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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군 님의 서재입니다.

무쌍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남양군
작품등록일 :
2014.03.05 16:39
최근연재일 :
2014.09.30 15:43
연재수 :
80 회
조회수 :
699,698
추천수 :
21,441
글자수 :
309,486

작성
14.04.19 22:28
조회
8,741
추천
318
글자
9쪽

호모 파란트로푸스 7

[무쌍]은 성장 소설입니다. 시대상과 현실을 접목한 소설입니다. 느긋이 감상해 주십시요.




DUMMY

무쌍은 고무신에 새끼를 고쳐 감고, 칡뿌리를 쥐어짜 즙을 손가락에 발랐다. 칡즙을 손에 바르면 턱을 잡을 때 손가락이 미끄러지지 않는다.

고무신을 감은 새끼줄은 수직 벽에서도 발가락과 발바닥에 양호한 마찰력을 제공해 준다.

무쌍은 바위에 돋아난 나무와 풀이 손상되지 않도록 피해 가면서 암장을 탔다. 바위 정상이 3m쯤 남았을 때다.

“어! 머꼬?”

갑자기 그림자가 덮였다.

카악- 날카로운 울부짖음이 고막을 두드렸다. 무쌍은 직감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았다. 검독수리다. 맹금류 중에서도 대형인 이놈은 툭하면 닭을 채 가는 놈이다. 큰집 닭이니 아까울 거야 없지만 평소에 눈에 거슬리던 놈이다.

맹금류가 인간을 공격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둥지를 지킬 때다. 검독수리가 멧돼지 바위에 둥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아이고, 저 망할 노무 새 새끼!”

오도 가도 못하게 된 무쌍은 곤란해졌다. 거대한 맹금이 덤벼들었지만 두려움이 아닌 분노가 솟았다. 파란트로푸스의 영향이다.

무쌍은 왼손을 바위틈에 단단히 끼워 넣고 검독수리를 노려보았다. 7m높이를 뛰어내릴 수 있지만 아래쪽은 칼날 같은 바위들이 늘어선 돌너들이다. 자칫 다칠 위험이 컸다. 검독수리가 무서운 속도로 낙하했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매섭게 달려드는 검독수리의 존재가 파악되었다.

‘온다 온다. 지금이닷’

카욱- 검독수리가 섬찟한 고주파음을 발하며 칼날 같은 발톱으로 머리를 찍어왔다. 무쌍의 어깨가 뒤틀리며 오른쪽 주먹이 검독수리의 날개를 쳤다.

캬욱- “와아악”

맹금과 인간의 비명이 동시에 터졌다. 검독수리의 발톱이 무쌍의 어깨를 길게 찢고, 주먹이 검독수리의 날개를 스쳐서 가슴을 때렸다.

무쌍은 왼손에 의지해서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검독수리는 깃털을 자욱이 날리며 허둥지둥 날아올랐다.

“존만아, 맛이 어떠노.”

찢어진 어깨에서 피가 줄줄 흘렀지만 무쌍은 투쟁심으로 불탔다. 자세가 불안정해서 충분히 타격을 주지 못했다. 통증보다 독수리를 박살내지 못한 분노가 머리를 꽉 채웠다.

불리한 입지 조건이지만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자신에게 덤빈 놈은 적이다. 적을 죽이라는 외침이 머리를 둥둥 울렸다.

상공을 한 바퀴 빙 돌아온 검독수리가 다시 공격 태세를 취했다.

“와랏”

무쌍이 고함을 질렀다. 꿈속에서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놈도 이겼다. 검독수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검독수리도 영리했다.

비행 속력을 줄이지 않고 바위 사면과 평행하게 뒤쪽에서 달려들었다. 캬욱- 날카로운 부리가 목덜미를 찍는 순간, 무쌍의 몸이 벌떡 뒤집혔다.

놀란 검독수리가 주춤하는 순간 억센 손이 검독수리 목을 움켜잡았다. 놀라운 스피드와 타이밍이다. 목을 잡힌 검독수리가 날개를 휘저으며 결사적으로 반항했다.

성체 검독수리가 날개를 펴면 2m이상이다. 푸다닥- 퍽퍽 - 양쪽 날개가 사정없이 상체와 머리를 두드렸다. 백부가 휘두르는 몽둥이 이상이었다. 양손이 모두 묶여있으니 속절없이 얻어 맞았다. 정신이 몽롱해졌다. 개체가 위기에 처하자 파란트로푸스가 포효했다. 적개심이 끓어올랐다. 불끈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이얍”

왼손과 발로 절벽에 몸을 단단히 지탱하고, 목을 움켜쥔 손을 한 바퀴 돌려 검독수리를 절벽에 내리쳤다.

목을 잡힌 검독수리의 운명은 뻔했다.

키에엑- 무지막지한 힘으로 절벽에 태질당한 맹금이 단말마의 비명을 남기고 축 늘어졌다.

인간과 맹금의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다.

“망할 노무 새끼, 그러게 와 뎀비고 지랄이고.”

무쌍은 묵직한 검독수리를 들고 손발을 거침없이 놀려 순식간에 바위 꼭대기에 올랐다. 할퀸 상처가 아리고, 얻어맞은 뺨이 얼얼했지만 오른손에 들린 묵직한 수확물이 마냥 기꺼웠다.

바위에 올라서자 서늘한 산바람이 땀을 순식간에 몰아갔다. 멀리 크게 휘어져 흘러가는 낙동강 본류와 건너편 강 언덕의 검은 석축이 보였다.

하중도 백사장이 부서져 내리는 아침 햇살에 하얗게 빛났다. 한걸음이면 건너 뛸 것 같은 샛강과 검은 버들 숲이 발아래 보였다.

가슴속이 뻥 뜷린듯 아랫배에서 기운이 쭉 솟아올랐다. 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이 좋아 날마다 올랐다.

“나는 무쌍이다! 박진보 아들 무쌍이다.”

힘껏 고함을 질렀다. 나뭇잎이 와스스 흔들리고 수십 마리의 새들이 놀라서 날아올랐다.

다섯을 세자 메아리가 돌아왔다.

무쌍~ 무쌍~ 무쌍~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고 무쌍만 에코가 되어 들렸다.

"나는 무쌍이다. 독수리도 박살내는 무쌍이다."

고함을 지르자 이번에도 무쌍~ 무쌍~ 메아리가 돌아왔다.

힝 코를 풀어서 휙 집어던졌다.

힘이 세지고 공부도 잘하지만 칭찬해줄 사람이 없다.

아버지와 엄마가 계시면 얼마나 좋았을까!

무쌍은 묵직한 아버지 목소리 흉내를 냈다.

"독수리를 쌔이 잡아 묵었다꼬? 아들 무쌍이 맞구마."

이번엔 엄마 목소리를 흉내냈다.

"아이고, 이놈아 그기 울메나 사나븐 짐승인데 싸우노. 오메 피 난거 보레이. 퍼득 온나 아까징기 바르자."

혼자 놀기를 하던 무쌍이 눈물을 훔쳤다.

"씨바 없는 아부지 엄마를 찾아서 우얀다꼬!"

머리를 털털 털고 산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사십호 가량의 짚은다리와 삼십호 가량의 중곡마가 보였다. 짚은다리 공지에서 새벽부터 뛰어노는 아이들 몇 몇이 보였다.

집중해서 보자 움직이는 형체만 보이던 아이들을 대충 구분 할 수 있었다.

‘대용이, 동수, 대호, 한 놈은 도저히 모르겠네.’

무려 3km밖이다. 이것 또한 해골 덕분에 얻은 능력이다.

무쌍은 검독수리를 질질 끌고 굴티로 내려갔다.

먹거리를 그냥 둘 무쌍이 아니다.

덩치가 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목을 잡고 어깨에 메자 다리가 땅바닥에 질질 끌렸다.

수자골 평전 위쪽에 백 평 남짓한 땅이 내려앉아 돌리네가 형성된 곳이 있다. 앞쪽만 트이고 삼면이 막혀서 바람이 없는 안온한 장소다. 아이들은 이곳을 굴티라 불렀다.

구제 군복 윗도리가 엉망이 되었다. 찢어지고 피로 물든 상의를 벗어놓고 상처를 살펴 보았다. 세 줄기로 쭉 찢어진 어깨 상처는 피가 멎었다. 얼굴과 목에 생긴 상처는 벌써 꾸덕꾸덕 아물러 붙었다. 무쌍은 자신의 신체가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씨바, 아부지가 독수리 발톱엔 독이 있다 카셨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피를 빨아내라고 했는데 입이 닿지 않는 곳이다. 소독을 할 수 없을때 달군 부젓가락으로 살을 지졌다고 책에서 보았다.

무쌍은 마른 둥구리를 모아서 모닥불을 피웠다.

소나무 가지를 잘라서 만든 젓가락으로 벌건 숯을 집어들었다. 막상 상처를 지지려니 망설여졌다.

"조또, 내는 무쌍이다. 관우란 인간은 화타가 뼈를 박박 긁어낼때 바둑을 뒀다는데 못 할끼 머 있노."

갈등하던 무쌍이 숯을 상처에 가져다 댔다.

치이익-

“끄아악!”

소설은 소설이었다. 온 몸이 오그라드는 고통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관통했다.

“후욱 후욱”

무쌍은 숯을 팽개치고 정신없이 헐떡거렸다.

“에이 씨바, 이짓을 우예 하노. 마카 구라야.”

물론 독수리 발톱에는 온갖 세균이 우글우글하다. 파란트로푸스가 된 무쌍은 세균 내성이 호모 사피엔스에 비할 수 없이 강하다. 아는게 병이라고 삽질을 한 것이다.

정신을 차린 무쌍은 주머니칼로 검독수리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서 버렸다. 이글거리는 숯불에 껍질을 홀랑 벗긴 검독수리를 통째로 올렸다.

고기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망할 놈의 뱃구레가 어서 고기를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무쌍은 제대로 익지도 않은 고기를 게걸스럽게 뜯어먹었다. 겉은 타고 속은 핏물이 흘렀지만 개의치 않았다.

인적없는 산속, 상체가 피투성이가 된 소년이 피가 줄줄 흐르는 고기를 뜯어먹는 엽기스런 장면이 연출되었다. 심장 약한 사람이 보았으면 놀라 기절할 씬이다.

무쌍은 10kg남짓한 검독수리를 앉은 자리에서 먹어 치웠다. 파란트로푸스 인간에게 덤빈 검독수리는 하얀 뼈만 남기고 사라졌다. 힘이 불끈불끈 솟았다.

해골을 안장 해준 보답은 차고 넘쳤다. 엄마 말이 맞았다. 죽은 자를 존중해 주니 복을 받았다. 엄마가 생각나자 우쭐했던 기분이 갑자기 가라앉았다.

뼈다귀가 힘을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이 느려지고, 팔다리 근육에 힘이 붙었다. 농사일도 훨씬 쉬워졌다. 가만히 있으면 온몸이 근질거릴 정도로 힘이 뻗쳤다.




댓글과 추천이 고픕니다아!! 바쁘시더라도 발도장 꽝 찍어 줍셔^^


작가의말

업로드가 조금 늦었습니다.

용병 블랙맘바를 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유료 전환이 살짝 후회되기도 합니다.

우짯던 시작했으니 블랙맘바를 밀어 주십시요. 굽실굽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5

  • 작성자
    Lv.89 II취설II
    작성일
    14.04.21 10:12
    No. 31

    블랙맘바를 읽다가 무쌍이 있다는걸 알고 정주행하였습니다. 무쌍이가 빨리 자신의 힘을 자각하고 입신하였으면 합니다. 맘바를 보면 일본애들이랑 어쩌고 저쩌고도 생길거 같은데.. 에휴.. 언제크죠??? ㅎㅎㅎ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9 남양군
    작성일
    14.04.21 14:03
    No. 32

    무쌍은 곧 휙휙 넘어갑니다.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가고, 여자를 만나고...파란트로푸스와 사피엔스간에 애가 생길려나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바보똥개
    작성일
    14.04.23 21:20
    No. 33

    아까징끼 보리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선율
    작성일
    14.06.23 19:45
    No. 34

    잘 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날빌
    작성일
    15.11.06 21:57
    No. 35

    앙대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ㅋㅋㅋ 저때는 독수리가 천연기념물이 아니였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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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호모 파란트로푸스 3 +51 14.04.13 8,601 33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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