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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채 님의 서재입니다.

심어(心語)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완결

선채
작품등록일 :
2021.03.20 10:23
최근연재일 :
2021.08.04 06:00
연재수 :
143 회
조회수 :
132,701
추천수 :
1,735
글자수 :
865,291

작성
21.04.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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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
추천
12
글자
12쪽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DUMMY

몸을 풀기 위해서 왕궁 바깥쪽에 자리 잡은 연무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기사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자타르를 비롯한 블러드용병단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왕국생활에 적응을 했는지 며칠 사이에 얼굴 표정이 밝아진 상태였다.



“주군. 먼저 와 계셨군요?”


“간단히 운동좀 하려고요”



자타르에게 간단히 대답을 해주고, 천천히 한쪽 구석으로 걸어갔다.


회복약 덕분에 몸이 많이 회복되었지만 그렇게 해서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였다.


어쩔 수없이 아침에 하기에는 가장 좋은 운동을 구령에 맞추어서 시작했다.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그의 변함없는 아침 체조가 이어졌다.


기사들이 하는 수련처럼 대련을 하는 거와 검법을 닦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크게 의미가 없었다.


이미 몸은 모든 것을 받아 드릴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지금 부족한 것은 심어(心語)를 수련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시간 가는지 모르고 혼자서 체조를 하고 있는데 어느새 블러드용병단 사람들이 한명씩 근처로 다가오더니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너무나 웃겼는지 연무장에서 수련을 하던 다른 기사들이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


“크히히히. 저것좀 보세 너무 웃겨서 배꼽이 빠지려고 하네.”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체조가 그들에게는 단순한 흥밋거리밖에 안되는 거였다.


조용히 체조를 따라 하던 엘리언스는 그들의 웃음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


상당한 다혈질 성격인 엘리언스로는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자식들아! 구석에 쳐박혀서 웃지 말고 자신 있으면 앞으로 나와서 덤벼봐라!”


“이.이놈이!”



엘리언스의 말에 흥분한 기사한명이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대련용으로 준비되어 있는 목검을 하나 집어서 엘리언스에게 던져주었다.


눈빛이 사나워진 기사가 외쳤다.



“덤벼라!”


“누가 겁낼줄 알고.”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여서 말릴 틈도 없었다.


목검이여서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검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서

결정나는 승부였다.


그것은 실전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이긴다는 뜻이었다.


둘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차앗!”


“하압!”



그렇게 시작된 대련은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진진해졌다.


엘리언스를 상대하고 있는 기사도 실전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엘리언스에게는 다른 한 가지가 더 있다.


옆으로 넘어 지는 듯하면서 기사의 반대쪽 다리를 걸어 버린 것이다.


중심을 잃은 기사는 한쪽으로 넘어 지려고 했다.


엘리언스는 기회를 놓치고 않고, 다음 행동으로 즉각 움직였다.



툭.


철퍼덕.



엘리언스는 기사의 뒤쪽으로 돌아가서 엉덩이를 발로 밀어 버렸다.


자존심 강한 기사가 불쾌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쓰러져있는 기사의 목 부분에 엘리언스가 목검을 들이대자 기사는 억울한 듯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겁한놈! 기사의 긍지를 잃은 것이냐!!”


“지금이 전쟁터였다면 너는 이미 죽어있고, 나는 살아있다. 그것이 진리다.”


“이.이놈!!”


“살아 남는 자가 이긴 것이다.”



누군가에 받은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는 엘리언스 였다.


무조건 살아 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겔트론! 그만하라. 너의 패배다”



한 남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의 얼굴이 한곳으로 집중이 되었다.


브루자언 백작이 무게감 있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예전에 언뜻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걸 떠올린 그의 표정은 좋지만은 않았다.



“지노군. 자네와 똑같이 부하들의 실력이 출중한 거 같군.”


“칭찬 감사합니다.”



얼마전 라이언트 국왕 앞에서 내가 보인 건방진 행동 때문 인지는 모르겠지만 브루자언 백작의 말투가 약간 거칠어져 있었다.


자신이 섬기는 주군을 무시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무시하는 것보다 더 큰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얼굴 표정이 굳어져 있는 브루자언 백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와 한번 대련을 해보지 않겠나?”


“네?”



자스왕국의 영웅일뿐만 아니라 뮤렌대륙에서 상당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브루자언 백작이다.


그런 자가 별달리 명성도 없는 그에게 대련신청을 한 것이다.


만약 이 자리에서 무너지게 만든다면 수많은 그의 추종자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대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드군과 파론군은 자네에게 싸우는 방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그래서 자네의 실력이 궁금하네."


“그들 스스로 얻은 힘입니다. 저는 싸우는 방법만 조금 가르쳐줬을 뿐입니다.”


“지노군도 알겠지만 우린 타미드왕국과 동맹을 맺었고, 드런왕국은 티안왕국과 동맹을 맺은 상태라네. 우린 자네의 도움이 필요하네"


"죄송합니다."


"자네 정말 이럴건가?"



타미드왕국은 제국의 반열에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왕국들 중에서 상당한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는 나라였다.


그곳과 동맹을 맺은 상태라면 드런왕국과의 결전도 무섭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의 기회를 잘만 이용한다면 디브왕국과 안다왕국을 한순간에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뛰어난 외교정책을 펼친 트마우스 백작에 의해서 타미드왕국과 동맹을 맺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대규모 전쟁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브루자언 백작의 계속되는 대련 신청을 거부하며 방으로 돌아갔다.


자스 왕국으로 와서 이들을 도와주려고 했던 이유는 예전에 잠깐 만났던 인연 때문에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 였다.


멸망의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여서 도와주려고 한 것이지 다른 나라에 대한 점령전까지 도와주려고 움직인 것이 아니였던 것이다.


불편한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싫은 세명은 방안으로 음식을 옮겨서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시작하였다.



“오늘 여기를 떠나는게 좋을거 같아.”


“바드 오빠, 파론 오빠도 아직 못 만났는데?”


“디브성에 있다고 하니깐 우리가 그쪽으로 가자. 예전에도 한번 이런적이 있었는데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들어서 그래.”



갑작스럽게 떠난다는 말에 조용히 식사를 하던 자타르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그동안의 상황을 보고 어느 정도 눈치챈 표정이었다.


자타르가 가지고 있는 연륜의 힘과 무시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얻은 삶의 지식이었다.



“주군. 브루자언 백작 때문이십니까?"


“맞습니다."


”안다왕국 사람들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같이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을 믿으십니까? 어차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 사람들입니다.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먼저 버릴 수 없습니다.“



밤에 날이 어두워지면 이곳을 몰래 빠져나가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사를 마치고 앞으로 동료가 되기로 약속을 했던 사람들을 방안으로 불렀다.


아레나 공주, 브티마르 남작, 그리고 이제는 블러드용병단이 되어버린 안다왕국 소속의 근위기사들이었다.


그들과 장시간에 걸쳐서 탈출 계획을 만들었다.


의심을 받지 않고, 자스성을 벗어날 수 있는 인물들을 먼저 움직이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아레나 공주와 지노는 마지막에 탈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상한 점은 작전을 세우는 도중에 아레나 공주와 브티마르 남작의 표정이 많이 굳어있었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서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어 버리자 히나와 자타르가 왕궁을 벗어나기 위해서 먼저 움직였다.



"오빠.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께.”


"주군. 성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블러드용병단이 계획대로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움직임이 가장 둔한 아레나공주가 자신의 방으로 오면 그녀를 데리고 탈출만 하면 끝난다.


그것이 그들의 계획이었다.



똑똑



아주 조금하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아레나 공주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알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제가 먼저 창문을 통해서 나가 있겠습니다. 곧바로 뛰어 내리시면 됩니다"


"정말 이대로 떠나 실 건가요?"


"네?"



아레나 공주의 알 수 없는 질문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낮에 탈출 계획을 상의 하고 있을 때 브티마르 남작도 아레나 공주처럼 표정이 굳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의 생각이 바뀐거 같다는 생각에 알수 없는 기운이 그의 피부를 자극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혹시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인가요?"


"네?"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 아레나 공주의 표정이 또 한번 변했다.


어찌 보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평생을 호의호식하면서 살았을 텐데 이대로 자스왕국을 벗어나게 되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블러드용병단 이라는 것을 만들어서까지 함께 하고 싶어 했던 동료들이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들을 위해서 안다왕국을 다시 부활시켜줄 계획도 세워두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하고 싶었다.



“블러드용병단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인지 물어 본겁니다."


“저.저희는 이곳에서 지노님과 함께 하고 싶어요."


"저도 그러기 위해서 이곳으로 왔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린 겁니다."


"지노님 정말 안되는 건가요?"



아레나 공주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브루자언 백작과의 신뢰가 상당히 깨져 있는 상태였다.


아마도 트마우스 백작이 함께 있었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훗날을 위해서 지금은 떠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타르도 동의를 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시간이 없습니다. 마음이 변하신거라면 어쩔 수 없죠.”



아레나 공주를 뒤로하고 창문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다.


자타르,히나가 하염없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노님"


“결정 하셨.....”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그의 몸이 뒤로 돌려졌다.


그때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푸욱.



복부 한가운데로 차가운 단검 하나가 깊숙이 들어왔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여서 제대로 방어를 하지 못했다.


단검이 박혀있는 곳을 시작으로 해서 빠른속도로 피부 색깔이 검은색으로 변질되어 가기 시작했다.


단검에 극독이 뭍어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


“흑흑흑. 라이언트 국왕전하께서 안다왕국의 절반을 저희에게 돌려주신다고 하셨어요."


“그것이 전부 입니까?"


“브루자언 백작님이 지노님을 이대로 보내면 바드님과 파론님도 따라서 자스왕국을 떠날 거라고 하셨어요. 지금 그 둘의 힘이 절실히 필요해요.“


”그뿐입니까? 내가 그 두사람과 함께 직접 안다왕국을 도와줄거라는 생각은 못한겁니까?“


”그.그게.....“



자스왕국을 도와주고 있는 그래플마스터 두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만 한 것이다.


현재 바드와 파론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행동을 보고 그는 또다시 인간의 더러움을 보게 되었다.


누구보다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거 라고 생각했던 아레나공주 마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악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엘리언스 경은 끝까지 지노님을 배신할 수 없다고 해서 감옥에 가두어 놨어요."


“그래도 제 정신인 사람이 한명은 있었군요."


"켄파독이여서 온몸으로 금방 퍼질거에요.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걸 이해 해주세요."


"한마디만 하지."



처음으로 아레나 공주에게 하대를 했다.


이들에게 진정한 죽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아레나 공주를 죽이고 싶었지만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며 입을 열었다.



"이 세상에서 자디안 연합국을 지워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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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제12장 가족의 정을 느끼다 21.05.01 915 10 11쪽
50 제12장 가족의 정을 느끼다 21.04.30 907 11 10쪽
49 제12장 가족의 정을 느끼다 21.04.30 900 11 12쪽
48 제12장 가족의 정을 느끼다 21.04.30 931 11 12쪽
47 제12장 가족의 정을 느끼다 21.04.29 952 11 11쪽
46 제11장 새로운 힘을 얻다 21.04.29 970 12 13쪽
45 제11장 새로운 힘을 얻다 21.04.28 977 11 10쪽
44 제11장 새로운 힘을 얻다 21.04.27 970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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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11장 새로운 힘을 얻다 21.04.24 1,048 12 14쪽
40 제10장 세력을 모으다 21.04.23 952 13 11쪽
39 제10장 세력을 모으다 21.04.22 994 12 13쪽
38 제10장 세력을 모으다 21.04.21 1,034 13 14쪽
37 제10장 세력을 모으다 21.04.20 1,009 13 11쪽
36 제10장 세력을 모으다 21.04.19 1,056 12 10쪽
35 제9장 뮤렌대륙의 역사를 만나다 21.04.18 1,061 13 11쪽
34 제9장 뮤렌대륙의 역사를 만나다 21.04.17 1,040 13 13쪽
33 제9장 뮤렌대륙의 역사를 만나다 21.04.16 1,016 14 11쪽
32 제9장 뮤렌대륙의 역사를 만나다 21.04.15 1,026 14 14쪽
31 제9장 뮤렌대륙의 역사를 만나다 21.04.14 1,022 14 11쪽
30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21.04.13 1,001 16 13쪽
29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21.04.12 982 15 10쪽
»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21.04.11 1,041 12 12쪽
27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21.04.10 1,039 12 10쪽
26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21.04.09 1,025 14 10쪽
25 제8장 믿음과 배신을 경험하다 21.04.08 1,093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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