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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피의 상상극장.

타짜와 뱀파이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김상준.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2
최근연재일 :
2022.06.10 17:11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747
추천수 :
152
글자수 :
122,437

작성
22.05.18 01:24
조회
126
추천
6
글자
11쪽

타짜와 뱀파이어 7

DUMMY

"후욱~ 잘 먹을 게."

"..."

"왜? 아 뭐 어때."

"새끼야. 편의점이 뭐냐고 편의점이..."


아멕스 블랙카드의 첫 개통은 여의도에 위치한 이름도 모를 편의점이었다.


"뭐 어때. 나 원래 컵라면 좋아해."

"그래. 많이 먹어라."


어찌됐든 오늘 하루 시간을 보내준 석훈이한테 고마움을


"느낄 게 아니지. 니가 어제 저쪽한테 내 연락처만 안 줬어도."

"...기백아."

"응?"

"이거 받어."


석훈이는 아까 주영식이 건네 준 상품권을 내밀었다.


"왜? 이건 니꺼잖아."

"그냥 너 가져 가."

"뭐 어때. 괜찮아 써."

"좀 무서워... 그래서 너한테 미안한 것도 있고."

"...진짜지? 나 안 돌려준다?"

"어. 그래."


보자. 주는 거 받아야지.

대체 얼마가 들었길래?


"히익!!"

"봤지?"

"야 씨발! 이게 얼마냐!!"


상품권 최고 액수 50만원 짜리가 들어가 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굵직한 걸로 봤을 때.


"백장? 오백???"

"..."

"농담이지 새끼야. 오천 계산 했어. 나도. 아 이 새끼 서울대라고 개그 좀 쳤더만."

"넌 아무렇지도 않어?"


잠깐 불편을 끼쳤다고 오천만원 상품권을 덥썩 던지는 사람들이다.


"블랙카드 이걸론 얼마나 쓸 수 있을까?"

"기백아."

"조상님의 은덕을 무시할 순 없지."

"그 말을 진짜로 믿는 건 아니지?"

"..."

"경찰한테 가자. 나 아까 사촌형한테도 문자 보내놨어. 이 사람들 진짜 뭔지 좀 무서워."

"그냥 있어 봐."

"왜? 야. 넌 걱정도 안 되냐??"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석훈아. 나도 무섭지. 존나 무서워."

"그럼 이런 걸 왜 쓰는데?"

"근데. 이런 것 조차. 필요한 사람들이 있어."

"..."

"오천만원이야. 이거 명동 이런데가면 현금으로 바꿔주지 않냐? 그럼 못 해도 사천 이상은 떨어지는데. 원래 내가 생각한 건 300 언저리라고. 열 배가 넘는 돈이야."

"야. 지금 돈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런 생각을 해보고 있어."


카드는 뭔가 남겠지. 함부로 쓸 건 아니다.

하지만 상품권은 현금화 하면 당장 우리 채린이 과외비나 학원비로 쓸 수 있다.


"그 새끼들이 날 어떻게 할 마음이었으면 진작 했을 거야."

"야. 난 아무짓도 안 하고 이렇게 너 살 찌우는 게 더 무서워."

"미친놈아 그러니까 내 전화번화 왜 줬는데!!"

"아이 씨! 그렇게 따지면 내가 할 말이 없잖아!!"

"헤헤. 서울대도 별 거 아니구만. 논리가 빈약하네."

"아 미친놈아!!!"


하루에 한번 꾸준히 연락을 하자.

만에 하나 뭐가 잘 못 되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바로 경찰이든 검찰이든 부탁한다.


"반대로 너도 그렇게 되면 내가 바로 신고해줄게."

"...정말로 그걸로 되겠어?"

"일단은 돈이 좀 필요해."


석훈이는 시흥이 집이라 인천행 열차를 타고. 나는 집이 강북이라 서울역행 열차를 잡았다.


"가라. 오늘 고생했어."

"...기백아. 내가 잠깐 생각해 봤는데."

"뭐?"

"아까 그 사람들. 그리고 니 이야기. 가장 이해 안 되는 건 로제 그 사람이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거잖아."

"음. 그래서?"

"...혹시 뱀파이어가 아닐까?"

"가. 새끼야. 그리고 너무 책만 보지 말고 가끔 아르바이트도 하고 세상을 나가 돌아다녀."

"아니 진짜. 그 압도적인 외모나. 돈 많은 것만 봐도. 피부도 하얗잖아."

"야. 나 차 온다. 가라. 다음엔 시흥에서 보자."


다음 날 일요일. 명동 백화점 앞 상품권 거래소를 찾았다.


"이거 다 바꿀 수 있죠?"

"아저씨. 이거... 어디서 난 거에요?"

"왜요? 훔친 거 같으세요?"

"아니. 액수가 너무 크니까."

"저기요. 저도 그냥 시키는 일 하는 거니까. 안 바꿔주실 거면 다른 데로 갈 게요."


그래도 첫 가게가 참 좋은 곳이었던 게. 한 군데서 다 거래하면 이상하니까 나눠서 여기저기 거래를 하란다.

꿀팁을 나눠듣고 수수료 명목으로 조금 때이고 4800만원이란 현금을 손에 쥐었다.


"어우... 뭔가 좀 허무하긴 하네."


1년 연봉 그 이상이 한 순간에 주머니에 들어오다니.

어딘가 현실감이 떨어지면서 또 무서운 기분이다.

괜히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누구 지켜보는 사람 없는지 경계하게 되고.

근처에 있는 은행 ATM기를 찾아가 고모한테 전화를 걸었다.


-내 계좌번호?

"어. 고모 돈 필요하다며?"

-언니가 말했구나... 얘 됐어. 마음만 받을 게.

"아 뭐가 돼. 고모 나 보너스 나온 거 있으니까. 이거 보내줄게요."

-괜찮은데...

"고모. 나도 다 계획이 있으니까 일단 받아요."

-무슨 계획?


됐다고 한사코 거부하는 고모에게 차근차근히 설명했다.


-하하하! 얘. 니가 무슨 연예인을 만나?

"왜? 채린이가 아이돌만 되면 만날 수도 있지."

-지저분한 상상을 하고있어.

"아니. 고모는 사람이 왜 그래? 왜 청년의 꿈을 짓밟어?"

-후후후. 기백아. 혼자 지내는 거 외롭지는 않고? 밥은 잘 먹고 있어?

"외롭지. 밥도 회사 밥 지겹고. 그러니까 지금 김채린한테 투자하는 거잖아."

-그래. 고맙다. 아껴쓸게.


고모에게 2천만원을 보냈다.

그리고 일요일에도 보컬 학원을 나간다는 채린이를 불러 밥을 사먹이고 봉투를 쥐어주며 말했다.


"이게 뭐야?"

"니 용돈."

"...뭐야 얼마 전에 줬잖아."

"연습생 이런 거 할라면 옷 같은 것도 잘 입고 다녀야 한다며."

"어... 얼만데...?"

"백만원."

"어?!!"

"그걸로 너 사고 싶은 옷 같은 거 사입고. 화장품도 그렇고. 꾸미고 다녀. 너도 그냥 일반인들 사이에서나 봐주는 거지. 그런 데 가면 평범할 거 아냐."


채린이가 조심히 봉투를 들어 확인하더니 다시 내려놓는다.


"아 뭐야. 됐어... 갑자기 왜 이래..."

"채린아. 오빠 보너스 받아서 그래. 그냥 줄 때 받어. 제발."

"너무 많잖아..."

"안 많어. 대신 꼭 데뷔해. 그럼 돼."

"..."

"야. 우냐?"

"누가 울어... 이상한 소리 하고 있어..."

"휴지 줄까?"

"하하... 아 오빠... 이런 거 하지 말라니까..."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아내는 동생을 가만히 지켜봐 준다.

달래주지 않았다. 연예인이라면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 같은 감정도 다 가져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니까.


"그치?"

"뭐가 그래. 뭘 안다고 자꾸 연예인에 대해서 오빠가 내 앞에서 얘길 해?"

"야. 김채린. 오빠가 인마. 매주 목금토일. 케이블부터 지상파 방송 3사 채널 바꿔 다니면서."

"그래. 매리제인 본다고 한국 가요계를 섬렵하고 다니셨지."


감정이 진정된 채린이도 다시 웃는 얼굴로 쳐다본다.


"진짜 나 써도 돼?"

"써. 그래서 연습에만 집중 해."

"고맙다. 오늘 정말 감동이다 오빠."

"2년 본다. 그 사이에 꼭 데뷔해라."

"왜 2년이야?"

"메리제인이 데뷔 한 지 올해로 5년이 됐거든."

"..."

"아이돌 7년차 징크스를 넘을지 못 넘을지. 그 전에 너가 꼭 데뷔해서 지유 언니와 같은 예능을 나가서."

"아 징그러... 진짜 좋다가도 오빠 그 아저씨 같은 말투만 들으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

"제발. 지유를 만나서. 우리 사촌 오빠가 정말 언니 팬인데 이 말을 꼭 전해주는 그 날까지."

"됐어. 안 받어! 이거 가져 가!!"


저녁엔 아버지와 마주보고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시흥은 내일 넘어간다고?"

"네. 새벽에 바로 출근하려고요. 근데요 아버지."

"음."

"혹시 우리 조상님 중에 나 모르는 훌륭한 분이 계세요?"

"조상님 뭐?"

"그러니까 남을 도와줬다거나 아니면, 어디 돈 빌려줬는데 못 받은 게 있는 분이 있다거나."

"야 인마. 우리 집안에 그런 게 어딨냐?"

"왜 없어요? 혹시 알어? 뭐. 증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고조부님이 동학을 했을 수도 있고."


아버지는 혀를 끌끌 차시며 소주잔을 털어 넣으셨다.


"기백아. 우리 집안에 그런 훌륭한 사람은 없어."

"정말로?"

"족보는 분명 돈 주고 샀을 것이고."

"아. 아버지... 왜 그렇게 집안을 깎아 내려요?"

"후후후. 난 그냥 조상님들중에 나라 팔아먹을 어른들 없다는 것에 감사하고 산다. 너도 허튼 꿈 꾸지마라."


엄마한테만 용돈을 쥐어드리며 아버지는 드리지 말라고 살짝 언질을 주셨다.


"거 왜 사람의 꿈을 꺾어..."


그럼 그렇지. 뭐든 진실되게 말했을리 없지.

아무튼, 이것저것 다 하고도 천 만원 넘는 현금이 남았다.

이건 그냥 놔두자. 남의 돈으로 기분 내는 짓도 여기까지만 하고.

생각해보면 굉장히 모양 빠지는 이야기잖아.


"그리고 이 카드도..."


블랙카드라. 보아하니 굉장히 유명한 거던데. 월 한도가 2억인가 그렇다 하고. 뭐 헬기도 부를 수 있고, 어디가면 비행기도 업그레이드 해준다 그러고.

그 외도 내 생활과는 너무나도 동 떨어진 다양한 혜택들이 이 카드 한 장을 씀으로 인해 누릴 수 있었다.

아직도 부대에서 쓰던 나라사랑카드를 월 급여 통장으로 쓰고있는 나로선 뭐가 뭔지 알면서도 이해 안 되는 것 투성이다.


이런 미친 상황이 아니라 진짜 좋은 의미로 이 신용카드나 돈들이 다 내거였다면 어땠을까 즐거운 상상에 빠지며 잠을 청했다.


로제. 정체불명의 여자. 하지만 누가봐도 사람을 매혹시키는 그녀.

그녀의 말대로 우리 조상님 중에 누군가, 그녀든 그녀의 집안이든 큰 도움을 주었고. 나는 가만히 앉아서 조상 잘 만난 덕에 그 혜택을 지금 누리고 있고.

그래서 외제차도 끌고 다니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도 가고.


"..."


그 모든 상황을 그녀와 함께 나누고.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고. 키스를 하고.

모텔을...


"타임. 아 씨발 여기서 왜 모텔이 나와... 당연히 강남 호텔이지."


잠깐 하고 나올 건데 미쳤다고 호텔을 가? 모텔 대실 몇 만원이면 되는데?

아니지. 언제까지 가성비 따지고 살 거야. 괜히 돈 많은 놈들이 여자 데리고 호텔가서 와인 병 따고 욕조에 장미 꽃 잎 뜯어 놓는게 아닐 거 아냐.


"으아... 으아악! 씨발 이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짜증 난 다고!!"


로제. 로제!! 이 불편한 이름!!

당신만 나타나면 내 삶이 흔들려!!

그렇다고 내 삶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뭐 아주 싫은 것도 아니니까...


"후우... 아 자자. 내일 출근 해야지."


집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다음 날 다시 시흥으로 내려갔다.


* * *


"상무님."

"어. 그래. 예비군은 잘 다녀왔어?"

"네. 어우 지긋지긋 했습니다..."

"그런 거 치고는 얼굴이 뭔가 생기가 도는데?"

"아. 부대 후임을 만났거든요."

"그래? 덕분에 심심하진 않게 보냈겠구만."


상무님께 지난 주 인천 다녀오자는 말씀에 대해서 다시한번 여쭤보았다.


"아. 그거."

"네. 혹시 저한테 뭐 지시하실 업무가 있으셨는가 해서."

"보자. 흠. 기백아. 오늘 바쁜 거 있나?"

"밀린 업무 빼고는 딱히 없습니다."

"음. 그럼 우리 인사 좀 드리고 오자."

"네?"

"인천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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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타짜와 뱀파이어 15 22.06.10 79 6 13쪽
14 타짜와 뱀파이어 14 22.06.10 81 6 12쪽
13 타짜와 뱀파이어 13 22.06.10 86 5 14쪽
12 타짜와 뱀파이어 12 22.06.09 92 7 11쪽
11 타짜와 뱀파이어 11 22.06.08 103 6 13쪽
10 타짜와 뱀파이어 10 22.06.07 108 7 15쪽
9 타짜와 뱀파이어 9 22.06.07 118 7 13쪽
8 타짜와 뱀파이어 8 22.05.18 141 8 14쪽
» 타짜와 뱀파이어 7 22.05.18 127 6 11쪽
6 타짜와 뱀파이어 6 22.05.16 147 6 14쪽
5 타짜와 뱀파이어 5 22.05.15 174 5 14쪽
4 타짜와 뱀파이어 4 22.05.14 170 11 13쪽
3 타짜와 뱀파이어 3 22.05.12 206 9 14쪽
2 타짜와 뱀파이어 2 +2 22.05.11 262 16 15쪽
1 타짜와 뱀파이어 1 +2 22.05.11 370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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