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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2.04.28 13:19
연재수 :
211 회
조회수 :
62,716
추천수 :
637
글자수 :
798,796

작성
21.01.31 19:25
조회
83
추천
1
글자
8쪽

제176화 재회2

DUMMY

김혁이 고개를 돌려 소란이 이는 쪽을 바라보았을 때 거기 좀비가 있었다. 불안정한 청보라색 오라를 펄럭이며 날렵한 젊은 남자 하나가 벌써 광장에 들어서 민하진 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좀비 주위로 사람들이 재빨리 흩어지며 길을 만들고 있는 게 보였다.


좀비는 보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달겨들려 하긴 했지만 무슨 목적이라도 있는 양 계속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입 주변과 윗옷에 피가 잔뜩 묻어 있는데다 몸짓이 재빨라서 더 위협적으로 보였다.

피를 묻혔다는 건 벌써 누군가가 물렸다는 걸 의미했다. 김혁과 떠중이는 동시에 좀비가 지나온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달려오는 좀비는 민하진이 가까우니 맡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김혁은 날아가다가 잠깐 민하진 쪽을 흘깃 돌아보았다. 주은정이 남아 있으니 괜찮았지만 민하진이 아까부터 좀 이상했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다음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민하진과 젊은 여자는 동시에 좀비에게 시선을 주었다. 젊은 여자는 좀비를 발견하자마자 강력한 공포의 냄새를 풍기며 겁에 질린 얼굴이 되더니 아이를 내버려둔 채 혼자 도망쳐버렸다. 아이는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도망치는 여자를 애타게 부르며 따라가기 시작했다.


“언니, 언니!”


아이는 도망치는 여자를 따라 달려가다가 제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곤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아무도 일으켜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아선지 곧바로 일어섰다. 아이는 여자가 사라진 어두운 길을 잠깐 동안 바라보고 있다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돌아섰다. 아이의 치마 아래 하얀 타이즈로 감싼 무릎이 붉게 물들어갔다. 그러다 눈물에 젖은 얼굴을 하고 이번엔 아빠를 부르며 달려오는 좀비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아빠, 아빠.”


아이가 좀비의 무서움을 알 리 없었다. 좀비 쪽을 향해 가는 아이를 발견한 주은정이 거의 날다시피 달려가 아이를 낚아채 감싸 안고 멀찍이 물러났다. 이제 당연스럽게 좀비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민하진이 좀비를 처지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지만 웬일인지 민하진은 여전히 꼼짝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좀비를 뚫어져라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마침내 좀비가 다가와 목덜미를 물어뜯을 때까지도 얼이 빠져 있기만 했다. 김혁은 그런 상황에 놀라 얼른 방향을 되돌려 날아가 민하진에게서 좀비를 뜯어내 떨어뜨린 다음 주먹으로 머리를 터뜨렸다. 좀비가 바닥에 쓰러진 걸 확인한 김혁이 민하진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민하진, 너 뭐 하는 거야?”


민하진은 여전히 아무 대답이 없었다. 민하진의 물어뜯긴 목이 재빨리 회복되고 묻었던 피가 사라지는 동안에도 그 표정은 그대로였다. 멍한 표정을 지은 채 그 자리에 못 박힌 채 서 있을 뿐. 그리고는 천천히 머리가 터진 좀비를 내려다보았는데 이제 그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기 시작했다.


“정신차려! 민하진!!”

“왜, 왜 그랬어요. 찬수 오빠를...찬수 오빠가...”

“뭐?”


김혁은 바닥에 쓰러진 좀비를 내려다봤다. 주은정이 아이를 안은 채 돌아와선 민하진을 바라봤다. 아이는 그 품에서 발버둥치며 아빠를 찾으며 울었다.


“아빠, 아빠~앙!! 아빠~앙. 하진이 여깄어. 나 여깄어.”


아이는 주변을 두리번대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좀비를 발견하곤 더욱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 아빠? 나 내려놔. 우리 아빠한테 갈 거야. 아빠.”

“저 사람은 너네 아빠 아니야.”


당황한 주은정이 서둘러 좀비 부근에서 좀 더 멀찍이 걸어가 버렸고 김혁과 민하진은 바닥에 쓰러진 좀비를 바라보았다. 왕년의 날리던 아이돌 가수 김찬수였던 남자를. 갑작스레 엄청난 힘이 가해졌기 때문에 그의 얼굴은 이미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져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을 거야.”


주은정은 안긴 아이의 팔찌를 살피며 물었다.


“집에 엄마 있니? 집 여기서 멀어?”


아이는 고개를 가로 젓더니 말했다.


“우리 엄마는 하늘나라 갔어.”

“아까 그 언니는 누군데?”

“베비씨트.”

“베이비시터? 그럼 아빠랑 둘이만 사는 거야?”

“응. 아까 아빠 오는 거 봤는데 어디 갔찌?”

“그러니까 음, 아빠는 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상황 파악이 끝난 주은정은 급한 대로 거짓말을 둘러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어째야 할지 난감한 순간이기도 했다.


좀비에게 물린 다른 사람을 해치우고 돌아온 떠중이는 먼저 김혁과 민하진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한명 뿐인 것 같은데 이 도시도 내일부터 걱정이네요.”

“...”


아무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다시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요?”

“...”


여전히 김혁이나 민하진은 아무 말이 없었다. 떠중이는 주은정에게 걸어오면서 물었다.


“여긴 분위기가 왜 이러냐?”

“하진이가 물렸어.”

“뭐? 좀비한테? 어쩌다가. 별일이네. 얘 아빠도 안 왔고?”


주은정이 급히 손가락으로 좀비를 가리켰다.


“뭐? 설마 저 좀비가...”


주은정이 급히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는 시늉을 했기 때문에 떠중이가 입을 다물었다.


“아 이게 뭔 일이래? 어중이 쟤 몸 배배 꼬면서 수줍어 하는 모습이나 보고 놀려먹을 생각이었는데 참나.”


떠중이도 상황 파악을 끝냈다.


“어쩌다 그랬을까. 얜 어쩌냐?”


주은정의 목을 껴안은 채 안겨 있던 아이가 고개를 돌려 떠중이를 보았다. 눈물이 조롱조롱 매달린 눈썹을 깜빡이는 모습이 더욱 애처로워보였다.


“집은 어디래?”

“주소는 여기 팔찌에 있는데 고시원이네. 근데 엄마가 없대. 가봐야 소용없을 것 같아.”

“아까 그 여자는?”

“베이비시터래. 애 두고 도망갔는데 찾으면 뭐해?”

“그건 그렇지. 내가 안을까?”


떠중이가 말했지만 아이가 더 꼭 주은정에게 안기는 바람에 떠중이는 그냥 팔을 내렸다.


“쟤도 걱정이야. 아까부터 정신줄을 놨어.”


주은정과 떠중이는 동시에 민하진을 바라봤다.


“하진아!”


김혁이 민하진을 가만히 불렀다. 그때 민하진이 김혁에게 와락 안겼다. 그리곤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했다. 김혁이 가만히 팔을 둘러 민하진을 감싸 안아주었다.


“와우, 민하진! 저게 진짜 선배님을 성추행...”


반쯤 분위기를 띄우려고 박수까지 치며 유쾌한 척 하던 떠중이가 주은정의 심각한 표정을 보곤 말을 멈췄다. 그리곤 실망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야, 너도...였던 거야?”


떠중이는 주은정의 표정에서 뭔가를 읽어내곤 덩달아 침울해져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시무룩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저건 그냥 너무 슬프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

“카뮈가 첫사랑이라더니? 카뮈랑 선배님이...”

“암말 말라니까!”


주은정이 너무도 냉랭하게 소리쳤기 때문에 떠중이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졌다. 떠중이는 걸음을 옮기며 투덜거렸다.


“그래, 뭐 나 같은 건 일이나 해야지. 좀비 처리하고 올 테니까 기다려.”


떠중이는 포옹을 풀지 않고 있는 민하진과 김혁 옆을 스쳐 가 좀비에게 다가갔다. 좀비를 잠시 살피더니 좀비의 겉 재킷을 벗겨 좀비의 터진 머리를 감싸 묶었다. 그리곤 이미 처질대로 처진 어깨에 좀비를 들쳐 매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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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제203화 기다림3 +1 21.07.06 6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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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제201화 기다림1 +1 21.05.28 87 1 10쪽
202 제200화 악마는 왜 그럴까5 +1 21.05.15 69 1 12쪽
201 제199화 악마는 왜 그럴까4 +1 21.05.14 58 1 11쪽
200 제198화 악마는 왜 그럴까3 +1 21.05.10 80 1 10쪽
199 제197화 악마는 왜 그럴까2 +1 21.05.01 167 1 11쪽
198 제196화 악마는 왜 그럴까1 +1 21.04.24 108 1 9쪽
197 제195화 심판4 +1 21.04.18 140 1 9쪽
196 제194화 심판3 +1 21.04.15 191 1 9쪽
195 제193화 심판2 +1 21.04.11 157 1 10쪽
194 제192화 심판1 +1 21.04.09 189 1 10쪽
193 제191화 존재이유10 +1 21.04.05 93 1 9쪽
192 제190화 존재이유9 +1 21.04.04 78 1 9쪽
191 제189화 존재이유 8 +1 21.03.30 75 1 10쪽
190 제188화 존재 이유7 +1 21.03.26 70 1 9쪽
189 제187화 존재 이유6 +1 21.03.16 100 1 9쪽
188 제186화 존재 이유5 +1 21.03.14 66 1 10쪽
187 제185화 존재 이유4 +1 21.03.09 111 1 9쪽
186 제184화 존재 이유3 +1 21.03.03 94 1 9쪽
185 제183화 존재 이유2 +1 21.03.02 61 1 10쪽
184 제182화 존재 이유1 +1 21.02.26 79 1 9쪽
183 제181화 열길 사람속 탐험4 +1 21.02.22 93 1 9쪽
182 제180화 열길 사람속 탐험3 +1 21.02.21 63 1 8쪽
181 제179화 열길 사람속 탐험2 +1 21.02.16 68 1 9쪽
180 제178화 열길 사람속 탐험1 +1 21.02.14 90 1 8쪽
179 제177화 재회3 +1 21.02.06 75 1 8쪽
» 제176화 재회2 +1 21.01.31 84 1 8쪽
177 제175화 재회1 +1 21.01.30 103 1 10쪽
176 제174화 세상의 오해5 +1 21.01.27 87 1 10쪽
175 제173화 세상의 오해4 +1 21.01.19 88 1 8쪽
174 제172화 세상의 오해3 +1 21.01.17 71 1 8쪽
173 제171화 세상의 오해2 +1 21.01.16 104 1 9쪽
172 제170화 세상의 오해1 +1 21.01.15 76 1 10쪽
171 제169화 가난한 사람들3 +1 21.01.04 91 1 9쪽
170 제168화 가난한 사람들2 +1 20.12.30 102 1 10쪽
169 제167화 가난한 사람들1 +1 20.12.29 72 1 8쪽
168 제168화 사람의 마음2 +1 20.12.16 76 1 12쪽
167 제167화 사람의 마음1 +1 20.12.16 91 1 9쪽
166 제166화 가족2 +1 20.11.25 89 1 10쪽
165 제165화 가족1 +1 20.11.25 85 1 9쪽
164 제164화 대화는 어려워 +1 20.11.20 91 1 11쪽
163 제163화 그들의 아지트 +1 20.11.13 79 1 12쪽
162 제162화 봄바람같은 +1 20.10.27 74 1 11쪽
161 제161화 마트5 +3 20.10.08 92 2 10쪽
160 제160화 마트4 +3 20.09.27 85 2 9쪽
159 제 159화 마트3 +3 20.09.18 115 2 11쪽
158 제158화 마트2 +3 20.09.11 81 2 12쪽
157 제157화 마트1 +1 20.09.01 84 1 11쪽
156 제156화 버스2 +1 20.08.22 70 1 9쪽
155 제155화 버스1 +1 20.08.21 84 1 10쪽
154 제154화 풀리지 않을 오해 +1 20.07.27 114 1 9쪽
153 제153화 강도라구? +1 20.07.26 98 1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1 20.05.16 102 1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1 20.04.19 107 1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1 20.04.12 89 1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1 20.04.10 92 1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1 20.03.31 151 1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1 20.03.24 92 1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1 20.03.15 101 1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1 20.03.11 93 1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1 20.03.10 106 1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1 20.03.08 90 1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1 20.03.08 95 1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1 20.03.06 96 1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1 20.03.04 120 1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1 20.03.04 83 1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1 20.02.26 112 1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1 20.02.24 113 1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1 20.02.23 117 1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1 20.02.22 101 1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1 20.02.20 107 1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1 20.02.18 130 1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1 20.02.15 90 1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1 20.02.15 120 1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4 20.02.13 113 1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1 20.02.09 103 1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1 20.02.09 100 1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1 20.02.07 103 1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1 20.02.03 123 2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1 20.02.01 113 2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1 20.01.28 119 2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1 20.01.24 111 2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1 20.01.24 118 2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1 20.01.21 108 2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1 20.01.20 102 2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1 20.01.17 105 2 8쪽
118 제118화 비밀속으로1 +1 20.01.16 115 2 8쪽
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1 20.01.14 117 2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1 20.01.12 119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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