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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한35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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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한35
작품등록일 :
2021.02.12 19:30
최근연재일 :
2021.02.1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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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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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2.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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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 깔딱고개의 비밀 - 상

DUMMY

3. 깔딱고개의 비밀 - 상


-깔딱고개 이야기-



‘옛날부터 전해오던 쓸쓸한 이야기.

나를 바라봐 주세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줘요.

그래 주신다면 아름다운 내 노래를 들려 드릴 게요.


내 아름다운 노래의 대가로

당신의 영혼을 나에게 주신다면요. ‘




대한민국 남해군 상서면에 위치한 금산은


지리산맥이 남쪽으로 뻗어내려 형성된 산으로


예로부터 용왕이 인간에게


선물한 신비한 명산이라 불렸다.


이 황금산은 남해 바다지역에서 유일한


큰 체적의 화강암 산임에도 불구하고


토산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남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낙엽수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가을이 오면 이 오색빛깔의 낙엽수들과


장엄한 화강암의 다양한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산이었다.


그러나 금산은 뛰어난 자연경관에 비해


다른 지리산이나 가야산등에 비교해 그 명성이 미미했다.


그것은 금산의 매우 험한 산세 때문이었다.


높이 681M의 이 산은 다른 산들과 비교해


그리 높지는 않았으나 괴석들이 많아 산세가 무척이나 험했다.


그렇다보니 하루에도 몇 십 명씩 길을 잃거나 부상하는

등산객들이 속출하곤 했다.


아무리 경험 많고 노련한 산사람이라 하더라도

금산의 금오봉으로 가는 길을 열기란 실로 녹록치가 않았다.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험준한 금산에서 금오봉과 함께 매우 험준하여

매년 사망자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

바로 이 깔딱고개 였는데, 한번 올라서면

해안 절벽 너머로 남해가 한 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깔딱고개라는 아름다운 풍경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지명의 배경에는

고개를 넘는 이의 목숨이 깔딱깔딱 한다는

무서운 뜻이 숨어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금산마을은 인삼과 전복이 매우 유명했는데

500년의 세월동안 조세품으로 바쳐진 기록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무슨 연유였을까?


그 비밀은 모두 이 깔딱고개에 숨어 있었다.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보부상이라 하더라도 깔딱 고개만 들어서면

절반이상이 시체가 되어 돌아오는 일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 깔딱 고개를 넘지 않고 금산마을을 다녀오려면

더더욱 악명높은 금오봉을 넘어야만 했다.


금산이 비록 높은 산은 아니나 그 복잡하고 험준한 산세 때문에

깔딱고개와 비교해 시간이 3일은 더 족히 걸리는 데다,

또 도중에 여러 산 짐승을 만날 위험까지 있으니

이 두 번째 방법도 목숨을 걸어야 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생명까지 걸어 가면서 금산마을의 토산품을

내다 팔려는 보부상의 수는 점차 눈에 뛰게 줄어들었고,

이는 자연스레 금산마을을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몇 백년이 흘러 나라는 혼란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조선이 일본에게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일제점령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나라의 불행은 결국 고립된 금산마을에도 예기치 못한

재앙을 불러왔다.


금산에는 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낙엽수 군락이 있었는데,

자국의 건설 산업을 위해 한창 질 좋은 나무를 구하고 있던

일본인들이 이를 어떻게 알았는지 눈여겨 보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베어낸 수십 톤의 나무를 효과적으로 운반하기 위해,

깔딱고개에 트럭이 다닐 길을 강제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길을 닦는 기초공사 단계에서부터 몇몇 일꾼들이

원인 모를 사고로 행방불명이 되거나 목숨을 잃을 정도의

큰 부상을 입어 사망하는 일이 속출했다.


그로 인한 흉흉한 소문은 삽시간에 다른 조선팔도의 일꾼들 사이로


널리 퍼져 나갔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일련의 사건들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일본의 백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이가 많은 노인들을 비롯, 어린 학생들까지 강제 징용된 공사는

수 백명의 사상자를 내고 나서야 비로소 완성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 많은 이들의 피맺인 희생으로

금산마을과 세상을 이어주는 통로가 생긴 것이었다.


그것이 깔딱고개길이었다.


이 후 일본정부가 쫓겨난 뒤, 나라는 해방이 되어

대한민국 자유정부가 들어섰다.

1960~80년대에 들어서며 세상은 급속도로 발전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산마을만은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지 못했다.

그저 묵묵히 옛 모습 그대로 그곳에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금산마을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1990년 금산마을에 새로이 들어선 한 관광호텔에서 일어난

커다란 화재 사고 덕분이었다.


그 관광호텔은 지금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한 대기업의 투자로 세워졌다.


그 당시 호주의 한 유명한 건축 디자이너가 직접 설계하고

기업의 둘째 아들이 직접 호텔의 경영에 나선다 하여

신문에 매일같이 기사가 나갈만큼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오픈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던 어느 안개 낀 밤.

호텔에 원인모를 전기누전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불길은 삽시간에 퍼져 호텔 전체를 집어 삼켰다.


깔딱 고개의 가파른 지형 덕에 소방차는 턱 없이 늦게 도착했고,

결국 화마는 수 십명의 사람의 목슴을 빼앗아 가고 서야 사그라들었다.


더욱 불행한 것은 그 사망자 리스트에 호텔의 사장인

둘째 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유로 까만 잿더미로 변해버린 호텔은 전국구로 유명해져

아직도 잊을만 하면 여름 공포 흉가특집으로 가끔 티비에 회자되는

흉물스런 존재가 된 것이다.


또 세월이 흘러 2000년대에 이르러 금산 마을은 한 번 더 유명해진다.

사건은 모두 어느 젊은 신진 정치인이 미개발 지역인 금산마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벌어졌다..


여러 파격적인 공약과 신선한 정치행보로 많은 이들의 인기를 끌던 그는

어느날 수많은 취재진들을 이끌고 갑작스레 마을을 방문했었다.


그는 대한민국 모든 지역의 균등한 발전을 약속하며

깔딱고개에 위치한 이 낙후된 해안도로의 위험성과,

이 지역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을 설명했다.

그리고 금산마을과 육지를 잇는

터널공사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


금산 마을 사람들 뿐 아니라 남해의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 덕인지 결국 이 신인 정치인은 이듬해 이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었고,

꽤나 신의가 있었는지 몇달 지나지 않아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저돌적으로 터널 공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착공식 당일 깔딱고개에 도착해 위풍당당하게

리본 테잎을 끊던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인 모를 심장마비로

그 자리에서 꼬꾸라져 죽어버렸다.


다시 한번 깔딱고개의 저주가 모두 앞에 그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렇게 무기한 연기되어버린 터널공사와 함께 금산마을은 또 다시

사람들의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던 중이었다.


<2020년 5월 18일 새벽 2시 깔딱 고개>


좁은 2차선 도로가 큰 경사를 이루며 굽이굽이 진 고개에는

오늘도 새벽안개가 자욱하게 차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비마저 내리니 도로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태웅은 꼴딱 고개로 넘어가기 바로 직전에 위치한 공터에

조용히 차를 세웠다.


아까부터 영 시원찮은 움직임을 보이던 와이퍼 한 짝이 결국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었다.


“맙소사...... 비도 오는데, 큰일이네.”


태웅은 떨어져 나간 와이퍼를 집어들고 망연자실 했다.

불과 몇 일 전에 교체한 와이퍼였는데 아무래도 아까의 폭풍우 때문에

그렇게 된 모양이었다.


오늘 따라 고개까지 오는 길이 매우 험난 했다.


토요일 밤이라 그런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가는 차들로 도로는

정체되어 있었고, 금산으로 들어서자마자 시작된 폭풍우 탓에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긴 숨을 몰아 쉰 그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내 눈을 떠 싱글벙글 웃으며 혼잣말을 시작했다.


“괜찮아, 괜찮아~. 와이퍼 없어도 돼.

왜냐고? 비가 조금씩 그치고 있으니까~~."


그는 마치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 받는 듯 말하며

트렁크에서 마른 수건을 꺼내와

몽글몽글 빗방울이 맺힌 고물 차의 앞 유리를 열심히 닦아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장대비는 보슬보슬 내리는 안개비로 점차

바뀌고 있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비가 멈출 때까지 조금만 쉬었다 출발하지 뭐.'


그의 고단한 몸은 잠시 휴식을 요구하고 있었다.

어제 서울역에서 한 구마 의식이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악귀는 하필이면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에서 무작위 살인을 저지르는

놈이었다.


어쩔수 없이 태웅은 무성한 인파 속에서 한적한 곳으로 그를

유인하기 위해 몇 시간을 걷고 또 걸었다.


다행이 구마의식은 비교적 간단하게 끝났지만 말이다.


그 탓인지 태웅은 너무나도 피곤해서

눈만 감으면 바로 골아 떨어질 지경이었다.


사실 이 시간에 깔딱 고개를 넘는 것은 .

태웅 같은 전문 헌터에게도 추천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이 고개의 악귀의 실력이 보통 이상인데다

새벽 2시는 가장 음기가 충만할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알면서도 태웅이 이 고개를 지금 당장 넘으려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몇 시간전 서목사에게 받은 미심쩍은 보이스메일 때문이었다.


태웅이 구마의식을 마무리 지은 후 정신을 잃은 부마자를 경찰서 앞까지

데려다 놓은 시간이 대햑 11시 쯤이었다.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확인한 핸드폰에는

부재중 전화 표시 한 통과

서 목사가 보낸 보이스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의 서목사는 아무런 부연 설명도 없어

다짜고짜 태웅에게 교회로 와 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메일의 내용은 대충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본인이 잠시 외부로 출장을 나와있는 데,

교회에 예상치 못한 급한 사건이 생긴 것 같다.

자신은 현재 하는 헌팅 때문에 바로 갈 수 없는 상황이니

태웅이 내려가서 일단 사건을 수습해달라는 것이었다.


그 메시지를 듣고 있는 데,

갑자기 문자 메세지가 수신되었다는 벨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방금 다시 서목사로 부터 온 문자 메세지였다.


그 메시지에는 자신이 한동안 교회에 내려가지 못할 것 같으니

사건 해결 후 교회 문을 임시로 닫아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메시지를 몇번이나 듣고 또 듣고, 읽고 또 읽었지만 두 메시지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1. 그의 아버지인 서목사는 교회의 성도들을 무척 아끼는 훌륭한 목회자이다.

그런 그가 개인의 일을 위해 어딘가로 떠난다?

그것도 교회문을 잠시 닫으면서까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2. 도대체 얼마나 급한 사건이기에 지금 당장 교회로 가달라는 것일까?

서 목사는 한 밤중에 이 고개를 넘게 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그 위험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날고 기는 헌터라 할지라도 하루에 두번 이상의

구마시도는 무리였다.


어떤 부상을 입게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목사에게 있어 태웅은 아들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그런데도 그에게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부탁한다는 것은

매사 신중하고 안전제일주의자인 그의 헌터로서의 성향을 아는

태웅에게 있어서는 매우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걱정이 된 태웅은 여러번

서목사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목사의 전화기는 이미 꺼져버린 듯 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의 부탁이 이상하고 의심스럽다 하더라도

태웅은 서목사의 부탁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러한 까닭에 태웅은 지금 이 깔딱 고개 앞에 비틀대며 서 있었다.


“아, 급하게 서두르느라 성수 뿌리는 걸 깜빡 했네.”


그는 성수가 담긴 생수병을 챙겨 차에서 내렸다.


차의 엔진과 바퀴를 포함한 곳곳에 성수를 뿌린 태웅은

피곤한 정신을 깨우려 잠시 스트레칭을 하다가

갑작스런 바닥의 진동을 느꼈다.


그가 다급히 얼굴을 흙 바닥에 대어보자

이번엔 더욱 강력한 땅의 울림이 느껴졌다.


중형 트럭정도의 규모의 차가 땅과 마찰하며 만들어 내는

진동이었다.





"이런, 큰 일이다.


누군가 지금 고개를 넘고 있어!”




헌터물,요괴물로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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