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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군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그대 아직 마초인가?

[그대의 슬픈 이름, 흘러간 마초여!]

 

한국의 남자는 슬프다. 젊음을 잃은 마초는 더 슬프다.

가족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강박이 등골을 짓누른다.

상사에게, 고객에게 경추가 부러져라 고개를 숙인다.

뼈골빠지게 벌어주고 받은 쥐꼬리 용돈이 달랑거린다.

회사는 봉급을 마누라에게 준다. 삥땅칠 방법도 없다.

누런 종이봉투에 현금으로 봉급을 받던 시절이 그립다.

술이라도 할 잔 할라치면 새침한 마누라 눈꼬리가 발길을 잡는다.

퇴직하면 그나마 차려주던 밥상도 월례 행사로 바뀐다.

마누라의 동창회와 동우회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어디가?’ 묻기도 겁난다.

 

성능좋은 스마트폰에서 요란한 음악과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그기 어디야?”

-알면 뭐하게!

물음표에 느낌표가 뒤통수를 때린다.

날이 시퍼런 도끼가 따로 없다.

광속으로 통화 마감을 터치한다.

오후만 되면 립스틱 짙게 바르고 급히 나선다.

허리에 타이어를 두른 주제에 굽높은 구두를 챙긴다.

어디가?”

무심코 물었다가 도끼눈에 찍히고 자라목이 되었다.

싫으면 이혼하던가!”

망할 것!’ 한 마디 던지고 싶은 말이 입안을 맴돈다.

? 한 대 치고 싶수?”

되바라지게 들어올려진 턱을 쥐고 짤짤 흔들고 싶다.

아서라. 뺨 한 대 때렸다가 몇 달째 맞고 사는 중이다.

니미 조또, 그래 오늘도 라면이다.”

길들여진 비굴한 손이 자동으로 라면 봉지를 뜯는다.

그대 아직도 마초인가?

ㅋㅋㅋ

 

 



댓글 3

  • 001. Lv.70 싸나이천마

    16.05.24 12:41

    마초??? 그거 한국국립원예특작원에서 새로나온 고추 신품종인가요....ㅎㅎㅎ
    요즘 마초가 어디있나요 ㅋㅋㅋ 마초를 추억하는 비루한 늘근이..아님 불쌍한 중년의 아재들만 있지요..
    방명록에 남양군님께 다음글 협박하려 왔다가 기냥 여그다 남기고 갑니다 ㅋㅋ
    마초는 고사하고 철들면 부모님 돌아가실까바 철은 죽어도 안들거라는 한심한 ..철없는 철부지인생만 있습니다 ..가내두루 평안하십시요~ㅎㅎ

  • 002. Lv.99 정복(禎福)

    16.09.24 23:18

    우하하하하하
    이 글을 행수님에게 고대로 올려드리면, 행수님이 얼마나 가슴으로 피눈물을 흘리시려나요?
    행님이 이런 글을 올리시면 아니되옵니다.
    저라면 몰라도...

  • 003. Lv.74 지혜아빠

    21.12.17 07:27

    아직도 마초기질을 풍기며 유유자작 하고 계신가요 이제는 복귀 하실때가 된것같아요그래야 영원한 마초로서의 삶을 이어갈수있다고 생각되는데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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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일
» 내 일상 | 그대 아직 마초인가? *3 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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