +1 24.05.30 342 16 13쪽
25 22화-흑살귀의 특기 +1 24.05.29 360 17 13쪽
24 21화-이심전심 +1 24.05.28 448 18 12쪽
23 20화-사천으로 +1 24.05.27 555 19 12쪽
22 19화-횃불과 산불 +1 24.05.26 590 18 11쪽
21 18화-화려하고 압도적이게 +1 24.05.25 620 19 13쪽
20 17화-횡재 +1 24.05.24 681 19 11쪽
» 16화-원대한 계획 +1 24.05.23 690 20 12쪽
18 15화-혼란의 시대 +1 24.05.22 688 20 13쪽
17 14화-진정한 천인살 +1 24.05.21 733 21 14쪽
16 13화-궁금한 것 못 참지 +2 24.05.20 754 19 12쪽
15 12화-암살 +2 24.05.19 784 20 11쪽
14 11화-정상이 아니다 +1 24.05.18 796 20 14쪽
13 10화-초토화 +2 24.05.17 819 20 14쪽
12 9화-목이 붙어 있는 것에 감사 +3 24.05.17 872 21 13쪽
11 8화-강호행 +1 24.05.16 901 22 14쪽
10 7화-진귀한 광경 +1 24.05.15 885 24 11쪽
9 6화-대악인 +1 24.05.15 914 23 12쪽
8 5화-질 자신 없다 +1 24.05.14 946 26 13쪽
7 4화-반가운 손님 +1 24.05.14 1,048 23 13쪽
6 3화-하늘의 뜻 +1 24.05.13 1,242 22 14쪽
5 2화-영웅대회 +1 24.05.12 1,375 29 10쪽
4 1화-장 공자에게 부탁해 +1 24.05.11 1,443 31 12쪽
3 프롤로그(3)-부흥 객잔 +1 24.05.10 1,574 33 13쪽
2 프롤로그(2)-복덩이가 애물단지로 +1 24.05.09 1,656 34 10쪽
1 프롤로그(1)-오십호(五十號) +3 24.05.08 1,970 3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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