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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님의 서재입니다.

거짓말로 세계최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R.E.
작품등록일 :
2019.11.30 20:33
최근연재일 :
2020.01.18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520
추천수 :
20
글자수 :
98,108

작성
20.0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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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화

DUMMY

“D급 박시현 헌터, 확인되었습니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협회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일행은 게이트를 들어갔다.


“후우······.”


넓게 펼쳐진 설원. 늑대 형태의 괴물이라 그런지 게이트의 내부는 상당히 추웠다.


화륵-


시현은 일행들 근처에 자그마한 구를 하나씩 배치했다.


“와. 감사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것만으로도 힘들었겠지만 40을 넘기자 이 정도는 가뿐했다.


“일단 몇 가지 간단히 얘기만 하겠습니다.”


자연스레 나이가 많은 호민이 팀장을 맡았다.


“넓은 공간이니 제와 신아씨가 선두, 아영이가 중앙, 후미를 영재랑 시현씨가 맡아주세요.”


전형적인 보호진형. 호민은 나름 경험이 있는지 편하게 지시를 내렸다.


“다른 게이트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 게이트에서는 항상 주위를 살펴야 합니다. 후각이 뛰어난 놈들이라 이미 저희 근처에 있을 지도 모르죠.”


호민은 영재와 시현을 바라보았다.


“특히 후미를 맡은 두 분. 제일 중요한 위치입니다. 더군다나 속도가 빨라 갑작스러운 기습을 당하면 대처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아영.


“그리고 만약 상처가 생길 시 바로 빠져야 합니다. 아영인 알겠지만 가벼운 상처라도 무조건 치료해야 해요. 당장에라도 얼어버릴 수 있는 곳이니.”


‘호오, 판단력이 좋은데.’


“그리고 신아씨는 공격보단 회피에 더 중시해 주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일행은 눈을 헤쳐 나가기 시작했다.


***


“우리 연습한 거 기억나지? 겁먹지 말고 그것대로만 하면 돼.”


영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싸인을 줄게, 그럼 그때 맞춰서 하면 돼. 알겠지?”

“오케이.”


크릉-


멀리서 자그마한 소리가 들려왔다.


“옵니다!”


10마리의 웨어울프가 달려왔다. 어찌나 빠른지 점만 같던 그들이 순식간에 눈앞에 나타났다.


“조심!”


호민이 커다란 방패를 들고 앞을 막아섰다.


“지금.”


신아는 신호에 맞춰 칼을 휘둘렀다. 달려온 그 상태 그대로 갈라지는 몸통.


“영재야, 지금.”


시현도 화염구를 만들었다. 만들자마자 씌워지는 얇은 막.


“천천히 해도 돼!”


챙-


위태롭게 휘청거리던 마나수정이 결국 부서지고 말았다.


“다시 천천히.”


바로 눈앞에 들이닥친 웨어울프 때문인지 집중을 하지 못하자.


화륵- 쾅-


시현은 남아 있는 놈들을 향해 화염구를 하나씩 던지자, 서 있는 것은 오직 한 마리였다.


“자, 이제 천천히 집중해서.”


시현은 영재를 다독였다. 다시금 씌워지는 얇은 막.


“옳지. 그거야.”


콰앙-


연습 때처럼 완벽하게 만들어진 염독탄은 웨어울프를 형체도 남기지 않았다.


“와우.”


호민의 입에선 자연스레 감탄이 튀어나왔고, 아영도 아무 말 못한 채 바라만 보았다.


“엄청나네요.”


신아의 솔직한 감상평.


두 번째의 화력에 놀랍긴 했으나,


‘정말 놀란 것은 처음의 공격이었지만요.’


순식간에 만들어진 6개의 구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더군다나 D급을 한 방에 보낼 위력까지.


‘어느새.’


자신보다 뒤에 있던 시현이 자신을 지나쳐 나아가 버렸다.


***


채앵-


“다시.”


챙-


“다시.”


화염구는 날아다녔고 그 위를 감싸려는 마나수정은 계속해서 깨지기를 반복했다.


“헉, 헉. 잠시만요.”


수많은 반복 끝에 영재는 탈진해 주저앉았다. 일행과는 좀 떨어진 거리. 시현도 그의 옆에 앉았다.


“영재야, 아까 했던 거 기억나지.”

“네.”

“어땠어?”

“네? 잘 된 거 같은데······.”


완벽한 폭발이었지 않은가. 영재는 왜 그 얘기를 꺼내는 지 의아했다.


“폭발력, 좋아. 근데 그건 내 능력 두 개가 만난 거였지. 아니야?”

“맞죠.”

“네 역할은 뭐였어?”

“터질 위치까지 운반하는 거죠.”

“그래, 그거야.”


시현은 방금 전 상황을 떠올렸다. 웨어울프에 도달하기 전에 터져버린 염독탄.


“그게 중요한 거야. 운반. 그 얇은 마나수정이 목표에 부딪히면서 터져야 하는 거지. 근데 아까는 아니었어.”

“네?”

“마나수정의 속도가 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 거야. 다행히도 범위가 넓어서 괜찮아 보였을 뿐이지.”

“아······.”


영재는 기가 죽은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시현은 그런 그를 보며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당장의 실력보단 미래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니.


“일단 이번 게이트에서는 최대한 지켜봐. 속도가 얼마나 되는 건지. 그리고 다시 연습해서 오는 거야. 알겠지?”

“네······.”


성공으로 인해 잠시 들떴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너무 심했나······.’


시현은 잠깐 걱정을 했지만.


“휴, 한 번만 다시 해 봐요.”


가벼운 숨을 쉬며 일어나는 영재를 보니 미소가 절로 났다.


***


“자, 이제 마지막 보스만 남았습니다.”


호민은 그 말을 하면서도 얼떨떨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도착한 탓이었다.


“원래는 자세하게 인원 배치며, 패턴 분석, 뭐 그 외에 여러 가지들을 생각해 놓은 게 있긴 했지만.”


호민은 시현에게서 눈이 멈추었다.


“시현씨가 너무 강력한 바람에 쓸모가 없어졌네요. 허허.”

“죄송합니다. 대신 보상은 어느 정도 드리겠습니다.”

“아뇨, 저희도 뭐 좀 더 경험을 쌓으러 온 거지 돈이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시현씨, 정말 D급 맞아요?”


아영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투로 물었다.


“아니 어떻게 D급이 그렇게 쌔요?”


방금 전의 시현의 모습은 그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법했다.


“혼자서 나가서 검으로 베고, 화염구로 잡고, 괴물이랑 17대 1로 싸우는 사람은 처음 봤네. 안 그래요?”


호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들과 같은 D급이라는 것을 차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격차였다.


“하하,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시현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남은 이야기는 나가서 하도록 합시다. 저기 저 놈도 달려오는 데다, 시현씨 덕분에 덜 춥기는 해도 여전히 춥네요.”


호민은 정말 추운지 추운 척을 하는 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 옵니다.”


멀리서부터 휘날리는 은백색의 갈기. 집채만 한 크기의 웨어울프가 그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크르릉-


소리도 어찌나 큰지 마치 천둥이 치는 듯 했다.


“영재야 할 수 있겠지?”

“네.”


확신에 찬 목소리. 시현은 씨익 웃었다.


화륵-


화염구가 만들어지자 그 위를 자연스럽게 마나수정이 감쌌다. 이어서 미독, 다시 마나수정까지.


“간다.”


염독탄이 제대로 날아갔다.


‘이번엔 잘 가는데?’


얼추 비슷하게 나아가는 속도.


크르릉-


하지만 괜히 보스가 아니라는 듯 바로 코앞에서 뛰어넘었다.


‘그래봤자.’


콰앙-


‘예상 범위 안이지.’


시현은 미묘하게 속도를 늦추어 강제로 폭발시켰다.


[보스 보상을 획득하였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거대한 웨어울프가 단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


‘와, 생각해보니까 나 더럽게 운이 없구나.’


시현은 보상을 확인하는 중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단 한 번이 능력이 안 나오냐?’


매번 거짓말을 사용해 얻곤 했기에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단 한 번도 보상으로 능력이 나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거다, 취익.>

‘뭐? 내가 얼마나 착하게 살았는데.’

<취, 취익, 취이익. 이제껏 들은 말 중에 제일 재밌었다, 취익.>

‘야, 됐고 이거나 봐.’


시현은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마력이 천천히 몸을 감쌌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어갔다.


<취익, 드디어 성공하는 건가, 취익.>


‘단 한 순간도 집중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


어느새 마력이 몸에 다 들어갔다. 피부가 푸르게 빛이 났다.


‘어디보자 스탯이...’


마력 스탯이 0이 되면서 남은 스탯들로 분배되었다.


몸 안에 힘이 넘쳐나는 느낌. 주체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이거라면 잠시 동안은 C급 상위권 정도는 되겠는데.’


10분이 지나자 다시금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크윽.”


생각보다 몸에 후유증이 남았다. 30분가량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이거다, 취익. 이게 내가 봤던 거다, 취익.>

‘뭐? 니가 해봤다며? 나 보고 멍청하다매!’

<취, 취익. 난 기억 안 난다, 취익.>


이 망할 오크가 진짜.


***


“후우, 후우.”

“아가씨, 이렇게 오랫동안 하시면 안 됩니다. 몸 상해요.”

“오빠는?”

“집무실에 계십니다.”


신아는 그제야 멈추고는 땀을 닦았다.


‘후우, 오빠한테 가야겠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더 이상 배우지 못했던 검술. 그 한계를 느낀 신아는 발걸음을 신우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


“정말 대단했습니다. C급이라고 말했더라도 전 믿었을 겁니다.”

“그래?”


호민의 말을 듣자 시현과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그 때도 E급 치곤 대단했지.’


“그 외에는 특별한 건 없고?”

“그 아이가 좀 뭐랄까, 이상했어요.”

“계속 해봐.”


아영은 영재가 쓰던 능력에 대해 얘기했다.


“능력을 분명 사용하는데 마력이 전혀 안 느껴졌다?”

“네. 길드장님의 능력 중 하나인, 마나수정. 그걸 사용하는데 정말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렇단 말이지.”


신우도 의문이 생기긴 했으나, 이미 각성자들이 판치는 세상이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 말곤 없어?”

“네, 그거 말고는 딱히······.”

“알았어, 수고비는 입금했으니 확인해보고.”


문을 열고 그들이 나가자, 신아가 그에게 다가갔다.


“방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슨 말이라니?”

“방금 그 사람들, 어제 저랑 같이 갔던 사람들이잖아요. 설마······.”


신아는 아닐 거라 믿고 싶었다.


“그러려고 저 사람들이랑 가라고 하신 거였어요?”


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아는 그런 그를 잠시 노려보다 밖으로 나가버렸다.


“후······.”


신우는 그저 종이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


“할아버지 댁으로 가주세요.”


그대로 뛰쳐나온 신아는 검 하나만 챙긴 채 차에 올라탔다.


‘오빠가 그럴 줄이야.’


물론 깨끗한 사람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었다. 아니 말하자면 하는 행동에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어린 신아에게 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젠간 말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언제까지고 기다리기만 했으나, 여전한 그의 태도. 신아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도착했습니다, 아가씨.”

“고마워요.”


도심지와 거리가 멀리 떨어진 허름한 집 한 채. 세계 제일이라 불렸던 자에겐 어울리지 않는 장소였다.


“할아버지, 저 왔어요.”

“아이구, 우리 손녀 왔구나. 자, 여기 볼에 뽀뽀.”


물론 지금은 그저 손녀 바보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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