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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진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침략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범진
작품등록일 :
2019.10.09 18:30
최근연재일 :
2020.02.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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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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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DUMMY

남미 대륙에서 탈출에 성공한 계승자들의 행선지는 정해져 있었다.

북태평양과 남태평양 사이에 떠오른 신대륙, 다루가.

열대우림이 펼쳐진 면적만 해도 캐나다 면적의 1.3배. 평균 표고가 무려 해발 2500미터에 이르는 산맥은 길이만 약 3700킬로미터에 이른다.

지중해 크기의 호수까지 있을 정도로 거대한 대륙이지만, 식물과 곤충을 제외한 어떠한 생명체도 발견되지 않는 불가해의 장소.

탐사를 진행한 과학자들도 딱히 이유를 찾지 못했다.

사람이 들어가서 몇 날 며칠을 보내도 별 이상이 없는데, 어째서 동물들이 살지 않을 수 있을까?

기상상태가 종잡을 수 없고, 지진이 잦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저 기피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짐작과 몇몇 가설들만이 음모론처럼 떠돌아다닐 뿐이었다.

이제는 용의 점령지가 될 곳이라는 소문마저 무성해졌다.

심지어 출처가 천문 물리학 회의였다는 점에서 놀라웠고, 존재 여부만으로도 짐승이 본능적으로 기피할 수 있게끔 하는 용의 위엄에 경악스러웠다.

유전자에 새겨진 공포.

용들은 아무나 하수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쓸모 여부에 따라 폐기, 재활용의 선택이 칼과 같아 재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인류반역자로 낙인찍혀 사냥당하는 계승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살고자 발버둥을 쳤다.


"끄윽."


땅바닥에 쓰러진 흑인 남자가 목을 조여오는 나무줄기에 숨을 꺽꺽 내뱉으며 눈을 까뒤집었다.

구도 5레벨의 계승자이기에 고작 나무줄기쯤은 손가락으로도 찢어버릴 수 있으나, 마도 8레벨의 마력을 머금은 나무줄기는 더이상 나무줄기라 부르기도 모호했다.

이은유 주변으로 흑인 남자와 같은 처지의 계승자가 열댓 명은 되어 보였지만, 그보다 도망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칠레의 코피아포 동쪽, 황량한 산악지대에서 펼쳐지는 전장은 압도적으로 흘러갔다.

계승자 한 명당 다섯에서 열 명에 이르기까지. 아다만티움 아바타는 인해전술을 토대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이은유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마법은 어떤 계승자도 감히 맞서지 못해 피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특히 마도문명의 계승자들은 장영우에게 그랬듯이 이은유에게도 어떠한 반항도 하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그래도 도주에 성공하는 이들은 있었다.


'이래서 승찬 오빠가 이쪽 담당이었구나.'


마도사는 대규모 화력전에 유용하지만, 이처럼 부대를 이끄는 난전 상황에서는 딱히 유용하다 볼 수 없었다.

자연계를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아군에게는 장애물이 하나 더 생기게 된다. 거기에 불과 얼음, 바람 같은 속성계를 다룬다면 전장은 적군뿐만 아니라 아군에게도 가혹한 조건이 형성된다.

게다가 아군과 적군이 혼재된 상황에서 마법을 쓰기엔 아군의 피해가 너무 크다.

배종민도 이걸 알고 있었기에 황승찬을 배정하려 했었다.


'그래도 상관없어. 열 명이 도망쳐도, 백 명이 도망쳐도 달라지는 건 없어.'


사방으로 흩어지는 계승자들을 묶어둘 수단이라곤 아다만티움 아바타의 포위망뿐.

이은유가 마법으로 그들의 다리를 얼리고, 묶고, 옭아매도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몇몇은 그녀의 마법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그 정도 되는 인물들은 아다만티움 아바타가 추적할 수도, 막아설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은유가 직접 쫓아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번 전쟁의 목적 중 첫 번째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계승자를 모두 배제하는 것, 두 번째는 계승자의 수를 줄이는 것.

무엇보다 이은유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번째는 바로 장영우를 만나는 것이다.

시간 낭비는 질색이다.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계승자들을 옭아매고 있는 나무줄기가 화염에 휩싸였다.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이 몸부림치는 계승자들을 태워죽이는 중에 저 멀리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누군가가 시야에 잡혔다.

온몸으로 부딪히며 아다만티움 아바타의 포위망을 뚫고 가던 계승자 몇몇이 순식간에 머리가 깨져 죽었다.


"늦었어요, 바실리. 어디 들렀다가 오는 모양이죠?"


족히 오백 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리이지만,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목소리가 마치 귓가 근처에서 소리치는 것만 같았다.

바실리는 그런 그녀의 목소리에 크게 웃으며 답했다.


"이것도 빨리 온 겁니다, 은유양."


러시아의 괴물방어시스템이 재구축되었다지만, 여전히 바실리가 남아 책임져야 할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사업을 정리해야 할 큰아들, 로만 이바노비치가 급히 러시아로 귀국했다.

그 바람에 율리야가 일본에 혼자 남겨졌다.


"너무 타박하시면 서운합니다."


어느 계승자의 가슴에 바실리 이바노비치의 주먹이 꽂혔다.

눈에 보일 정도로 가슴이 함몰된 남자가 입을 크게 벌리며 고통스러운 얼굴로 뒤로 넘어갔다.

그녀는 호쾌하다 못해 흉악한 공격보다 못 본 사이 더 능글맞아진 그의 말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어가 많이 늘었네요?"

"요즘 취미가 한국 서버에서 게임하는 겁니다. 한국말을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죠. 근데 왜 한국 사람들은 자꾸 내 어머니에 대한 안부를 묻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게 한국인의 정입니까?"


게임 내 한국 서버에서 벌어지는 키보드 배틀의 일종인 패드립은 오랜 전통문화처럼 자리 잡아버렸다.

그러나 과도한 패드립에 대한 여러 제재와 벌금, 심지어 실형까지 법안으로 마련되자 이제는 '너의 어머니께서 출산의 고통에 정신을 아직까지 놓으셨나보다. 너를 여전히 살려두시는 걸 보니.'라는 비아냥식 패드립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게임 내 한국 서버에서 키보드 배틀이든, 음성 채팅이든 한국인에게 '어머니는 평안하시지?'와 같은 비아냥은 기분 나쁜 욕설처럼 자리 잡았지만, 한국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 보기에는 친절한 한국인들의 특유 문화처럼 보일 뿐이었다.

물론 몇몇은 그 기묘한 어투와 상황에 따른 문법에 뜻을 알아채곤 하지만, 바실리가 거기까지 파고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건 직접 알아보시고, 스승님은 어딨는지 알아요?"


도망치다 재수 없게 바실리에게 걸린 계승자들이 죽자 전투는 끝이 났다.

아다만티움 아바타는 재빠르게 움직이며 시체들을 한곳에 모아놓았고, 다른 한쪽에는 재기불능이 된 아다만티움 아바타가 가지런히 뉘어있었다.

누군가를 죽이는 것보다 그 모습이 더 끔찍하게 느껴진 이은유는 바로 앞에 당도한 바실리에게 고개를 향했다.


"여전히 직설적이시군요. 오랜만에 봤는데 벌써 가려고 하십니까?"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네요."

"이해합니다."


소르마노 레가르시온의 기억을 계승한 이은유는 저것보다 더 끔찍한 기억들을 꺼내어 볼 수 있었다.

괴물들에게 산채로 씹어 먹히는 동료들, 용의 숨결에 닿아 뼈째 녹아내리던 제자들.

중간중간 끊겨있는 기억에 제대로 떠올릴 수는 없지만, 단편적인 장면만으로도 끔찍함만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자신에 의해 벌어진 일에 거부감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주먹에 맞거나, 손가락에 맞거나 아픈 건 매한가지다.


"그래서 어딨어요?"

"여기 오기 전에 사오 루이스에서 만났습니다."

"가이아나로 갔나요?"

"감히 예상하건대 동쪽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북으로 가지는 않으실 겁니다. 아마도 베네수엘라 쪽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골든 키메이라의 거점 중 하나를 박살 낸 장영우와 만났던 곳은 브라질의 사오 루이스.

그곳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가이아나가 나온다.

바실리의 말처럼 가이아나로 향했다가 수리남, 기아나를 거치고 다시 브라질로 되돌아오지는 않을 테고, 애초에 목적지가 북미대륙이라면 베네수엘라밖에 없다.

바실리는 품속에서 작은 터치 패널을 건내어 주었다.


"이걸 가져가십시오. GPS 추적기입니다. 스승님께서 디바이스를 계속 가지고 있다면, 위치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차마 사용하지 못하겠군요."


이은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편에 자리한 용살 부대를 가리켰다.


"알고 계시죠?"


바실리는 이미 러시아에서 아다만티움 아바타로 이뤄진 파병군을 본 것도 모자라, 그들을 이끌었다시피 했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태어난 최악의 병사.

거부감은 있지만, 거절하기엔 바실리의 영혼도 타락할 만큼 타락했다.


"지휘는 필요 없어요. 어차피 명령을 듣지도 않을 테니까. 부대를 따라다니면서 6레벨 이상 계승자만 처리해주면 돼요."


이은유는 용살 부대의 사령관으로 아다만티움 아바타를 이끌고 남미 대륙의 계승자를 소탕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장영우를 만날 목적이 더 컸던 그녀에게 임무란 그저 짐 덩어리에 불과했다.

임무소홀? 직무유기? 근무 기피?

군단을 이끄는 사령관이 부대를 버리고 개인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외국인에 불과한 바실리에게 자국 군대를 맡긴다는 건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실상은 아다만티움 아바타는 인공지능에 의해 통제되어 지금까지 작전 시행 명령 외에 별도의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었다.

작전 시행 명령조차 사실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게 이은유의 판단이다.

바실리의 존재는 외국인 용병 그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작전 범위는 어디까지입니까?"

"남미 대륙 전체입니다."

"참고 지침 사항이 있습니까?"

"소탕은 꼼꼼하게, 반항은 자비 없이, 추적은 관대함으로. 이상입니다."


말을 마치고 밝게 웃는 이은유의 모습이 마치 소녀 같았다.

맹랑한 소녀처럼, 때론 처연한 여인의 모습으로, 필요할 때는 냉정한 군인같이.

변화무쌍한 그녀의 모습에 바실리는 이면에 새겨진 흉터를 엿본 기분이 들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이은유가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짓는 중에도 각이 잡힌 경례로 작별 인사를 해왔다.

그리고는 바실리가 마주 인사할 틈도 주지 않고 하늘로 날아올라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걱정이군.'


누군가를 향한 그의 걱정이 깊은 한숨으로 흩어져갔다.













장영우는 아마존 대수림에서부터 베네수엘라 카나이마 국립공원 안에 있는 괴물들과 계승자를 청소했다.

혼자 움직이는 탓에 전부 소탕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90퍼센트가 넘는 괴물들을 소탕했으니 모두 처치했다고 봐도 무방하였다.

그 와중에 걸려든 계승자마저 죽어 나갔으니, 장영우에 대한 평가는 나날이 흉악해져 갔다.


<사상 최악의 테러리스트.>

<인류 역사상 최강의 빌런.>


그의 얼굴이 연일 전 세계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화제가 되었고, 인터넷, 스트리밍 동영상, 사진 등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연일 브라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장영우는 베네수엘라 카나이마 국립공원의 괴물을 소탕한 뒤로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자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테러 공포에 빠져버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테러의 위험에 일반 시민들은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지나가기를 바랐고, 혹은 그 전에 나라를 떠나고자 했다.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기도 쉽지 않은데, 국가를 떠나는 큰 결심이 필요했다.

그만큼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옆집은 이미 떠났어. 내 가족들도 유럽으로 떠나길 원해."

"유럽? 그쪽도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다던데."

"스페인이나 영국은 괜찮지 않을까?"

"난 이번에 한국에 이민 가려고. 내 아내가 한국 사람이잖아. 몇 가지 서류만 준비하면 한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인플레이션도 버텼는데 테러에 떠날 줄이야.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 떠날 걸 그랬어."


가로등 불빛도 희미해지는 오르막길에 오르는 두 남자가 심각한 얼굴로 멀어져갔다.

골목에서 벽에 기대앉아 둘의 스쳐 지나가는 대화를 잠시 엿들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좁은 건물 사이로 펼쳐진 밤하늘에 달이 반쯤 얼굴을 내밀어 남자의 얼굴을 비추었다.

못생긴 동양인에 패션의 가치를 잃고 기능마저 상실한 넝마를 걸친 남자.

장영우였다.

사람들은 장영우가 베네수엘라를 테러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장영우는 베네수엘라에 계승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휴식을 선택했다.

20년 전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던 베네수엘라는 자국 계승자를 지킬 수 없었다. 대신 자국 계승자들을 브라질, 러시아, 중국에 순순히 넘겨주는 대가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고, 도심지 괴물 방어까지 맡기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장영우의 테러가 브라질을 휩쓸자 베네수엘라에 주둔 중이었던 계승자들은 모두 미국, 멕시코로 도망간 지 오래다.

덕분에 할 일이 없어진 장영우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지치지 않고, 다치지 않고, 지지 않는 불패의 골렘에게 휴식은 불필요했으나, 오랜 활동은 잠들지 못하고 고통받는 영혼에 치명적이다.


"어, 저기. 아저씨 집 없어요?"


불 켜진 창문을 열고 얼굴을 빼꼼 내민 소년이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열 살 남짓해 보이는 소년이 겁도 없이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제 이름은 안토니오에요."

"오늘 저녁에 피자를 먹었어요. 아저씨 피자 먹어봤어요?"

"제 동생이 아파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아빠가 있는 곳으로 못간데요."

"병원이 문을 닫아서 동생이 집에 온 건 좋은데, 걱정이에요. 병원에서 치료를 못 받으면 죽는다고 했거든요."

"동생이 죽는 건 싫어요. 같이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고 싶어요."

"아저씨, 배고프면 피자 가져다줄까요? 엄마가 피자 먹으면서 울었거든요. 그래서 피자를 남겼어요. 동생은 아파서 얼마 못 먹었고요."


아이의 두서없는 재잘거림에 그 집안의 냉혹한 현실이 전부 까발려졌다.


"잠깐만 기다려요, 아저씨. 제가 금방 가져다줄게요."


아이는 그 말을 하고 쏙 들어가 모습을 감추었다.

장영우는 잠시 집안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귀를 기울였다.


[카를로에게 연락이 없어.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제발 무사히 돌아와 줬으면 좋겠어. 정말? 말도 안 돼. 그 사람이 그런 곳에서 일할 리 없어. 오, 신이시여. 무사할 거야. 아리아나를 위해서라도 그 사람은 무사해야 해.]


여인의 눈물 섞인 목소리, 아이의 발걸음 소리, 고통스러워하는 작은 숨소리가 집안 전부였다.

직접 보지 않아도 안쪽의 상황이 그려지는 듯했다.

특별하다고 여기기에는 너무나 흔했다.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세계의 경제 중심지라는 미국조차 이런 일은 흔해 빠졌다.

이것보다 더 어려운 이들도 많다.

병원비가 아니라,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일은 한국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병원에서 받은 약으로는 고작 일주일도 못 버텨. 음식은 내일 먹을 것도 부족해. 부탁해, 날 도와줄 수 있겠어? 잠깐만. 안토니오! 어딜 나가는 거야? 1분이야! 1분 안에 들어와!]


피자를 남겨야 했던 가슴 아픈 어머니의 사연을 뒤로하고 곧 아이가 집 밖으로 나왔다.

별 무늬 없는 하얀색 접시 위에 차갑게 식은 피자 한 조각은 말라비틀어지기 직전이었다.

이것도 어디선가 얻어온 음식일 게 분명했다.


"자, 여기요."


통역 디바이스를 통해 아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었으나, 아이에게도 비싼 통역 디바이스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장영우는 접시를 들고 있는 아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걸 내게 왜 주는 거지?]

"아저씨도 배고프잖아요."

[내가 보기엔 이 음식은 너희들이 내일 먹어야 할 것 같다.]

"제가 내일 조금 먹으면 돼요. 근데 이거 아저씨가 말하는 거 맞죠?"


왜곡되지 않는 표현은 가감 없이 전달되어 정확하게 전달된다.

상대방의 말은 번역되지 않았으나, 기분 상태에 따른 의미는 충분히 해석할 수 있을 만큼 전달받을 수 있었다.

신체접촉을 통해 영혼에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은 어느 통역 애플리케이션보다 월등했다.

거부감이나 경계심을 가진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지만, 영혼의 합의, 혹은 속박을 당한 이에게는 강제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고, 상대를 순수히 받아들일 수 있는 어린아이에게는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신기해요. 아저씨는 천사인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럴 것 같아요."


장영우는 대답하지 않고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작가의말

헉.... 비축분 고갈!

삼일에 겨우 한편 쓰는 인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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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19.12.09 153 7 16쪽
37 37 19.12.07 144 5 16쪽
36 36 +2 19.12.03 171 9 19쪽
35 35 +2 19.11.30 177 5 16쪽
34 34 19.11.30 162 7 17쪽
33 33 +1 19.11.30 188 5 17쪽
32 32 +1 19.11.27 188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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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19.11.13 206 7 16쪽
23 23 19.11.13 202 6 18쪽
22 22 19.11.13 217 6 18쪽
21 21 19.11.11 235 7 14쪽
20 20 19.11.10 245 7 15쪽
19 19 +1 19.11.08 249 7 16쪽
18 18 19.11.06 250 9 17쪽
17 17 19.11.04 251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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