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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메이저리거 괴물투수가 KBO리그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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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아
작품등록일 :
2020.09.23 17:33
최근연재일 :
2020.10.03 18:35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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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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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수 :
57,222

작성
20.09.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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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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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화. 데뷔(3)

DUMMY

'후.. 그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준우는 그렇게 머릿속에 있는 말들을 입 밖으로 내보내며 말했다.

블루 라이온즈의 감독님의 눈빛은 그를 노려 보는 것만 같았고 관중들은 모두 자신을 쳐다보는 듯했다. 맞다. 괸중들은 모두 이준우를 보고 있다. 프로의 세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이 압박감을 이겨 내야만 했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블랙 베어스의 투수 강대훈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홈런도 솔로 홈런을 맞았기에 위기라고 할만한 상황은 아직까지 전혀 없었다.

그나마 무사 1루 선두타자가 출루한 이 시점이 강대훈에게 조금이라도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준우는 타석에 들어가며 감독의 사인을 본다.

모자를 한 번 만지고 다시 명치를 만진 뒤 두 손을 모아서 박수를 쳤다.

사실 지금 감독의 사인을 보는 것은 큰 의미는 없었다.

어차피 초구부터 번트를 대기로 이미 약속이 되어 있었으니까.


‘블루 라이온즈가 여기서 신인 타자를 내보낸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네 뭐 번트의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겠죠. 교체된 박형우 선수는 번트를 잘 대는 선수는 아니고

또 강대훈 선수에게 아주 약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 작전을 이해합니다.’

‘그걸 블랙 베어스 야수진도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요’


블랙 베어스의 야수진은 잔뜩 집중한 채로 이준우를 잡아먹을 듯이 응시하고 있었다.

양 코너의 3루수와 1루수는 이준우와 점점 가까이 그렇게 잔디 밭까지 왔다.

1루 주자가 빠른 주자는 아니었기에 상황이 된다면 2루에서 주자를 잡아 보려는 모션이었다.


‘네. 사실 제가 이번년도 주목하고 있던 신인 선수가 이준우 선수였습니다.

번트가 아니더라도 이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거든요’

‘안정원 해설위원님이 그렇게 말하시니 기대하고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투수는 지금 강대훈 선수거든요’

‘예 이준우 선수가 아무리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상황에서는 강대훈 선수가 이길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안정원 해설은 이준우가 번트앤 슬래시를 통해서 그 호쾌한 스윙을 한번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감독과 이준우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번트를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3루 쪽으로..속도를 죽이고’

이준우는 스프링캠프를 참가하면서 했던 번트 훈련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렇게 배트를 짧게 잡고 자세를 낮추며 이준우는 초구를 맞는다.

강대훈은 포수의 사인을 몇 번 거절하며 신중하게 구종을 고른다.

그렇게 고른 구종은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

마치 커브같은 궤적으로 들어오는 강대훈의 슬라이더에 이준우는 정확하게 번트를 댈 수 없었다.

직선으로 곧게 오는 직구보다 이렇게 뚝 떨어지는 공이 번트를 대기에는 더 까다로웠다.

무엇보다 그는 직구 킬러니까.


‘초구 강대훈의 슬라이더가 이준우의 배트의 맞고 뒤쪽 관중석으로 넘어갑니다.’

‘원스트라이크. 이제 이준우 선수가 불리해졌습니다.’

‘왜 그러죠?’

‘이제 번트 댈 기회는 한번 뿐입니다. 초조해서 나쁜 공에도 번트를 댈 가능성이 높죠

강대훈 선수는 노련하기 때문에 이점을 잘 이용해낼 거 거든요.’


뛴적 한번 없는데 이준우의 머리에서 땀 몇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프로 데뷔 첫 타석 어떻게든 주자를 진루 시켜야 했다.

살아남기 위해.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2구!’


강대훈의 횡 슬라이더가 다시 한번 이준우의 눈앞에서 떨어진다.

이번에는 초구보다 조금 더 일찍 떨어져 포수 앞에서 크게 바운드

블랙 베어스의 안방마님은 가볍게 블로킹을 해낸 뒤 리드 폭을 넗히는 1루 주자를 체크한다.

이준우는 공을 끝까지 보며 손으로 1루 주자에게 멈춤 지시를 보냈다.


그렇게 원볼 원스트라이크


공 두 개가 지나니 이준우도 어느 정도 이 말도 안되는 압박감에 조금은 적응했다.

그리고 감독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여전히 3루쪽으로 향하는 번트를 지시하였다.


‘감독님. 런앤 히트도 한 번 생각을 해보시는게..’

‘안돼 더블 아웃되면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가. 일단 1사 2루에 놓고 우리 팀 상위 타선이다.

준우가 번트를 잘 해주길 빌어’


블루 라이온즈의 덕아웃에 앉아 있는 감독과 코치들도 초조한 듯이 발을 동동 굴렀다.

선수들에게 명령은 할 수 있지만 직접 뛸 수 없다는 것이 선수 출신이던 이들에게는 가장 답답했다.

그리고 3구 이번에는 커브였다.

이준우는 느린 공에 당황했지만 최대한 배트를 3루 쪽으로 틀어 번트를 댔다.

배트를 너무 틀었을까.

공은 라인을 타고 가다가 3루 베이스에 가기 전에 파울 지역으로 벗어났다.

전력질주하며 1루에 3분의 2 넘게 갔던 이준우는 다시 타석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제 1볼 2스트라이크.

번트를 댈 수 없는 볼카운트가 됐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번트를 대는 것이 규정 위반은 아니다.

다만 큰 위험 감수를 해야 하기에 흔히 쓰이지는 않는 것이 이 쓰리번트다.


2스트라이크에 번트를 대서 파울이 되면 그 타자는 그대로 아웃이 된다.

팀으로써는 2스트라이크가 될 때까지 성공하지 못한 타자에게 그렇게 맡기기에는 부담이 간다.

블루 라이온즈도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려야 했다.


‘감독님.. 어서!’

이준우는 최대한 담담하려 했지만 팀에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다른 선수를 대신해서 나온 이 자리에서 큰 실수를 해버렸다.


‘야 이준우!! 사인 봐야지’

감독의 외침에 이준우는 다시 마음을 잡고 감독을 봤다.

역시 이 상황에서는 하나밖에 없었다.

강공.

이준우의 타격에 모든 것은 맡겨야만 했다.


‘집중하자...그때처럼’

그는 백마현과의 승부를 떠올렸다.

1학년 때 활약을 펼칠 때에는 잘 기억나지 않았고 지금껏 가장 치고 싶다고 느꼈을 때가 이준우에게는 그때였다.


강대훈은 아직 팔팔했다. 6이닝을 공 78개로 막고 7회에도 아직 구위가 떨어지려면 멀었다.

몇 년 동안 kbo 리그의 왕으로 군림하던 선수다. 이준우도 알고 있다.

어제 새벽까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강대훈과의 대결을 위해 그의 투구 영상을 계속 찾아봤다.


역시 왕은 왕이었다.

영상으로 보는 공, 덕아웃에서 지켜보는 공, 그리고 지금 타석에서 보는 공

점점 강력해져 지금 타석에 있을 때의 공은 정말로 빨랐다.

그리고 그런 공이 오기까지 불과 몇초 전


‘이제 어쩔 수 없군요. 이준우 선수 지금은 번트 실수는 생각하지 않고 타격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준우 선수가 좌타자기 때문에 어떻게든 진루타는 친다는 생각으로 해야 겠죠’


주자가 1루에 있기에 빠른 퀵모션.

눈으로 보고 치기에는 역시 너무도 빨랐다.

완벽하게 타구는 먹히면서 ‘삐-’ 소리와 같이 관중석으로 빨려 들어간다.

강대훈의 154km짜리의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왔는데 밀렸다.

이준우는 너무나도 떨렸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자신할 수 있었다.

‘빠른 공에 삼진 당하지는 않을 거다.’

그게 이준우가 직구 킬러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였고 이번 타석에서 증명해내야 했다.

어떻게든 빠른 공은 커트해낸다.

라이브피칭 때 유무빈에게 투심 패스트볼로 삼진을 당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라이브 피칭

실전과는 달랐다.


바깥쪽 포크볼을 골라내면서 볼카운트는 2대2

어떻게든 승부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그때 이준우는 백마현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느꼈던 느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감각적으로 투수가 공을 던지기까지의 짧은 시간에서 직구를 던진다는 느낌을 다시 한 번 받았다.


1루 주루코치는 1루 주자인 이예찬에게 스타트 신호를 보냈고

공이 떨어지자마자 이예찬은 2루로 스타트.

이준우는 직구 타이밍에 풀스윙을 돌렸다.


‘아~~~~~날카로운 타구 1루 라인 선상으로 빠지는 빼아볼입니다.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 1루 주자!’


이준우의 당겨진 타구가 1루수의 글러브에 맞을 듯 하다가 외야로 빠져나갔다.

미리 도루를 했던 주자는 전속력으로 뛰어 3루를 돌았다.


‘가자~~~!'


그때 우익수의 강력한 송구.

펜스에서부터 중계플레이를 하는 2루수에게 까지 깔끔하고 빠르게 연결된다.

그리고 홈에서의 0.몇초의 승부

주자의 속도가 베이스를 돌면서 조금 느려진 탓일까.

홈에서 극적으로 태그가 먼저 이루어진다.


’젠장...!‘

이예찬은 땅을 치며 아쉬워한다.

결과는 1사 2루 엄청난 타격이 있었지만 결과는 처음 번트를 댈 때부터 목표였던 진루타가 되었다.


이날의 경기는 연장까지 가는 경기 끝에 2대1로 블랙 베어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비록 이 날 경기에서는 졌지만 이준우는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키는 그런 하루가 되었다

그리고 블루 라이온즈의 성장을 이 경기를 통해서 조금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이준우는 수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펑고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일단은 기본적으로 우익수를 하기로 했지만 이준우는 아직 주전 선수가 아니었기에 최대한 많은 포지션을 연습해 두는 것이 유리했다.


’아직 안 갔네 이준우?‘

’예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이준우에게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이예찬이었다.

둘은 같은 포지션을 두고 이제부터 경쟁해야 했기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선배님은 왜 아직 안가셨나요?‘

’아..뭐 놓고 온게 있어서 그나저나 아직 번트 잘 못하더라? 그건 기본중에 기본인데‘

’예..죄송합니다‘

’타격 잘하면 뭐해, 팀워크가 없는데 팀워크가‘


이준우는 할 말이 없었다.

번트 실수는 계속해서 반성하고 있었고 감독님과 코치님도 괜찮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이예찬의 핀잔은 계속되었다.

이준우는 이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유무빈같은 선수는 애초의 타자와 투수, 아예 포지션의 시작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의식이 필요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적당히 하다가 가라‘

’예 선배님‘


그 둘은 그렇게 어색한 첫인사를 마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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