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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 혹은 꼼수] 지금 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라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

영상문화가 발달하면서 조금은 힘이 빠진 듯하지만, 소설은 여전히 이야기의 제왕이다.

'이야기'의 제왕.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도 이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아마추어 습작생들이 이 중요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종종 소규모 공모전이나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를 검토해주곤 하는데 그때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건 어쩌면 요즘 젊은 세대가 영상매체에 익숙해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그건 그다지 핑계 거리를 삼을 것이 못 된다. 왜? 내 또래의 세대 또한 예외가 아니니까.

어쨌거나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앞서 말하기를 소설은 '이야기'의 제왕이라고 명시 했다.

이것이 얼마만큼 중요한가.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소설의 시작이자 끝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탓이다.

대여점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소설들이나, 인터넷 연재소설들 대부분이 그렇다.

그들은 글을 쓰면서 '내러티브(서사)'가 아닌 '장면'을 생각하면서 쓴다.

이게 정말 난센스란 거다.

(이건 습작생들의 가장 나쁜 버릇 중 하나다. 그러니 제대로 된 서술을 하지 못하고 의성어나 의태어를 난발하는 것이다)

소설은 시각적인 것을 보여주는 장르가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원형을 제공하는 장르다.

독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2차적으로 이미지나 영상을 떠올리는 것이지,

직접적은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서 작품을 감상하지 않는다.

그럴 바엔 차라리 만화나 영화, 게임을 하는 게 낫다.

아무리 뛰어난 묘사를 해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매체를 능가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 소설만이 갖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이미 앞서 말했다. 이야기다. 내러티브다.

그건 오로지 소설만이 갖고 있는 유일무이한 무기이자 다른 장르를 압도하는 장점이다.

수많은 영상매체들이 소설을 원작으로 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이 극명한 차이를 생각하지 않는다.

소설은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야기다. 

어줍잖은 멋을 부린다고 머릿속에 그린 장면을 글로 옮겨봐야 영상매체를 따라가지 못한다.

독자가 기억하는 것은 어떤 멋들어진 장면이 아니라 '이야기'다.

똑같은 원작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하는 많은 2차 저작물이 나올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뒤마의 삼총사를 생각해보라.)

소설의 본질을 잊는다면 그건 이미 소설이 아니다.

정말로 '소설'을 쓰고 싶다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깨달아야 한다.

이야기가 아닌 장면을 쓰겠다는 건, 소설의 장점을 포기하겠단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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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001. Lv.1 [탈퇴계정]

    12.12.18 12:10

    소설에 대해서 아무 대책 없이 혼자서 연습하고 있었는데, 이 글은 정말 교훈이 됩니다.
    제 글의 문제점을 알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한 작품에 여기서 얻은 지식을 최대한 응용해봐야겠습니다.

  • 002. Lv.31 에이급

    12.12.18 12:48

    서재 선작은 안되나요 ㅜ.ㅜ?
    서재를 콱 선작하고 싶네요.

  • 003. Personacon 렌아스틴

    12.12.18 19:19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군요. 돈주고 사봐도 되는 글입니다. 이런 글은.

  • 004. Lv.26 잔나비V

    12.12.27 21:35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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