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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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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7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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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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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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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8쪽

형제의 난

DUMMY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영란의 목소리는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도혁씨가 그때 당시의 엑시스를 잘 모르나본데, 엑시스의 보안수준은 누군가가 뭔가를 갖고 나간다는 걸 꿈도 못 꿀 정도로......


“자세한건 두영흥신소에 가서 말씀드릴께요. 지금 가는중입니다.”


-아, 그게.... 저는 지금 센터로 이동중이에요.


“센터요? 센터는 왜......”


-아, 그게......


“오영찬을 센터에 데려가는겁니까?”


-......


“저는 괜찮으니 심려치마세요.”


-의외네요. 수빈이 말로는 도혁씨와 상당히 깊은 악연이 있었다고 하던데.....



도혁은 유치장에 갇혀있는 김용수의 모습을 떠올리며 영란에게 말했다.


“저도 그 망할 놈을 힐러에게 보내면서까지 살리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오영찬이 죽어버리게 된다면, 정말 불쌍한 친구 하나가 살인죄가 되어버리거든요.”


-그래요 도혁씨, 그럼 나중에 봐요.






전화를 끊은 영란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인공호흡기를 달고 누워있는 오영찬을 잠시 바라보더니, 구급차를 운전하고 있는 프로펫에게 물었다.


“프로펫, 러너와 크로우는?”

“오영수가 있는 곳을 수색하고 있는데 아직까진 별다른 성과는 없습니다. 지금은 오창훈 자택을 수색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별다른 단서도 나오지 않는 것 같고.....”

“러너와 크로우가 지금까지 단서도 찾지 못했다면..... 아마 오영수는 스파이어와 같이 있겠군.”

“아마도 그렇겠죠. 그래서 말인데.... 철수를 지시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정말 오영수가 스파이어와 같이 있다면 수색조인 그 애들에게는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자택수색을 마치면 철수하라고 해, 나오지도 않는 놈을 찾는 것 보다는 4일 뒤에 있을 주주총회를 대비하는게 더 나을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벨소리가 울리자 거치대에 꽃아놓은 핸드폰을 확인하는 프로펫, 발신자는 곽수빈이었다.


“키커, 무슨일이지? 뭐? 오선영이? 왜 그러는지는 알고? 일단 알겠어.”

“오선영이 왜?”


전화를 끊은 프로펫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기영란의 물음에 답했다.


“오선영이 지금 깨어났는데, 조금 문제가.....”

“문제?”

“아마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오창훈 회장이 하루아침에 죽었다는 말이 믿겨지진 않았겠지. 그래서?”

“일단 알아서 해보겠다고는 하는데......”


프로펫의 말을 들은 기영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큰일이네. 이제 오영수가 회장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오선영이 회장이 되는 수밖에 없는데, 아직도 그렇게 철이 없어서야......”







두영흥신소.


오선영은 탁자에 있던 유리로 된 재떨이를 재영을 향해 던졌다.


쨍그랑!


“오선영씨!!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이거 놔!! 저 망할자식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잖아!! 뭐? 아버지가 죽어?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인줄 알아!!?

아~ 이제 알겠어. 너 솔직히 말해봐! 오영수랑 한패지? 응? 솔직히 처음 봤을때부터 그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감히 너 따위가 뭔데 우리 아버지를 죽었다고 하는건데!! 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재영에게 독설을 퍼붓는 오선영. 그러자 수빈은 그런 선영의 생떼를 더 이상 받아줄 수가 없었는지, 선영을 향해 손을 올렸다.


짝!


“지, 지금 네가 날....”

“왜? 목숨 바쳐서 널 구한사람 가슴에 말로 대못 박는 건 괜찮고, 나한테 뺨 한대 맞은 건 억울해 죽을 것 같아?”

“키커선배님, 전 괜찮으니....”

“괜찮긴 뭐가!! 내 말 잘 들어 오선영, 여기 있는 슬라임이 시메트리가 있다고 해서 당신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이었을 것 같아? 우리 시메트러들도 사람이고, 우리가 아무리 초능력이 있다고 해도 잘못하면 죽을 수 있다고!

게다가 슬라임은 오회장님 생사를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영안실에 갔다가 갇히기 까지 했었어!! 근데 여기서 편히 앉아있던 주제에 뭐가 그리 억울한데!?

당신이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그 화살이 왜 슬라임에게 돌아가는건데!!?”

“나, 나는.....”

“이제 그만 받아들여 오선영씨, 당신 자신의 모습을 봐!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생떼를 쓰고 있을 뿐, 당신을 위해 노력해준 슬라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잖아?

당신 동생이름이 오영수라고 했지? 차라리 그 오영수가 회장이 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오영수는 적어도 자신에게 도움을 준 스파이어에게 일말의 고마움이라도 느끼고 있을테니 말이야!”


오선영에게 속사포처럼 직언을 쏟아내는 곽수빈, 오선영은 그런 수빈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왜 입이 얼어붙었지? 왜? 생각할수록 내 말이 맞는 것 같아?”

“저... 선배, 그만하시는게....”

“그만하긴 뭘 그만해!”


“미, 미안해....”


오선영의 입에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새어나오는 미안해라는 말, 수빈은 그런 오선영의 얼굴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선영이 하는 사과가 마지못해 하는 사과가 아닌, 진심어린 표정의 사과라는 것을 확인한 수빈은 한껏 끌어올렸던 분노를 조금 누그러뜨렸고, 재영은 그런 선영을 안쓰러운 표정으로 보며 입을 열었다.


“선영씨, 전 괜찮아요. 선영씨 자신이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아버지가 왜 돌아가셨을지, 모든 것에 대해 분풀이가 하고 싶겠죠. 전 다 이해하니까 신경쓰지마세요.”


자신은 다 이해한다는 재영의 말,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수빈의 한쪽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러니까... 너는 다 이해하니까 신경쓰지 말아라? 이보세요 후배님, 너무 나만 나쁜년으로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만?”

“그, 그게... 하하하.....”


딩동!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재영은 자신을 구원해준 초인종 소리에 감격하며 부리나케 달려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익숙한 듯이 흥신소 안으로 들어와서 냉장고를 여는 한명의 사내, 바로 한도혁이었다.


“다들 아직 여기 있었던거야? 오선영씨, 아까 실신하는걸 봤었는데 괜찮은겁니까?”

“네.....”

“목소리에 기운이 없네요. 정말 괜찮은거 맞아요?”

“그냥... 기운이 좀 없네요.”


둘의 대화를 들은 수빈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기운이 없어? 아까는 고래고래 잘도 소리지르더만.....”

“선배님, 이제 그만....”

“아 정말!! 넌 대체 누구편이야!!”

“저야 시민들을 수호하는 히어로니까 당연히 선영씨....”

“오호라~ 그래? 그럼 한번 시험해볼까? 나한테서 니 한몸이나 제대로 수호할 수 있을지 말이야!”

“흐익! 스, 스캐너 선배님!!”


수빈의 발에 푸르스름한 언파워가 모이자 도혁의 어깨를 잡고 뒤로 숨어버리는 재영, 그러자 도혁은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등 뒤에 숨은 재영을 떼어놓으려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저리가 임마! 뒤질려면 혼자 뒤지지 왜 나한테 엉겨붙고 지랄인데!!”

“어떻게 좀 해봐요 좀! 선배님 애인 아닙니까!?”

“저 발에 맞으면 나도 죽어 새꺄!! 빨리 안 떨어져?”

“죽어도 못 놓습니다!”


♪뒤에 있는 나에게 넌 상처만 안겨줬지~ 나 따위는 보이지도 않는 듯이 그렇게~

때마침 울려퍼지는 누군가의 벨소리, 그러자 그 벨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수빈은 도혁 뒤에 숨은 재영을 계속해서 노려보며 바지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여보세요? 히트맨? 무슨 일로.... 알겠습니다.”


영란과의 통화를 마친 수빈은 오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점퍼 다시 걸쳐요. 갈데가 있으니까.”

“어디를......”

“당신을 센터로 데려오라는 히트맨의 지시에요.”








센터, 지하 플랫폼


끼이이이이익- 치이이익!


트레인이 멈춰서고 문이 열리자, 눈을 안대로 가린 선영이 수빈의 부축을 받으며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트레인에서 나왔다.


“으....”

“토하고 싶으면 토해요.”

“괘, 괜찮...아요...”

“대단하네요. 내리자마자 무릎 꿇으며 그날 먹은 점심을 모두 토해낸 남자도 있는데 말이죠.말이죠.”

“크흠!!”


수빈의 말에 헛기침을 한 도혁은 오선영의 안대를 벗겨주며 화제를 돌렸다.


“이곳이 센터입니다. 오회장님도 몇 번 오셨었죠.”

“이, 이게 무슨.... 이런게 대한민국에 있었다고요?”


웅장한 센터의 외관을 보며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선영, 그러자 그런 선영의 모습을 본 수빈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아버지가 투자하고, 우리 아버지가 만든 최고의 걸작이죠. 설계초기의 이름은 센터 오브 시메트리(Center Of Symmetry), 대칭의 중심이라는 뜻이에요.”

“대칭의 중심... 시메트리.....”









프로펫은 오영찬을 향해 하얀빛을 내뿜고 있는 힐러에게 물었다.


“살릴 수 있겠어?”

“살릴 수는 있을 것 같긴 한데..... 대체 어디서 이런 놈을 데려온거야?”

“오회장님 아들이야.”

“뭐? 이런 썩을.... 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건데?”

“나도 몰라, 스캐너는 좀 아는 눈치지만..... 이런 질문 계속해서 조금 미안한데, 언제 깨어날 수 있지?”

“하아, 일단 응급처치는 했고......”


손에서 내뿜던 하얀빛을 잠시 거둔 힐러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며 말을 이었다.


“자세한건 치료를 더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아마 단시간내에 깨어나긴 힘들거야. 최소한 일주일은 있어야 할걸?”

“일주일? 이런 망할..... 힐러, 더 빨리는 안되겠어?”


힐러는 고개를 저었다.


“오빠도 알잖아. 내가 신체는 치료할 수 있어도 신체 내부에 남은 데미지까지는 어쩌지 못한다는 거. 물론 회복이 빠른 체질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5일이상은 일어나지 못할거야.”

“주주총회까지는 못 일어난다는 건가......”

“치료가 끝나면 알려줄테니 일단 가있어. 오빠가 여기 있어봤자 거치적거리기만 하거든.”


말을 마치고 다시 두 손에서 하얀빛을 내뿜는 힐러.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프로펫은 문을 열고 나간다음 대회의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센터, 대회의실.


대 회의실에는 히트맨과 기영란, 그리고 블라인드와 이레이져를 비롯한 수많은 시메트러가 서로를 바라보며 둥그렇게 앉아있었다.


“오선영씨 반갑습니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히트맨이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아버님 일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센터의 협력자 중 한분으로써 저희를 많이 도와주셨었죠.”

“네......”

“기실장, 오선영씨가 쉴 방은?”

“이미 마련해두라고 지시했어요.”

“잘했군. 아무쪼록 머무는 동안 편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불편한게 있다면 여기 기영란 실장에게 말씀해주십시오.”

“네....”

“기실장, 근데 할 얘기 라는게 뭐지?”


히트맨이 묻자, 영란은 도혁이 앉은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도혁씨가 스파이어의 의도를 알아냈다고 하더군요.”

“뭐?”


기영란이 꺼낸 말 한마디로 인해 순식간에 도혁에게 집중되는 시선들. 도혁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제 예상 대로라면, 아마 오창훈 회장님은 센터에 관련된 무언가를 10년전부터 갖고 있었을 겁니다. 그것을 노린 스파이어가 오영수에게 접근한것이겠죠.”

“센터에 관련된 것이라면....”

“제 생각엔 센터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닐까 합니다만.... 엑시스에 센터의 위치에 관련된 문서나 데이터가 있었습니까?”


히트맨은 고개를 저었다.


“오창훈 회장이 그런걸 갖고 있는 것은 불가능하네. 엑시스의 보안은 그야말로 철통이었으니까.”

“공사에 참여한 인부들은요?”

“지금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경비원들이 바로 그들이야. 단 한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센터에서 흡수해버렸기 때문에 그 점은 걱정 안해도 되네.”


그러자 히트맨의 말을 듣고 있던 블라인드도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며 입술을 떼었다.


“나도 센터장의 생각에 동의하네. 그때 당시 나는 센터가 완성될때까지 엑시스에서 떠난적이 한번도 없었다네.

오창훈 회장이 무언가를 엑시스로부터 빼돌리려 했다면, 내가 그것을 몰랐겠는가?”


블라인드의 말을 들은 시메트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계를 속이고 사람들의 눈을 속인다고 해도 블라인드의 귀를 속일 수는 없는 일, 그러자 도혁은 기영란에게 다시 물었다.


“엑시스에 센터의 위치를 알만한 문서나 데이터가 있긴 있던것이죠??”

“있긴 있었어요. 센터의 건설계획서.”

“건설계획서?”

“물론 그 문서에 센터의 위치가 나와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해류의 방향에 따른 저항설계도와 바닥을 지지할 토질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니, 철저하게 분석을 하면 센터의 위치를 알 수도 있겠죠.”


그러자 기영란의 다음 말을 히트맨이 이었다.


“하지만 그 누가 됐든지 간에 엑시스에서 건설계획서를 빼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보는게 맞아. 건설계획서는 각 장관과 각하께서 모이게 되는 회의시간에만 열람이 가능했었고, 그마저도 회의를 하는 내내 글래셜레이디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 말이야.

그리고 만에 하나, 오창훈 회장이 건설계획서를 엑시스 밖으로 가지고 나오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하메른이 그걸 어떻게 알고 있겠나? 하메른이 자네같이 생각을 읽을 수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야.”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제 아버지는 뺏으면 뺏었지, 절대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실 분이 아니에요. 그건 평생 아버지를 봐온 제가 보증하죠.”


그러자 도혁은 오선영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선영씨, 지금 저는 오창훈 회장님이 건설계획서를 훔쳤다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히트맨, 혹시 그 건설계획서를 하메른이 본적 있나요?”

“하메른이라고 해도 회의시간에만 열람이 가능한 건설계획서를 본적은 없을거야. 그리고......”

“본적이 있네.”


블라인드는 10년전 어느날의 기억을 되새기며 입을 열었다.


“기억나는군, 정수 놈이 유선이에게 건설계획서를 잠깐만 볼 수 없냐고 물어봤었지. 그날따라 오창훈 회장의 언성이 유난히 높았던 날이라 잘 기억하고 있다네.”

“역시.....”

“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가?”

“얼마 전에, 경찰청장님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무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네. 그 무언가는 바로, 저의 대칭자인 하메른은 내가 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제 시메트리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둘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레 하메른이 시메트리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 계속 말해보게.”


도혁은 기영란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법에 대해 공부를 한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 재판장에 가더라도 기영란 실장님만 옆에 있다면 훌륭한 변호를 할 수 있을겁니다.

저는 기영란 실장님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정보를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하메른은 정 반대입니다.

저처럼 다른 사람의 지식과 정보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하메른은 자신의 지식이나 정보를 다른사람에게 주입시킬 수 있죠.”


도혁은 자신의 앞에 놓인 생수병의 뚜껑을 따면서 말을 이었다.


“좀 전에 하메른에게 생각을 주입당해서 오영찬을 칼로 찌른 옛 친구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 친구의 생각을 잠시 읽어봤는데, 누군가가 근처 화단에 숨겨둔 칼을 찾아서 오영찬에게 달려들었더군요.

거기에 칼이 있다는 것을 그 친구가 미리 알고 있던 이유가 뭐였을까요? 하메른이 그 정보를 그 친구에게 주입을 한것이겠죠.

한마디로 이 생수병이 사람의 두뇌라고 할 때, 저는 이 물을 밖으로 빼내는 것이 가능한 반면, 하메른은 반대로 여기에 물을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이걸 보시죠.”


도혁은 생수병의 밑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메른은 제일 밑바닥인 이곳에 자신이 보고 있던 건설계획서의 내용을 주입시킨겁니다. 즉, 오창훈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하메른의 이동식 디스크가 되어버린 셈이죠.”

“하지만 하메른이 그것을 빼낼수는 없네. 자네 말대로, 하메른은 주입만이 가능하지 않은가?”

“네, 맞습니다. 하지만 하메른은 이것을 직접 빼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창훈 회장 스스로가 빼낼거라고 예상하고 벌인 일이니까요.”

“뭐?”

“오창훈 회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입니다. 그리고 수십조의 투자금을 센터에 투자하기로 했죠.

근데 엑시스에서 집으로 돌아온 오회장의 머릿속에, 열람만이 가능했던 건설계획서의 내용이 마구마구 떠오르게 된다면, 과연 오창훈 회장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오선영씨, 당신도 사업가니까 아버지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시겠어요?“


그러자 오선영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표정을 굳히며 입을 열었다.


“수십조의 투자, 그리고 열람만 가능했던 서류..... 만약 그런 일을 내가 겪는다면 바로 펜을 들고 그것들을 기록할 것 같아요. 아마 아버지여도 별반 다르지는 않겠죠..”


그러자 히트맨은 무언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도혁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지금 자네 말은 오창훈 회장이 자신이 직접 작성을 해놓은 건설계획서를 갖고 있을거란 말인가?”

“그 말이 맞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하메른은 기업가인 오창훈 회장의 본능적인 정보욕과 호기심을 이용해서 엑시스에 있던 건설계획서를 밖으로 빼돌려두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막내아들인 오영수의 탐욕을 이용해서 그것을 되찾으려고 하는것이죠.”


작가의말

일 갑니다...ㅠㅜ 금요일날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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