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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님의 서재입니다.

거짓말로 세계최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R.E.
작품등록일 :
2019.11.30 20:33
최근연재일 :
2020.01.18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516
추천수 :
20
글자수 :
98,108

작성
19.12.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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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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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8화

DUMMY

“와아······.”


게이트를 지나자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동굴 벽에 알알이 박힌 빛들.


“이게 뭐죠?”

“발광석이에요.”


종훈은 발광석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살짝 힘을 주자, ‘톡’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이걸 이제 가공을 하면 친환경 무드등에 쓰이죠.”


종훈은 2개를 떼어내 둘에게 나눠주었다.


“이건 기념품으로 가져가죠.”

“감사합니다.”


‘수연이나 가져다 줘야겠다.’


시현은 허구한 날 무드등 노래를 불러대는 수연을 떠올리며, 발광석을 챙겼다.


“그나저나 동굴이라······. 제가 앞장서서 가도록 하겠습니다.”


동굴의 천장은 3m정도로 높은 편이었지만, 폭이 좁았다. 두 명도 나란히 서기 힘들 정도. 그들은 자연스레 일렬로 서서 길을 따라갔다.


“시현씨.”

“네?”

“혹시 무기는 따로 쓰시는 게 없으신가요?”


종훈의 한 손에는 커다란 방패가, 그리고 신아의 손에는 얇은 검이 들려있었다. 그에 비해 시현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원거리 능력을 위주로 사용한다는 걸 듣긴 했지만, 혹시나 해서요.”

“네. 아무래도 아직은 무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딱히 안 들어서요.”

“오오······.”


종훈의 리액션에 시현은 어색하게 웃었다.


‘무기라······.’


사실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고작 두 번째 게이트인데 그런 생각을 할 틈이 있긴 했겠는가.


‘아예 마법사처럼 장신구나 주렁주렁 달까? 아니면 간단한 방패?’


“잠깐.”


종훈이 자리에 멈추었다. 발소리마저 끊긴 고요함 속,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케륵······.


종훈은 몸을 낮추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다가갔다. 아주 천천히, 조용하게.


“고블린입니다.”


어느새 확인을 하고 돌아온 종훈이 속삭였다.


“총 5마리입니다. 시현씨, 2마리만 가능하겠습니까?”


‘2마리라······.’


시현은 잠깐의 고민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신호하면 시현씨가 공격을 해주십시오. 죽이는 것까진 아니어도 됩니다. 시간만 끌어주셔도 돼요. 그럼 그 타이밍에 맞춰 신아씨는 제가 달려가겠습니다.”


종훈은 그 말이 끝나자 손가락 1개를 폈다.


‘하나, 둘, 지금.’


종훈의 손가락에 맞춰 화염구 2개가 각기 다른 놈을 향해 날아갔다.


쾅- 콰앙-


‘오케이 두 놈.’


두 마리가 사이좋게 뒤로 나자빠졌다.


타앗.


신아와 종훈은 10m나 되는 거리를 순식간에 좁혔다.


콰직.


커다란 방패에 머리가 으깨지고.


사악. 툭.


날카로운 칼날에 목이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마무리.’




어느새 만들어진 화염구가 나머지 한 마리의 머리를 강타했다. 고블린은 파르르하며 몸을 떨었으나 이내 숨이 끊어졌다.


“와······.”


종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유자재의 마나 컨트롤, 거기에 위력까지. 도무지 E급의 수준이 아니었다.


“시현씨, 진짜 E급 맞죠? 실력 숨긴 거 아니고?”

“네, 하하. E급이죠.”

“세상에······.”


시현은 종훈의 반응에 실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냈다.


“큼큼, 그럼 계속해서 가죠.”


***


“시현아, 저기!”


종훈이 가리킨 방향으로 정확하게 화염구가 날아갔다.




“나이스, 신아씨 오른쪽 맡아주세요.”


푸슉-


“케륵!”


눈앞에서 동료들이 쓰러지는 것을 본 고블린은 소리치며 달려들었다.


콰직-


그러나 종훈의 방패는 자비가 없었다.


“휴······. 끝인가.”

“케륵.”


마치 그 말을 기다린 것처럼 멀리서 고블린 다섯 마리가 창을 손에 쥔 채 달려들었다.


“아오, 종훈이형. 진짜.”


플래그를 꽂은 종훈을 원망하며 다시 화염구를 생성했다.


타앗.


미처 화염구가 만들어지기도 전, 신아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사아아악-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검이 나아갔다. 검을 둘러싼 푸르스름한 마력이 검의 궤적에 따라 날아갔다.


“케, 케르.”


달려오던 고블린들의 목에 붉은 실선이 생겼다.


툭, 투두둑.


그들의 떨어진 머리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만 남았다.


“와······.”


시현은 그녀의 검술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마치 화가가 그린 아름다운 선을 보는 것 같았다.


‘이게 허신우 헌터의 동생인가.’


어느 정도 친해져 잊고 있었던 사실이 다시금 떠올랐다.


“휴······. 이번엔 좀 힘들었네.”

“하아······. 진짜. 왜 플래그를 세우셔가지고.”

“후우······.”


평소 별다른 표정도 안보이던 신아조차 가쁜 숨을 내쉬며 종훈을 노려보았다.


“그래도 우리 합이 되게 잘 맞다.”

“그렇긴 하네요. 오늘 처음 만난 거라고 말하면 아무도 안 믿겠어요.”


확실히 그들의 합은 잘 맞았다. 방금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기껏해야 생채기 몇 개가 다지 않은가.


“저기만 가면 끝이겠는데?”


게이트에 들어온 지도 거의 3시간가량 흘렀다. 동굴도 점점 넓어지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가 보스룸이겠지.’


그들은 천천히 정비를 했다. 마력을 채우고, 검과 방패를 닦았다.


“그런데 신아야, 검을 따로 배운 거지?”

“네······.”

“얼마나 됐어?”

“13······.”

“13년?”


그녀의 나이가 20임을 감안하면 그녀는 인생의 3분의 2가량 검을 잡아온 것이었다.


‘왠지 예사롭지 않더라니······.’


다른 때도 놀라웠지만, 특히 아까의 검은 시현의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자, 그럼 가볼까?”


종훈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 정도 넓어진 동굴의 길 덕에 셋은 나란히 걸었다.


***


“이제 열게.”

“그래요.”


그들은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끼이익- 쿵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오며 문은 천천히 열렸다.


“게륵”


문을 열자 2m 가까이 되는 거구의 괴물이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저게 고블린 족장.’


고블린 족장은 여타 고블린들과 궤를 달리했다. 울음소리가 아니었다면 다른 종족이라 여길 정도.


“게르윽!”

<네놈들 감히 우리 동족을! 이라는 군, 취익.>


‘응? 너 쟤 말도 알아들어?’

<당연하다, 취익. 아무나 오크 샤먼 되는 거 아니다. 취익.>


“게륵, 게르윽, 게륵!”

<더 이상 참지 않겠다! 동료의 복수를!>


타앗


고블린 족장이 눈앞에 도달한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크윽.”


시현은 가까스로 공격을 막았으나,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후웅 퍼억


“시현아! 큭.”


고블린 족장은 날아가는 시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종훈으로 타깃을 변경했다.


쿵- 쿵- 쿵-


둘이 격돌할 때마다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크읍.”


종훈은 겨우겨우 막아내었다.


쾅-


어느새 자리에 일어난 시현이 화염구를 날렸다.


“게르윽!”

<감히, 취익!>


‘이 자식이 내레이션만 넣지 말고 주술이라도 써 봐!’

<알겠다 주인, 취익.>


쿠로취의 중얼거리는 소리와 함께 몸이 빨라짐이 느껴졌다.


피슉-


신아의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족장의 몸에 생채기가 늘어났다.


“게륵!”

<쥐새끼 같은, 취익!>


고블린 족장이 소리치자, 안 그래도 빵빵하던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갑작스런 변화에 신아가 중심을 잃었다.


기회를 잡은 고블린 족장이 창을 크게 휘둘렀다.


‘여기쯤.’


시현이 재빨리 화염구를 날렸다.


쾅-


정확히 그녀에게 닿기 전 화염구가 창을 맞췄다. 완벽한 계산, 완벽한 컨트롤이었다.


채앵-


창날부분이 떨어져나갔다.


“게르...읍!”


아까와는 다른 빠른 속도로 다가간 시현은 말을 하는 고블린 족장의 입을 쳐올렸다.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고블린 족장을 종훈이 방패로 내려찍고,




그 뒤를 이어 신아가 목을 가볍게 베어냈다.


“하······.”


시현은 깊은 숨을 내뱉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E등급 게이트 더럽게 빡세네, 진짜.”

“후······. 그러니까요.”


종훈은 여기저기 피를 묻힌 채 바닥에 누웠다.


“발광석은 또 더럽게 예쁘네.”


높은 천장에는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발광석이 박혀있었다.


쿠우- 쿠우-


어느새 신아는 잠이 들었는지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드르렁-


그렇게 세 사람은 지쳐 골아 떨어졌다.


***


[보스 보상을 획득하였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시현은 기분 좋은 보상 알림을 들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둘은 여전히 자는 듯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1시간쯤 지났다, 취익.>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시현은 화들짝 놀랐다.


“깜짝이야. 임마, 깜빡이 좀 켜고 들어와라.”

<깜빡이가 뭐냐, 취익. 먹는 거냐, 취익?>

“하······. 말을 말자.”


깜빡이가 맛있는 거냐며 헛소리를 하는 쿠로취를 무시하고 시현은 보상을 확인했다.


[보상으로 무작위 스탯 4포인트, 최하급 에너지스톤 33개, 하급 에너지 스톤 3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시현의 손에 저번보다 더 묵직한 주머니가 떨어졌다. 시현은 그보다 먼저 특성창을 열었다.


*이름: 박시현

*힘: 15

*민첩: 13

*지혜: 12

*체력: 13

*마력: 18

*능력: 정전기(E), 거짓말(EX-D), 자가 회복(E+), 마나회로(E+), 마나수정(E), 산들바람(E), 미독(E+), 화염구(E)


‘힘 1, 민첩 1, 지혜 2.’


딱 좋게 나왔다. 어차피 목표는 다 20이었기에 굳이 스탯을 바꾸려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드랍된 아이템은 없나?’


시현은 목이 잘린 고블린 족장의 시체에 다가갔다. 살펴보니 조그마한 열쇠만 있었다.


‘이게 뭐지?’


장신구나 무기가 아닌 열쇠에 시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거 보물창고 열쇠인가 본데?”

“왁!”


어느새 종훈이 일어나 옆에 있었다. 신아는 여전히 졸린 지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한 번 창고 있나 찾아보자. 아마 보스룸 안에 있을 거야.”


종훈은 일어나 벽을 여기저기 살피기 시작했다. 시현도 그를 따라 샅샅이 살폈다.


“후······.”


그러기를 장장 20분. 어디에도 열쇠가 들어 갈만한 구멍을 찾을 수 없었다.


‘분명 이 방 안일 텐데.’


동굴 내에서 가장 안전한, 족장이 있던 곳.


‘설마······.’


시현은 처음 들어왔을 때 족장이 앉아 있던 자리를 살폈다.


“여기 있어요.”


바닥이 미묘하게 다른 곳과 달랐다. 시현은 바닥의 모래를 쓸었다.


“이거 나무인 거 같은데?”


종훈의 말처럼 나무 판이 바닥에 놓여있었다.


통통


그 밑은 빈 공간인지 맑은 소리가 났다.


콰직


커다란 방패로 내리찍자 손쉽게 부서졌다. 그리고 그 속에 품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상자가 있었다.


“여기 열쇠구멍 있다.”


그 중심에 자그마한 구멍이 있었다. 시현은 천천히 열쇠를 밀어 넣었다.


딸깍-


“열렸다.”


끼이익-


상자는 오래 되었는지 듣기 싫은 소음을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히익!”


뒤이어 나온 황금빛의 향연에 그들은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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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19.12.11 66 1 11쪽
7 7화 19.12.10 7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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