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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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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2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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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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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9화 여장남자(9)

DUMMY

연화사 비구니 학림은 길 건너편 의원 양생당(養生堂)을 쏘아보았다.

용문표국 바로 옆에 있는 의원 양생당에 많은 환자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연화사는 연화산에 있는 청정도량이었다.

100여명에 이르는 비구니들이 불도에 정진하면서 무공수련도 하고 있었다.


강호에 용의 내단을 얻은 서생이 출현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정일사태가 장문인 정한사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산했다. 그러나 그녀는 와우산에서 치욕적인 모습으로 죽어 연화사의 비구니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연화사의 비구니들은 대량성의 변하객잔에 숙소를 정하고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1차 목표는 용의 내단을 얻었다는 서생이었다.

그가 양생당에 있다는 소문이 은밀하게 나돌고 있었다.

학림은 양생당을 감시하기 위해 찻집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때 객잔에 있던 연화사의 비구니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장문인.”

학림이 벌떡 일어나서 예를 올렸다.

“어떠냐?”

정한사태가 물었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음.”

정한사태를 비롯하여 비구니들이 탁자에 둘러앉았다.

찻집의 사환이 다가와서 차를 따랐다.

“장문인, 서생에 대해서 조사는 하셨습니까?”

“무림지보라는 서생놈 말이냐?”

정한사태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예.”

“아직 정체가 확실하지 않다. 당가촌에서 만두가게를 했다는 말이 있다.”

“만두가게요?”

“만두가게 주인이라는데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연화사의 비구니들이 양생당을 쏘아보았다.


정일사태는 무림정의를 세우기 위해 음란서생을 제거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와우산에서 치마가 벗겨진 시채로 발견되어 무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연화사로서는 치욕적인 일이었다.

정일사태의 마지막 목격 장소는 청풍객잔이었다.


따각따각.


그때 마차 여러 대가 용문표국으로 왔다.

정인사태는 마차를 쏘아보았다.

표사 한 사람이 뛰어내리고 용문표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나왔다.

“장문인, 관입니다.”

정인사태의 제자인 학림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여러 개의 관을 내려 줄지어 안으로 들어가고, 부상자들을 들것에 실어 양생당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마차에서 관이 내려오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웅성거리면서 물려들었다.

용문표국과 양생당 앞이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부상자도 있네요.”

“무슨 일이지?”

제자들이 모두 웅성거렸다.


이내 용문표국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여러 사람의 울음소리였다.

“무슨 일이야?”

정한사태가 의아한 표정으로 용문표국을 쏘아보았다.

“제자가 알아보겠습니다.”

학자 항렬의 제자 학인이 찻집을 나가 용문표국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일각 정도 되어서 돌아왔다.

“사부님, 용문표국 국주가 죽었다고 합니다.”

학인이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뭐? 왜 죽었는데?”

정한사태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제자들도 놀라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북쪽 국경 부근에서 흑의인들의 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흑의인들은 어떤 자들인데?”

“아직 자세히 모른다고 합니다. 해북의 여자들이 호송해 왔다고 합니다.”

정인사태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용문표국 국주 마영풍이 살해 되다니.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


뜻밖의 일이었다.

용문표국 국주 마영풍이 습격을 당했다.

용문표국과 양생당이 발칵 뒤집혔다.

사건은 다음과 같았다.

해연화를 호송하던 용문표국 행렬이 북쪽 국경에 이르렀을 때 흑의를 입은 무림인들의 습격을 받았다.

마영풍을 비롯해 표사들은 전력을 다해 싸웠으나 적들은 그들보다 무공이 월등했다.

흑의인들은 마영풍을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에 물러갔다고 했다.

그들을 공격한 흑의인들도 절반이나 죽었다.


월화부인 능옥은 여러 곳에 부상을 당해 의식이 없었다.

해연화도 쇠노를 맞았으나 천잠의(天蠶衣)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상처가 가벼웠다.

‘표물을 약탈하는 것도 아니고 왜 마영풍을 살해한 거지?’

세옥은 마영풍의 죽음에 의혹이 일어났다.

마영풍은 무림의 고수다.

그를 살해하려면 그를 능가하는 고수가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십 배의 인원을 동원하여 공격해야 한다.

‘뭔가 음모가 있는 거야.’

세옥은 마영풍의 죽음이 수상했다.

“국주님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살아 돌아온 표사들이 포숙정 앞에 꿇어 엎드려 통곡했다.

“감히 용문표국을 습격하다니··· 내가 반드시 복수를 할 것이다!”

포숙정이 눈물을 흘리면서 맹세했다. 그러나 장례부터 치러야 했다.


용문표국과 양생당은 어수선했다.

포숙정은 빈소를 마련하고 마영풍과 표사들의 장례를 치르기 시작했다.

많은 무림인들이 마영풍의 빈소를 찾아와 분향을 하고 포숙정을 위로했다.


장전일은 마영풍의 빈소에 분향을 하고 절을 했다. 그는 어떻게 하던지 사건의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영풍이 무림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던지 상관이 없었다.

그는 포숙정의 은혜를 입었다.

은혜를 갚아야 하는 것은 의리다.

마영풍의 장례에는 많은 무림인들이 참석했다.


연화사의 정한사태와 제자들.

개방방주 광타신개 홍명신.

강남표국 국주 정두수.

남궁세가 가주 남궁옥.

소림사 혜원대사와 제자들.

변하방의 방주 탁왕손과 제자들.

철궁 구세경.

금룡방의 방주 오혁련과 제자들.


문파의 장문인이나 방주가 아닌 무림인들도 끝없이 찾아왔다.

포숙정은 마영풍과 표사들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렀다.


*


세옥은 마영풍의 장례가 치러지는 동안 내내 무공 연습만 했다.

마영풍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을 알 수 없었다.

해연화와 월화부인 능옥이 돌아왔다. 그들은 해북까지 가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이다.

그것도 국주 마영풍과 살해당한 표사들의 시체를 가지고.

능옥은 부상이 심해 포숙정의 치료를 받고 해연화가 돌보고 있었다. 그녀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마영풍의 죽음으로 용문표국과 양생당이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세옥은 마영풍이 살해된 것은 내부에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옥은 용문표국이나 양생당의 일에 간섭할 수 없었다.

해연화가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해연화가 예사로운 소녀가 아니야.’


어린 소녀가 마영풍과 표사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돌아온 것이다.

양생당은 침울했다.

의원들과 환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연화산에서 뒤늦게 하산한 정한사태는 제자들을 거느리고 마영풍의 장례에 참석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무림인들은 대부분 참석했고, 무림맹에서는 대량성에 와 있던 장전일이 참석했다.

장례는 5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포숙정은 장례가 끝나자 용문표국의 넓은 객청에서 무림인들에게 차를 대접했다.

“포 의원, 마 국주께서 불의의 변을 당했으니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흉수를 찾는데 연화사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연화사 장문인인 정한사태가 포숙정을 위로했다.

“장문인, 감사드립니다.”

포숙정이 공손하게 답례를 했다.

포숙정은 하얀 상복을 입고, 하얀 두건을 쓰고 있었다.

“용문표국은 어지러운 난세에 큰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무림맹도 포 의원님을 돕겠습니다.”

장전일도 인사를 했다.

“장 공자님, 고맙습니다.

“황후마마께서도 위로를 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적의군 장령 장태화도 말했다.

“감사드립니다. 황후마마께 안부 말씀 전해 주십시오.”

포숙정이 대답했다. 그녀의 얼굴은 침통했다.

“포 의원, 흉수가 누구인 것 같습니까?”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옥이 물었다. 그는 5대 세가 중 검술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이다.

“사혼곡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포숙정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군웅들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그녀의 말은 사혼곡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사혼곡이라면 살수집단이 아니오?”

개방 방주 홍명신이 눈을 크게 떴다. 그는 걸음이 빨라 비각(飛脚)이라는 별호로도 불렸다. 비각은 나르는 발이라는 뜻이다.

“배후가 있을 것입니다.”

“사혼곡이 흉수라는 증거는 있습니까?”

“국주님을 살해할 때 흑의인을 하나 포로로 잡았는데 그가 실토했습니다.”

포숙정이 단호하게 말했다.

“으음.”

소림사의 혜원대사가 신음을 삼켰다.

“사혼곡을 먼저 제거해야 하오.”

“맞소. 사혼곡이 무림에 해악이 크니 이 일과 관련이 없어도 무림에서 제거해야 하오.”

무림인들이 다투어 사혼곡을 비난했다.

“개방은 모든 제자들을 동원해 사혼곡을 추적하겠습니다.”

개방 방주 홍명신이 말했다.

“무림동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포숙정이 다시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포 의원께서 큰일을 당했으니 쉬게 해드립시다.”

정한사태가 말했다. 그녀는 포숙정에게 궁금한 일이 많았으나 일단 묻어두기로 했다. 무림지보로 일컬어지는 서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우리는 물러가겠습니다.”

“물러가겠습니다.”

무림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포숙정이 일어나서 무림인들을 배웅했다.


정한사태는 천천히 용문표국을 나왔다.

“장문인, 정일사태의 죽음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는 거요?”

정인사태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상을 당했는데 추궁할 수 없지 않습니까? 자연히 드러날 것입니다.”

정한사태가 고개를 흔들었다.

“장문인, 마 국주는 왜 살해당한 것 같소?”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장문인은 어떻게 할 생각이오?”

“포 의원을 지켜봅시다. 무림지보 일도 있고······.”

정인사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포숙정은 무림인들이 돌아가자 태사의에 몸을 깊숙이 뉘었다.

남편 마영풍의 장례가 끝났다. 그가 호송하던 해연화와 정백선자 능옥이 남편의 관과 표사들의 관, 그리고 부상자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해연화는 어린 소녀인데 의로운 일을 한 것이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다.’

마영풍을 살해한 것은 사혼곡의 살수들이다. 그들과는 원한을 맺은 일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청부를 받은 것이 분명했다.

‘사혼곡을 몰살시켜야 돼.’

포숙정은 이를 악물었다. 배후가 있어도 사혼곡은 살인을 한 집단이다. 일단 사혼곡부터 쓸어버려야 한다.


해연화와 능옥은 양생당에 머물고 있었다.

능옥은 의식불명이었다. 치료를 하고 있었으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서생을 어떻게 하지?’

세옥은 장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밤이 깊었을 때 향을 피우고 절을 했다.

세옥은 마영풍을 전혀 모른다. 그로서는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금화 있느냐?”

포숙정은 금화를 불렀다.

“네. 의원님.”

금화가 돌아와서 머리를 조아렸다.

“별채의 서생은 무얼하고 있느냐?”

“해연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무공은 어떠냐?”

“경공에 진보가 있습니다.”

“경공이?”

뜻밖이었다.

“누군가에게 경공을 전수받은 것 같습니다.”

포숙정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


누가 서생에게 경공을 전수했을까?


내공도 아니고 경공만 전수한 것이 의아했다.

마영풍의 첩과 아이들도 왔으나 홀대하지 않고 제사를 지내고 돌아가게 해주었다.

“아이들이 표국의 일을 배우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첩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대량성에서 표국의 운영에 관여하고 싶어했다.

“나를 믿나?”

“네?”

“나는 자식이 없네. 그러니 재산의 대부분은 자네와 자네 아이들에게 물려줄 거야. 내가 국주님의 복수를 한 뒤에 부를 테니까 일단 낙양으로 돌아가 있게.”

포숙정은 마영풍의 첩에게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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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2 여장남자(2) 24.05.19 1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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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무림지보(9) 24.05.17 147 1 12쪽
79 79화 무림지보(8) 24.05.16 143 0 12쪽
78 78화 무림지보(7) 24.05.15 144 0 11쪽
77 77화 무림지보(6) +1 24.05.14 161 0 12쪽
76 76화 무림지보(5) 24.05.13 161 0 11쪽
75 75화 무림지보(4) 24.05.12 174 0 12쪽
74 74화 무림지보(3) 24.05.11 160 1 12쪽
73 73화 무림지보(2) 24.05.10 167 0 12쪽
72 72화 무림지보(1) 24.05.09 170 0 13쪽
71 71화 마녀의 사랑(6) +3 24.05.08 183 0 12쪽
70 70화 마녀의 사랑(5) 24.05.07 195 0 13쪽
69 69화 마녀의 사랑(4) 24.05.06 172 0 12쪽
68 68화 마녀의 사랑(3) 24.05.05 184 0 12쪽
67 67화 마녀의 사랑(2) 24.05.04 17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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