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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상상님의 서재입니다.

복수에 미친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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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상
작품등록일 :
2024.01.26 10:37
최근연재일 :
2024.02.18 19:23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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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0
추천수 :
308
글자수 :
131,916

작성
24.01.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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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02, 용기

DUMMY

“시안, 빨간 공 잡아봐. 옳지! 옳지! 좀만 더.”

세레나가 누워 있는 시안을 보면서 빨간색 공을 흔들었다.

“끙! 끙끙!”

상체를 일으켜 세워서 어떻게든 공을 잡아보려는 시안.

밖에서 보면 이렇게 세상 귀여울 수 없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저놈의 공! 내가 오늘은 기필코 잡고야 만다.‘


열흘 정도 전부터 세레나가 가지고 온 공은 마음속에 있는 승부욕을 불태웠다.

“도련님께서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거 같습니다. 역시 태제르딘 가문의 피는 어디 안 가는군요.”

피오나가 흐뭇한 눈빛으로 시안을 바라봤다.

“그러게요. 고작 공놀이인데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줄 줄이야. 금방 일어... 어?”

꽈악

세레나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시안이 있는 힘껏 상체를 아주 살짝 들어서 빨간 공을 잡았다.


’성공! 성공했다!‘


열흘 만에 손에 쥔 빨간 공.

정말 별거 아니지만, 시안은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

“어머! 우리 아들 장하다 장해.”

세레나가 기쁜 듯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안과 얼굴을 비볐다.


’으으, 뭘 이렇게까지.‘


맞닿는 살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그렇다고 또 싫지는 않았다.


’어머니라는 이 여자는 도대체 정체가 뭐야.‘


처음 갈라드의 기억을 떠올렸을 때는 분노와 배신감에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세레나와 시간을 보낼 때마다 그런 감정들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이런 게 부모인 건가. 신기하군.‘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잊힌 자들의 마을에 버려졌던 게 지난 삶이다.

그렇기에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과 경험이 시안에게는 전부 새롭고 낯설었다.

“하루하루 쑥쑥 크니까 보기만 해도 듬직하네.”

세레나가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시안을 바라보면서 손을 잡았다.


’따듯하다.‘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다.

“우으으으.”


’졸려.‘


마음이 편해져서일까, 피로가 몰려오면서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우으.”

시안이 본인도 모르게 눈이 감기면서 그대로 잠들었다.

“도련님은 잠든 모습도 천사 같으시네요.”

“그러게요. 이런 모습을 남편이 봤어야 했는데.”

세레나의 말에 잠시 침묵이 돌았다.

“괜한 말을 했네요. 아이도 잠들었는데 나가서 잠깐이라도 쉬죠.”


* * *


“으으.”

늦은 저녁, 잠에서 깨어난 시안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지난 몇 주 동안 모은 극소량의 마나를 몸에 돌렸다.


’정말이지, 끔찍한 몸이군.‘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순물로 인해서 단전으로 향하는 모든 길이 막혀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라 호흡에 요구하는 마나의 양이 적어서 숨이 붙어있지만, 이대로면 3살을 넘기지 못하겠어.‘


병명은 ’선천적 마나 폐쇄‘로 완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론으로만 존재한다.


’직접 마나를 굴려서 불순물을 밀어낸다.‘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그걸 해야 하는 게 아기라는 게 문제다.


’하지만 나는 가능해.‘


소드 마스터의 경지까지 올랐던 갈라드의 기억을 가진 시안이다.

그깟 마나를 다루는 것 정도는 눈 감고도 가능하다.

“우우! 으!”

시안이 온 정신을 집중해서 마나를 조종했다.


’불순물을 건드려야 한다.‘


워낙 마나의 양이 적고 아기라서 정신력이 강하지 않아 조종이 쉽지 않았다.

“으으!”

마치 똥이 마려운 아기처럼, 시안이 인상을 찡그리고 초집중했다.


그렇게 몇 분, 마나를 조심조심 움직이더니 드디어 불순물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푸아.”

너무 많은 힘을 써버린 시안이 그대로 뻗었다.


’밀긴 했는데, 의미가 없을 정도야.‘


눈으로 확인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조금 밀렸는데, 이대로면 100년이 지나도 전부 밀어내지 못할 거다.


’방법은 마나의 양을 늘려서 밀어내는 힘을 키우는 건데.‘


마나의 양을 늘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마나 호흡이다.

하지만 아기한테 가장 효율이 좋은 건 당연히 값비싼 영약이다.


’태제르딘 가문 정도 되면 아기한테 영약을 물처럼 먹일 텐데 도대체 왜 안 주는 건지.‘


분명 뭔가 속사정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만 있으니 알 도리가 없다.


’한 번만 더해보자.‘


뻗은 상태로 힘을 충전한 시안이 다시 한번 마나를 굴렸다.

“우으!”

초집중 상태에서 세심하게 조종한 마나가 불순물에 닿...

털썩

“피유, 피유.”

몸이 방전되면서 시안이 그대로 잠들었다.

“무슨 소리... 어? 잘 자고 있네.”

소리를 듣고 안으로 들어온 세레나가 시안이 잠든 모습을 확인하고 손을 잡았다.

“눈매가 보면 볼수록 그이를 닮았네.”

세레나의 눈빛이 아련하게 변했다.

“건강하게만 커주렴. 엄마랑 아빠 소원은 그거 하나뿐이야.”


세레나가 잠든 시안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고 방을 나갔다.


* * *


“어마, 어어어마.”

“아들, 불편해도 오늘 하루만 꾹 참자. 그리고 한 살 생일 축하해. 이따가 저녁에 파티하자.”

아침 댓바람부터 찾아온 세레나와 피오나가 빳빳한 연회복 같은 걸 시안에게 입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사이즈가 맞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로 불편했다.

“어쩜 이리도 귀여우신지.”

피오나가 나비넥타이 복장의 시안을 보고선 감탄했다.

“나중에 우리 아들 여자 많이 울리고 다니겠네, 어쩌면 좋아.”


’벌써부터 그걸 판단하기는 좀.‘


누가 보더라도 극성인데 그게 또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다.

“가주님께서 방금 정문을 통과하셨습니다.”

“어어! 오셨다. 시안아 오늘은 막 중간에 잠들거나 그러면 안 돼. 알겠지?”

세레나가 방긋 웃으면서 말하곤 벽 쪽에 붙었다.

“가주님께서 들어가십니다.”

잠시 뒤 밖에서 우렁찬 기사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들어온 남성은 시안에게 낯익은 얼굴이었다.


’아크.‘


아크 태제르딘, 태제르딘 가문의 가주이자 1황자 편에 섰다가 갈라드의 손에 죽은 남자다.


’젊은 모습은... 정말 말도 안 되네.‘


아크와 사투를 벌였을 때 그는 이미 노년의 나이의 접어들었을 때였다.


’그때도 괴물이었는데 지금은 무슨.‘


탄력이 넘치는 근육과 성인 남자 셋은 합쳐놓은 듯한 체격은 사람을 저절로 주눅들 게 만들었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세레나와 피오나가 아크를 보자마자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를 올렸다.

“용케 한 살까지 잘 키웠군.”

마치 비아냥대는 듯한 목소리로 아크가 말했다.


’저...저저 건방진 녀석이 감히 어머니한테.‘


지금 감히 누구한테 말을 저따위로 하는 것인가.

두 눈 뜨고 봐줄 수 없었다.

“우! 우우!”

시안이 손가락으로 아크를 가리키면서 소리쳤다.

“음.”


’야, 이 새끼야. 엿 먹어라.‘


삿대질로는 성이 안 풀린 시안이 그대로 중지를 올렸다.

“헉...!”

“어.”

“크흠.”

지켜보고 있던 세레나를 비롯한 수십의 기사들이 숨을 들이켰다.

“요즘... 아기들은 한 살 때부터 욕을 할 줄 아나?”

“그...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우연입니다. 우연.”

뒤에 서 있던 기사 델파인이 다급하게 대답했다.

“시안이가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손을 막 휘두르는데 그러다가 이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가주님.”

세레나도 식은땀을 흘리면서 시안의 행동을 변호했다.

“뭐 우연이겠지. 아이를 데리고 와보거라.”

“예.”

피오나가 조심스럽게 시안을 끌어안고 아크에게 다가갔다.

“우우!”


’저 녀석 품에 안기라고? 진짜 싫은데.‘


강하게 몸부림을 쳤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한 살치고 좀 무거운 것 같구나.”

“예, 시안이가 워낙 잘 먹습니다.”


’내가 좀 많이 먹긴 하지.‘


마나를 굴리려면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운동을 할 수 없는 지금 체력을 끌어올 수 있는 건 음식뿐이다.


’어...?‘


갑자기 아크의 마나가 몸으로 들어와서 한 바퀴를 돌았다.


‘이 녀석은 무슨 예고도 없이... 잠만, 기회 아닌가?’


몸 안으로 들어 온 마나.

그의 기준에서는 아주 소량 흘려보낸 거겠지만, 시안에게는 아니다.


‘내가 지금 가용할 수 있는 마나의 양보다 최소 30배.’


정체를 의심받을 수 있긴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이대로면 몇 년 안에 죽음이 확정되어 있으니까.

“으으.”

시안이 약간의 신음을 내면서 온 정신을 집중했다.


‘해보자, 충분히 할 만해.’


불순물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을 전부 막고 단 하나의 길만 열어서 마나를 유도했다.

“우우으.”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피로가 쏟아지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어?’


성공적으로 유도해서 불순물 앞까지 갔는데, 갑자기 마나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재밌군.”

마나의 주인인 아크가 걷어 들인 것이다.


‘뭐가 재밌어, 이 새끼야!’


휘익! 짝!

불순물을 밀어낼 절호의 기회를 빼앗긴 시안이 화를 참지 못하고 손을 휘둘러서 아크의 뺨을 갈겼다.

찰진 소리에 보고 있던 사람들의 두 눈이 터질 듯이 커졌다.

“가...가주님, 어린 아기입니다.”

“헉...!”

“뺨이.”

적에게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백전불패의 기사 아크 태제르딘.

그런 그의 뺨이 공격받은 상황에 사람들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몸을 떨었다.

“가...가주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세레나가 다급하게 앞으로 나와서 무릎을 꿇었다.

“괜찮다. 일어나거라.”

“감...감사합니다!”

아크의 말에 세레나가 십년감수한 듯 깊게 숨을 내쉬었다.

“재밌는 녀석이구나, 와서 아기를 받거라.”

시안을 세레나에게 건네는데, 아크의 입꼬리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아주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지 애비를 닮아 허약하니 잘 키우거라.”

“네... 정말 감사합니다.”

대답하는 세레나의 표정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


‘아버지라, 도대체 뭐 하는 녀석이지.’


이곳에 지내는 동안 아버지라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 듣긴 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종합해보면 아버지의 이름은 아르인 태제르딘.

일단은 사망한 걸로 추정하고 있다.


‘아무리 죽어서 어머니가 미망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직계면 이런 대우를 받을 리가 없는데.’


그렇다면 남은 가정은 하나다.

아버지가 가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물론 전부 추측이라 틀릴 가능성은 존재한다.

“얘야.”

아크가 세레나의 품에 안긴 시안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남의 힘을 빌리는 건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살고 싶다면 노력해라.”


‘지금 저게 한 살짜리 얘한테 할 말이야?’


불순물을 밀어낼 희망을 빼앗긴 시안의 혈압이 최대치까지 올라왔다.

“우우! 우우우!”

시안이 다시 한번 아크를 때리기 위해 손을 휘둘렀지만, 지금 그가 안겨있는 품은 세레나였다.

“아들, 가주님한테 그러면 안 돼요.”

세레나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난 뒤 시안의 손을 꼭 잡았다.

“이만 가보겠다.”

“들어가세요. 늘 감사합니다.”

가주가 세레나를 잠시 보다가 몸을 돌려서 기사들과 함께 별궁을 나갔다.

“우우! 우! 우!”

그리고 시안은... 끝까지 가주를 향해서 손을 휘둘렀다.

“우리 아들, 가주님 뺨도 때리고, 용감하네.”

가주를 비롯한 기사들이 전부 나가고 세레나가 시안을 침대에 앉힌 채 눈을 마주쳤다.


‘내가 그런 말을 조금 많이 듣는 편이긴 하지.’


용감과 갈라드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그래도 다음에 가주님 만나면 그러면 안 돼요. 아직 시안이가 얘라서 봐주셨지만, 정말 무서우신 분이거든.”


‘검이 무섭긴 했지.’


아직도 그 파괴적인 검술은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있다.

“으으.”

오랜만에 떠올린 기억에 시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걸 본 세레나는 시안을 끌어안았다.

“에구, 우리 시안이 많이 무서웠지? 엄마가 미안해.”

토닥 토닥

세레나가 조심스러우면서도 따듯하게 시안의 등을 두들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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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천재의 재능(1) 24.02.05 752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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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10, 부동 24.02.01 860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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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04, 교관 24.01.27 1,180 20 13쪽
3 003, 영약 24.01.26 1,220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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