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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님의 서재입니다.

거짓말로 세계최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R.E.
작품등록일 :
2019.11.30 20:33
최근연재일 :
2020.01.18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519
추천수 :
20
글자수 :
98,108

작성
19.12.05 21:21
조회
103
추천
2
글자
11쪽

4화

DUMMY

‘누구지?’


시현은 멀어져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시현아, 누구래?”

“몰라, 말도 안하고 가는데?”

“뭐야. 그냥 가자.”


시현은 찝찝한 맘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


‘그 허신안가 하는 그 사람인가?’


그 외엔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자신이 연락하는 여자라곤 엄마와 동생밖에 더 있던가.


‘근데 그 사람이 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늘 멀리서 본 게 다이지 않은가. 그리고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고.


“모르겠다.”


오랜 고민 끝에 시현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그것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있었다.


“게이트는 언제 갈 거야?”

“몰라. 한 일주일 정도 뒤로 생각 중.”

“왜?”

“멍청아, 내가 혼자 갈 수 있냐?”

“나랑 가면 되잖아.”

“...맞네.”


괜찮은 생각이었다. 원래는 E등급 게이트를 가더라도 E급 헌터가 5명이 모여야 하는데, B급은 혼자서라도 갈 수가 있었다.


‘확실히 둘이면 편하긴 한데...’


“아니다. 그래도 처음인데 너한테 버스탈 순 없지.”

“나는 상관없는데...”

“아냐. 일단은 다른 사람들이랑 가볼게.”


명섭은 입이 툭 튀어나왔다. 시현의 첫 게이트는 자신이 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다음에, 나도 C급 정도 되면 같이 가자.”

“그거, 약속한 거다?”

“알았어.”


‘괜히 거짓말 들킬 위험을 안고 갈 필요야 없지.’


시현은 달라붙는 명섭을 떼어놓고 컴퓨터를 켰다.


<한강에 B급 게이트 출몰함ㄷㄷ>HOT!


어디에 무슨 게이트가 나왔다는 이야기부터.


<D등급 헌터 ‘김철수’ 저격>


누가 뒤통수를 쳤다는 제보도 올라왔다.


<E급 게이트 갈 2명 구함.>


‘역시’


시현이 찾던 글이었다.


‘D급 딜러 하나, E급 힐러? E급 힐러는 그다지 쓸모없을 텐데... 그리고 D급 탱커 하나까지. 조합 되게 좋은데?’


사실상 D급 헌터 둘이면 E등급 게이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힐러 키우기인가?’


아무래도 힐러를 하는 헌터가 적다보니 길드에서 E급 힐러를 데려다가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웬만하면 5명 다 채워서 자기네끼리 하던데...’


아마 신생 길드지 않을까. 시현은 글에 적힌 연락처에 문자를 하나 보냈다.


E급이지만 마력수치가 쓸 만하다던가, 능력도 흔한 E급과 다르며, 알고 지내는 B급 헌터도 있다는 둥.


장장 15분에 걸쳐서 지원 문자(?)를 작성했다.


지이잉-


보낸 지 1분은 지났을까. 금세 답장이 왔다.


-ㅇㅋ


더럽게 짧은 문자였다. 사람 수 맞추기만을 위한 것이라 했지만.


‘신생 길드라도 고작 E급은 필요 없다는 건가.’


제대로 읽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시현은 일단 그 문자를 뒤로한 채 능력들을 조합해보기 시작했다. 몇 가지 생각해놓은 게 있긴 했지만 실제로 능력을 사용도 제대로 못 해봤다.


어차피 게이트에 들어가기까지 2일. 시간은 충분하다.


‘해볼까.’


*능력: 정전기(E), 거짓말(EX-D), 자가 회복(E+), 마나회로(E+), 마나수정(E), 산들바람(E), 미독(E+), 화염구(E)


일단 허신우 헌터의 주요 콤보, 일명 ‘염독탄’.


시현은 아이튜브를 켜서 따라하기 시작했다.


-먼저 화염구를 작게 압축 시킵니다. 되게 조그마한 물풍선에 물을 담는다 생각하시고 해보세요.


화르르-


오른손에 반경 약 5cm 정도의 화염구가 생성되었다.


‘평소처럼, 마력 다루는 것처럼.’


구가 점점 작아졌다. 마침내 구슬만큼 작아졌다. 그에 비해 색은 점점 더 밝아졌다.


-다음, 마나수정을 만듭니다.


‘오케이. 마나수정.’


얇은 유리막, 아니 거의 비닐막같은 마나수정이 왼손에 생겨났다.


-천천히 화염구를 마나수정에 넣어줍니다.


스윽-


화염구가 다 들어갔을 때쯤. 마력이 고갈되었다.




-참 쉽죠?


X발. 내 앞머리.


***


시현은 마력을 채우고, 사용하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하루 온종일 연습한 결과 ‘염독탄’을 어정쩡하게나마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화륵-


이제는 아예 작은 크기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뒤이어 반대 손에 짙은 초록색 연기가 손에 모였다.


양손의 사이에 투명한 마나수정도 생성되었다.


‘먼저 화염구를 넣고.’


마나수정이 화염구를 완전히 감쌌다. 그리고 그 밖을 미독이 감쌌다. 그 위를 또 덮는 마나수정.


마나수정 2겹과 화염구, 미독으로 만들어낸 완벽한 조합. 독의 연기가 아른아른 거리는 게 마치 지구 미니어처를 보는 기분이었다.


‘근데 이거 어쩌지?’


***


완벽한 날이었다. 화창한 햇살.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


“거 죽기 딱 좋은... 아, 이건 아니지.”


시현은 게이트에 들어갈 생각에 아침부터 들떴다. 마치 소풍가는 아이처럼.


“시현아, 헌터증은 챙겼어? 컨디션은 좋고? 긴장 되진 않아? 청심환이라도 줄까?”

“내가 애냐? 다 챙겼으니까 걱정 말고 일이나 가. 너도 오늘 B등급 게이트 간다며.”


명섭은 수능을 보내는 엄마처럼, 아니 그것보다 심하게 이것저것 챙겼다.


“시현아, 여기 가방 왼쪽 주머니에는 데일밴드 있고, 저기 오른쪽에는 연고, 그리고...”

“아, 됐으니까 얼른 가!”

“하, 그냥 같이 갈...”


쾅- 철컥


시현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명섭의 잔소리에 현관문을 잠가버렸다.


지이잉-


때마침 문자가 왔다.


-부평역. 1시까지.


‘앞뒤 다 잘라먹었네.’


시현은 짜증을 내며 시계를 보았다. 12시. 아무래도 제 시간에 도착하긴 글렀다.


***


딸랑딸랑


“아따, 빨리 안 오고 뭐하노!”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멀리서 험상궂게 생긴 얼굴의 남성이 큰 소리로 시현을 불렀다. 아마 먼저 시현을 기다린 듯.


‘후...’


시현은 참을 인(忍)자를 새겼다.


“죄송합니다. 집이 좀 멀어서.”


시현은 멋쩍게 웃었다.


“자자, 수용아, 그만하고. 그 쪽이 E급 박시현 맞나요?”

“네.”

“1시간도 전에 연락드렸는데 왜 늦으셨어요?”

“아, 제가 집까지 2시간...”

“변명은 할 거 없고, 나이는?”


점점 말이 짧아졌다. 욕이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하,하... 23입니다.”

“그럼 내가 더 나이가 많으니까 편하게 말할게. 먼저 난 팀장. 김희수.”


빠득.


‘참자. 참아야지.’


“여기 있는 수용이랑 현지는 우리 길드원인데, 글을 봐서 알겠지만 여기 현지가 힐러라서 키우는 중이거든? 나나 수용이나 D급이니까 뭐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인원수나 채워.”

“...네.”

“행님, 아가 이래 비리비리해가 되겠십니꺼?”


그의 왼쪽에 190은 가뿐하게 넘는 거구의 사내가 앉아있었다. 아마 수용인가 하는 놈이지 싶었다.


호록


그리고 반대쪽에는 20대 초반 정도의 여성이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나름 우아하고 고상한 포즈라고 앉아있는 것 같았지만.


‘꼴값 떨기는.’


게이트에서의 경험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때려 치고 싶은 조합이었다.


딸랑딸랑


“저 보소. 저 늦게 오는...”


마침내 마지막 한 사람이 들어왔다. 평범한 추리닝만 입었음에도 훨씬 빛이 나는 외모였다.


“왜 이렇게 늦게 오고 그래요!”


열등감 때문일까. 현지는 이제껏 아무 말도 없더니 괜히 짜증을 내었다.


‘낯익은데.’


“아!”


얼마 전에 본 얼굴이었다. 헌터자격증을 딸 때 보았던.


“허신아씨 아입니꺼. 허신우 헌터 여동생 분.”


신아는 그런 그들의 반응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팀에...?”


희수의 의문은 당연한 것이었다. 허신우 헌터의 동생이라면 처음부터 짱짱한 팀에 들어갈 법 했다. 소위 말하는 버스가 아닌 특급 리무진이 되는 것이다.


“처음... 혼자서... 경험...”


목소리가 작아 부분만 들렸지만 아무래도 처음은 도움 받지 않고 혼자 해보고 싶었다. 대충 그런 뜻인 것 같았다.


“예. 뭐 그럼 알겠습니다. 일단 곧 있으면 게이트 예약해 놓은 시간이니까 가봅시다.”


***


우웅-


‘항상 주변 통제를 해서 멀리서만 봤는데...’


감흥이 새로웠다. 그 게이트를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이야.


“일행들 총 5명. 맞네요. 그리고 각자 헌터자격증 보여주시겠습니까?”


시현은 자신의 얼굴이 떡하니 붙은 헌터 자격증을 건넸다.


“박시현씨, 맞으시죠?”

“네.”

“그런데 생긴 게... 아, 머리 스타일이 바뀌셨구나.”


이게 진짜.


***


무난하게 확인을 받고 게이트에 들어갔다.


“와...”


안은 아니, 안이라 표현하기엔 너무나 넓은 공간이었다. 그 공간은 냄새도, 풍경도 달랐다. 그리고 가장 다른 점은.


화악-


‘마나의 농도.’


같은 마력을 가지고 사용한 화염구였지만, 밖과 다르게 크기가 축구공만 했다.


‘물론 밖으로 나가면 다시 원래대로겠지만.’


적어도 이 공간 안에서라면 시현이 상상한 그 이상의 위력이 나올 것 같았다.


“일단 이 안에서는 무조건 제 말에 따라 주셔야 됩니다.”


그래도 나름 팀장인지 이것저것 지시하기 시작했다.


“포지션부터 잡죠. 넓은 평야니까 힐러 보호하는 형태로 갑니다. 시현이랑 수용이가 앞에. 그리고 중간에 현지. 그리고 저랑 신아씨가 뒤. 이렇게 다닙니다.”


말을 하면서 눈을 요리 조리 돌리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별 수 있나. 주제에 D급인데.’


시현은 수용과 나란히 앞장섰다.


“갑자기 쾅, 하고 나타난 거지. 그랬더니...”

“호호호.”


뒤에서는 무슨 소풍을 나온 건지, 재밌게 떠들고 있었다. 수용은 자신이 거기에 못 끼어서 인지 표정이 험악해졌다. 안 그래도 험악한데 표정까지. 오크가 따로 없었다.


“잠깐.”


시현의 말에 일행의 순간 정지했다. 대화도 자연스레 끊겼다.


“왜? 무슨 일인데.”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요.”


시현은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소름끼치는 마력이 느껴졌다.


“뭐라카노. 뭐 보이지도 않는구만.”

“시현아, 아까 말했잖아. 뭐 하려고 하지 말라고. 우리가 다 알아서 해.”


그들은 시현이 하는 말을 헛소리로 치부했다. 기껏해야 E급이지 않은가. 심지어 처음으로 게이트를 들어와 본.


“아니, 진짜...”

“됐다. 마, 그냥 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푸욱.


멀리서 화살이 날아와 그의 오른쪽 어깨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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