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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공방

좀비 아포칼립스의 1성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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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15 14:41
연재수 :
9 회
조회수 :
739
추천수 :
7
글자수 :
30,462

작성
24.09.07 00:04
조회
114
추천
0
글자
8쪽

영웅전쟁

DUMMY

사실 나는 내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가 말한 '영웅전쟁'이 무슨 의미를 지녔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확실한 건, 내 귓가에 들려온 차분한 음성의 주인이 인세의 존재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신, 혹은 신과 같은 권능을 가진 무언가.


안 그래도 그 신적인 존재에게 내 인생의 부당함을 토로하고 싶었던 나로서는 그와 같은 존재를 대면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소환에 응하겠다!"


그런데 내가 막 그렇게 말을 마치던 그 순간, 어느새 내 코앞까지 다가와 있던 살아있는 시체 하나가 나를 향해 머리통을 들이밀었다.


물론 나 역시 순순히 당해줄 사람은 아니었기에 순간적으로 녀석의 머리통을 내 팔로 밀어냈고.


지끈!


이런... 물린 건가?


내가 팔뚝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던 그때 돌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라락~


마치 잘게 찢은 종잇조각이 바람에 흩날리듯 내 몸이 손가락 끝부터 빠르게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신적인 존재의 부름에 응하기는 했어도 이런 식으로 그를 만날 줄은 몰랐기에 당황한 내가 헛 바람을 집어 삼키는 순간 어느새 내 목 아래 부분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그리곤 이내 내 앞에 나타난 찬란하게 빛나는 빛덩어리 덕분에 나는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고. 그렇게 찰나인지 영원인지 모를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한번 내게 그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1성 영웅 김우진에게 능력 선택 창이 주어집니다. 현재 추천하는 능력은 '재생' 입니다.]


그와 동시에 돌아온 시야.

내 앞에 있는 검은 공간 위에서 회전하고 있는 커다란 카드 3장은 마치 게임의 그것 같았다. 신을 만나는 대가로 주어지는 보상이라기엔 말이 안되는 모습이었기에 나는 아랫 입술을 질겅거렸고...


신에게 직접 따져 보겠다는 내 의도와는 달리 괴상한 존재와 엮였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내 눈에 보이는 건 세상의 모든 빛을 빨아들일 듯 검게만 보이는 공간과 눈앞에 떠 있는 카드 3장이었다.


하여 나는 일단 목소리가 말하는 대로 따라주기로 했다. 뭐가 됐든 눈앞에 있는 카드 중 하나를 골라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듯 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내가 카드 하나 하나를 천천히 살펴보는 찰나 조금 전 그 차분한 목소리가 추천했던 '재생'이라는 글자가 적힌 핏방울 그림의 카드가 나를 향해 번쩍인다. 마치 자신을 선택해 달라는 듯 빛을 발하는 녀석을 바라보던 나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옆을 바라보았고.


그러자 이번엔 검과 방패가 그려진 '전투술'이라 적힌 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재생과 전투술... 마지막 카드까지 굳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대충 이 능력이라는 것들이 싸움과 관련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이름이었다.


'영웅전쟁'이 나를 부른다고 하더니 정말 나를 전쟁터에라도 보내려는 걸까?


보통 이런 건 마지막 카드가 가장 좋은 경우가 많았기에 나는 다시 한번 엄습해 오는 불안감을 내리 누르며 마지막 카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번엔 눈동자 문양이 그려진 카드에 '직관'이라는 글자가 적힌 것이 보인다. 전쟁터에서 쓰일만한 직관이라는 이름의 능력이라면 전술이나 지휘와 관련된 능력인 것 같은데 여기 있는 3장의 카드 중 단 하나만 골라야 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만큼 무엇 하나 나쁜 능력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역시 이것이었다.


'재생'


아마도 이름 그대로 빠른 회복과 관련된듯한 이 능력은 내가 입은 부상 때문에 추천된 것 같았는데 전쟁터에서 부상이 빠르게 회복된다는 것은 목숨을 여벌로 챙겨두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다른 것들이 아무리 좋은 능력치라고 한들 내겐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당장 '전투술'이나 '직관'은 내가 가진 본래의 능력 역시 나쁘지 않은 것이기도 했고...


결국 선택을 마친 내가 허공에 떠있는 재생 카드에 손을 가져다 대는 순간, 거무튀튀한 카드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돌연 내 몸이 따뜻해 지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시체에게 물린 팔뚝 부근은 마치 차가운 얼음을 가져다 댄듯한 쨍한 느낌이 들다가 이내 몸의 다른 부분처럼 따스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굳이 상처를 확인해 보지 않아도 이것으로 상처가 치유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움직이는 시체에게 물렸을 당시 내가 느꼈던 지끈 거리는 통증의 수준을 생각하면 어지간한 상처는 그야말로 찰나에 나아버리는 셈이었다. 당연히 이 정도면 말 그대로 초능력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고.


덕분에 틀리지 않은 듯한 내 선택에 작은 만족스러움을 느낄 찰나 다시 한번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생 능력을 가진 1성 영웅 김우진이 전쟁터의 부름을 받습니다. 잠시 후 랜덤 소환을 경험하게 되니 충격에 주의하십시오.]


이에 내가 다시 한번 느슨해졌던 긴장을 끌어올리는 순간 별다른 전조도 없이 돌연 주변의 모습이 바뀌었다. 그리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눈앞의 풍경에 놀란 내가 주위를 살피기도 전에 다시 한번 목소리가 이어졌다.


[1성 영웅 김우진에게 1성 영웅 랜덤 소환 금액 200골드가 지불됩니다.]


그 뒤엔 짤그랑 거리는 동전 소리와 함께 시야 오른쪽 위쪽에 노란색 동전 표시와 함께 200이라는 숫자가 표시되었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영락없이 내가 알고 있는 게임의 그것 같았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는 정작 내가 아닌 다른 존재 같다는 점이었다.


"뭐야? 엄청 비리비리하게 생겼잖아? 아~ 처음부터 이런 놈 나오면 게임 이기기 힘든데. 차라리 병사나 뽑을걸. 그냥 게임 던져야 하나?"


나를 깔보는 게 느껴지는 그 목소리에 재빨리 주변을 살펴보았으나 내 눈에 보이는 건 나무로 만들어진 듯한 투박한 건물 하나와 주변을 둘러싼 울창한 나무들 뿐이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그 낯선 존재가 내게 명령을 내렸다.


"야, 너는 일단 몬스터부터 잡아봐. 그래도 영웅인데 몬스터 몇 마리 정도는 잡고 죽겠지."


그 불손한 언행에 발끈한 내가 왜 그 말을 들어야 하냐고 되물으려는 그 순간, 내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놈이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말이다.


그렇게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몸뚱이에 기겁한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이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그러자 그 불손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내가 처한 현실을 일깨워 준다.


"오~ 그래도 나름의 언어 체계를 가진 지성체였네? 이러면 게임 또 모르지. 가만 보자 공략글에서 지성체한테는 일단 설득하는 말부터 내뱉는 게 효율이 좋다고 했으니까...


크흠~ 이봐 골드를 많이 벌고 싶으면 네 모든 능력을 다해서 전투에 임하도록 해. 너희는 골드를 이용해서 따로 상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다며?"


아무래도 나는 정말 게임 같은 세상에 불려온 모양이었다.

그것도 게임을 운영하는 플레이어가 아닌 한없이 가벼운 목숨을 가진 게임 속 유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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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영웅 김우진 +1 24.09.14 54 1 8쪽
7 종말 +2 24.09.12 61 2 8쪽
6 초반러쉬 +1 24.09.11 78 2 8쪽
5 나는 여기 살아있다. +1 24.09.10 79 1 9쪽
4 몬스터 사냥 24.09.10 90 0 8쪽
3 첫 전투 24.09.08 96 0 7쪽
» 영웅전쟁 24.09.07 115 0 8쪽
1 휴거 24.09.05 142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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