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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님의 서재입니다.

거짓말로 세계최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R.E.
작품등록일 :
2019.11.30 20:33
최근연재일 :
2020.01.18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521
추천수 :
20
글자수 :
98,108

작성
19.12.04 20:46
조회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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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3화

DUMMY

“어, 시현아”


멀리서 호진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그의 아내와 같이 왔을까 했는데 다행히도 혼자였다.


“네, 사장님.”

“사장은 무슨. 밖에선 편하게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아하하. 제가 형이 없어서 조금 쉽지 않네요.”

“오케이. 그건 그럼 차차 하기로 하고. 들어가자.”


딸랑딸랑.


“어서오세요. 편하게 앉으시면 됩니다.”


시현은 주위가 좀 덜 소란스러운 자리를 찾아 앉았다.


“막창은 역시 소 막창이지. 사장님, 여기 소 막창 2인분에 소주 하나 주세요.”


호진은 시현을 바라보았다. 들어온 이후로 아무 말이 없었다. 뭔가 큰 고민이 있는 것인가 걱정이 되었으나, 먼저 말을 꺼내진 않았다.


“호..호진이 형.”


시현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응.”


호진은 언제든지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시현을 잠시 주춤하게 하였으나.


“저 사실...”


은혜는 꼭 갚겠다는 다짐을 하며 시현은 말을 꺼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아, 난 또. 무슨 큰 문제 생긴 줄 알았잖아.”


호진은 안도했다. 평소에 크게 연락이 없던 어린 친구가 갑자기 시간을 내어 달래서 큰 문제가 생긴 줄 알았는데.


“그래서 요는 당첨이 된 금액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줄 모르겠다?”

“네. 사실 너무 큰 금액이라...”

“역시, 넌 될 놈이야.”


호진은 미소를 지었다.


“너희 나이 애들이라면 무턱대고 쓰기 시작했을 텐데. 기특하네, 우리 시현이.”


마치 아이를 보는 아빠의 미소 같았다.


“그래서 그 금액이 정확하게 얼마라고?”

“21억 9000만원이요. 세금 떼고 15억 정도예요.”


호진은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 정도 금액이면, 일단...”


호진은 하나하나 자세히 시현에게 알려주었다. 저축하는 방법부터 시작해 부동산 투자, 주식 등.


“대충 이해되지?”

“네. 진짜 고마워요. 호진이 형.”

“고맙기는 뭘. 근데...”


호진은 갑자기 표정이 굳었다.


“편의점 당장 그만 둘 건 아니지?”

“물론이죠. 다음 알바 구하실 때까지 제가 한 몸 받쳐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 그래그래.”


시현은 자신이 계산하겠다며 호진을 먼저 밖으로 보냈다. 때마침 알림이 들려왔다.


[능력의 발동 조건을 만족시켰습니다.]


‘드디어... 햐, 15억이라...’


[능력이 봉인된 상태입니다. 보상이 조정됩니다. ‘100000원’을 획득합니다.]


‘100000... 에?’


시현은 잘못 들었나 싶었다. 15억도, 1억 5천도 아닌 10만원이라니.


딸랑딸랑.


“그럼 들어가고, 월요일에 보자. 시현아.”

“네...”


시현은 반쯤 넋이 나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돈에도 제한이 있는 건가...’


D등급은 10만원, 그렇다면 C등급에는... 능력을 획득하는 데는 대략적인 추리가 가능했지만, 돈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사실 약간은 되긴 했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


‘이 기회에 페널티를 한 번 시도해 볼까?’


페널티를 알아내는 것. 미래를 생각하면 확실히 중요한 일이었다.


‘일단 그 거짓말로 얻은 능력은 확실히 사라질 거야.’


그게 최선의 결과였다. 하지만.


‘능력들이 다 사라져버리면 어떡하지? 거짓말 능력까지 사라진다면?’


최악의 상황. 그를 대비해야 했다. 아니면 절대 들키지 않거나.


‘그것도 아니면...’


시현은 최악을 가정한 최후의 수단도 어느 정도 생각해두었다.


‘당분간은 페널티가 생길 일을 만들지 말자.’


***


그 다음날부터 시현은 하나씩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껏 남들에게 말로만 하겠다던 헌터가 될 준비. 그것도 최정상급 헌터.


‘일단 이 능력은 확실히 필요해.’


그런 그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마이튜브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헌터 순위, 1~10위’, ‘강력한 능력 탑 10’ 등 자신이 얻을 수 있는 E급 능력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허신우 헌터의 ‘마나 수정’, 그리고 조합할 두 개의 능력을 찾아보자.’


그리고 거짓말을 할 대상.


‘일단 부모님은 패스, 나와 명섭이, 그리고 가연이랑 접점이 적은 사람.’


그리고 시현의 거짓말에 잘 속을만한 사람. 그렇게 생각하자 떠오르는 사람이 몇 있었다. 그렇게 시현은 계획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


“시현아, 요새 무슨 좋은 일 있어?”


명섭은 항상 근심 가득한 시현을 걱정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표정이 점점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

“왜?”

“드디어 각성한 거야?”


시현은 잠시 멈칫했다.


‘평소에는 눈치가 그렇게 없더니...’


잠깐의 고민 끝에 시현은 계획을 실행했다.


“응.”

“어? 정말로 한 거야? 근데 왜 말 안했어?”


점점 실망이 차오르는 명섭의 얼굴에 시현은 빨리 말을 덧붙였다.


“E급이야.”

“어... E급?”


명섭은 도리어 미안한 표정이 되었다.


“괜찮아. 성장형 능력이라서. 사실 한 B급까지 올리고 나서 말해주려 했는데.”

“그래? 성장형 능력이면 좋네! 근데 무슨 능력인데?”

“마나회로”


명섭의 눈이 번쩍 뜨였다. 평소의 두 배는 가뿐할 정도. 저만큼 큰 눈을 가졌을 줄이야.


“야, 그거면 완전 대박이잖아. 진짜 마나회로야? 정말로?”


시현의 묵묵부답에도 명섭은 계속해서 얘기했다.


“내로라하는 A급 이상 헌터들은 거의 대부분 가졌다는 그거? 심지어 그 능력 되게 어렵게 얻는 거라던데. 넌 각성 능력이 그거란 말이야?”

“그래.”


이 정도쯤.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시현은 포인트로 썩은 미소까지 날려주었다.


“와, 이건 진짜 대박이다. 너네 부모님은? 아직 말 안 했어?”

“알잖아. 우리 아빠 성격 어떤지. 일단은 말 안 하려고.”

“음... 그렇긴 하겠다.”

“그러니까, 너도 일단은 비밀로 해. 아무한테 말하지 말고.”

“응.”


명섭은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다.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는 듯.


[능력의 발동 조건을 만족시켰습니다.]


그리고 시현이 기다리던 알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보상으로 ‘마나회로(E+)’를 획득하였습니다.]


*능력: 정전기(E), 거짓말(EX-D), 자가 회복(E+), 마나회로(E+)


마치 적립 포인트를 쌓듯, 하나하나 쌓여가는 능력을 보며 시현은 옅은 미소를 띠었다.


‘마나회로, 자세히’


*마나회로(E+) : 능력 사용 시 소모되는 마나량을 줄여줍니다. (현재 감소량: 10%)


이 능력은 명섭의 말처럼 유명한 능력이었다. 업적으로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능력이었기에. 덤으로 그 능력 자체도 상당히 좋았다.


‘그렇다고 각성으로 이 능력을 얻은 것도 크게 이상할 건 없지.’


시현은 큰 그림의 밑바탕을 하나하나 그리기 시작했다.


***


거짓말을 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냥 사실과 다르게 말하면 거짓말이지, 뭐.


다만 거짓말을 들키지 않는 것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다보니 시현에겐 자연스레 거짓말의 규칙이 몇 가지 있었다.


뚜르르- 뚜르르-


-여보세요.

“야, 지훈아. 오랜만이다.”

-와, 웬일이냐. 연락을 이렇게 하고?


첫 번째, 화두를 먼저 꺼내라. 단, 자연스럽게.


“혹시 저번에 잘 아는 헌터 있다고 하지 않았냐?”

-어, 친한 동생. 왜?

“아, 별건 아니고 최근에 그쪽에 볼 일이 있어서.”

-그래? 너 설마...


두 번째, 흘러가듯이 얘기해라. 상대가 자세히 들을수록 들킬 수 있다.


“응, 각성을 하긴 했지. 미독이라고. 근데 뭐 E급이라 중요한 건 아니고.”

-뭐, 신경 쓰지 마 대부분 다 E급이지 뭐.

“여튼, 혹시 그 친구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냐?”

-그거야 어렵진 않은데, 왜?

“헌터 업계 조사? 뭐 그런 걸 하게 돼서.”

-오케이. 연락해보고 말 해줄게.

“어, 고맙다. 담에 꼭 밥 한 끼 하자.”

-응. 수고해.


[능력의 발동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미독(E+)’를 획득합니다.]


‘능력도 획득했고.’


그리고 마지막. 같은 거짓말을 여러 명한테 할 경우는 상관이 없다. 다만 지금처럼 여럿에게 다른 거짓말을 할 경우 꼭 필요한 일이다.


“음, 지훈이랑 모를만한 사람이...”


최대한 접점이 없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해라. 평생은 서로 만날 확률이 적은 사람들로.


***


“어, 그래. 진아야. 고마워. 다음에 꼭 한 번 보자. 수고하고.”


[능력의 발동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드디어’


[보상으로 ‘화염구(E)’를 획득하였습니다.]


*능력: 정전기(E), 거짓말(EX-D), 자가 회복(E+), 마나회로(E+), 마나수정(E), 산들바람(E), 미독(E+), 화염구(E)


‘정전기만 있었을 때가 엊그제 같... 아 진짜 엊그제구나.’


하여튼 시현은 엄청 늘어난 능력들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다.


‘진짜 꼴도 보기 싫었는데...’


처음 각성을 했던 날, 단 하나의, 그것도 정말 미약하기 그지없는 능력을 얻었을 때. 얼마나 서러웠던가.


‘거짓말’ 능력 하나로 이렇게까지 될 줄이야.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제 밑그림은 끝났다. 헌터 자격증 따러가자.’


시현은 수년간 미루고 미루었던 헌터의 길에 발을 디디기 시작했다.


***


“네. 박시현님. 접수 확인 됐습니다. 저기 직원 분 따라가셔서 옷 갈아입으시고 능력측정실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시현은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 만큼 긴장했다. 수능 치는 날도 안 떨렸었는데.


“하...”


분명 별 것 아니지만 깊은 숨이 계속 나왔다.


“자, 천천히 숨 들이쉬고, 내뱉고, 들이쉬고, 내뱉고. 몸에 긴장을 푸시고, 움직이지 마세요.”

“쓰읍, 후우, 쓰읍, 후우.”


시현은 천천히 마력측정기에 손을 올렸다.


‘천천히 공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13. 특성창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수치. 기본 스탯으로 본다면 꽤나 높은 수준이었다.


“다음은 능력 측정이 있습니다. 음... 화염 계열 능력이시네요. 5분 앉아서 쉬시다가 화염계열 능력 측정실로 이동하시면 되겠습니다.”


“휴...”


시현은 천천히 물을 마시며, 다른 사람들을 구경했다.


‘저기는 9, 7. 음, 13정도만 되도 평균보단 높네.’


순간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들 한 곳을 향해 눈이 가 있었다.


“와, 대박 저 사람이 허신우 헌터 동생이야?”

“진짜? 왠지 마력도 마력인데 얼굴도 진짜 인형같다.”


아무래도 허신우 헌터의 여동생인 듯 했다. 이름이 허신아던가.


‘확실히’


예쁘다. 엄청.


‘근데 왜 21밖에 안 되지? 마력은 더 높아 보이는데...’


눈 여겨 보니 마력이 손바닥을 타고 새고 있었다. 손바닥 넓게 마력을 펼치다보니 저렇게 된 듯했다.


“거 손 중심으로 모으면 더 높게 나올텐데...”


살다보면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은가. 딱, 하필이면, 말을 꺼냈더니 주위가 조용해지는. 그래서 내 말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주위의 이목이 그녀에게서 시현에게로 쏠렸다. 신아도 시현과 눈이 마주쳤다. 시현은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에 얼른 자리를 피했다.


“측정하겠습니다.”


시현은 무난하게 남은 측정도 다 마무리를 지었다. 결과는 거의 대부분의 신규 헌터와 마찬가지로 'E'.


‘이제 한 걸음.’


시현은 측정실 밖으로 나왔다. 수많은 인파가 입구를 막고 있었다.


‘에휴, 날 잘못 잡았네.’


시현은 카메라를 들고 몰려있는 기자들 틈을 어렵게 뚫었다.


“시현아!”


멀리서 명섭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명섭은 한 손엔 샴페인, 한 손엔 케잌을 들고 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 오늘 허신아였나, 그 허신우 헌터 동생. 그 사람도 와서 측정하더라. 그래서 그런가봐.”

“와, 그 사람은 마력 얼마나 나왔대? 그 집안 마력수치가 되게 높기로 유명하잖아.”

“몰라. 27인가? 높긴 하더라. 근데 마력을 컨트롤이 좀...”


때마침 모자를 깊게 눌러쓴 사람이 시현의 어깨를 톡톡 쳤다.


“누구...?”

“이...”


마스크까지 써서 알아 볼 수 없었다. 여성의 목소리라는 것밖에.


“너...”


목소리도 매우 작아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뭔가 묻는 거 같긴 한데.


“아니, 누구신데요.”


그녀는 머뭇거렸다.


“임마, 대체 언제 나온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선배님.”

“들어간 건 확실해?”

“네. 분명 확인했다고 합니다.”

“아, 진짜...”


뒤에서 기자들이 수군거렸다. 아무래도 아직 허신아가 나오지 않았나보다.


“뭐야? 누구래?”


명섭도 다가온 그녀가 누군지 궁금했던 모양.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의 말없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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