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66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5.12 18:35
조회
283
추천
6
글자
12쪽

방 세

DUMMY

“자네가 암향곡의 악운룡인가?”

“그렇습니다”

“나는 화산 장문 원통이네, 자네 덕에 화산의 체면을 세우게 돼서 고맙네”

“저도 화산 사람인데 당연히 할 일이지요”

“화산에는 다행히 악소협 같은 사람들이 있어 언제나 든든하다네”


암향곡의 제자가 화산 장문인에게 소협으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한 편에서는 시신을 검수하고 있었다.


“이들에게서는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정도의 고수들이라면 분명 이름 있는 문파일 텐데”

“이와 같은 만약의 경우에도 철저히 대비한 게 틀림 없습니다”


고목이 껄렁거리며 끼어든다.


“이놈들이 여기서 뭘 찾은 거야? 설마 암향검객의 유품이 있다는 말을 진짜로 믿고 온 것은 아니겠지?”


원통 방장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 밖에는 여기서 찾을 게 없는데요? 그런데 사숙님의 내상은 괜찮으세요?”

“장문은 눈치가 너무 빨라서 탈이야, 내가 아무 일도 없는 척 하고 있으면 그냥 모르는 척 하면 안 되나?”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멀쩡하시네요”

“도망간 놈이 나보다 열 배는 손해를 봤어, 앞으로 화산 근처에는 얼씬도 못할 거다”


악운룡이 생각해도 수색대가 찾고 있던 것은 아무래도 암향검이 틀림 없다.


‘사부님들만 철석같이 믿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또 있었네’


그런 건 절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사문의 모든 사람들이 이 근처를 사냥이나 약초를 캐기 위해 해마다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저런 고수들이 수색대를 조직해서 찾는다는 것은 뭔가 근거가 있다는 말인데···’


알쏭달쏭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결심은 빨랐다.


‘이왕 영환을 만들었으니 조금 키운 다음에 강호에 나가는 게 좋겠지’


구석에서 밧줄 뭉치를 들고 나왔다.

험한 절벽에 있는 약초를 채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이 근처는 모르는 곳이 없으니 찾아볼만한 곳이라면 화산에서는 흔한 수 많은 절벽들뿐이다.


영환은 흔히 무림에서 말하는 단전과 같으면서 상당히 다르다.


무공을 내공과 외공으로 나눈다면 단전은 내가기공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시작은 일종의 호흡법인 토납법(吐納法)이다.

호흡을 통해 외부의 기운을 내부에 받아들인 후 단전에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방법

사람은 죽을 때까지 호흡을 쉬지 않으니 이치에도 맞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단전이 만들어지면 이를 점점 확충하고 이용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운기법(運氣法)

여기서부터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수 없이 많은 방법이 개발되었다.

내공을 쌓는 축기(蓄氣)와 그걸 이용하는 방법에 따라 효율의 차이가 발생하고

효율적인 내가운기법을 개발해 낸 사람이 고수가 되고 결국 명문대파를 만들게 되었다.


성령기환은 출발부터가 다르다.

외부의 영기를 호습이 아니라 영환의 작용으로 흡수해서 체내에 쌓아 나가 영환을 키운다.


영기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

성령기환의 효율은 뛰어나지만 이러한 일차적인 장벽을 넘어선 사람만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위치는 단전이든 심장이든 어디라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심지어 언제든 옮길 수도 있다.

영환이라는 것은 영기의 집합체이니 신체장기와는 다르다.


내공과 함께 두 가지 방법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도 있다.

단전을 더욱 빨리 키우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역할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악운룡과 같이 이미 단전을 형성한 사람은 별도의 영환을 만들어도 된다.


악운룡이 밧줄 뭉치를 메고 나가자 연평사부가 묻는다.


“약초를 캐려 가는 거냐?”

“네, 아무래도 강호에 나가려면 더 준비를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래? 잘 생각했다”

“다녀 오겠습니다”

“약초를 캘 때도 계속 눈을 가리고 작업할 생각이냐?”

“이제는 눈을 뜨고 할 생각입니다”


눈을 떠도 영기를 느낄 수 있으니 굳이 가릴 필요가 없어졌다.


“잘 생각했다. 늘 조심하는 것 잊지 말고”

“걱정하지 마세요”


강호에 나가면 돈이 필요하니 연평사부는 약초를 캐서 노자를 만들려는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는 노자가 아니라 영환을 키워줄 약

일종의 영단을 만들려는 것이었다.


“이왕 약초를 캐려면”


절벽 위에서 밧줄을 던졌다.


“여태까지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곳에서 캐야지”


새로운 약초를 탐색하는 동시

암향곡의 전설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한 뒤에야 강호에 나가도 찜찜하지 않을 것 같다.


악운룡은 일류 약초꾼을 넘어선 절정의 약초꾼이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약초를 캐서 암향곡을 부양한 소년가장이었다.

약초학에 대한 공부는 물론 산을 타는 것도 경신술을 익혔으니 수십 년 꾼이라도 비할 바가 아니다.

조기교육을 받은 천재가 실무경험을 십 년이나 한 셈이다.


겨우 사흘을 채약했지만 그 양이 한 무더기나 됐다.


그 사이 집이 완성되었다.

새 집은 악운룡이 주문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튼튼하며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이었다.

이동식 조립주택이라는 발상으로 절약한 예산을 사용했다는데 어쩐지 그 이상인 것 같다.

필요한 모든 가구나 집기도 다 만들어 주었다.

심지어는 무너진 허술한 정자 자리에 진짜 정자까지 지었다.


강의초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해 자신의 일보다 더 정성을 들였다.

재료비는 원가, 노동력은 무상제공이었다.

장문인의 적극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악운룡에게 받은 응기탄발 비법을 생각하면 너무나 조그만 보답이었다.


악붕은 신이 나서 이 방 저 방을 뛰어다니고

악소평은 집을 쓸고 닦고 정리하기 바빴으며

두 사부는 곳곳을 살펴보면서 감탄만 거듭하고 있다.


“집이 대갓집 장원 부럽지 않구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사실 집을 지은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습기 찬 움막은 불결하여 건강에 좋지 않았다.


“잘 키운 제자 하나가 열 아들 안 부럽다”


강의초에게도 갖은 찬사가 쏟아졌다.


“생각 같아서는 이보다 훨씬 잘 지어드리고 싶었는데 제 능력이 이것 밖에 안돼서··· 다만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저를 부르세요”

“형, 그럼 한 가지 더 해줄 게 있어”

“뭔데?”

“여기에 화덕을 만들어서 대형 가마솥을 걸어 줘”

“그거야 간단하지, 금방 만들어 줄게”


연평이 백 년이 넘은 하수오를 들고 감탄한다.


“여태 가지 않던 곳을 뒤졌다더니 정말 좋은 약초가 많이 나오는구나”


다시 이것 저것을 들어보며 묻는다.


“이건 약초가 아니지 않느냐?”

“단환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뭐”


연평도 약초학의 달인이었지만 제자의 실력은 무조건 인정한다.

채약한 재료는 대부분 약초였지만 처음 보는 식물들도 있었다.


그의 목적은 영단을 만드는 것

성령기환을 연성하고 나니 식물이 가지고 있는 영기를 느낄 수 있다.

알려진 약초가 아니라도 영기를 많이 품고 있는 식물이었다.

어떤 것은 열매, 다른 것은 뿌리, 혹은 껍질이며 꽃도 있었다.


“이건 독초 아니냐?”

“그것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럴까? 이걸 먹으면 복통이 심할 텐데?”

“다른 약초들로 중화해 주어 그리 심하지 않도록 만들어야지요”


독초도 꼭 필요한 재료

무엇보다 영기를 엄청 많이 품고 있으니 뺄 수가 없다.

게다가 먹기는 힘들지만 신체와 영환에 자극을 주어 전체적인 영기의 흡수율을 크게 높여준다.


대형 가마솥에 각종 약초를 한 아름이나 집어넣고 불을 때기 시작하자 연평이 다시 묻는다.


“무슨 단약을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만드는 거냐?”


상식적으로 약을 달이는 약탕기는 주전자 수준

비싸고 독한 약초를 많이 넣을 수도 없고 많이 먹을 수도 없다.


“약효가 좀 약한 대신 매일 먹어야 하고 장복해야 하니 많이 만들어야지요”

“그것도 좋은 방법이구나”


애써 ‘좀 몰상식하기는 하지만’이라는 말을 참는다.


“소림사 대환단의 효능은 엄청나지만 날마다 먹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지만 이걸 일 년 정도 먹으면 대환단 한 알에 버금가는 효능이 있을 거예요”


한마디로 질보다 양을 선택했다는 것


대환단 같은 최고의 영약은 효능이 너무 뛰어나 잘못 먹었다가는 골고 가는 수가 있지만

이렇게 효능이 적은 단약은 위험도도 높지 않다.

그의 말대로라면 매년 대환단 한 알을 안전하게 먹는 셈이다.


“흐음, 대환단은 너무 나간 것 같지만 말이 되는구나”


‘말은 되는 것 같지만 정말 그런 효능이 나올까?’


생각해 보면 그렇게 뛰어난 효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제자가 하는 일이니 말리지 못할 뿐

그는 이미 여러 번이나 자신도 할 수 없는 연단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약재들이 가지고 있는 효능만 생각했다.


“전부 풍부한 영기를 가지고 있는 약재들입니다, 이것으로 영기단(靈氣丹)을 만들 거예요”


영기의 양을 기준으로 선택했다고 말해 주어도 알 길이 없다.


“몸에 무리만 가지 않으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 같구나”

“바로 그겁니다, 이렇게 연단을 하면 복용 후 몸에 무리가 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도 되고 적응이 되니까 안전하거든요”


불을 때고 단약을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다시 채약에 나섰다.


다음 날이 되자 단약이 완성되었다.

맛이 지독할 게 뻔하니 꿀을 버무려 단환을 만들었다.


악운룡이 한 알을 집어 입에 넣고 말한다.


“이건 영기단이라는 겁니다, 사부님들은 당분간 하루에 한 알, 너희들은 하루에 세 알씩 먹도록 해라”

“형, 맛이 어때?”

“맛있는데? 너도 하나 먹어 볼래?”


악붕이 얼른 한 알을 집어 씹으면서 오만 인상을 다 쓴다.


“맛이 있기는 뭐가 있어? 냄새가 더럽구만”

“너도 하나 먹어 봐라”

“오빠, 이거 정말 먹어도 되는 거야?”

“먹고 나면 몸이 좀 아프겠지만 효과는 확실할 거다”


악소평도 주저주저하면서 약을 삼켰다.


“맛이 어때?”

“개떡 같아”


그 사이 악붕이 배를 잡고 뒹굴기 시작했다.


“으으으··· 창자를 쥐어 짜는 것 같아, 머리도 아프고··· 온몸에 안 아픈 곳이 없단 말이야”


연평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본다.


“괜찮겠니?”

“처음에는 그래도 차츰 익숙해 질 거예요”


곧 악소평도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으으윽, 오빠를 믿은 게 내 잘못이지, 이러다 죽는 건 아니겠지?”

“조금 있으면 생각이 바뀔 거다”


통증이 약간 가시자 둘은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을 했다.

운기를 마치자 악붕이 벌떡 일어난다.


“진짜 힘이 솟는 것 같은데? 기분도 훨씬 좋아지고···”

“그렇지? 일 년만 계속 먹으면 화산파 옥매단(玉梅丹)보다 더 좋은 효능을 보일 거다”

“칫, 아닌 것 같은데?”


영단을 만들고 섭취하는 것은 성령기환의 비법과 같이 습득한 것

영환을 키우는 수 많은 방법중의 하나다.


거기에 악운룡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이용하여 약효을 높이고 수량을 늘렸다.

이런 면에서 화산의 약초꾼은 최고 유리한 위치였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겠지만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영기단은 내공 증진에는 대환단과 비교할 수 없지만 영환을 키우는 데에는 대환단과 비교한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온통 영기 덩어리다.


내공을 올리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고가의 영단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영환을 키우는 것은 이렇게 직접 영기를 느낄 수 있으므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할 수 있으니 훨씬 쉽고 빠르다.


아는 사람이 극히 적고 연성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

일단 영환을 연성한 뒤에는 탄탄대로에 들어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걸 많이 먹으면 응기탄발을 성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다”

“정말이야?”

“응기탄발은 계속 수련하고 있지?”

“어 그거 나 되는 것 같던데?”

“정말? 한 번 시전해 봐”


악붕이 검을 들어 찌르자 검첨에서 미약하지만 응집된 기운이 발사된다.

놀랍게도 진짜 응기탄발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중 빙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횡재와 횡액 23.05.13 260 6 12쪽
7 전설이 나타나다 23.05.13 281 6 12쪽
» 방 세 23.05.12 284 6 12쪽
5 지옥탈출 23.05.12 293 6 12쪽
4 화산의 늙은 거렁뱅이 23.05.11 337 6 12쪽
3 소년 가장 23.05.11 404 7 12쪽
2 화산비무회 +1 23.05.10 471 9 12쪽
1 태극 난동 +2 23.05.10 678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