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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대제 님의 서재입니다.

신조선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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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대제
작품등록일 :
2015.11.26 21:54
최근연재일 :
2016.07.25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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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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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북경함락

신조선제국

이 글은 사실과 다르며 픽션일 뿐입니다.




DUMMY

북경함락


“승산공 전하, 권징 총장과 황진 군사가 도착하였습니다.”

“들라하라”

웅비의 명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재빨리 막사 입구를 걷으며 들어와서는 군례를 올리며 권징이 말했다.

“전하와 두 분 부인께 인사 여쭈옵나이다.”

웅비가 두 사람을 보며 빙그레 웃고는 다가와 앉으라는 듯 손짓을 하자, 두 사람이 서둘러 웅비의 맞은편에 앉았고, 실비아가 차를 내왔다.

웅비는 차를 권유하며 말을 했다.

“과인으로 인해 황군사의 작전에 차질을 가져왔겠지요. 황군사는 이왕 이렇게 된 것 오늘 바로 적의 황도로 진군할 수 있도록 함이 어떨까 합니다.”

웅비가 강권하지 않은 것은 그 동안 황진이 내며 권징이 전군을 통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권징이 나서며 말을 했다.

“전하 그렇게 하기에는 병사들 모두가 지쳐있는 상태일 것인데 가능하겠사옵니까? 아무래도 하루를 쉬도록 한 후, 내일 새벽을 기해 진군토록 하심이 좋을 듯 하옵니다.”

웅비도 그들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군을 정비하고 아군의 피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토록 하세요. 과인도 조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웅비와 그 부인들에게 예를 취하고는 막사를 벗어나 비어 있는 막사로 들어가 각 지휘관들을 소집했다.

권징이 그들에게 휴식과 군 정비를 하도록 명을 내렸다. 또한 22사단으로 하여금 적의 포로를 한 곳으로 모아 파악하고, 감시하도록 지시했다.

조선군 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운 것은 명군이 더욱 심했으며 그들은 공황상태에 빠져있었다.


그 날 아침 사시(巳時, 9시).

북경 자금성의 태화전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정신이 없었다.

전령으로부터 명군의 패전을 전해들은 고한성은 대전에 앉아 소란스러운 대소신료들을 쳐다보고 있었으나 그의 두 눈은 초조함이 가득했고 밤을 새운 듯 눈이 휑하니 들어가 있었다.

그의 머리는 온통 혼란스러웠다.

겨우 6만 병력에 무려 3배 이상의 병력이 싸움을 걸어 패배를 했으니 이제 황도인 북경은 바람앞에 등불이 되어버렸다.

[하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퇴각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백성들은 어찌해야 하는가? 황도를 수비하는 병력이 10만 남짓. 더구나 적들의 증원 병력이 곧 도착할 것임을 알리는 전령들이 속속 당도하고 있다. 크흑 하늘도 무심하시지. 조금만 더 기회를 줄 수는 없었단 말인가?]

그를 지켜보는 몇 몇의 눈이 있었다.

서광계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고심을 하고 있는 고한성을 지켜보며 그가 문득 안타까워졌다.


탕탕탕

서광계는 자신의 자리에서 바닥을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소리쳤다.

“모든 대소신료들께서는 좌정하시오.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소?”

그 말에 대소신료들이 인상을 쓰며 자리를 했고, 서광계가 계속하여 말했다.

“아국에서 가장 병법이 뛰어나다는 석성 대인이 패배를 했소. 그것도 압도적인 병력을 가지고 말이오. 그렇다는 것은 조선의 군사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하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겠소? 지금 시간이 없소.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소.”

그런 후, 좌중을 둘러보다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적을 맞아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함이 그 첫째요”

그 말에 모두가 침을 넘기며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또 하나는 황도를 적에게 넘기고 우리는 지금 즉시 병력을 이끌고 태행산맥 쪽으로 퇴각하는 것이오. 어찌해야만 하겠소”

그러자, 눈을 감고 있던 고한성이 눈을 뜨며 결심한 듯 말했다.

“현재, 우리의 병력은 10만, 적의 병력 역시 비슷할 것이오. 따라서, 병력만으로 따진다면 우리가 퇴각을 할 필요가 없소.”

그 말에 모두가 침을 꼴깍 꼴깍 넘기고 있었다.

고한성이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

“그러나, 과연 조선군에게 검과 창으로만 승전할 수 있겠소? 그들에게는 가히 지옥이라 불리는 강력한 화포가 수백문에 달한다고 했소. 아군의 홍이포나 불량기포처럼 화포이나 철환만 날아가는 것이 아닌 부딪혀 터지며 꺼지지 않는 악마의 불을 쏟아낸다고 하오.”

그러자 서광계가 나서며 물었다.

“그러하면, 병부 상서께서는 퇴각을 하자는 것이오?”

그 말에 고한성은 안타까운 듯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합니다. 지금 적들은 전장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하오. 오늘이 가면 내일 그들은 황도로 진격하여 올 것이오. 적의 기마대라면 이곳까지 두 시진이면 올 것이오. 시간이 없소. 우리는 즉시 태행산맥으로 퇴각해야 할 것이오. 지금은 병사 한명 한명이 너무 소중한 시점이오. 그들을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소.”

서광계가 이어서 물었다.

“그러하면, 다시 묻겠습니다. 백성들은 어찌 할 것입니까?”

그 말에 고한성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조선군은 아군의 포로를 죽이지 않았다 하니, 조선군이 백성들에게도 자비심을 가지고 있길 빌 뿐입니다.”

서광계가 한숨을 쉬며 좌중을 돌아보며 물었다.

“혹, 이 안에 반대하시는 분이 계시거든 지금 말씀하시오. 우리가 패전을 하여 퇴각하는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이니 누구를 희생양으로 만들지 않아야 하오”

잠시 기다려도 누구하나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서광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병부상서께서 지시하는 대로 모두 퇴각을 할 것인즉, 병부상서께서는 지시를 내려주시기 바라오.”

고한성은 서광계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 했고, 오전에 준비를 갖추고 신시(申時, 3시)가 되면 퇴각하기로 하겠소. 각 부서의 서류 중 반드시 가지고 가야할 것과 그렇지 않을 것을 구분하고, 어중간하거든 태우시오. 또한, 백성들에게는 알리지 말며 서둘러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하시오.

주의할 것은 가족이라 해도, 움직이기 어려운 이들은 그냥 두고 가시오. 나도 나 외에는 아무도 데려가지 않을 것이오. 백성들을 저버리고 떠나는 내가 내 가족들을 챙긴다면 어찌 위정자라 할 수 있겠소. 내 가족들도 백성들과 함께 고초를 겪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오. 또한, 자금성의 모든 궁녀와 내관들 역시 그냥 두고 갈 것이오. 그들마저 자금성을 떠난다면 이곳을 돌볼 수 있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오.”

그 말에 모두가 숙연해지며 기꺼이 자신들도 동참한다고 말하자, 고한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에게 깊은 감사의 예를 올렸다.


그리고 대장군과 상장군을 불러들여 철수 준비를 하게끔 했고, 외출 금지령을 내려 백성들과의 접촉을 피하도록 했다.

백성들에게 퇴각 소식이 전해진다면 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퇴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북경은 현대에도 천만이 넘게 모여 살고 있지만, 당시의 북경 인구도 100만에 가까운 인구가 모여 살고 있으며, 거대한 도시였다.


고한성은 난하에 나가있는 진란 장군에게 전령을 급파하여 계획대로 적당한 시점에 퇴각하라 지시를 내렸으며 환관인 풍보를 불러 몇몇의 환관과 궁녀들을 선별하여 전 황제들의 위패를 챙기라 했다.


예상보다 늦은 유시(酉時)가 되어 비로소 대소신료들과 환관 풍보를 위시한 몇 몇 환관과 궁녀가 조용히 자금성의 서문을 열고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각 군에서 징발한 마차들에는 수 많은 서류와 꼭 필요한 것들 외에는 싫지 않았으며, 대소신료들은 겨우 겨우 마차의 짐 옆에 앉아 이동할 뿐이었다.


그러나, 서문을 나서자, 이미 많은 백성들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고한성은 그들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한숨을 쉬며 묵묵히 길을 갈 뿐이었다.

자금성 안에서는 통곡의 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버림받은 환관과 궁녀들은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

몰래 빠져 나가려해도 자금성을 지키는 일부 남은 병사들로 인해 그마저 허락되지 않았고,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군사들도 서서히 서쪽으로 빠져나가자 그때서야 상황을 파악한 백성들은 대 혼란이 닥쳐왔다.

각 지역에는 폭도들이 날뛰고 있었고, 수 많은 집들과 점포들이 털렸으며, 서로를 향해 칼부림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쳐다보지도 못할 큰 집에 뛰어 들어가 닥치는 대로 부수며, 패물을 갈취하고 힘없는 이들이 죽어나갔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이었다.

길거리에는 수 많은 어린아이들의 주검이 방치되어 있었고, 여인들은 통곡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북경의 소식은 즉시 조선군의 진영으로 전달되었고, 권징과 황진은 서둘러 웅비가 기거하고 있는 막사로 찾아들었다.

“전하, 지금, 북경에서 들어온 소식이옵니다. 명군이 철수를 하고 있다하옵니다. 또한 북경은 대혼란에 빠져 들었으며, 수 많은 백성들이 피난을 가고 있다하옵니다.”

권징이 웅비에게 급히 아뢰자, 웅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흐음. 북경을 점령하는 것이야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적군이 순수히 북경을 내주고 군사들 모두를 퇴각시켰다는 것이 걸립니다.

우리가 북경에서 서쪽으로 나아가려면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황군사는 그에 관해 좀더 소상히 조사를 하여 서진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일 동이 트면 병사들의 식사를 서둘러 하게끔 하고, 북경으로 들어가도록 합시다. 일단 명군의 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려우니 정보를 수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이세오.

또한, 권장군은 북경을 점령한 후, 행정청을 설치하고 치안을 확보하는데 전력투구하도록 해야만 합니다.

초기에 그것을 잡지 못하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끼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국으로 연락하여 행정청에 맞는 인재를 서둘러 보내달라 이르세요.

이미 많은 이들이 준비되고 있는 줄 알고 있으니 그들이 와야 북경이 안정될 겁니다.

북방사령부를 견제하고 있는 명군도 틀림없이 퇴각하고자 할 테니, 그들을 주시하다 가능한한 섬멸하거나 포획토록 하라 이르세요. 명군의 군세를 가능하면 줄여야 할 것입니다.”

그 말에 권징과 황진은 서둘러 예를 취했다.

“예. 전하. 서둘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사옵니다.”

권징은 그 날로 바로 북방 사령부로 전령을 보내 북경 소식을 전했으며, 본국의 행정부로 서신을 보내도록 지시했다.


다음 날, 사시(巳時)가 되자 조선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앞에 웅비와 영웅대가 서둘러 달리고 있었다.

북경의 남쪽에서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길은 꽤나 정성들여 닦은 길이다.

천진은 바로 북경의 항구였기 때문에 수 많은 무역선이 들락거렸으며, 상단들이 이 길을 따라 북경을 오고 갔다.

지금 이 길을 따라 웅비와 정기룡, 그리고 영웅대 본부 연대와 4개 연대가 조선의 깃발을 높이 들고 움직이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말발굽 소리가 천지를 흔들고 조선군이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한 명의 백성들은 재빨리 자신들의 집으로 들어가 창문조차 닫아버리고 마음 졸이며 밖의 동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미 퇴각하여 텅빈 외성문을 통과하여 정기룡은 본부연대를 웅비를 보좌토록 했고, 4개의 연대에게 명을 내려 사방으로 흩어지도록 했다.

웅비는 북경 거리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장군. 사태가 심각하다. 길거리에 온통 시체가 썩고 있으니 이러다가는 전염병이라도 돈다면 이곳은 죽음의 도시가 될 것이야. 서둘러 치안을 확보하고, 시체를 수거하여 불에 태워야 할게야”

“예. 전하 지금 즉시 전령을 보내어 보병들을 서둘러 입성하게끔 하여 처리토록 하겠사옵니다.”

이어 본부 연대장인 권응평에게 명을 내려 자금성 진군로에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를 재빨리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웅비는 정기룡에게 명을 내렸다.

“비록 명의 백성이나 이제 세상을 등진 고인들이다. 시신을 정중히 대하고, 한 곳에 모아, 그들을 조사하여 가능한 한 그들의 가족들에게 시신을 인계하도록 한다.

삼 일을 기다렸다 더 이상 찾는 이가 없을 경우, 전원 화장을 하도록 하라. 이것은 각 방향으로 진군한 영웅대와 앞으로 들어올 조선군 모두에게 내리는 명일지니 잊지말라. 아울러 명의 백성들을 피해를 주지 말 것이며, 군율을 엄정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그 누구도 예외가 없다.

또한, 치안을 서둘러 확보하고 명의 백성들이 평안히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라. 권응평 연대장은 지금 즉시 각 부대에 파발을 띄우라”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전하”


그렇게 명을 내리고, 전령을 각 부대로 보낸 웅비는 아주 천천히 자금성을 향하여 진군하기 시작했다.


이미 자금성의 정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성에는 백기가 내 걸려 있었다.

또각 또각

웅비와 앞장을 서고, 정기룡이 그 뒤를 받치며 뒤를 따르고 있었고, 두 부인은 정기룡의 뒤에서 말을 몰고 자금성을 들어가고 있었다.

정기룡이 급히 앞으로 나서며 웅비에게 말을 했다.

“전하, 위험할 수도 있사옵니다. 그러하니...”

그 말을 들으며 웅비는 빙그레 웃었다.

“정장군, 지금 이곳은 살기가 전혀 없어. 설사 그렇다해도 나를 어찌할 수 없으니 염려치 말라”

웅비는 다른 이들에게는 존대를 하고 있으나 정기룡에게만은 예나 지금이나 하대를 하고 있었다.


또각 또각

웅비가 정문으로 다가가니 정문에 서 있던 명의 군사 중 장수인듯한 자가 앞으로 나서며 군례를 취했다.

“전하. 어서오십시오. 황궁을 지키는 명의 금의위 북진무사 팽도형이옵니다.”

그러자 웅비가 눈빛을 반짝이며 그런 팽도형을 반갑다는 듯이 하마를 하고는 팽도형에게 다가가 물었다.

“호오, 그대는 어찌하여 그대들의 군사들과 함께 퇴각하지 않았는가?”

그러자 팽도형이 대답을 했다.

“전하, 비록 아군이 패하여 황도를 버리고 퇴각했다하나 소관의 임무는 이 곳 자금성을 지키는 것이옵니다. 소관이 비록 전투에 참가하지 못하나 소관의 임무마저 망각하고 싶지는 않사옵니다.”

그런 대답을 들은 웅비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호오, 이곳의 병사들의 복장이 금의위 복장인게로군. 그대의 수하들인가?”

그러자 팽도형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그들은 소관의 명에 의해 퇴각을 하지 못하고, 이곳 자금성을 지키고 있었사옵니다.”

웅비는 그러한 팽도형이 기꺼워져 팽도형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좋군. 아군이 들어오게 되면 그대로부터 인계를 받을 것이니 당분간 그대가 조금 더 수고를 해 줘야겠네. 내 약속컨대 그대들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줄 것이야. 그리고 자네는 당분간 나를 호종하고 이곳을 안내해 주게나”

“황공하옵니다. 소관을 따르시옵소서”

팽도형에게는 자신의 임무외에는 별 뜻이 없는 듯, 비록 적군이라 할지라도 웅비를 따라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자금성 곳곳에는 불에 타고난 재가 이곳 저곳에 있었고, 그를 보는 웅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저것은 명군이 퇴각하며 태운 것으로 보이네만”

팽도형의 눈빛이 회식 빛이 되면서 안타까움이 스쳐 지나갔으나 곧 안색을 회복하고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서둘러 퇴각하였기에 나라의 기밀에 관련된 몇 몇 서류 외에는 모두 태운 것으로 아옵니다.”


태화전에 들어와 웅비가 팽도형에게 말했다.

“이곳에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있는 것 같군”

전각의 곳곳에 수 많은 숨결들이 느껴졌고, 그들이 숨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감지한 웅비가 팽도형에게 물었다.

팽도형은 웅비에게 아뢰었다.

“전하, 이곳에는 몇 몇을 제외한 환관과 궁녀들이 그대로 머물러 있사옵니다.”

웅비가 팽도형의 대답에 권응평에게 명을 내렸다.

“그대는 지금 즉시 영웅대로 하여금 각 전을 돌며 모든 내관과 궁녀들을 반시진 후까지 이곳 태화전에 들게끔 하라. 결코 그들을 욕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라. 어차피 이곳은 그들이 있어야 관리가 될 것이다.”


권응평이 군례를 취하고는 밖으로 나가 웅비의 명을 전달하며, 새삼 당부했다.

“전하께서 어떠한 이유에서건 환관과 궁녀들을 다독이라 하셨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즉시 전하의 명을 시행한다”

다시 반시진이 지나 태화전 앞에는 겁에 질려 있는 환관들과 궁녀들이 모였다.


권응평은 웅비가 태화전 밖으로 나와 서자, 군령을 붙였다.

“부대 차렷. 대 조선국 왕사이시며 승산공 전하시다”


웅비는 그런 권응평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난 다음 곧 바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유감스럽게도...대조선국은...전투...승전...명군 패퇴...퇴각.... 하여, 과인은 이곳 자금성에 들었다. 그대들이 명군과 함께 퇴각하지 못한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목숨의 위협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 대조선국을 대군주 페하를 대신하여 약속하노니 조선군은 그대들에게 어떠한 위협도 할 생각이 없다. 그대들에게 바라는 것은 다른 것이 없다.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며, 이곳이 일을 외부로 알리지 말며, 유언비어를 조심하라. 이것이 과인이 그대들에게 내리는 명일지니 그대들은 마음을 평안히 하고 평소와 같이 이곳 자금성을 관리하고, 그대들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라. 또한, 북진무사 팽도형이 그대들과 같이 할 것이니 고충이 있다면 그에게 말하라. 모든 것을 들어줄 수는 없으나 가능하면 그대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모든 환관과 궁녀들은 긴장이 풀어졌는지 바닥에 힘없이 무너지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웅비에게 감사의 예를 취했다.

그걸 보는 팽도형은 마음이 너무도 아팠다.

지켜주지 못하는 아픔, 앞날을 알 수 없는 불안감, 황도를 빼앗긴 절망감으로 인해 팽도형 역시 눈물이 그렁그렁해 지고 있었다.


권징과 황진, 기타 조선의 육군과 해병대 병력이 북경에 들어왔고, 대군주(광해) 5년 (1597년) 6월 25일 웅비는 공식적으로 자금성이 조선의 땅이 되었음을 선포했다.

그리고 군선을 이용하여 권징은 대군주 폐하께 장계를 올렸고, 그 안에는 행정부의 인재 파견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By 천사대제


작가의말

다음 회 부터는 조선군의 험난한 서진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또한 러시아의 남진과 동진 정책으로 조선과의 충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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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0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6.06.21 18:34
    No. 1

    그렇죠. 조선의 화포와 '불량기'와는 비교조차 하기 힘든...(도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뿔따귀
    작성일
    16.06.21 19:20
    No. 2

    잘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16.06.21 20:28
    No. 3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산이 희미하게 보이네요.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건필하시기를~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말없는장미
    작성일
    16.06.22 00:40
    No. 4

    임진왜란이 1592년도고 웅비도 그 때 왔고, 대군주(광해) 5년이면 대군주로 칭한지 5년 됐다는건데 아직 1593년이면 연대가 잘못 됀거 갔네요. 대군주로 칭한것도 몇년 뒤에 했을거고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천사대제
    작성일
    16.06.22 12:25
    No. 5

    감사합니다. 년도를 수정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kk****
    작성일
    16.06.22 18:09
    No. 6

    대군주라는것은 군주명입니다 대군주 5년이라고 하는건 국왕 5년 황제 5년하는거랑 똑같습니다 대군주 5년을 현재 임금의 자리에 있는 임금이라는 뜻인 금상(今上)으로 수정하셔서 금상 5년으로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이 기사 글제목 에펠탑의 기억 왜곡과 실학의 허구성에서

    http://shindonga.donga.com/3/all/13/112175/4

    오항녕 전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말한 내용에 의하면 조선에서의 연도 표기법은 60갑자(甲子), 또는 현재 임금의 재위 기간을 중심으로 ‘금상(今上) 몇 년’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중국 연호를 써서 ‘숭정(崇禎) 몇 년’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실록이나 승정원 일기 개인 문집의 내용을 보면 금상 몇년이라고 하는 기록들이 존재합니다 국왕 몇년 황제 몇년이라고 하는 경우는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금상(今上)은 묘호나 시호가 정해지기전 즉 죽거나 합법적으로 퇴위하기 전 재위하고 있는 임금을 가리켜키는 뜻입니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 일기 그리고 조선시대 개인문집 내용을 보면 당시의 임금을 가리켜 금상(今上)몇년이라고 적은 기록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세종실록 148권, 지리지 경기 철원 도호부
    금상(今上) 6년 갑진 3월에 풍천(楓川)과 전원(田原) 2역(驛)을 합쳐서 풍전이라 하였다
    http://sillok.history.go.kr/id/kda_40004004

    순조실록 1권, 순조 대왕 천릉 비문

    금상(今上) 4년 계축년196)에 존호를 계천 배극 융원 돈휴(繼天配極隆元敦休)라고 추상(追上)하였다

    http://sillok.history.go.kr/id/kwa_200008

    승정원 일기 고종 36년 기해(1899, 광무3) 금상(今上) 신사년(1881, 고종18) 7월 21일(병인, 양력 8월 26일) 비

    여름에 원통함을 호소하려고 하였습니다

    간이집 제2권 묘지명(墓誌銘) 병서(幷序) 귀인(貴人) 한씨(韓氏)의 묘지명

    금상(今上 선조(宣祖)를 말함) 4년인 융경(隆慶) 신미년에 다시 소의(昭儀 정2품)가 되었다
    http://db.itkc.or.kr/index.jsp?bizName=MK&url=/itkcdb/text/nodeViewIframe.jsp?bizName=MK&seojiId=kc_mk_a023&gunchaId=av002&muncheId=02&finId=009&NodeId=&setid=921501&Pos=7&TotalCount=879&searchUrl=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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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5 천사대제
    작성일
    16.06.22 18:30
    No. 7

    금상 5년이라 하는 것도 좋지만, 이 글의 내용을 명확히 알리기 위해 대군주라함이 좋을 듯 하네요. 금상이란 용어는 조선의 신하들이 대화를 할 때 이용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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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4 뻔쏘
    작성일
    16.06.23 01:03
    No. 8

    피의시대 타국에 백성을 챙기는건 좀. 명이라면 중화사상에 극치를 달리던 시대 아니였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9 初雨
    작성일
    16.06.24 12:30
    No. 9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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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5 천사대제
    작성일
    16.06.24 21:00
    No. 10

    초우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늘 비가 많이 왔어요. 그 비 속에 초우님이 계시더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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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연재글을 올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15 16.07.25 7,462 41 1쪽
182 정주(鄭州) 전투 +10 16.07.08 5,352 99 14쪽
181 사냥 2 +9 16.07.03 4,232 87 10쪽
180 종의지의 활약 +16 16.07.01 4,691 86 16쪽
179 사냥 1 +7 16.06.30 4,517 93 16쪽
178 대륙을 다스려라 +14 16.06.26 5,121 104 18쪽
177 허균과의 만남 +19 16.06.25 4,443 102 21쪽
176 웅비의 일갈(一喝) +18 16.06.23 4,846 98 14쪽
175 팥빙수만큼 좋은 것 +14 16.06.22 4,690 110 13쪽
» 북경함락 +10 16.06.21 4,790 104 18쪽
173 조선의 반격2 +6 16.06.16 4,573 104 12쪽
172 북경전투3-조선의 반격1 +14 16.06.15 4,832 110 20쪽
171 북경전투2 +5 16.06.13 4,531 107 20쪽
170 북경전투1 +16 16.06.12 5,433 99 18쪽
169 급변(急變) +13 16.05.19 5,633 128 17쪽
168 진(秦)의 건국 +8 16.05.18 6,053 106 25쪽
167 북경을 향해2 +8 16.05.14 5,645 128 18쪽
166 북경을 향해1 +6 16.05.12 5,699 118 16쪽
165 조명전쟁의 시작6 +7 16.05.11 5,607 127 19쪽
164 조명전쟁의 시작5 +9 16.05.05 5,823 131 16쪽
163 조명전쟁의 시작4 +8 16.05.02 5,884 156 14쪽
162 조명전쟁의 시작3 +9 16.04.30 5,497 163 16쪽
161 조명전쟁의 시작2 +15 16.04.29 5,830 175 23쪽
160 조명전쟁의 시작1 +13 16.04.28 5,569 171 14쪽
159 준비 +10 16.04.27 5,274 174 13쪽
158 일모도원(日暮途遠) +21 16.04.24 5,728 177 16쪽
157 배를 팔다. +7 16.04.23 5,330 168 18쪽
156 동풍 6 +9 16.04.20 5,513 177 15쪽
155 동풍5 +9 16.04.18 5,270 177 16쪽
154 동풍4 +8 16.04.18 5,668 17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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