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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님의 서재입니다.

스턴 방패의 잘못된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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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길드
작품등록일 :
2024.01.06 23:18
최근연재일 :
2024.04.16 18:30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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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글자수 :
504,424

작성
24.03.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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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너의 세계

DUMMY

 “베르톨드, 네가 반드시 대답해야 하는 질문을 가져왔다.”


 진의 모습에 베르톨드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지고 있었다.


 “내가 이번엔 쉽게 말려들지 않겠다!”

 “증명의 푸른 악마.”


 방금 다짐을 한 모양이었지만 진의 말에 베르톨드는 눈을 크게 뜨며 흠칫 놀랐다.


 “네, 네 놈이 그걸 어떻게...? 버러지같은 인간 따위가 그 ‘놈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

 “놈들? 하나가 아니란 소리군. 더 말해봐.”

 “아하...? 크큭. 네 녀석 증명의 푸른 악마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놓인 모양이구나.”


 이번엔 베르톨드의 말에 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묻는 말에 대답해주면 감형 시켜줄 수도 있는데 말야.”

 “크크크큭. 어차피 네 녀석이 죽으면 자연스레 풀려날 건데 의미가 있나?”

 “그리고 넌 오래 준비한 그 몸을 잃게 되겠지.”

 “크윽...!”


 베르톨드는 인상을 구기며 진을 노려봤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난 이용가치가 없으면 아까워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말야. 증명의 푸른 악마에 대해 설명해봐.”

 “······.”


 진의 말에 베르톨드는 가만히 진을 노려보다 이를 갈았다.

 여간 분한게 아닌 모양이었다.


 “어차피 증명의 푸른 악마인가 뭔가는 너희를 사냥하는 녀석들이라며? 이미 네 동료와도 거래를 하고 온 참인데 말야. 나는 성유진을 구하고 너흰 증명의 푸른 악마를 제거하고. 그 다음은 우리의 대립이라지만 그 전까진 동료인셈 아니겠어?”


 광기에 찬 진의 모습에 베르톨드는 잠시 그를 멍하게 바라보다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네 녀석 정말로 거래를 했구나? 그럼 나와도 조건을 맞춰야겠지.”

 “조건이 뭔데?”

 “날 풀어라.”

 “좋아.”

 “뭐?”


 흔쾌히 대답한 진의 의도가 수상했던 건지, 베르톨드의 고개각 까닥여졌다.


 “좋다고.”

 “그걸 그렇게 쉽게 정한다고?”

 “대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나도 가져야겠지.”


 푹


 “크헉!”


 베르톨드의 가슴팍을 뚫고 진의 손이 심장을 부여잡았다.


 “개자식이!”


 촤악


 피분수가 터져오르며 심장이 두 개가 뽑혀나왔다.

 작은 붉은 보석.

 마력을 불어 넣으면 그대로 살아 숨쉬는 심장으로 변모하는 악마들의 심장.


 “왜 두 개야!”

 “넌 그 정도로 위험하거든. 협회장님, 하나는 협회장님이 보관해주세요. 어디에 사용할 지도 알아서 고민해보시구요.”


 진은 심장 하나를 태진에게 넘기며 웃음을 보였다.

 잠시 베르톨드의 심장을 받은 태진은 멍하게 심장을 바라보다 주먹을 말아쥐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자, 이제 설명해봐.”

 “크읏···.”


 이번에도 진에게 말려들어간 듯 인상쓰는 베르톨드.


 “증명의 푸른 악마는 대 악마 살해병기다.”


 드디어 입을 연 베르톨드는 이를 갈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악마만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맹목적의 악마다. 녀석들의 무력은 신의 기사들을 압도하며 대악마 크레즈토님과 호각을 이룬 절대병기의 이름이다.”

 “어차피 너흰 죽어도 죽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살해된다니 다시 부활하는 기간 때문이야?”

 “아니. 그야말로 녀석의 힘에 살해당하면 소멸로 이어진다. 그건 악마든 인간이든 똑같아.”

 “소멸...?”


 악마들이 치를 떠는 이유는 여기 있었다.

 증명의 푸른 악마는 악마들을 소멸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 것이라 추정되고 있었다.


 “그럼 증명의 푸른 악마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악마를 지울 수도 있겠다. 그치?”

 “크흣···. 상황을 보아하니 증명의 푸른 악마가 성유진의 몸을 차지한 모양인데···. 그런 갖잖은 도발이 네게 의미가 있다고 보는 거야? 크큭.”

 “뭐, 그건 됐고. 더 말해봐. 녀석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다른 것 없어. 시전자를 죽이면 증명의 푸른 악마 역시 사라진다. 크큭. 난 왠지 성유진이 왜 몸을 내어줬는 지 알 것 같아.”

 “뭐? 그게 무슨 소리지?”


 베르톨드의 말에 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베르톨드는 그 상황을 즐기는 듯 입가에 웃음을 띄고 있었다.


 “빨리 말해! 그게 무슨 말이야! 거래라니.”

 “하나도 모르는구나. 성진.”


 재밌다는 듯 낄낄대고 웃어대던 베르톨드는 이내 이를 드러내며 웃기 시작했다.


 “증명의 푸른 악마들은 영체일 때의 악마들을 사냥하지. 하지만 악마들이 몸을 얻기 시작하면 증명의 푸른 악마 역시 차원을 거스르며 몸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지. 그렇기에 삶의 의지를 잃은 자들을 헤메이며 그들의 몸을 차지하기 위해 거래를 한다.”

 “하지만 유진이는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이 아니었어! 다시한번 거짓을 말하면···.”

 “거짓이 아니야. 이번엔 특별 케이스라는 거지. 우리 악마를 사냥하는 것이 증명의 푸른 악마와 바티칸만 있을까? 아니. 그 두 조직으론 우리를 모두 막을 순 없지.”

 “그럼 누굴 말하는 건데?”


 한템포 쉰 베르톨드는 이내 다시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보였다.


 “대 악마 대항 조직, 칼데하이움.”

 “칼데···. 하이움...?”

 “녀석들은 이미 이 각성자의 세상이 열리기 훨씬···. 아니, 인간력으로 20세기나 전 이야기라고 해두지.”

 “1세기?”

 “너흰 그렇게 부르겠지. 인간은 나약하고 보잘것 없었다. 하지만 신은 너희를 외면해버렸지. 그렇기에 인간들은 악마들에게 대항할 조직을 세웠지. 그게 바로 칼데하이움. 하지만 칼데하이움의 인간들은 신기하게도 자신들을 희생해가며 악마에게 끝없이 들이대고 불러냈지만 정신적으로 버틸 수 없는 인간들은 당연하게도 빙의를 통해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지.”


 인간의 발전은 악마의 기술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인 즉, 전쟁과 학살 그리고 끝없는 비인도적인 실험으로 발전해온 세상이 지금의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인간들은 자신의 절친한 자들에게 죽음을 맞이하고 끝없이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때에도 머리가 비상한 녀석들은 존재하기 마련이었어. 악마에 대한 대항책을 손에 얻은 칼데하이움 녀석들은 악마에게 대항하기 시작했고, 악마들을 지옥으로 다시 떨어뜨리기에 이르렀지. 거기서 파생된 하나의 단체가 바로 바티칸이다. 그들은 신의 부름을 받아 성스러운 힘으로 악마에 대항하지만 칼데하이움은 아니었어. 그건 바로 증명의 푸른 악마를 소환하는 방법이었지.”


 베르톨드는 꽤 여유로운 표정으로 진을 내려다봤다.


 “칼데하이움의 수장은 그렇게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악마들을 이 세상에서 물려버렸다. 그게 이어지며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미신으로 자리잡게되며 이 세상에 내려앉은 악마들은 사라지게 됐지. 그에 따라 칼데하이움 역시 구전으로만 전해져오는 증명의 푸른 악마를 소환하는 방법 또한 잊혀져가고 있었지. 그러던 지금 이 세상에 증명의 푸른 악마가 나타났다는 것은 성유진은 어떠한 조건으로 증명의 푸른 악마를 몸에 받아들였고, 증명의 푸른 악마는 그 거래를 너희들 말로 합법적으로 깨기 위해, 아니. 몸을 완전하게 차지하기 위해 악마들을 사냥하며 힘을 난무하고 있다는 거지. 성유진 또한 마력 결핍 현상의 피해자라며?”


 진은 이를 악물며 그를 노려봤다.


 “키킥. 그런데 그렇게 무리하게 마력을 써대면 성유진의 몸은 버틸까?”


 베르톨드의 물음에 뭔가 깨달은 듯 진의 눈이 커졌다.


 ‘역시 그거였나...?’


 추론을 통해 얻은 결과값이었지만 결국 진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었다.


 “심장에 둘러싼 마력벽의 구멍이 더 심해질 거···.”

 “키킥. 맞아. 녀석이 노리는 게 그거다. 몸이 버티지 못하고 영혼을 붙잡지 못할 수준이 된다면 당연하게도 성유진의 진짜 영혼은 튕겨져 나가고 증명의 푸른 악마만이 그 몸에 남을 거다. 그럼 녀석 자체로 그 마력의 벽을 수복하고 완전히 차지해버리겠지.”


 생각보다 시간이 없었다.

 이 시간에도 유진의 마력의 구멍은 더더욱 심해질 것이고 시간은 더더욱 단축시켜올 것이었다.


 “좋아. 증명의 푸른 악마를 처리할 때까지 임시 동맹이다.”


 치직


 베르톨드의 마비를 풀어낸 진이 손을 내밀었다.

 그때 베르톨드가 기회를 잡았다는 듯 빠르게 진의 목을 움켜쥐고 벽에 물아붙였다.


 콰앙!


 “크윽...!”

 “이 버러지가 감히···.”


 광기를 머금은 베르톨드의 시뻘개진 눈이 진을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성진군!”


 태진은 갑자기 벌어진 일에 당황하며 진을 바라봤다.

 이내 베르톨드는 웃음을 머금었다.


 “키킥. 역시 증명의 푸른 악마라는 서로 타협할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지금은 놓아주마.”

 “크읏···. 그건 그때 생각해보자고. 그때가서 누가 진짜 버러지인 지, 알 수 있겠지.”

 “뭐~ 좋아. 네 녀석이 버러지인 것은 변함 없겠지만 말야.”

 “베르톨드, 넌 시전자를 찾아. 최대한 빨리. 유진이가 잘못된다면 너와의 거래도 끝인 걸 명심해.”


 진은 그의 옷깃을 정리해주며 말했다.

 행동은 다정했지만 어투는 굉장히 살벌한 말이었다.


 “크큭. 좋아. 그럼 일주일 내로 찾아주지.”


 베르톨드가 나간 자리에 진은 털썩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태진이 달려와 진의 앞에 섰다.


 “자, 자네 괜찮나?”

 “하···. 괜찮지는 않습니다.”


 진의 말이 장난이 아닌 것 쯤은 알고 있었다.

 확실히 달려든 그 순간 느껴진 것은 완벽한 살의.

 인간이 살의를 내뱉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완전한 악의가 담긴 살의였다.

 마치 드래곤피어라도 맞은 듯 온 몸이 굳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진이었다.


 ‘만약 진짜 죽이려했다면 난 그대로 죽을 수도 있었어.’


 진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을 빼들었다.

 그의 손엔 베르톨드의 심장이 들려있었다.

 여차하면 심장을 먹을 심산으로 쥐고 있던 것이었다.


 “베르톨드가 정말 시전자를 찾을까?”

 “아마 녀석은 찾아낼겁니다.”


 확신에 찬 진의 말에 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찾아도 제게 알리진 않겠죠. 유진이를 처리하며 동시에 증명의 푸른 악마를 제거할 좋은 기회니까요.”

 “그럼 어떡하려고 하는 건가?”

 “어차피 GPS 붙여 놨습니다. 어디에 있는 지는 알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그러고보니 옷깃을 만지작거리던 이유가 그것인 듯 싶었다.

 태진은 멍하게 진을 바라보다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증명의 푸른 악마라는 게 정말 성유진 각성자의 몸에 들어갔단 말인가? 그럼 세인트 길드에도 알려야···.”

 “아뇨. 아직은 안됩니다.”

 “왜지? 그들이 성유진 각성자를 눈에 불을 키고 찾을텐데.”

 “세인트 길드가 끼게되면 그들 역시 증명의 푸른 악마에게 학살 당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피해 없이 가야 합니다. 그래야 악마들을 견제할 세력이 확보될 겁니다.”

 “그도 그럴 것 같군···.”

 “지금은 악마들을 이용해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진의 말에 태진이 침음성을 흘렸다.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준비가 부족한 만큼 여차하면···.’


 진은 주머니의 베르톨드의 심장을 부여잡았다.


 ‘시간을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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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너의 세계 24.03.18 46 1 12쪽
59 너의 세계 24.03.16 4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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