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도서관 구내 식당 식권 하나가 육천원이구요. 돈까스 양식과 한식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서관 근처에서 오래 전부터 뵌 분이 한 분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흔히 ‘걸인’이라고 부르는 분인데..
도서관에는 들어가지 못하시고 길가에 오랫동안 서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점심 식사를 하러 구내 식당에 오셨습니다.
아.. 점심을 드시는 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남들이 먹는 육천원 식사가 아니라 컵라면에 물을 붓고는 익기를 기다리셨습니다.
주변에 식판 가득 한식 또는 돈까스를 담아 온 다른 사람들의 식판에 연신 눈길을 주고 계셨습니다.
백발의 이 노인.. 얼마나 드시고 싶으실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식권을 하나 그 분에게 드리고 ‘식사하세요’하고는 사라졌습니다.
그 분의 식사가 그 날 하루 만큼은 풍성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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