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드보이맨 님의 서재입니다.

눈 떠보니 최초의 소드 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레드보이맨
작품등록일 :
2024.03.16 04:35
최근연재일 :
2024.05.10 13:37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994
추천수 :
29
글자수 :
69,292

작성
24.04.25 12:37
조회
60
추천
3
글자
12쪽

증명과 검증

DUMMY

생각지도 못한 펠라이드의 말에 마커스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뭐라?”


”제가 그 작은 괴물이라 했습니다.“


소년의 말을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마커스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홀로 자원한 소년병이 허락도 없이 이곳에 발을 들이는 것이는 것을 보고 꽤나 대범한 아이라 생각했거늘 그저 미친 것이었던 게로구나.“


정신 나간 꼬마를 막사에서 내쫓는 것까지 굳이 알렌의 의견을 물어볼 필요는 없을 터.


마커스가 펠라이드를 뒤따라 막사 안으로 들어온 병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뭐하는 게냐? 썩 끌고 나가지 않고?”


“아,알겠습니다!”


불똥이 튈세라 재빠르게 대답한 병사가 막사의 출입구를 지켜야 하는 본분을 다하지 못한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려는 듯 펠라이드의 뒷덜미를 향해 재빠르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하..”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쉰 펠라이드가 몸을 비틀어 자신을 향해 뻗어지는 손을 옆으로 흘렸다.


‘역시나 내가 작은 괴물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군.'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기사를 단번에 벤 작은 괴물이 이런 어린아이라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


반대인 상황이었다면 자신 역시 같은 반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귀찮음으로 인한 짜증이 치솟는 건 어쩔 수 없었고.


그 짜증은 고스란히 펠라이드를 끌고 나가기 위해 다시 한번 팔을 뻗는 병사에게로 향했다.


”그렇다면“


작게 중얼거린 펠라이드가 자신을 향해 뻗어지는 팔을 낚아채더니.


"아악!"


순식간에 낚아챈 팔을 꺽어 병사를 땅에 눕혔다.


이에 그 광경을 본 막사 내에 있던 모든 간부들의 눈이 더이상 커질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그 크기를 키웠다.


"아니?!"


"이게 무슨


어린아이의 움직임이라기에는 기괴할 정도로 신속한 것은 둘째치고 사람을 제압하는 것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지 않은가?


"대체 너는..?"


다른 이들과 같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마커스를 보며 펠라이드가 말했다.


”이제 제가 작은 괴물이라는 것을 믿으시겠습니까?“


&


따사로운 햇볕이 눈치 없이 평원 위로 내려앉은 다음날 이른 오후.


- 다그닥 다그닥


알렌을 필두로 한 소수의 병력이 테르나르와 대치한 평원의 정중앙을 향하고 있었다.


"정말 말을 탈 줄 아는군. 심지어 능숙해 보이기까지 해."


병력의 중심에서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던 알렌이 입을 열자 그 옆에서 나란히 달리던 소년이 답했다.


"이 까짓 게 뭐라고 그러십니까."


어찌 보면 무례해 보일 정도로 무미건조한 소년의 대답에 기분이 상할 법도 했지만 그런 것은 개의치 않다는 듯 알렌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 그래. 기사를 벤 작은 괴물에게는 별것 아닌 일이겠지."


"..."


알렌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는 것을 끝으로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고 있던 소년이 달리고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 살다살다 이제는겨우 말을 모는 것 가지고 이런 말을 듣는군.'


기사가 당연하게 익히고 있어야 할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승마술이다.


비록 지금은 아는 이 하나 없는 새로운 세계에서 어린아이로 눈을 떴지만.


전생에서 반평생이 넘는 시간을 친우의 기사를 자처해 함께 전장을 누볐었기에.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눈 감고도 말을 몰았다. 이놈아.'


자신이 여기있는 그 누구보다 말을 능숙하게 몰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 펠라이드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이것을 끝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반대편에서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테르나르의 병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기 적들이 보입니다!"


가장 선두에서 있던 기사의 외침에 입가에 있던 미소를 지운 알렌이 무언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테오.."


테르나르의 병력을 보는 알렌의 눈빛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이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를 바라보는 듯했다.


그리고 잠시 후 곧 도착이라는 기사의 외침이 다시 한 번 울려퍼지며 선두에서부터 달리는 속도가 천천히 줄어들더니.


마침내 양측 병력이 서로 마주했다.


"그럼 가시지요."


알렌이 먼저 병력의 중심을 벗어나 테르나르가 있는 방향으로 향하자 그 뒤를 마커스와 펠라이드가 함께했고.


그와 동시에 테르나르 측에서도 이번 영지전의 책임자 무리로 보이는 몇몇이 정렬해 있던 병력들 사이를 뚫고 나오더니.


서로의 얼굴이 자세하게 보일 즈음 테르나르의 측의 중심에 있던 사내의 입에서 외침이 터져나왔다.


"이번 영지전의 책임자로 알렌, 네가 와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정말이었군!"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인물의 얼굴이 보이자 알렌의 눈이 더욱 강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역시 그때처럼 용기 하나만큼은 내 인정할 수 밖에 없겠어."


그런 알렌을 보며 테오가 같잖다는 듯 조소를 지었다.


"아니, 용기가 아니라 만용인가?"


- 빠드득.


테오의 조롱에 이를 간 알렌이 머리 끝까지 치솟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듯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도련님."


마커스가 진정하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이를 본 알렌이 눈을 감으며 날숨을 길게 내뿜었다.


'그래, 여기서 흥분한다면 나는 그때와 다를 바 없는 놈인 것이다.'


이미 과거에 한 번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모두를 영지전이라는 곤란 속에 빠트리지 않았나?


"후.."


날숨을 끝까지 내뱉은 알렌이 눈을 떴다.


"마커스경."


"네, 도련님."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고개를 숙이는 마커스에게서 시선을 뗀 알렌이 테오를 보며 외쳤다.


"서론은 이만하고 본론을 이야기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호오, 그래도 그때 애송이는 아닌 것 같.."


"그리고 만용은 제가 아닌 작은 괴물이 휘두른 단 한 번의 칼질에 죽은 테르나르의 기사가 부렸던 것 아닙니까!"


알렌의 외침에 여유롭게 입꼬리를올리고 있던 테오의 표정이 싹 굳었다.


이에 알렌이 아차 싶은 표정을 과장되게 지었다.


"아, 기사가 아니라 저는 일면식이 없던 테르나르의 셋째였던가요?"


".. 하."


알렌의 도발에 아무렇지 않은 척 콧방귀를 뀐 테오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래,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테오가 알렌의 뒤에 있는 펠라이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설마 네 뒤에 있는 저 꼬마가 토미를 죽인 작은 괴물이라고 데리고 온 것은 아니겠지?"


"이 아이가 테르나르에서 찾는 작은 괴물이 맞습니다."


"그걸 지금 나더러 믿으라는 소리냐?"


"정 의심스러우시다면 미리 전령을 통해 주고받은 대로 한 번 확인해 보시면 되지 않습니까?"


실제로 오늘 동이 트자마자 엘레무어 측에서 테르나르의 두 번째 조건을 수락한다는 전령을 보냈다.


이에 테르나르는 일기토를 하기 전에 작은 괴물의 신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엘레무어가 그것을 흔쾌히 수락하자 신원 검증을 위해 양측이 지금 이 자리에 모인 것이었다.


그렇기에 알렌의 말에도 아무런 대꾸 없이 그저 미간을 꿈틀대던 테오가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그래, 네 말대로 확인해 보면 될 일이지. 켈튼 경!"


"네."


"병사들을 데려오세요."


고개를 숙인 켈튼이 토미의 죽음과 함께 작은 괴물을 목격했다던 열명의 병사를 테오의 뒤로 정렬시켰다.


그리고 그런 병사들의 빠르게 훑어 본 테오가 펠라이드를 보며 외쳤다.


"너희가 말하는 작은 괴물을 우리 병사들이 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앞으로 세워라!"


테오의 외침에 알렌이 고개를 돌려 마커스와 나란히 서있는 펠라이드를 바라봤다.


"미리 말했다 싶이 일기토가 성사되기 전에 네가 작은 괴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것뿐이니 걱정하지 마라."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꾸벅 고개를 숙인 펠라이드가 앞으로 나서자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마커스가 알렌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정작 적들 앞에 나서는 펠라이드 본인보다 도련님께서 더 걱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하, 제가 그렇게 보였습니까? 뭐.. 경의 말을 부정 할 수는 없겠군요."


"허허, 저 아이의 무력이 제가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인 것은 둘째 치고.."


알렌과 함께 허허로운 웃음을 지은 마커스가 저 멀리 테르나르를 향하는 펠라이드의 뒷모습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전에 제멋대로 막사를 박차고 들어온 것과 적의 앞에 서는데 아무런 망설임이 없어 보이는 것을 보면 천성이 대범한 것은 맞지 싶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사실 어제 펠라이드가 병사를 제압했을 때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것은 그저 운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도련님, 거기 있는 모두가 도련님과 같은 생각이었을 겝니다."


어젯밤에 막사 내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상기시키며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몸을 잘게 떤 마커스가 알렌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그 뒤에 이루어진 대련에서 맨손으로 가사를 제압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지 않았겠습니까?"


"처음에는 기사를 상대로 자신의 검을 쳐다도 보지 않길래 오만함이 도가 지나치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뚜껑을 열고 보니 그것은 오만함이 아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었지요."


"저 아이는 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알렌의 질문에 답한 마커스가 언제 도착했는지 테르나르 병력의 앞에서 말을 멈춰 세운 펠라이드의 향해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이번 영지전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엘레무어를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은 확실할 겝니다."


&


펠라이드가 말을 멈춰 세우자 그 앞에 있던 테르나르의 병사들이 테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난리 아닌 난리를 부렸다.


"괴, 괴물이다!"


"한스의 원수!"


펠라이드의 얼굴을 보며 치미는 공포심에 기겁하는 병사와 원수를 갚겠다며 이를 가는 병사 등.


꽤 다채로운 반응으로 펠라이드가 작은 괴물이 맞다는 것을 확인 시켜준 병사들을 지켜보던 테오가 켈튼에게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검증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으니 병사들을 물리세요."


".. 네."


토미를 죽인 흉수인 펠라이드를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던 켈튼이 테오의 말에 따라 병사를 보며 외쳤다.


"검증은 끝났다! 그러니 너희는 이만 물러가도록 해라!"


살기가 묻어 있는 켈트의 외침에 펠라이드에게 정신이 팔려있던 병사들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숙이더니 잽싸게 자신들이 있던 대열로 돌아갔다.


"병사들의 반응을 보니 네가 작은 괴물이 맞긴 한가 보군."


"그럼 이제 일기토는 성사가 된 것으로 알고 돌아가도 되는 겁니까?"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펠라이드였기에 표정으로는 그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말투에서는 숨길 수 없는 귀찮음이 묻어 나왔다.


그리고 그런 펠라이드의 귀찮음을 피부로 느낀 테오가 분노를 떠나 기가 찬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니, 혹시 모르니 네게 직접 물어보겠다."


테오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더니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펠라이드를 노려봤다.


"네가 진짜 내 동생을 죽인 작은 괴물이 맞나?"


"하.. 네, 제가 그 작은 괴물입니다."


펠라이드가 직접 본인이 토미를 살해한 작은 괴물이라는 것을 시인하자 테오가 토미가 있는 테르나르의 진영으로 고개를 돌렸다.


"네가 죽인 토미는 어릴적부터 내가 끔찍하게 아끼던 테르나르의 막내였다."


"자신은 영주 자리에는 관심이 없고 검에 관심이 있으니 훗날 형인 내가 영주의 자리를 물려 받았을 때 본인은 자작가의 검이 되겠노라 노래를 부르던 아이였지."


길어지는 이야기에 목소리에서만 묻어 나오던 귀찮음이 이제는 표정에서까지 드러나기 시작하는 펠라이드 였고.


그런 펠라이드를 보던 테오가 그런 것은 개의치 않다는 듯 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토미를 살해한 자의 이름도 모르는 군. 꼬마야, 네 이름이 뭐냐?"


"펠라이드입니다."


펠라이드의 이름을 들은 테오가 눈을 감으며 중얼 거렸다.


"펠라이드.. 펠라이드라.."


펠라이드의 이름을 천천히 곱씹던 테오가 눈을 번쩍 뜨더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럼 펠라이드. 혹시 엘레무어를 떠나 테르나르로 올 생각은 없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눈 떠보니 최초의 소드 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일시중지 24.05.17 10 0 -
13 왼팔과 오른팔 24.05.10 21 0 13쪽
12 그리워진 시체쟁이들 24.05.09 27 0 12쪽
11 왕가의 핏줄 24.05.07 41 0 13쪽
10 일기토 24.05.05 56 2 12쪽
9 고개 숙인 푸른 핏줄 24.05.04 55 2 12쪽
8 작은 괴물과 두 가문 24.05.02 55 2 12쪽
» 증명과 검증 24.04.25 61 3 12쪽
6 소년병 24.04.19 64 2 12쪽
5 마나가 무엇인지 아느냐? 24.04.12 78 3 12쪽
4 오러? 그게 뭐지? 24.04.02 100 3 13쪽
3 새로운 세계 24.03.26 122 4 12쪽
2 깨지 않는 꿈 24.03.20 151 4 13쪽
1 프롤로그. 24.03.17 164 4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