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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ar 님의 서재입니다.

21세기 초인 시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pacar
작품등록일 :
2022.01.26 09:58
최근연재일 :
2022.07.07 11:17
연재수 :
1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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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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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9
글자수 :
913,803

작성
22.0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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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화. 첫 전투.(3)

진정한 영웅




DUMMY

3.


뭔가 질타를 하려고 왔지만, 지현의 말이 틀린 점도 없으니 뭐라고 할 수가 없다. 변명도 상대가 반박할 수 없도록 명확한 이유를 대야 한다. 이게 다 특전사 시절에 배운 것이다. 간부는 변명도 합리적으로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대장이 있었다.


“귀관은 왜 전투화를 닦지 않았는가?”

“예. 구두약을 바르면 가죽이 빨리 닳습니다. 그래서 털기만 했습니다.”

“응? 누가 그래?”

“2차 대전 영화에서 독일군 장교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동료들이 다 웃었지만, 그 간부는 대대장에게 칭찬을 받았다. 그러면서 한 말이다. 간부는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명확한 가치관과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 그러면서 변명하더라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조금 특이한 지휘관이었다.


‘그 대대장은 아직도 살아 계시려나?’


이번 사건으로 가장 피해를 본 무사단은 당연히 3단이다. 얼마 전 지현과의 사건으로 숫자가 반이나 줄은 상태에서 괴물과 싸웠으니, 그 결과는 당연한 일이었다.


‘조금 심했나?’


사망자까지 생겼다고 하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자신을 어떻게 하려던 놈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통령 집무실.


“이번 사건은 보통 일이 아니오. 당장 보안 대책도 강화되어야 하겠지만, 불야성 무리들이 노골적으로 공격할 줄은 몰랐소. 대책 수립이 시급하오.”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점조직으로 움직이던 놈들입니다. 비행기를 확보하거나 그걸 운영하고 있다면, 가까운 곳에 그놈들의 근거지를 마련했다는 뜻입니다.”


“항로 분석으로는 북쪽에서 왔습니다. CN235 수송기는 군용입니다. 한국군 수송기는 모두 수거한 상태이니, 이건 미군용일 겁니다.”

“미군도 다 철수하고 부산에만 일부 남았는데, 그런 분석은 의미가 없잖소? 우선 어디서 날아왔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하오.”


“정보반에서 분석한 자료로는 춘천에서 미상의 비행체가 뜬 적이 있다고 합니다.”

“춘천? 그곳에 군용기가 남았다면 가능하겠구려. 불야성이 그곳에 기지를 건설했다는 보고도 있었고...”


“그놈들은 몬스터가 가득한 강원도에서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요?”

“몬스터는 물을 무서워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놈들도 그 점을 이용해서 춘천, 충주에 기지를 세운 듯합니다.”


불야성은 작은 조직으로 움직이다가, 최근 강원도에 도시 국가급 기지를 마련했다. 주변의 강과 호수를 방패 삼아 만든 기지들. 문제는, 그곳은 거리도 너무 멀고, 몬스터 영역에다가, 정찰할 방법이 없다는 것. 정찰기를 운용하고 싶어도 그들에게 대공 무기가 있다면,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곳에 지상 정찰대를 보낼 수도 없다.


“그들 기지가 춘천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서울을 공격하지 않고, 이곳을 공격한다는 말은, 이곳의 정보가 그들에게 넘어간다는 방증입니다. 분명 첩자가 있거나, 주변에 그들의 은거지가 있을 겁니다.”

“당장은 보안을 강화하고, 대공 방어 대책을 세웁시다. 보안반은 내부 첩자가 있는지 살펴보시오.”


“저... 3단이 전투 불가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5단을 대신 투입하겠습니다.”

“하아... 그 사건은 어찌 되었소?”

“아직 증거가 부족해서...”

“내부에 첩자가 있는 것은 분명하군요.”


범인 색출? 무사단도 수사 대상이 되면서 한차례 태풍이 지나갔다. 이럴 때는 조용히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다. 지현은 팀원들과 연무장에서 수련만 했다.


“지금 가르치는 검술은 조선 초기 검술이다. 고려 때부터 이어온 전통 검술이지만, 실전되었던 검술이다. 본국 검법과는 또 다른 실전 검술이니, 열심히 익혀라.”


합. 하압!


“저놈이 지현이라는 그놈인가?”

“그렇다네. 형국이가 저놈 때문에 병원에 실려 갔었지.”

“언제까지 그런 덜떨어진 놈을 보호해야 하는 거야? 어찌할까?”

“지금 우리가 개입하면, 온가 놈이 그냥 있지는 않겠지. 지금 같은 시기에 분란을 일으켜서 좋을 것도 없고. 다음을 기약하자.”


그들은 냉가의 단장들. 지현을 혼내 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지금의 분위기 때문에 그냥 돌아갔다. 그런데 그들이 돌아가자, 지현이 그들을 쳐다본다. 이미 그들이 지켜보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었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도 다 들었다. 작은 목소리로 주고받았지만, 수준이 한 단계 성장한 지현은 대기의 작은 진동도 탐지할 수준이 된 것이다.


‘저들이 날 노린다는 말이지...’


가문의 일로 여기고 있으니, 저들을 상대하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놈이 등장할 것이다. 그래서 공개적으로는 처리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구나 지금처럼 첩자를 잡겠다고 난리법석 떨 때는 자중하는 것이 답이다.


‘그래,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 지현도 대응을 나중으로 미루었다.


“7단은 오늘부터 6사단 지역까지 정찰한다.”


3단의 영향이 7단까지 미쳤다. 5단이 3단 대신에 대덕산 방어지역으로 투입되면서, 7단의 정찰 지역이 5사단과 6사단 지역으로 조정되었다. 기존 영역보다 2배 더 넓은 지역이다. 그 때문에 대덕 지역을 중점으로 정찰하던 6, 7팀이 6사단 지역으로 옮겨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반갑다. 나, 온민혁이다.”

“그래, 반갑다. 내가 선임이니까, 협조는 잘해 주길 바란다.”


신생팀 2개를 이렇게 보내도 되는 걸까? 단장은 지현의 능력을 믿는 듯하다. 원래라면, 당연히 기존팀과 신생팀을 섞어서 보냈을 것이다.


“금남면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우리 7팀이 맡겠다.”


함께 하는 순간부터 짜증이 났는데, 지금은 아예 패 주고 싶다. 보통 처음 임무를 받으면 해당 사단 사령부에 가서 기본 정보를 듣고, 정찰도 같이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후로 능력에 따라서 임무를 조정하는데, 자신은 이 지역에 대해 이미 다 안다면서, 구역을 반으로 나누어서 정찰하겠다고 한다. 선임인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그건 곤란해. 규정은 지키라고 있는 거야. 오늘은 행동을 같이한다. 만약 협조하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할 거다.”

“선임? 진정, 네가 선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초인 학교도 졸업하지 않고, 낙하산으로 팀장이 된 주제에?”

“음. 그 말은 선임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지?”

“임관 연도가 같으니까, 동기로 한다면 그건 동의하지. 아니면 실력으로 결판을 내든가.”


정말 웃기는 놈이다. 초인 학교에서 서열이 10위권이라고 하더니, 그것 때문에 건방진 건가? 아니면, 지현이 칭찬받으며 잘 나가는 꼴이 기분 나빠서 시비를 거는 걸까? 그런데 놈의 눈을 보니, 도발하는 것이 분명하다. ‘정말 네가 그만큼 대단한지, 한 번 붙어보자.’ 그런 표정? 냉가와 온가는 무인 가문이다. 대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혁. 임관 연도가 같으니, 일단 친구로 하자. 앞으로는 대련하려면 그냥 부탁해. 초인 학교 사열 6위라고? 어디 실력 한번 보자.”


갑자기 공터에 둘이 마주하자, 팀원들이 주변을 둘러싸면서 원형을 그린다. 아직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다. 그리고 상급 실력자의 대결은 자신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지현은 주변을 보다가, 항상 같은 팀원과 대련하는 것보다, 이렇게 경쟁심을 가진 다른 이들과 대련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자, 이걸 받아라.”

“호오, 이런 것까지 준비했어? 좋다. 와라!”


탕, 타당!


지현은 그의 수준에 맞추어서 놀아주었다. 이들 나이는 이제 21살. 젊음의 가치는 도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의 도발을 기분 좋게 받아 준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실력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


“여기, 틈이 너무 많아”

“이건 어떻게 막으려고. 허수도 생각해야지.”

“다리 공격은?”


퍽!


“아직 부족해. 기존 팀장 수준은 전부 500점 이상이야.”

“잔소리 좀 그만해. 넌, 촉새냐?”

“하하하! 오늘은 졌지?”

“그래. 졌다. 내일... 다음에 또 도전하겠다.”

“도전은 언제든지 받아주지. 오늘은 내가 이겼으니, 내가 선임이다.”

“······”


그날은 6사단을 방문하고, 금강 자유 휴양림을 먼저 정찰했다. 으스스한 분위기.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이 일어난 것은 대평동에 도착해서다.


“막아라.”

“도망가! 으아악!”


“제발 살려주세요.”


세종시에서 몰려오는 피난민들. 문제는 저들은 감염자들이라는 것.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다리를 건너오려고 6사단 병사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죽여라.”


탕. 타앙!


“아악!”

“엄마! 커억!”


아무리 감염자들이라지만, 군인이 민간인을 죽이다니? 지현은 충격을 받고, 바로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7팀장이 막는다. 규칙에 의해 처리하는 일이란다. 규칙? 민간인을 죽이는 것이 규칙이라고?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규칙이 그렇다고 해도, 이런 일은 나서서 피해를 줄여야 하는 일이다.”


그도 잠시 고민하더니, 길을 비켜주었다. 저들이 갑자기 넘어온 이유가 그도 궁금했나 보다. 상황을 알아야 대처도 가능한 법.


“중지! 물러서라.”

“그게...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병사들에게 일행 일부가 죽임을 당했는데도 감사하다고 한다. 세상이 정말 요지경으로 변했다.


“무슨 일로 여기로 건너온 겁니까?”

“세종시에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사람을 찢어 죽이고, 잡아먹습니다.”


괴물? 세종시에? 감염자들이 머무는 지역에 괴물을 왜 투입한 걸까? 혹시, 세력 확장인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추론이다. 빌런들은 코로나 오메가에 감염된 자들이 많다. 정신 분열 또는 인성 파탄자들. 키메라로 불리는 괴물을 만든 놈들이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놈들이다. 그런데 왜 세종이지? 버려진 도시는 많을 텐데?


“세종에 뭐가 있지? 빌런이 개입한 듯한데?”

“세종? 정부 종합 청사, 아파트 단지, 대학교? 최근에는 감염자 수용소? 그런 것들 뿐이었지, 아마.”


특별한 것은 없어 보인다. 좋은 시설들과 감염자들이 모여 산다는 것. 그리고 매일 죽는 이가 있다는 것. 시체? 혹시 또 다른 실험을 하는 건가?


지현이 다리 너머를 본다. 저길 정찰해야 할까? 아니면 보고부터? 그런데 멀리서 사람들이 또 몰려온다. 그리고 감염자들이 말한 괴물도 같이.


“전투 준비!”

“멈춰! 우리가 처리하겠다. 이들을 일단 격리하라.”

“여기는 안 됩니다. 교전 규칙에 따라서 교량도 폐쇄할 겁니다.”


그놈의 규칙. 할 수 없이 지현이 직접 처리해야 할 듯하다.


“알았다. 동욱! 저들을 저기 보이는 마을로 인도하라.”


지현이 급하게 명령하고 달려간다. 다리 끝에도 일단의 무리들이 모여 있었다. 전방에 군인들이 총으로 겨누고 있으니, 멈춘 것이다.


“저곳으로 가세요. 저 아파트로.”


감염자들이 버려진 아파트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앞으로 더 걸어 나갔다. 쫓겨오는 무리들 뒤로 괴물들이 보인다. 키메라? 모두 5마리나 된다. 어린아이 하나가 잡혀서 찢어진다. 현실이 아닌 듯한 장면.


“정말 지독하네.”

“너는 왜 온 거냐?”

“당연히 싸우려고 왔지.”


온민혁. 까칠한 귀공자 스타일이지만, 정의감은 있는 듯하다. 지현의 생각보다 괜찮은 놈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놈을 데리고 전투하면, 방해를 받을 것 같다. 감염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속전속결로 끝내야만 하고, 그러면 실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인류를 구하라.


작가의말

행복은 작은 것에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짧은 안부 전화 속에, 잔소리 하는 아내 말 속에, 차 한잔 마시며 쉬는 순간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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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5화. 세종 자치시.(4) +7 22.02.13 4,329 94 12쪽
19 5화. 세종 자치시.(3) +4 22.02.12 4,477 104 13쪽
18 5화. 세종 자치시.(2) +6 22.02.11 4,553 100 12쪽
17 5화. 세종 자치시. +4 22.02.10 4,637 112 12쪽
16 4화. 게이트에 들어가다.(4) +4 22.02.09 4,680 99 12쪽
15 4화. 게이트에 들어가다.(3) +5 22.02.08 4,765 99 12쪽
14 4화. 게이트에 들어가다.(2) +4 22.02.07 4,904 104 12쪽
13 4화. 게이트에 들어가다. +4 22.02.06 5,142 103 12쪽
12 3화. 첫 전투.(4) +4 22.02.05 5,327 119 12쪽
» 3화. 첫 전투.(3) +5 22.02.04 5,546 102 12쪽
10 3화. 첫 전투.(2) +4 22.02.03 5,704 110 12쪽
9 3화. 첫 전투. +9 22.02.02 6,013 115 12쪽
8 2화. 무사단 팀장이 되다.(4) +7 22.02.01 6,302 111 13쪽
7 2화. 무사단 팀장이 되다.(3) +4 22.01.31 6,712 110 13쪽
6 2화. 무사단 팀장이 되다.(2) +8 22.01.30 7,305 122 13쪽
5 2화. 무사단 팀장이 되다. +7 22.01.29 7,971 132 13쪽
4 1화. 다시 돌아온 세상은.(4) +8 22.01.28 8,761 135 12쪽
3 1화. 다시 돌아온 세상은.(3) +4 22.01.27 9,598 148 13쪽
2 1화. 다시 돌아온 세상은.(2) +12 22.01.26 10,241 173 12쪽
1 1화. 다시 돌아온 세상은. +12 22.01.26 12,339 1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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